자립준비청년의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자립준비청년의 우울감과 사회적 지지가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며, 사회적 지지가 보호요인으로서 조절효과를 갖는지 규명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조절효과가 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과 같은 시설에서 대상과 위탁가정에서 자란 대상간에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조사대상은 아동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 위탁가정에서 성장하여 보호종료된 자립준비청년 194명이며,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분석을 위해 기술분석, 빈도분석, 상관관계분석, 위계적 회귀분석을 활용하였다. 분석결과, 자립준비청년의 우울감은 자립수준에 부적 영향을 미쳐 우울감 수준이 높을수록 자립수준은 낮아졌다. 사회적 지지는 자립수준에 정적 영향을 미쳐 사회적 지지를 높게 지각할수록 자립수준이 높아졌다.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는 유의하여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완충하였다. 사회적 지지의 유형을 시설선생님, 친구, 의미있는 주변사람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시설에서 성장한 자립준비청년에게는 친구의 지지가 유의했으며 위탁가정의 자립준비청년에게는 의미있는 주변사람의 조절효과가 유의하였다. 분석결과에 기반하여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실천적 함의를 논의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investigate how depression and social support impact the independence of young adults preparing for self-sufficiency, specifically focusing on those who grew up in child care centers, shared living arrangements, and foster homes. The subjects of the study were 194 young adults who grew up in child care centers, shared living arrangements, and foster homes and were emancipated from care, and the data were collected through an online survey. Descriptive analysis, frequency analysis, correlation analysis, and 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is were used for the analysis. The results of the analysis showed that depression had a negative effect on the level of independence, and the higher the level of depression, the lower the level of independence. Social support had a positive effect on the level of independence, such that the higher the perceived social support, the higher the level of independence. The moderating effect of social support was significant, buffering the effect of depression on independence. When the type of social support was analysed by dividing it into facility teachers, friends, and meaningful others, the support of friends was significant for young people preparing for independence who grew up in foster care, and the moderating effect of meaningful others was significant for young people preparing for independence in foster homes. Based on the results of the analysis, practical implications for supporting the independence of young adults preparing for independence were discussed.
Keywords:
youth in transition from out-of-home care to independece, preparation levels for indepenent living, social support, out-of-come care, moderating effect, independent living키워드:
자립준비청년, 자립수준, 우울감, 사회적 지지, 조절효과Ⅰ. 서 론
가정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해주며, 부모는 안정된 가정에서 아동을 양육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유영림, 양영미, 박미현, 2015). 그러나 부모의 이혼 및 가출, 아동학대 등으로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가 증가하여 가정과 부모의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동이 늘어나고 있다. 아동복지법에 의하면 보호자가 없거나 혹은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 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하는 경우 등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아니하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경우의 아동을‘보호대상아동’으로 지정하여 보호조치한다(국가법령정보센터, 2023).
원칙적으로 보호대상아동은 18세에 달하거나 보호목적이 달성되었다고 인정되면 보호조치가 종결되거나 해당 시설에서 퇴소해야 하나, 보호조치를 연장할 의사가 있으면 만24세까지 보호기간 연장이 가능하다(국가법령정보센터, 2023). 우리나라에서 아동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 가정외 보호를 받고 있는 18세 미만 아동은 약 2만여명에 달하는데, 매년 10% 정도인 약 2,600여명이 보호기간이 종료되어 가정외 보호체계를 떠나고 있다. 보호가 종료되었다는 것은 시설이나 위탁가정 같은 보호체계에서 나와 부모나 보호자 혹은 성인없이 살아야 하는 것인데 흔히 자립으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자립은 보호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완수되는 시간제한적 과업이 아니며, 종료와 함께 자연스럽게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보호체계를 떠남과 동시에 자립의 과업이 새롭게 부여된다고 볼 수 있다(정정호, 좌현숙, 2020). 따라서 보호체계를 떠난 이들이 자립이라는 발달과업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성인기로 원만하고 건강한 이행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보호를 받는 기간부터 종료 이후에 이르는 오랜 기간에 걸쳐 연속적이며 체계적인 자립준비가 필요하다. 보호기간동안 쌓아온 자원과 역량을 출발점으로 하여 보호종료이후 독립 생활을 하면서 부딪히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대응하면서 자립역량은 더 개발될 수 있고, 이것은 다시 누적되어 다양한 삶의 영역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립은 가정과 지역사회의 성인 구성원으로서 자기충족적이고 상호협력적으로 신체적·심리적·사회적·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태를 의미한다(보건복지부, 아동권리보장원, 2019). 이러한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 경제적 영역, 심리적 영역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적정 수준의 기술과 역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보호체계에서 성장한 아동들은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나 경험이 일반가정에서 자라는 아동과 차이가 생길 수 있으며, 부모의 지도감독이나 모델링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 생활기술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호종료후 자립경험을 분석한 연구들은 경제적 자립, 물리적 자립 외에 심리‧정서적 자립이나 관계에서의 자립 등에서 자립준비청년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보고한다. 심리정서적 문제, 주거문제, 진로나 취업, 경제적 곤궁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데 특히 심리정서 적응에서 많은 어려움을 보여 공격성이나 우울감이 높으며(강현아, 신혜령, 박은미, 2009; 유안진, 한유진, 최나야, 2002), 한동안 이러한 어려움은 지속된다. 과거부터 이들은 중첩된 어려움과 역경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반가정에서 성장한 청소년과는 다른 문제들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강현아, 노충래, 전종설, 정익중, 2012). 이 가운데 우울은 사회적 위축, 자살사고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성인기 삶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집중적인 관심과 개입이 필요하다(강현아 외, 2009). 우울감은 자립수준 및 자립생활 영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위험요인으로서 이를 감소시킬 수 있는 개입 방안이 필요하며, 우울감이 다른 영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는 전략도 적극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아동·청소년의 성장발달에서 위험요인이 발달산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감소시커나 완충시키는 요인이 보호요인이다. 보호체계를 떠난 이들이 가지는 우울감의 부정적 영향을 완충시켜주는 대표적 보호요인으로 사회적 지지를 들 수 있다. 사회적 지지는 가족, 친구, 이웃, 기타 사람에 의해 제공된 여러 가지 형태의 도움과 원조인데(박지원, 1985),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이 존중받고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며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한다(이경민, 양영란, 2021). 가정외보호 청소년들은 일반 가정 청소년과 달리 부모나 가족의 도움과 지지가 부족한 환경에서 생활하므로(이정애, 정익중, 2018),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받는 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시설선생님, 친구, 주변 사람들 등의 도움이나 지지는 자립생활능력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최은숙, 이태연, 2015; 황정하, 박수지, 2017).
사회적 지지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보호종료후 자립과정에 있는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지지 연구는 많지 않다. 미래에 대한 희망수준(김예성, 이경상, 2015), 자아존중감(이정애, 정익중, 2018) 등이 연구되었으나 주로 주효과나 매개효과를 검증했으며 위험요인의 부정적 영향을 중간에서 완충하는 조절효과를 갖는 보호요인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보호종료후 자립과정에 있는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그러한 영향을 사회적 지지가 완충하는 조절효과를 갖는지 규명하고자 한다. 또한 보호기간 중 어떤 보호체계에서 생활하는지에 따라서 지지의 종류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술, 생활관리 역량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이상정 외, 2019; 정선욱 외, 2019) 본 연구에서는 아동양육시설과 공동가정생활에서 성장한 자립준비청년과 위탁가정에서 성장한 자립준비청년을 비교하여 분석함으로써 사회적 지지의 개발과 강화를 위한 실천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보호대상아동 및 자립준비청년
아동복지법 제3조제4호에 의하면‘보호대상아동’이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 또는 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하는 경우 등 그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아니하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경우의 아동이다. 우리나라에서 보호대상아동은 2017년 4,125명에서 2018년 3,918명으로 감소하였으나 2019년 4,047명, 2020년 4,120년으로 증가세에 있었다 이후 2021년에는 3,437명으로 감소하였다. 소폭 등락은 있으나 매년 보호조치를 받는 아동은 전체 아동의 약 0.05%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보건복지부, 2023a). 보호대상아동의 발생원인은 다양하지만 학대나 부모빈곤, 실직 등이 주원인으로 나타난다. 2022년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보건복지부, 2023b)에 의하면 보호대상아동 발생원인은 보호대상아동 3,756명 중 학대(1,103명, 29.4%), 부모이혼 등(296명, 7.9%), 미혼부모·혼외자(252명, 6.7%), 부모사망(275명, 7.3%), 부모빈곤·실직(139명, 3.7%) 순이다.
보호대상아동이 발생하면,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필요한 보호조치 방법을 결정하게 한다(아동복지법 제15조(보호조치)). 아동과 보호자 상담・지도, 보호자 가정 복귀, 연고자 가정 대리양육, 가정위탁 등에 의한 가정보호가 어렵거나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 한 해 시설보호를 실시한다. 즉, 친가정 복귀 또는 연고자 가정 대리양육 조치를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원가정 복귀 등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대부분 아동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 공동생활가정 등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2022년 보호대상아동 현황 보고통계에 의하면 보호조치가 이루어진 1,881명 중 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 등 시설보호가 913명(48.5%)이고, 가정위탁과 입양전 위탁 등 가정보호는 916명(48.7%)이다(보건복지부, 2023a).
보호대상아동은 18세에 달하면 보호가 종료된다. 다만 예외조항을 두어 보호대상아동이 18세가 되어도 취업준비나 대학 진학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보호를 더 받을 수 있도록 보호가 연장되도록 하였고, 최근 법개정으로 18세에 달한 보호대상아동이 보호조치를 연장할 의사가 있는 경우에는 아동이 25세에 달할 때까지 즉 만24세까지 보호기간연장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반적으로 보호조치를 받는 아동을 보호대상아동, 18세가 넘었으나 보호를 더 받는 아동은 보호연장아동 혹은 연장보호아동 그리고 보호조치가 끝난 아동을 보호종료아동이라고 칭해왔다. 그러나 보호종료아동이라는 용어에는 불일치가 존재한다.‘아동’은 18세 미만의 사람이기 때문에 보호가 종료된 사람은 이미 아동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불일치를 해소함과 동시에 18세를 기점으로한 보호종료 후 자립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고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한계로 인해 정부는 2021년 7월 13일 『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에서 보호기간을 현 18세에서 아동의 의사에 따라 24세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제도화하며, ‘자립준비청년’ 등 명칭변경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다(관계부처합동, 2021). 이후 학계와 현장에서는‘보호종료아동’대신‘자립준비청년’이라는 용어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정리하면 자립준비청년이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양육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아동복지시설, 위탁가정에서 보호되다가 만 18세 이후 보호종료되는 청년이다. 과거‘보호종료아동’으로 지칭되다가 2021년부터 자립준비청년으로 명칭이 변경되어 사용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자립준비청년을 사용하되 선행연구의 맥락에 따라서는 보호종료아동을 사용한다.
2. 보호종료와 자립
자립(自立)의 사전적 정의는‘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섬’이다(네이버 국어사전). 보호아동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제작된 자립지원업무매뉴얼(보건복지부, 아동권리보장원, 2019)에 의하면 자립은‘가정과 지역사회의 성인 구성원으로서 자기충족적이고 상호협력적으로 신체적‧심리적‧사회적‧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태’이다. 자립의 개념에서는 남에게 매이거나 의지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독립하여 정당한 지위에 서는 것으로서 독립성이 강조되지만(김희성, 2002), 독립성과 함께 관계성도 강조된다. 신혜령(2001)도 자립에 대해‘자신이 편안하고, 가족과 사회 속에서 의미있는 사람들과 연계를 가지는 자기충족적이고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Maluccio 외(1990)의 개념과 유사하게 자립을‘개별적 독립이라기 의미보다 다른 사람들과의 대인관계와 지역사회 자원을 잘 활용하여 스스로를 지켜나갈 수 있는 심리사회경제적 독립상태’라고 했다. 이 정의에서‘관계 속에서의 자립’의 의미가 강조된다. 자립은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누구든 힘들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상태’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정익중, 2021). 자립은 아무 도움없이 홀로 서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과의 관계와 도움 속에서 건강하게 의존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정정호, 좌현숙, 김지선, 2021).
자립에서 경제적 자립이 우선시 되지만,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는 심리적, 사회적 측면의 독립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립에는 정서적·심리적 자립까지 포함된다(김예성, 이경상, 2015). 즉 자립은 경제, 심리·정서, 관계 등 다차원적 요소로 구성된 복합체이다. 그러나 각 영역이 균형적으로 혹은 동시다발적으로 개발되지 않으며, 과정이며 연속적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18세나 보호종료처럼 연령이나 시점을 기준으로 저절로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가정외 보호(out-of come care)를 받는 아동은 부모의 보살핌과 지원을 받고 성장하는 일반가정의 아동과 달리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자립을 위한 발달과업을 배우고 수행하는 기회가 제한되어 자립과정에서 어려움이 배가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가정외 보호아동이 사회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보호종료 이전부터 그들이 생활하는 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 위탁가정 등에서 자립에 필요한 준비를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보호종료 후 성공적인 성인기로의 이행과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보호종료를 전후한 자립준비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이에 대한 연구도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이상정 외, 2019). 보호아동 및 보호종료아동 대상 연구에서는 현재 자립수준이나 자립생활기술과 같은 자립수준영역, 경제적 안정이나 직업 등 경제적 자립, 삶의 만족도, 사회적 관계 및 비공식적 지원 같은 사회적 관계망이나 지원 등 사회적 영역에 대해 조사되고 있다(김선숙 외, 2020, 보건복지부,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아동자립지원단, 2016, 정선욱 외, 2019, 황정하, 박수지, 2017).
자립이라는 상태를 이끌기 위해서는 보호종료 전부터 자립을 위한 준비가 시작되어 보호종료 이후에도 준비가 이어져야 한다. 자립을 위한 준비는 기술과 지식의 범주 모두가 포함된다. 위탁보호아동의 자립서비스를 연구한 Cook(1986)은 자립에 필요한 기술을 자원관리기술과 기본적 기술로 유형화였는데, 후속연구들은 보호종료 이후 성공적인 자립생활을 위해 필요한 자립기술을 자원관리기술, 기본적 기술, 행동적 기술 등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통해 자립수준을 파악하고 있다(Pasztor et al., 1986; 신혜령, 2001 재인용). 우리나라에서도 보호아동이나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자립기술수준을 측정하거나 영향 요인들을 규명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전국 142개 아동양육시설 총 572명의 퇴소예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립생활기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한 연구(황정하, 박수지, 2017)에 의하면, 미래에 대한 희망, 타인으로 부터 받는 지지, 진로장벽수준 등이 자립생활기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이 지각하는 미래에 대한 희망수준이 높을수록, 의미있는 타인에 의한 지지수준이 높을수록, 자립기술 수준이 높아졌다.
보호아동과 보호종료 아동 대상으로 영역별 자립기술수준을 조사한 연구(정선욱 외, 2019)에서 일상생활기술이나 자기보호기술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돈 관리 기술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보호유형 간에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16년 보호종결아동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던 보호종결아동 자립실태 및 욕구조사에서도 자립생활기술을 평가한 결과 돈 관리기술의 점수가 가장 낮게 나타났고, 보호종료후 겪는 어려움에서도 경제적 어려움과 돈관리 지식 부족을 꼽았다(보건복지부,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아동자립지원단, 2016). 이 연구에서‘돈 관리 기술’은 장단기 예산계획, 소득공제를 위한 저축방법, 개인 신용관리와 신용카드 사용원칙 인식, 신용등급 상향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었고, 이미 개발된 매뉴얼과 교육은 진행되고 있으나, 2012년에 이루어진 조사에서도 가장 낮은 점수를 보임에 따라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관련조사 대부분에서 돈 관리 기술의 취약함이 드러났다는 것은 보호중에 있을 때부터 돈 관리 및 재정관리에 대한 지속적 교육과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다수의 질적 연구에서도 보호종료후 자립정착금이나 디딤씨앗통장에 대한 관리의 어려움이 발견되고 있다(김성민, 2020; 장정은, 전종설, 2018; 정정호, 좌현숙, 2020). 이러한 경향은 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 보호유형에 관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보호아동의 자립과 관련하여 특별한 관심과 대책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정선욱 외(2019)의 연구에서 사회적 기술은 보호유형간에 차이를 보여 공동생활가정, 양육시설, 가정위탁 순으로 사회적 기술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자립준비청년은 보호종료 이후 자립과정에서 심리적 문제, 취업, 주거, 교육, 경제적 빈곤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심리사회적 적응에서 많은 어려움을 보이며 공격성이나 우울한 특성을 나타내고(강현아 외, 2009; 유안진 외, 2002), 시설퇴소 후에도 이러한 어려움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과거 많은 역경과 어려움을 이미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성장과정에서 일반 청소년과는 다른 문제행동이나 심리적 어려움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강현아 외, 2012). 자립준비청년의 심리정서적 특성 연구에서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변수는 우울감이다. 보호대상 아동의 심리정서사회적 특징은 높은 우울감과 같은 정서적인 특징으로 나타나는데, 이들은 일반적인 가정에서 성장하거나 보호받지 못하는 상대적 박탈감과, 욕구를 충족할 경제적·인적 자원의 부족으로 소외를 느끼거나 위축될 수 있는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손경숙, 변상해, 2007; 유안진, 2001; 이정애, 정익중, 2018 재인용).
자립준비청년들의 우울감이 일반 청소년과 비교하여 어떤 수준일까? 보호종료아동 자립실태조사(보건복지부 외, 2016)와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를 비교한 정익중의 연구(2019)에서는 보호종료 청소년의 우울수준이 일반 청소년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중과 보호종료 등 보호상황에 따라 분석한 이상정 외(2020)의 연구에서는 보호중인 아동보다 보호종료아동의 불안우울 수준이 높게 나타났으며, 보호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즉, 보호종료가 가까와짐에 따라 불안우울의 수준이 높아졌다. 공동생활가정에서 생활중인 아동대상 연구(정익중, 2018)에서도 보호기간이 길어질수록 우울이 높게 나타났다.
한편, 우울이나 불안우울 수준은 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 보호유형에 따라서 차이를 보였는데, 가정위탁에서 보호중인 아동의 불안우울 수준이 양육시설 보호 중 아동의 불안우울 수준보다 높게 나타났다(이상정 외, 2020; 정선욱 외, 2019). 가정위탁 유형에서는 친인척가정위탁과 대리가정위탁에서 보호받는 아동들의 불안우울 수준이 일반가정위탁에서 보호받는 아동들의 불안우울 수준보다 높았다(이상정 외, 2020).
우울 혹은 불안우울은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미치는데 아동양육시설 퇴소후 5년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불안우울은 보호종료아동의 자아존중감에 부적 영향을 미쳤다(이정애, 정익중, 2018). 자아존중감은 보호종료 아동의 자립기술 수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불안우울 수준이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미쳐 이를 매개로 자립기술에 간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울불안 같은 부정적 정서를 낮출 수 있어야 성공적인 자립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양육시설에서 생활중인 보호아동대상의 연구에서도 우울은 자립생활에 미쳐 우울이 높을수록 경제자립의 금전관리기술과 생활자립의 위생관리가 잘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장윤정, 2013).
보호대상아동의 우울 및 불안우울에 대한 선행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우울이나 불안우울과 같은 심리정서적 특징은 보호아동과 일반아동을 비교했을 때 보호아동에게서 높게 나타나며, 보호유형별로는 가정위탁에서 보호받는 아동의 불안우울이 양육시설 보호아동의 불안우울 수준보다 높게 나타난다. 또한 보호중인 아동보다 보호종료 아동의 우울 및 우울불안 수준이 높다.
3. 자립준비청년의 사회적 지지와 보호요인의 조절효과
친가정 외의 환경에서 친부모가 아닌 타인에 의해 양육을 받아야 하는 아동에게 보호조치를 전후한 부정적 생활사건, 그리고 보호기간과 보호종료 이후 겪게 되는 일련의 일들은 이미 큰 스트레스이고 역경이다. 어린시절부터 많은 역경과 어려움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반청소년과는 다른 문제행동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강현아 외, 2012). 그렇지만 가정외 보호체계에서 자란 아동·청소년 모두가 부정적 상황에 놓이지는 않는다. 우울, 불안 같은 심리적 위험요소가 있지만 학교적응력이 높거나 진로나 취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등 성인기로의 이행이 원만한 경우가 있다. 빈곤이나 학대, 부모와의 분리 등 위험요인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부정적 발달산물을 보이기 쉽지만 위험이나 역경 속에서 성장하는 청소년 모두가 부정적 발달산물을 보이는 것은 아니며, 그러한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는 이들이 있음을 다양한 연구와 경험적 근거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다양한 위험이나 역경 속에서 성장하는 아동 및 청소년들 사이에 존재하는 적응상의 개인 차이를 어떻게,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왜 일부 아동·청소년은 비슷한 수준의 위험 속에서도 건강하고 적응적으로 발달하는가?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내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적응유연성(resilience) 개념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적응유연성은 ‘적응이나 발달을 위협하는 역경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긍정적 산물’(Masten, 2001) 로 정의되는데, 위험과 역경 속에서 생활함에도 불구하고 적응적 생활 및 행동양식을 발달시킨 아동·청소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개념이다. 이는 위험요인에 노출되면 부정적 발달산물이 생성되기 쉽다는 위험모델의 한계에 대한 대안적 모델로서 적응유연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보호요인(protective factor)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보호요인(protective factor)은‘부정적 결과가 산출되기 쉬운 위험에 대해 보이는 개인의 반응을 수정하고 개선하는 요인’(Rutter, 1985),‘위험 상황에서 위험과 상호작용하여 부정응적 발달 산물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Compas et al., 1995)이다. 보호요인의 개념을 보호종료와 자립에 적용해보면 어린 나이에 부모로부터의 분리와 타인 양육, 보호종료라는 전환적 위기사건, 그리고 상황에 의한 타율적 자립이라는 위험요소에 노출된 자립준비청년이 겪는 심리정서적 어려움 및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대처능력 향상과 문제해결능력 향상 등을 통해 성공적 자립을 이루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이 자립준비청년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들의 발달과업 혹은 생의 과업이 되는 ‘자립’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게 할까? 이러한 보호요인은 무엇일까?
보호종료 후의 생활에서 겪는 우울감같은 심리정서적 어려움과 경제적 곤란은 자립생활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데, 사회적 지지는 이러한 위험요인의 작용을 완충함으로써 자립생활기술 형성을 향상시키는 대표적인 보호요인으로 작용한다(이정애, 정익중, 2018). 주변의 도움과 지지가 부족한 채 홀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에게, 사회적 지지는 정서적 지지로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정보적 지지나 물질적 지지 등을 제공하여 실질적으로 자립을 돕게 된다. 자립이란 혼자의 힘으로 독립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들과의 관계와 도움 속에서 건강하게 관계맺음을 하는 상태라는 점에서 사회적 지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자립준비청년의 자립관련 연구들은 개인요인, 가족요인, 학교요인, 환경 요인 등 아동청소년을 둘러싼 다양한 생태체계요인의 영향과 관계들을 고찰하고 있다. 성별, 연령, 자존감, 심리정서요인 같은 개인요인을 비롯하여 주양육자와의 유대관계나 의사소통, 원가족 요인, 학업성취 및 학교적응, 시설 종사자와의 관계, 사회적지지망 및 지원체계, 지역사회활동의 참여 등 다양한 요인들이 검토되고 있다. 이 가운데 환경요인으로 중요성이 부각되는 요인이 바로 사회적 지지이다(정연정, 2015). 최근에는 사회적 자본 이론(Social Capital Theory) 관점에서 가정외보호아동의 자립에 미치는 영향과의 관계가 규명되기도 하였다(신지혜, 강현아, 2017).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란 경제적 자본, 인적자본과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개인에게 축적되는 자본을 의미한다(Bourdieu,1986; Coleman, 1988; 신지혜, 강현아, 2017 재인용). 가정외보호체계에서 생활하는 아동의 경우 일반적으로 부모-자녀 사이의 사회적 자본이 형성되기 어렵지만, 시설 종사자, 학교 선생님, 친구, 멘토 등 의미 있는 타인의 관심과 격려가 이러한 불리함을 극복하는데 상당부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신지혜, 강현아, 2017). 그러나 가정외 보호체계에서 성장하는 아동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기 때문에 자립 이행기에 의지할 수 있는 사회적 지지체계나 관계망이 상대적으로 적고, 대부분 혼자서 또는 고립된 상태에서 퇴소하고 있다(Biehal et al., 1994; Mendes & Moslehuddin, 2006; 이혜은, 최재성 2008 재인용). 따라서 보호종료 이후 성공적 자립을 위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계망을 넓히고 다양한 사회적 지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보호요인은 위험요인과 작용하여 부정적인 발달산물의 가능성을 경감시킴으로써 위험요인의 영향을 보상해주거나 완충효과를 통해 위험요인의 영향을 막아준다(박현선, 1998). 보호요인이 작동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위험요인 자체를 감소시켜 문제를 예방하거나 위험요인과는 독립적으로 부정적 산물을 감소시키거나 위험요인이 부정적 발달산물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것으로 요약된다. 위험요인과 보호요인, 그리고 발달산물과의 관계에서 위험요인의 부정적 영향을 완충해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보호요인의 조절효과이다. 따라서 자립준비청년이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중 장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다른 영역에까지 확장되어 부정적 파급력이 커지는 우울감이 자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절효과를 가지는 보호요인을 규명하여 이를 강화시키는 접근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보호종료후 겪는 다양한 심리정서적 어려움 중 자립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우울감의 부정적 효과를 완충하는 보호요인으로서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에 초점을 두었다.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한 위험요인 연구는 다수 이루어졌으나 보호요인을 규명하는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보호종료 후 자립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는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이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 중 우울감이 자립준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그러한 영향을 보호요인인 사회적 지지가 완충하는 조절효과를 갖는지 규명하고자 한다. 또한 보호기간 중 어떤 보호체계에서 생활하는지에 따라서 사회적 지지의 종류나 유형이 달라지며 사회적 관계망에 기초한 사회적 지지의 정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아동양육시설과 그룹홈에서 성장한 자립준비청년과 위탁가정에서 성장한 자립중비청년을 비교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1. 조사대상
본 연구의 조사대상은 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 가정외보호체계에서 성장하여 보호종료된 자립준비청년이다. 가정위탁, 아동양육시설, 아동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서 생활하고 보호조치가 종료되어 자립한 18세 이상의 성인 200명을 조사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참여자 모집을 위하여 00아동복지기관 협력시설과 가정위탁지원센터에 공문을 발송하여 해당 지역의 가정외보호 아동 중 연구참여자 선정기준에 해당하는 아동에게 설문조사 참여링크를 전달하였다. 설문조사는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설문조사 문항을 웹과 모바일 형태로 구성하여 조사참여 링크(URL)를 생성한 뒤, 이를 전달받은 연구참여자가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조사기간은 2021년 6월 29일부터 2021년 8월 2일까지 진행되었고, 194명의 자료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2. 측정도구
우울감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개발하여 구축한 청소년 패널 데이터 문항 중 심리행동문제 5문항을 사용하였다. 해당 문항은 ‘나는 모든 일에 걱정이 많은 편이다’, ‘나는 때때로 무척 외로울 때가 있다’,‘나는 때때로 아무런 이유 없이 죽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등이다. 각 문항은‘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부터 ‘매우 그렇다(4점)’의 4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해당 문항에 대하여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중 자신의 생각에 해당하는 응답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고,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감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 계수 Cronbach alpha값은 .79로 나타났다.
자립준비청년의 사회적 지지를 지지제공자 유형으로 나누어 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 등 시설선생님, 친구, 의미있는 주변사람으로 측정하였다. 시설선생님으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는 ‘나는 시설 선생님 혹은 위탁 부모님으로부터 필요한 정서적인 도움과 지지를 받는다’, 4문항으로 측정하였다. 친구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는‘ 나의 친구들은 정말로 나를 도우려고 노력한다’, ‘나는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나의 친구에게 의지할 수 있다’등 4문항으로 측정하였다.‘의미있는 주변사람’은 가족외에 힘든 상황에서 도움이나 지지를 제공하는 사람이며 이들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를 측정하기 위해‘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줄 특별한 사람(가족은 제외)이 주변에 있다’,‘나의 감정을 돌보아주는 내 인생의 특별한 사람(가족은 제외)이 있다’등의 4문항으로 측정하였다. 각 문항은 4점 척도로 측정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립준비청년이 지각하는 사회적 지지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각 유형별 Cronbach alpha값은 .93, .95, .98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의 자립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자립기술평가 척도를 활용하였다(김지선 외, 2018). 자립기술 평가척도는 자기보호기술, 일상생활기술, 사회적 관계기술, 돈 관리기술, 주거 및 지역사회 자원활용기술, 직장생활기술 등 6개영역으로 구성되어있다. 영역별로 4문항씩 총 24개 문항이며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로 평정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립수준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자립기술평가 척도 개발 당시 하위영역별 신뢰도는 .7 이상로 나타났으며, 이정애의 연구(2018)에서는 .925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도 신뢰도 계수 Cronbach alpha값은 .94로 높게 나타났다.
3. 분석방법
수집한 자료는 SPSS 26.0로 분석하였으며 구체적인 분석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다문항으로 구성된 우울수준, 사회적지지, 자립수준의 내적 일치도를 확인하기 위해 크론바흐 알파 계수를 산출하였다. 둘째,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 주요변수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하였다. 자립준비청년의 우울수준이 자립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moderating effect)를 분석하기 위해 회귀분석을 이용하였다. 조절효과는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이 제3의 변수와의 관계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조절효과를 검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구조방정식모형(Structural Equation Model: SEM)과 다중선형회귀(Multiple Linear Regression: MLR)모형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측정오류로 인한 문제에 대앙한다는 면에서 구조방정식은 장점이 있지만 조절효과를 확인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방법론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Marsh, 2002; Frazier et al., 2004; 이상균, 2008 재인용) 다중선형회귀를 사용한 방법이 선호되고 있다.
조절효과 검증을 위한 위계적 회귀분석에서는 예측변인과 조절변인의 곱으로 만들어진 상호작용항을 투입시킨 후, 상호작용항의 회귀계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검증한다. 이때 상호작용항을 투입하기 전과 투입한 이후의 모형간에 설명력 변화량(ΔR2)을 검증하여 조절효과를 검증한다(Aiken & West, 1991). 본 연구에서는 모형 1에서 통제변수와 우울감, 사회적 지지 변수를 투입하였고, 2단계에서는 우울감과 사회적 지지를 곱한 상호작용항을 투입하였다. 이때 연속변인만으로 구성된 변수들로 상호작용항을 만들 경우 다중공선성 문제가 생겨 검증력 약화와 추정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평균중심화(mean centering) 작업을 한다(Hayes, Glynn, & Huge, 2008). 이에 본 연구에서도 평균중심화를 수행하였다.
Ⅳ.연구결과
1. 조사대상자의 특성 및 주요 변수의 기술통계
<표 1>은 조사대상자의 특성과 분석에 사용된 주요 변수에 대한 요약이다. 조사대상자는 194명이며, 성별분포를 보면 남자 90명(46.4%), 여자 104명(53.6%)로 여자가 더 많다. 시설선생님, 친구, 특별한 사람 등 사회적지지 전체를 포함했을 때 평균은 3.27(.57)이다. 이를 사회적 지지 유형별로 나누어 보면 시설선생님은 3.16(.72), 친구는 3.32(.68), 그리고 특별한 사람은 3.31(.70)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가 주로 생활한 보호체계를 양육시설과 그룹홈을 포함한 시설 보호와 가정위탁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두 집단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변수는 없었다. 자료의 다변량 정규성을 검토하기 위해 왜도와 첨도를 제시하였다. 첨도 지수의 절대값이 10보다 크지 않고 왜도 지수가 3.0보다 크지 않아, 본 연구의 주요 변수들의 분포는 정규성이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2. 주요 변수의 상관관계
본 연구에 사용된 주요 변수간의 다중공선성 및 상관관계를 검토하기 위해 Pearson 적률상관관계계수를 제시하였다(<표 2>).
우울감과 사회적 지지 간에는 정적 관계가 있어 사회적지지 수준이 높을수록 우울감은 낮았다(r=-.468, p<.01). 시설선생님, 친구, 특별한 으로부터 받는 사회적지지정도와 우울감에도 부적 관계가 있어 시설선생님으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수준이 높을수록 우울감은 낮았다(r=-.336, p<.01, r=-.393, p<.01,r=-.424, p<.01). 자립수준과 우울감도 부적 관계를 보여 자립수준이 높을수록 우울수준은 낮아졌다(r=-.392, p<.01). 사회적 지지와 자립수준간에도 정적 관계가 있어 사회적지지 수준이 높을수록 자립수준도 높아졌다.
3. 우울감과 자립수준의 관계에서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
자립준비청년의 우울감과 사회적 지지가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우울감과 자립수준의 관계를 사회적 지지가 조절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표 3>). 모델 1에서는 통제변수와 우울감, 사회적 지지 변수를 투입하였으며, 모델 2에서는 우울감과 자립수준을 곱한 상호작용항을 투입입하였다.
모델 1은 통제변수와 우울감, 사회적지지 변수를 투입한 모델이다.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했다(b=-.105, p<.05). 즉 자립준비청년이 지각한 우울감이 높을수록 자립수준은 낮아진다고 할 수 있다. 양육시설선생님이나 그룹홈 선생님을 포함하는 시설선생님으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와 친구, 의미있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받는 지지 모두를 포함하여 측정한 사회적 지지 역시 자립수준에 정적 영향을 미쳤다((b=.317, p<.001). 자립준비청년이 지각하는 사회적 지지의 수준이 높을수록 자립수준도 높아졌다.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사회적 지지가 조절하는지 살펴보았다. 우울감과 사회적지지의 상호작용항이 투입된 모델2에서는 총 36.7%의 설명력을 보였으며, 설명력의 변화량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우울감과 사회적 지지의 상호작용항의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여(b=-.231, p<.001),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사회적 지지가 조절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자립준비청년의 사회적 지지 수준에 따라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호작용항의 부호가 +의 값이면 조절변수가 증가함에 따라 상호작용하는 다른 변인의 효과도 더불어 커지는 것이다. 그러나 부호가 –의 값을 나타내면 조절변수값이 증가함에 따라 상호작용하는 다른 변인의 효과가 감소되어 이 변수의 효과는 억제된다고 볼 수 있다(Pedhazur, 1997; 강현아 외, 2012 재인용). 따라서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사회적 지지가 감소시킨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가 조사대상자인 자립준비청년에게서 나타났는데, 이러한 효과가 자립준비청년이 주로 생활한 보호체계별로 유사하게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자립준비청년이 보호받은 보호체계유형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표 4>). 조사대상전체를 분석했을 때와 보호체계별로 나누어 분석했을 때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는 시설보호를 받은 집단과 가정위탁보호를 받은 집단 모두에게서 유의하게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 지지를 시설선생님, 친구, 의미있는 주변사람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측정하였다. 사회적 지지 유형에 따른 조절효과가 보호체계 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지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5>).
양육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 등 주로 시설에서 생활한 자립준비청년의 경우,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하는 효과는 친구에게서만 나타났다(b=-.268, p<.10). 즉 친구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의 수준이 높다고 지각할수록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줄어든다.
가정위탁보호를 받은 자립준비청년 대상 분석에서는 사회적 지지 제공자 유형 중 의미있는 주변사람에게서 받는 사회적 지지에게서 조절효과가 나타났다(b=-.244, p<.05). 위탁가정에서 자라나는 경우, 가족 외에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감정적 지지와 위로를 받으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의미있는 주변사람이 있으며, 이들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의 수준이 높은 경우 자립수준도 높아지며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줄여준다고 할 수 있다.
Ⅴ. 결 론
본 연구의 목적은 자립준비청년이 보호종료후 겪는 심리정서적 어려움중 하나인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며, 그 과정에서 사회적 지지가 보호요인으로서 조절효과를 갖는지 규명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조절효과가 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과 같은 시설에서 자란 대상과 위탁가정에서 자란 대상 간에 차이가 있는지를 탐색하는 것이다. 조사대상은 아동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 위탁가정에서 성장하여 보호종료된 자립준비청년 194명이며,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분석을 위해 기술분석, 빈도분석, 상관관계분석, 위계적 회귀분석을 활용하였다.
주요 연구결과를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립준비청년의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여 자립준비청년이 지각한 우울감이 높을수록 자립수준은 낮아졌다. 가정외보호 퇴소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이정애(2018)의 연구에서는 조사대상자가 지각한 불안우울수준이 자립기술수준으로 측정한 자립수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우울감이 높은 양육시설 보호청소년의 경우, 우울감이 낮은 보호청소년에 비해 금전관리기술 등 자립생활기술이 더 낮다는 연구(양영미, 2021; 장윤정, 2013)도 있어 보호체계와 보호수준에 따른 영향력의 차이에 대한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양육시설선생님이나 그룹홈 선생님을 포함하는 시설선생님으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와 친구, 특별한 사람으로부터 받는 지지 모두를 포함하여 측정한 사회적 지지도 자립수준에 정적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자립준비청년이 지각하는 사회적 지지의 수준이 높을수록 자립준비수준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아동양육시설 보호청소년의 퇴소 전 자립생활기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규명한 황정하, 박수지(2017)의 연구에서도 의미있는 타인에 의한 사회적지지 수준이 높을수록 자립수준이 높아져 선행연구와 일치함을 보였다. 아동양육시설과 공동생활가정, 중장기청소년쉼터 등 시설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김예성, 이경상, 2015)에서도 시설선생임과의 애착, 시설친구와의 애착같은 사회적 지지관련 변인이 자립수준을 높이는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를 비롯한 가족의 지지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자립준비청년의 경우 도움을 제공하고 정서적 지지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의미있는 타인의 존재는 매우 큰 힘이 된다. 따라서 보호체계에서 생활하는 동안 시설 선생님과의 유대와 지속적 관계형성이 필요하며 동료들이 또래지지체계가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나 서비스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조화되고 형식화된 프로그램 보다는 일상생활속에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으며 정서적 안정과 지지, 위로를 제공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이 필요하며 그러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생활양식으로 운영 및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립전담요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보호를 받는 동안에는 아동의 적성 및 욕구, 사회성 발달정도 및 자립능력 수준 등의 내용을 파악하여 자립지원계획을 수립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의 진로뿐 아니라 보호종료 이후의 생활과 자립에 대한 고민과 어려움을 나눌 때 상담자 및 정보제공자로서뿐만 아니라 심리적 지지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외 의미있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받는 사회적지지는 자립준비청년에게 특히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흔히‘의미있는 타인(significant others)’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부모나 멘토 혹은 자신이 존경하는 권위있는 인물 등 그 사람의 인간적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보호아동이나 자립준비청년에게‘가족을 제외한 의미있는 주변 사람’은 이들이 생활하는 가운데 힘들고 어려울 때, 위로와 위안이 필요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자원과 지지가 필요할 때 힘이 되는 버팀목 같은 존재이다. 본 조사에서 사회적지지 수준을 4점만점으로 측정한 결과 3점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사회적 지지의 유형 혹은 제공자별로 나누어 분석했을 때에도 3점이 넘었다. 이는 자립준비청년이 가족을 제외하더라도 이들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가 큰 의미가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사회적 지지가 조절하는지 살펴본 결과 자립준비청년의 우울감과 사회적 지지의 상호작용항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여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사회적 지지가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립준비청년의 사회적 지지 수준에 따라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구체적인 양상을 보면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사회적 지지가 감소시킨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자립이후 아동들에게 멘토 혹은 사례관리자로서 기능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이 매우 강조되었다(정정호, 좌현숙, 2020). 주거지원 사례관리 사업이나 최근 시도별로 확장되고 있는 자립지원센터와의 연계도 바람직하며,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취업 혹은 교육지원 등 전반적인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회적 지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같은 공식적인 관계망을 통한 사회적 지지외에도 보호종료 이후에도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 관계망을 통해 사회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대일 멘토링 등을 통한 의미있는 관계의 형성이 필요하며 지속적인 교류와 관계맺음으로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호종료 당사자인 자립준비청년의 경험을 분석한 연구(김성민, 2020)에 의하면, 자신보다 먼저 보호종료를 하고 성공적으로 자립의 길을 걷고 있는‘잘 준비된 보호종료아동’이 자신들에게는 가장 의미있고 유익한 존재가 된다. 보호중과 종료이후 긴 기간동안‘의미있는 존재’로서 보호대상 아동에게 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지지 제공자가 있기 위해서는 공식적 보호체계에 있는 동안에 관계망 형성과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며 자립경험이 있는 선배를 지지체계로 하는 멘토링 서비스 등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멘토링은 당사자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멘토가 참여할 때 대리경험으로써의 효과가 극대화된다(Bandura, 1999: 김지민, 이상정, 2003 재인용). 정신건강이나 가정외보호와 같은 어려움을 경험한 또래나 선배와의 또래멘토링은 관계형성과 롤 모델링의 장점을 가지며 멘토와 멘티 모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Bandura, 1999; Gopalan et al., 2017; 김지민, 이상정, 2023 재인용). 자립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의 필요성에도 알 수 있듯이 자립은 홀로 살아가는 것,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댈 수 있는 존재를 찾아주는 것, 누구든지 힘들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과의 관계와 도움 속에서 건강하게 의존하며 더불어 살아가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김성민, 2020; 정익중, 2021).
넷째,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가 자립준비청년이 주로 생활한 보호체계별로 유사하게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자립준비청년이 보호받은 보호체계유형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조사대상전체를 분석했을 때와 보호체계별로 나누어 분석했을 때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는 시설보호를 받은 집단과 가정위탁보호를 받은 집단 모두에게서 유의하게 나타났다. 또한 사회적지지 제공자의 세 가지 유형(시설선생님이나 위탁부모, 친구, 특별한 사람)에 따른 조절효과가 보호체계 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지 분석한 결과 양육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 등 주로 시설에서 생활한 자립준비청년의 경우,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하는 효과는 친구에게서만 나타났다. 즉 친구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의 수준이 높을수록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줄어든다.
위의 분석에서 사회적 지지 자체는 자립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긍정적 역할을 하고 우울의 부정적 효과를 완충하지만, 지지제공자가 누구인지에 따라서는 다소 상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육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에서 성장한 경우, 시설 선생님같은 공식적 지원제공자가 아니라 친구가 제공하는 지지가 우울이 미치는 영향을 완충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양육시설 퇴소 자립준비청년을 위해서는 종료 혹은 퇴소 이후 지지체계가 될 수 있도록 자조집단을 구성하고 이 체계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자립준비청년의 자조모임이 우리나라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이들의 경험을 포토보이스 방법으로 조사한 연구(홍나미 외, 2023)에 의하면, 자조모임은 보호종료라는 현실에 불안했던 자립준비청년들은 모임을 통해 결속하면서 서로의 힘듦을 위로하였고, 다양한 자립 정보를 공유하면서 현실을 헤쳐나가는 구심점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또한 시행착오와 지속적인 경험이 필요한 자립과정에서 이 모임은 자립역량을 쌓아갈 수 있는 안전한 공간으로 작용했다. 이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에게 종료 이후 단절되거나 약화된 사회적 관계들이 지속되고 유지될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이 되는 자조모임이 형성되고 지속될 수 있도록 보호기간 중 그리고 종료 이후에도 모임지속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물질적 지원, 상담 서비스, 그리고 다양한 서비스와의 연계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가정위탁보호를 받은 자립준비청년 대상 분석에서는 사회적 지지 제공자 유형 중 특별한 사람에게서 받는 사회적 지지에서 조절효과가 있었다. 위탁가정에서 자라나는 경우, 가족 외에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감정적 지지와 위로를 받으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의미있는 주변 사람’이 있으며, 이들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의 수준이 높은 경우 자립수준도 높아지며 우울감이 자립수준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줄어드는 것이다.
보호대상아동의 우울불안 연구에 의하면 보호종료 청소년의 우울수준이 일반 청소년에 비해 높으며(정익중, 2019), 가정위탁에서 보호중인 아동의 불안우울이 양육시설 보호 중 아동의 불안우울 수준보다 높다(이상정 외, 2020; 정선욱 외, 2019). 가정위탁 중에서도 조부모에 의한 대리위탁이나 친인척 위탁인 경우 일반위탁가정에서 성장하는 아동에 비해 높다(이상정 외, 2020). 여러 연구를 통합해보면 가정외보호체계에서 성장하는 아동 중 가정위탁의 경우가 심리정서적으로 가장 취약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위탁가정에서 생활하여 보호종료된 자립준비청년의 경우, 이러한 취약성에 대한 고려가 더욱 필요하다.
시설이나 위탁가정, 어떤 보호체계에서 성장하더라도 내가 힘들 때 기꺼이 도와줄 수 있는 사람, 나와 기쁨과 슬픔같은 일상적인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 조언과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사람 혹은 체계가 사회적 지지제공자라면 사회적 지지제공자의 존재만으로 사회적 지지가 제공되지는 않는다. 어려울 때, 힘들 때, 도움이 필요할 때 문제해결을 위해 누굴가를 찾고, 도움을 구하는 행위가 전제되어야 한다. 자립전담요원대상을 대상으로 자립의 의미를 탐색하고‘성공적으로 자립했다고 여겨지는 보호종료아동의 특성을 종합한 연구(정정호, 좌현숙, 2020)를 보면,‘적재적소에서 도움을 청하는 문제해결능력’,‘간헐적이지만 지속적인 연락을 통한 (시설 혹은 시설선생님과의) 연락’이 대표적 특성으로 드러났다. 자립준비청년들은 혼자서 해결하기 힘든 어려움을 겪거나 혹은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경험하기도 한다. 자립정착금을 잘못 빌려줘서 일시에 잃게 되거나, 믿었던 선배나 동료에게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러한 문제해결역량 역시 보호를 받는 기간동안 키워질 수 있으므로 자립준비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요소가 포함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재구조화하거나 개발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지지제공자와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며 강화할 수 있는 역량과 기회가 필요하므로 아동이 보호체계에 있을 때부터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할 수 있는 대인관계 능력 또한 길러져야 하며, 자립준비프로그램에 대인관계 역량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최근까지 보호체계에서 활용되는 자립준비프로그램은 일상생활기술, 자기보호기술, 돈관리 기술 등이지만 대인관계 및 도움요청기술, 문제상황에서 대처하는 기술 등의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는 이 연구는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준비도를 향상시켜 보호종료 후 성공적 자립과 성인기로의 이행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을 위한 기초 연구로서 의의가 있지만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한계가 있으며 향후과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사용한 주요변인들은 동일시점에서 측정한 횡단자료이기 때문에 인과적 관계를 가지고 있기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정확한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시점에서 측정한 종단자료를 사용한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
둘째, 다양한 통제변수를 고려하지 못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통제변수들이 고려되어 수행될 필요가 있다.
Acknowledgments
이 연구는 2021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보호대상아동의 심리·정서적 자립역량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의 자료를 재분석하고 내용 일부분을 수정·보완하였다.
References
- 관계부처합동 (2021). 2021.7.13. 보호종료아동 자립의 길 5년, 따뜻한 포용정책으로 동행 「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 보도참고자료.
- 강현아, 노충래, 전종설, 정익중 (2012). 가정외 보호 청소년의 부정적 사건 경험이 우울 및 불안에 미치는 영향과 보호요인의 조절효과. 청소년학연구, 19(3), 193-222.
- 강현아, 신혜령, 박은미 (2009). 시설퇴소청소년의 성인전환단계에 따른 자립 및 사회적응 현황, 한국아동복지학, 30, 41-67.
- 김선숙, 권지성, 안재진, 정선욱, 이정애, 조소연, 김수경, 이지영(2020). 보호종료아동 지원사업 성과연구: 경제적 지원과 사회자본의 결합 효과. 아름다운재단․ 아동권리보장원.
- 김성민 (2020). 보호종료 아동: 자립당사자의 자립경험을 중심으로. 동광, 115, 14-25.
- 김예성, 이경상 (2015). 시설청소년의 자립준비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청소년문화포럼, 42, 7-32.
- 김지민, 이상정 (2023). 가정외보호 아동의 보호 중 경험과 회복탄력성: 자기효능감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보건사회연구, 42(1). 183-199.
- 김지선, 이정애, 김보욱, 정익중 (2018). 가정외보호 청소년 자립기술평가 척도의 신뢰도와 타당도 검증. 청소년복지연구, 20(2), 45-65.
- 김희성 (2002). 빈곤가정 청소년의 자립준비에 관한 연구: 임파워먼트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 박지원 (1985). 사회적 지지척도 개발을 위한 일 연구. 박사학위논문. 연세대학교 대학원.
- 박현선 (1998). 빈곤청소년의 학교적응유연성.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대학원.
- 보건복지부,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아동자립지원단(2016). 2016 보호종결아동자립실태 및 욕구조사. 보건복지부, 한보건복지인력개발원 아동자립지원단.
- 보건복지부, 아동권리보장원 (2019). 2020 자립지원업무매뉴얼.
- 손경숙, 변상해 (2007). 그룹홈 청소년의 정서와 학교적응에 관한 연구: 일반가정에 있는 청소년과의비교연구”, 임상사회사업연구, 4(2), 119-152.
- 신지혜, 강현아 (2017). 가정외보호청소년의 사회적 자본이 학교적응을 매개로 자립의지에 미치는 영향. 한국아동복지학, 58, 77-102.
- 신혜령 (2001). 시설청소년의 자립준비에 관한 연구. 한국아동복지학, 11, 90-124.
- 아동권리보장원 (2023). 2023 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활동 가이드북. 아동권리보장원.
- 양영미 (2021). 아동양육시설 보호종료청소년의 자립에 대한 예측요인분석,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대학원 박사학위 청구논문.
- 유안진, 민하영, 권기남 (2001). 시설아동의 자아정체감과 심리사회적 적응: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대한가정학회지, 39(3), 135-149.
- 유안진, 한유진, 최나야 (2002). 시설청소년과 일반청소년의 사회적 지지 지각과 공격성간의 관계, 대한가정학회지, 40(3), 67-82.
- 유영림, 양영미, 박미현 (2015). 아동양육시설 퇴소 자립청소년의 자립에 대한 이해: 생애사적 관점으로. 아동과권리, 19(3), 509-550.
- 이경민, 양영란 (2021). 노인의 사회적 지지와 우울의 관계 연구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대한보건연구, 47(4), 31-55.
- 이상균 (2008). 청소년 비행행동에 대한 부모양육행동과 비행친구집단의 조절된 매개효과. 한국아동복지학, 27, 121-151.
- 이상정, 류정희, 김지연, 김무현, 김지민 (2019). 가정 외 보호 아동의 자립 준비 실태와 자립 지원 체계 개선 방안 연구. 연구보고서 2019-22. 세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이상정, 김지민, 류정희, 허은영, 박세경, 임성은, 김지연, 황정하 (2020). 보호종료아동 자립실태 및 욕구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부.
- 이정애 (2018). 가정외보호 퇴소청소년의 자립에 관한 혼합연구. 박사학위논문.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 이정애, 정익중 (2018). 아동양육시설 퇴소청소년의 위험요인이 자립생활기술에 미치는 영향-보호요인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사회복지정책, 45(3), 5-36.
- 이혜은, 최재성 (2008). 아동양육시설퇴소청소년의 경제적 안정성 거주 안정성 삶의만족도에 관한 연구, 청소년학연구, 15(2), 209-233.
- 장정은, 전종설 (2018). 양육시설 퇴소 청소년의 초기 자립경험. 청소년복지연구, 20(2), 95-125.
- 정경미 (2009). 시설청소년이 지각한 사회적 지지와 진로성숙 및 자립준비도의 관계. 순천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청구논문.
- 정선욱, 강현주, 김진숙, 정익중 (2019). 보호종료아동 자립지원 강화방안. 보건복지부, 덕성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
- 정연정 (2015). 그룹홈 아동의 자립기술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 한국아동복지학, 49, 117-151.
- 장윤정 (2013). 아동양육시설 청소년의 자아존중감, 사회적지지, 우울, 공격이 자립에 미치는 영향. 명지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 정선영, 김연정 (2020). 인천 가정위탁 아동의 자립 준비 실태와 자립 준비도 향상을 위한 개선 방안 연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 정선욱, 강현주, 김진숙, 정익중 (2019). 보호종료아동자립지원강화방안. 보건복지부, 덕성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
- 정익중 (2018). 2017 아동공동생활가정 실태조사 연구. 아동공동생활가정 실태조사 발표 및 발전정책 방향 정책세미나 자료집, 24-123.
- 정익중 (2019). 보호종료 청소년 실태와 자립지원 방안. 보호종료 청소년 자립지원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정책세미나 자료집. 29-47.
- 정익중 (2021). 보호종료청소년: 보호종료는 새로운 보호의 시작이다. 복지이슈 Today, 100, 7. 서울시복지재단.
- 정정호, 좌현숙 (2020). 공동생활가정자립지원전담요원 및 종사자 직무 수립연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 정정호, 좌현숙, 김지선 (2021). 보호대상아동의 심리정서적 자립역량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 최은숙, 이태연 (2015). 시설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자립의지에 미치는 영향: 자아탄력성의 조절효과. 청소년학연구, 22(27), 445-468.
- 홍나미, 박주혜, 강현주 (2023). 자립준비청년의 자조모임 경험에 관한 포토보이스 연구: 가정위탁보호를 중심으로. 한국아동복지학, 72(3), 67-103.
- 황정아, 박수지 (2017). 아동양육시설 청소년의 자립생활기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청소년학연구, 24(9), 119-143.
- Bandura, A. (1999). Social cognitive theory of personality. Handbook of personality, 2, 154-196.
- Biehal, N., Clayden, J., Stein, M., & Wade, J. (1994). Leaving Care in England: A research Perspective, Children and youth Services Review, 16(3-4), 231-254. [https://doi.org/10.1016/0190-7409(94)90008-6]
- Bourdieu. P. (1986). The forms of capital in J Richardson(Ed). Westport, CT: Greenwood Press.
- Cook, R. J. (1986). Indepedndent Living Service for Youth in Substitute care. Prepare for the Administration for Children, Youth, and Families, U. 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Rockville, MD: Westat, INC.
- Coleman, J. S. (1988). Social capital in the creation of human capital. American journal of sociology, 94, 95-120. [https://doi.org/10.1086/228943]
- Compas, B. E., Hinden, B. R., & Gerhardt, C. A. (1995). Adolescent development: pathways and processes of risk and resilience. Annual Review Psychology, 46, 265-293. [https://doi.org/10.1146/annurev.ps.46.020195.001405]
- Frazier, P. A., Tix, A., & Barron, E. E. (2004). Testing moderator and mediator effects in counseling psychology research. Journal of Counseling Psychology, 51, 115-134. [https://doi.org/10.1037/0022-0167.51.1.115]
- Gopalan, G., Lee, S. J., Harris, R., Acri, M. C., & Munson, M.R. (2017). Utilization of peers in services for youth with emotional and behavioral challenges: A scoping review. Journal of adolescence, 55, 88-115. [https://doi.org/10.1016/j.adolescence.2016.12.011]
- Hayes, A. F., Glynn, C. Y., Huge, M. E. (2008). Cautions in the interpretation of coefficients and hypothesis tests from linear models with interactions. Paper presented at the annual meeting of the Inter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 Montreal, Canada.
- Maluccio, A., Krieger, R., & Pine, B. A. (1990). Assessing skills for independent living. InA. Maluccio, R. Krieger, and B. A. Pine(eds), Preparing Adolescents for Life after Foster Care, 205-225. Washington DC: Child Welfare League of America.
- Marsh, H. W. (2002). Structural equation models of latent interactioins: Evaluation of alternative strategies. Paper presented at the meeting of th American Educational Research Association. New Orleans, L.A.
- Masten, A. S. (2001). Ordinary Magic: Resilience processes in development, American Psychologist, 56(3), 227-238. [https://doi.org/10.1037/0003-066X.56.3.227]
- Mendes, P. & Moslehuddin, B. (2006). From Dependence to Interdependence: Towards Better Outcomes from Young People Leaving State Care, Child Abuse Reviews, 15, 110-126. [https://doi.org/10.1002/car.932]
- Pasztor, E. M., Clarren, J., Timmberlake, E. M., & Bayless, L. (1986). Stepping out of foster care into independent living, Children Today, 15(2), 32–35.
- Pedhazur, E. J. (1997). Multiple regression in behavioral research explaining and prediction(3rd ed.). Forth Worth: Harcourt Brace College Publishers.
- Rutter, M. (1985). Resilience in the face of adversity: protective factors and resistance to psychiatric disorder.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147, 598-611. [https://doi.org/10.1192/bjp.147.6.598]
- 네이버 국어사전 https://ko.dict.naver.com/#/search?query=%EC%9E%90%EB%A6%BD, (2023. 8. 3)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3). 아동복지법. https://www.law.go.kr/%EB%B2%95%EB%A0%B9/%EC%95%84%EB%8F%99%EB%B3%B5%EC%A7%80%EB%B2%95, (2023. 8. 30)
- 보건복지부 (2023a).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 https://www.index.go.kr/unity/pota/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421, (2023. 8. 30)
- 보건복지부 (2023b).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17&tblId=TX_\117341138&vw_cd=MT_ZTITLE&list_id=G_12&scrId=&seqNo=&lang_mode=ko&obj_var_id=&itm_id=&conn_path=MT_ZTITLE&path=%252, (2023.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