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사회불안에 미치는 영향: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매개효과
초록
본 연구는 남녀 고등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 간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의 두려움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충남과 경남 지역에 소재한 인문계 고등학교 1-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자기보고식 설문을 실시하였고. 이 중 667명의 자료가 최종 분석에 사용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의 심리적 통제, 정서조절곤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사회불안은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났다. 둘째,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은 유의미한 매개효과가 나타났으나,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매개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셋째,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과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이중매개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의 의의와 제한점 그리고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논의하였다.
Abstract
The aim of the present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mediating effect of emotion regulation difficulties and fear of negative evaluation on the relationship between perceived parental psychological control and social anxiety perceived by high school students. Surveys were completed by Grades 1 through 3 of male and female high school students in C and G regions, and 667 students were included in the final analysis. The findings were as follows. First, perceived parental psychological control, emotional regulation difficulties, fear of negative evaluation and social anxiety showed a significant positive correlation. Second, the mediation effect of emotional regulation difficulties between perceived parental psychological control and social anxiety was verified, but the mediation effect of fear of negative evaluation was unverified. Third, the dual mediation effect of emotional regulation difficulties and fear of negative evaluation between perceived parental psychological control and social anxiety were verified. Based on these result, this study suggests the implications, limitations, suggestions of future studies were discussed.
Keywords:
high school students, perceived parental psychological control, emotional regulation difficulties, fear of negative evaluation, social anxiety키워드:
고등학생, 부모의 심리적 통제, 정서조절곤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사회불안Ⅰ. 서 론
최근 정신건강은 성인뿐만 아니라 아동, 청소년까지 확대되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따르면 2017년 1~9월 까지 집계된 청소년 상담 26만 건 중 정신건강이 16.0%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3년 상담과 비교했을 때, 학업‧진로고민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으며, 대인관계 고민은 상승하다가 2016년부터 다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에 불안과 우울을 포함한 정신건강 문제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2013년과 2017년을 비교해보면 약 7%가량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청소년들이 우울과 불안으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꾸준히 겪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청소년기에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불안유형 중 하나가 사회불안이다. 사회불안이란 타인의 관찰이나 평가될 수 있는 사회적 또는 수행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회피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청소년기는 신체와 인지, 정신 등 여러 측면에서 급격히 일어나는 변화와 발달에 대처할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항상 불안과 혼란 속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게 되며(양옥성, 2011), 사회적 관계가 확대되는 시기로 사회적 평가 상황 및 주변의 부정적 평가에 노출될 기회가 아동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지기 때문에 사회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Detweiler & Albano, 2001). 일정 수준의 불안은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긴장하고 경계하여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 그러나 지속적이고 과도한 불안은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초래하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기 사회불안이 높을 경우 대인관계 문제, 사회적 상황의 회피, 고독감(Erath et al., 2007), 등교거부, 학업 수행의 어려움, 사회적 유능감의 결함 등이 나타나게 되며(Kearney, 2008; Stein et al., 2001), 우울증, 신체화 장애, 약물남용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Essau et al., 2002).
일반적으로 사회불안장애가 발생하는 평균연령은 초기 청소년기인 11.3-12.3세 사이로 알려져 있다(Giaconia et al, 1994). 그러나 우리나라 임상연구에 따르면, 사회불안의 발병 평균연령은 19.5세로 나타났으며, 17-19세까지가 32%로 가장 많아 10대 후반에 사회불안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시형 외, 1994). 또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보고서(2013)에서도 청소년기 불안의 평균은 교급이 올라갈수록 유의미하게 높아졌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고등학생이 중학생보다 더 높은 사회불안을 경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불안 같은 정서적 문제는 외현화 행동에 비해 증상이 덜 들어나 발견되기 힘들기 때문에 만성화되거나 증상이 심화된 후에야 전문적 도움을 받아 긍정적 예후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모상현 외, 2013). 따라서 후기 청소년의 사회불안을 조기에 발견하여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부모의 양육방식은 자녀의 발달뿐만 아니라 사고, 감정, 행동 등 자녀의 전반적인 삶에 큰 영향을 미치며(허다연, 이기학, 2017), 사회불안의 핵심적인 환경적 원인으로서 많은 연구가 되어져왔다. 부모의 양육방식은 수용과 통제로 나뉘며, 통제는 확고한 규칙에 따라 자녀의 행동을 규제하는 행동적인 통제와 자녀의 정서적, 자율성을 통제하는 심리적 통제로 나뉜다(Baber, 1996). 부모의 심리적 통제란 부모가 기대하는 행동을 자녀가 하지 않았을 때, 애정을 철회하고 죄의식을 느끼게 하는 등의 심리적 전략을 사용하여 자녀의 개인적, 심리적 영역에 지나친 영향력을 미치는 부정적인 부모의 양육방식을 말한다(Barber & Harmon, 2002). 부모의 심리적 통제는 행동적 통제보다 자녀의 우울 및 불안 등 내재화 문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일관성 있게 보고되고 있다(김지연, 2013; 남정민 외, 2014; Barber & Harmon, 2002). 과도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는 자녀의 자기주도성, 자율성, 결정능력의 발달을 방해하고 대인관계 능력을 저해하여 결과적으로 자녀의 고립을 가져와 사회불안을 촉진하게 된다(Barber, 1996). 또한 부모가 자녀에게 감정표현의 억제, 자녀의 욕구 무시 등의 심리적 방법을 이용하여 자녀의 사고와 감정을 부모의 방식대로 조정하기 때문에 자녀는 독자적이며 고유한 존재로서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부모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게 된다(Morris et al., 2002).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 간의 연구를 보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한 조하나(2015)의 연구에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이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나타냈으며, 그 외에도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높을수록 청소년 자녀의 사회불안 수준도 높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고 있다(최은경, 2017; Wei & Kendall, 2014). 살펴본 것과 같이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자녀의 심리적 부적응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불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사회불안의 개인적 원인으로는 정서와 관련된 변인이 있다. 불안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느낄 때, 우리는 정서를 조절하여 감정 기복의 균형을 맞춘다. 그러나 정서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불안을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해 계속해서 불안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처럼 정서조절능력이 결핍된 상태를 정서조절곤란이라고 한다. 즉 자신의 정서를 자각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할 때 충동적인 행동을 조절하여 자신이 바라는 목표에 부합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말한다(Gratz & Roemer, 2004). 정서조절곤란을 겪는 사람은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영향을 받고(Barnow et al., 2009), 부정적인 정서를 느꼈을 때, 이를 조절하여 감소시키는 능력이 부족하다. 특히 우울장애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서장애는 정서 조절에 실패하거나 정서 조절 능력에 심한 결함이 있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사회불안을 지닌 사람들은 불안을 적절히 다루지 못하고 억압하거나 회피하여 사회불안이 더욱 심화된다고 보고되고 있다(Werner et al., 2011). 오은혜 외(2009)의 연구에서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우울수준과 부정적인 사회적 자기개념의 영향을 통제한 후에도 정서조절곤란은 사회적 상호작용불안과 수행불안 모두를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정서조절곤란이 사회불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서조절은 부모의 관계를 포함하여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발달되기 때문에 부모의 양육태도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강압적이고 거부적이거나 방임하는 부모의 양육방식은 낮은 정서조절능력과 관련이 있었다(김종희, 이지연, 2011). 부모의 심리적 통제는 부정적인 양육방식의 일부이기 때문에 정서조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김소아(2013)의 연구에서 심리적 통제 수준이 높을수록 여고생이 정서조절곤란과 우울을 겪는다는 결과가 나타났고, 하정선, 김영근(2018)의 연구에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섭식태도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이 매개효과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이상의 선행연구를 종합해 보았을 때, 부모의 심리적통제와 사회불안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이 매개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매개변인으로 선정하였다.
청소년 사회불안의 원인에 대해서 인지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Baer & Garland, 2005; Rapee & Heimberg, 1997). 사회불안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타인의 관찰이나 평가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이나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더욱 민감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사회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대체로 다른 심리적 불편감을 경험하는 사람보다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더 높은 경향이 있고(Heimberg et al., 1998),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증상 정도가 사회불안의 심각도와 강한 정적 상관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Bautista & Hope, 2015).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란 자신이 타인에게 부족하거나 부적절하게 보여 부정적 평가를 받거나 거절당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말한다(Marks & Gelder, 1996). 특히 청소년의 교육현장에서는 발표, 시험, 음악연주 등 자신의 수행이 평가받게 되는 상황이 증가되어 사회불안을 경험하게 될 기회가 많아진다(홍경화, 홍혜영, 2011). 또한 청소년기는 항상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타인에 대한 지각의 왜곡 현상인 ‘상상적 청중’이 나타나며, 타인의 반응에 민감하기 때문에 평가받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지루한 표정이나 찌푸린 인상과 같은 외부적 반응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따라서 타인의 부정적 평가기준을 예측하고 그로 인한 사회적 결과를 생각하게 되어 사회불안이 유발된다(Rapee et al., 1997).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관련성을 살펴보면, 자녀가 부모로부터 두려움이나 죄의식 등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많이 느끼게 되면 청소년기 자녀가 자아상을 확립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타인의 심리적 반응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체계를 형성하게 만들어 타인의 반응에 민감하게 만들고 나아가 부정적인 평가를 두려워하게 함으로써 사회불안을 유발시킨다(박효정, 박주희, 2015).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은진(2015)의 연구에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나타냈고 김유리, 김희정(2013)의 연구에서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매개로 정서적 단절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였다.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연구한 선행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할 때 해당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이에 대해 해야 할 일들의 수행에 어려움 겪게 되면서(윤혜지, 2017) 평가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또한 정서조절은 인생 초기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발달되기 때문에 개인이 인지적으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보다 선행할 것이다. 이에 대한 가정으로 본 연구에서는 정서조절곤란을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보다 선행하는 변인으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는 사회불안의 환경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 중에서도 정서적 변인과 인지적 변인을 통해 사회불안 경로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구체적 목적은 고등학생이 지각하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 간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이중매개효과를 검증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고등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정서조절곤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사회불안은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가?
연구문제 2. 고등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은 각각 매개효과가 있는가?
연구문제 3. 고등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은 이중매개효과가 있는가?
Ⅱ. 방 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2017년 12월 1일부터 12월 31일 까지 충남과 경남 지역에 소재한 인문계 고등학교 1-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자기보고식 설문을 실시하였다. 총 700부가 회수되었으며 기재하지 않은 항목이 있거나 불성실한 응답을 한 33부를 제외한 667부를 최종 연구의 자료로 사용하였다. 연구대상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참여자 중 남자는 346명(51.9%), 여자는 321명(48.1%)이었고, 학년별로는 1학년이 223명(33.4%), 2학년이 242명(36.3%), 3학년이 202명(30.3%)이었다.
2. 측정도구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측정하기 위해 Barber(1996)의 심리적 통제 척도(Psychological Control Scale-Youth Scale-Report)를 전숙영(2007)이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총 16문항이며, 부모의 자기표현 제한, 감정 불인정, 비난, 죄책감 유발, 애정 철회, 불안정한 감정기복의 여섯 가지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있다. Likert 5점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로 평정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녀가 부모의 심리적인 구속을 강하게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전체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95로 나타났고, 하위요인은 .83-.87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의 정서조절곤란을 측정하기 위해 Gratz와 Roemer(2004)가 개발한 정서조절곤란 척도(The Difficulties in Emotion Regulation Scale)를 박지선(2013)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타당화한 것을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총 34문항이며 정서에 대한 비수용성, 충동통제의 어려움, 정서에 대한 자각부족, 정서조절 전략부족, 목표지향 행동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정서명확성 부족의 여섯 가지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있다. Likert 5점 척도로 ‘전혀 아니다(0점)’에서 ‘매우 자주 그렇다(4점)’로 평정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정서조절곤란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지선(2013)의 연구에서 전체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91로 보고되었으며, 본 연구에서 전체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93로 나타났고, 하위요인은 .80-.90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평가하기 위해 이정윤과 최정훈(1997)이 타당화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단축형(Brief - Fear of Negative Evaluation)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Watson과 Friend(1969)가 본래 30문항으로 개발하였던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Fear of Negative Evaluation)을 Leary(1983)가 전체 척도와 .50이상의 상관이 있는 12문항으로 축소한 것을 국내용으로 타당화한 것이다. 본 척도는 총 12문항이며 단일변인이다. Likert 5점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로 평정되며, 총점이 높을수록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이정윤과 최정훈(1997)의 연구에서 전체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90로 보고되었고, 본 연구에서 전체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91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사회불안을 측정하기 위해 Mattick과 Clarke(1998)가 개발한 사회적 상호작용 불안 척도(Social Interaction Anxiety Scale)와 수행불안 척도(Social Phobia Scale)를 김향숙(2001)이 번안하고 타당화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총 39문항이며, 각각 단일변인이다. Likert 5점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로 평정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사회적 상호작용 및 수행 상황에서 불안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전체 내적합치도(Cronbach's α)는 .96로 나타났고, 하위변인은 .93-.94였다.
3. 연구절차 및 분석방법
본 연구는 SPSS 19.0과 AMOS 18.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첫째, 본 연구에서 사용된 측정도구의 내적 합치도를 살펴보기 위해 Cronbach's α를 산출하였다. 둘째, 본 연구의 주요변인들의 기술통계치 및 자료의 정상성을 확인하기 위해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를 산출하였다. 셋째, 주요변인들 간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Pearson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여 변인들 간의 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넷째, 다수의 개별문항들을 모두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추정모수의 증가와 모형의 적합도 증가를 막기 위해(Bandalos & Finney, 2001)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행하여 단일요인으로 구성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문항꾸러미(item parceling)로 만들어 이를 측정변인으로 설정하였다. 문항꾸러미의 개수는 적어도 2개 이상이어야 하며, 3개 이상을 권고하고 있어(Bandalos et al., 2001). 본 연구에서는 세 개의 문항꾸러미로 구성하였다. 다섯째, 고등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 정서조절곤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사회불안의 연구모형을 검증하기 위해 구조방정식 모형분석을 실시하였다. 여섯째,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사회불안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평가의 두려움의 매개효과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부트스트랩(Bootstrap)을 실시하였다.
Ⅲ. 연구결과
1. 주요변인의 기술통계치와 상관계수
각 변인들의 평균과 표준편차와 정규분포를 확인하기 위한 왜도와 첨도를 구하기 위해 기술통계를 실시하였으며, 주요변인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Pearson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에 대한 결과는 <표 1>에 제시하였다. 기술통계를 실시한 결과, 왜도와 첨도 값이 2와 7을 넘지 않아 정규분포를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관분석 결과,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는 모두 유의미하였다. 부모의 심리적 통제는 정서조절곤란(r=.41**, p<.01),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r=.13**, p<.01), 사회불안(r=.26**, p<.01)과 각각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였으며, 정서조절곤란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r=.40*, p<.05), 사회불안(r=.56**, p<.01)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였으며, 마지막으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은 사회불안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r=.55**, p<.01).
본 연구에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관계에서 부와 모 그리고 자녀의 성별에 따른 관련성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Fisher transformation을 통한 상관계수 차이검증을 실시한 결과, 부와 모에 따른 사회불안 간 상관계수는 유의미하지 않았고(z=.63, p>.05), 자녀의 성별에 따른 사회불안 간 상관계수 또한 유의미하지 않았다(z=-.90, p>.05). 이는 자녀가 느끼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 간의 관계에서 부와 모 그리고 자녀의 성별에 따라 관련성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부와 모를 합산한 심리적 통제를 사용하였고, 자녀의 성별 또한 구분하지 않았다.
2. 측정모형 검증
측정변인들이 잠재변수를 적절하게 측정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측정모형의 검증을 실시하였고 결과는 <표 2>에 제시하였다. 측정모형의 적합도 지수는 x²=377.974(p<.001), GIF=.938, TLI=.951, CFI=.959, RMSEA=.059로 Kline(2005)의 적합도 판단기준에 따라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잠재변수별 하위요인의 요인부하량을 살펴보면, 부모의 심리통제는 .65-.85의 사이 값을 보였으며, 정서조절곤란은 정서자각부족을 제외하고는 .60-.90을 보였으며, 정서자각부족은 .29로 다소 낮은 값을 보였다. 정서자각부족의 요인부하량이 낮은 이유는 6개의 요인 중 이 요인만 긍정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다른 요인과 상관이 다소 낮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Horan, DiStefano, & Moti, 2003). 원 척도가 6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정서자각부족의 요인부하량이 다소 낮기는 하였지만 추후 분석에 함께 포함시켰다.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은 .87-.92, 사회불안은 .84-.92의 사의 값을 보였다. 주요변인의 하위요인 모두가 요인부하량이 .00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으므로 17개의 측정변수들이 4개의 잠재변수를 측정하는 것에 적합함을 알 수 있다.
3. 구조모형 검증
고등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매개로 사회불안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구조모형 검증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는 <표 3>에 제시하였다. 구조모형의 적합도 검증 결과, x²=377.974(p<.001), GIF=.938, TLI=.951, CFI=.959, RMSEA=.059로 자료가 모형을 잘 설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모형이 적합하다고 검증되었으므로 경로계수를 살펴보았고 이의 결과는 <표 4>에, 구조모형은 <그림 1>에 제시하였다. 개별 경로의 추정치를 살펴보면,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정서조절곤란에 유의미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B=.42, p<.001),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불안에는 각각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정서조절곤란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B=.53, p<.001)과 사회불안(B=.42, p<.001)에 유의미한 정적 영향은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사회불안에 유의미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B=.40, p<.001).
4. 구조모형의 매개효과 검증
본 연구의 구조모형에서 각각의 변수들 간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알아보기 위해 부트스트랩(Bootstrap)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원자료(N=667)에서 95%의 신구간으로 무선 표집한 5,000개의 표본 추정치를 모수 추정에 사용하였고, 분석 결과는 <표 5>와 같다.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에 미치는 간접효과(B=.22, p<.001)와 부모의 심리적통제가 사회불안에 미치는 간접효과(B=.23, p<.001) 그리고 정서조절곤란이 사회불안에 미치는 간접효과(B=.21, p<.001)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즉 부모의 심리적 통제는 정서조절곤란을 통해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정서조절곤란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통해 사회불안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부모의 심리적 통제는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통해 사회불안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통해 사회불안에 미치는 간접경로가 유의미하다는 것이 검증되었지만 각각의 개별 매개효과는 확인할 수 없었다. 따라서 Chan(2007)의 방식으로 팬텀변수를 활용하여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 경로에서 매개변인의 개별매개효과와 이중매개효과를 검증하였으며, 이에 대한 결과는 <표 6>에 제시하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부모의 심리통제와 사회불안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는 95% 신뢰구간에서 0(.13-.24)을 포함하지 않아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관계에서 부정적 평가의 두려움의 매개효과는 95% 신뢰구간에서 0(-.08-.01)을 포함하여 매개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매개효과는 95% 신뢰구간에서 0(.06-.13)을 포함하지 않아 이중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Ⅳ. 논 의
본 연구는 고등학생 1-3학년 667명을 대상으로 부모의 심리적 통제, 정서조절곤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사회불안 간의 관계를 살펴본 후, 구조방정식 모형으로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사회불안에 미치는 영향에서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매개효과를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 얻은 주요 결과를 중심으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의 심리적 통제, 정서조절곤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사회불안 모두에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각 변인 간 깊은 관련성을 나타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모의 심리적 통제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는 정서조절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정서조절곤란과의 정적 상관을 밝힌 선행연구(김소아, 2013; 하정선, 김영근, 2016)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다음으로 부모의 심리적 통제 수준이 높을수록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도 높아지며, 사회불안 또한 높아짐을 나타냈다. 이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의 정적인 상관을 밝힌 선행연구(김유리, 김희정, 2013; 한은진, 2015; Loukas et al., 2005)와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정적 상관을 밝힌 선행연구(김하얀, 심혜원, 2018; 조하나, 2015; Wei & Kendall, 2014)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또한 정서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느낄수록 사회불안이 높아지며,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수록 사회불안이 높아짐을 나타냈는데, 이는 정서조절관란과 사회불안의 정적 상관을 밝힌 선행연구(김윤아, 이승연, 2017; 오은혜 외, 2009; Werner et al., 2011)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불안의 정적 상관을 밝힌 선행연구(한가희, 김정민, 2017; Heimberg et al., 1988)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마지막으로 정서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느낄수록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짐을 나타냈다.
둘째,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영향력에서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구조방정식 모형을 이용하여 직접효과와 간접효과를 살펴본 결과,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 간의 직접경로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기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관계에서 귀인성향의 부분매개 효과를 보고한 조하나(2015)의 연구나 내적통제성의 부분매개 효과를 보고한 최은경(2017)의 연구와 일치하지 않는 결과이지만,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직접경로가 유의미하지 않았던 전병윤, 이민규(2017)의 연구와는 일치하는 결과이다. 이러한 상반된 결과는 연구대상에 의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대학생과 초기 성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기존의 연구에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 간 간접효과가 일괄되게 나타났고(이경희, 홍혜영, 2015; 한아름 외, 2018), 중학생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는 직접효과가 비교적 일괄되게 나타났지만(배효숙, 홍혜영, 2017; 조하나, 2015),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 간 경로의 결과는 일괄되지 않았다. 대학생과 초기 성인은 부모에게서부터 독립을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다양한 개인의 특성을 통해 사회불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기는 부모의 영향을 대학생과 성인에 비해 많이 받기 때문에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사회불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때 후기 청소년기인 고등학생은 부모의 영향을 받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자아정체성이 확립되면서 주체성이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후기 청소년기의 발달과정을 고려했을 때,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사회불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며, 개인적 특성과 함께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매개변인을 통해 사회불안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부모의 심리적 통제라는 원인보다 자녀들이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느꼈을 때 이에 대해 어떤 정서를 느끼고 어떻게 인지적으로 해석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느끼는 고등학생들의 사회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매개변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정서조절곤란, 정서조절곤란과 사회불안은 유의한 직접효과를 보였고 간접효과 검증 결과,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 간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이 완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정서조절곤란에 정적인 영향을 미친 선행연구(전병윤, 이민규, 2017; 하정선, 2016)와 정서조절곤란이 사회불안에 정적인 영향을 미친 선행연구(김윤아, 이승연, 2014; 김지현, 2016)와 일치하며, 정서조절곤란이 부정적인 부모양육행동과 사회공포증상을 완전매개한다는 최다미(2008)의 연구와 일맥상통한다. 즉, 자녀가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느끼게 되면 정서조절의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고 이를 통해 사회불안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이는 곧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느낀 고등학생들의 정서조절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사회불안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영향력에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매개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구조방정식 모형을 이용하여 직접효과와 간접효과를 살펴본 결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불안은 유의미한 직접효과가 있었지만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간의 직접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았으며, 간접효과 검증 결과,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사회불안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매개효과 또한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하위요인을 유의미하게 예언하지 못했다고 밝힌 한은진(2015)의 연구와 일치하며,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영향력에서 완벽주의적 자기제시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이중매개효과를 연구한 배효숙과 홍혜영(2017)의 연구에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매개효과가 없음을 밝힌 사실과도 일치한다. 배효숙과 홍혜영(2017)은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부정적 평가에 직접효과를 미치지 않고 매개효과 또한 없다는 사실이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보다 다른 매개변인인 완벽주의적 자기제시의 매개효과의 영향력이 더 강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하였다. 이에 대한 관점에서 본 연구의 결과를 논의한다면,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두 매개요인 중 정서조절곤란이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보다 매개효과의 영향력이 더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에게 가는 직접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지만 정서조절곤란을 통해 부정적 평가에 가는 간접효과 결과가 뒷받침한다. 이러한 결과는 자녀가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느낄 때, 타인으로부터 부족하게 보일 것이라는 부적응적인 생각을 하는 것보다 부정적 정서를 먼저 느끼고 이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느끼는 자녀들에게서 어떤 부정적 정서를 느꼈는지 먼저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고등학생들의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낮추기 위해서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로 인하여 형성된 정서조절곤란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불쾌한 감정을 경험할 때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 특히 청소년들은 더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대게 게임이나 수면 등 회피적인 방법으로 불쾌한 감정을 조절하고 있다. 이러한 회피적인 방법들은 일시적으로 효과는 있지만 결국 불쾌한 감정을 유지하거나 악화하는 부적응적인 방법이다. 이지영(2016)은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인 정서조절방략을 적응적으로 사용할수록 정서를 조절하는 데 덜 어려움을 느낀 다고 하였다. 즉, 정서 조절 방법을 아는 것이 정서를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 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로 인해 사회불안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에게 궁극적인 정서 조절 방법을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즉, 불쾌한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그대로 느끼고 표현하여 해소하고, 불쾌한 감정이 발생한 원인과 과정을 이해하고 대안적으로 생각함으로써 다시 불쾌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넷째,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과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은 이중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높을수록 정서조절의 어려움을 느끼고 이는 타인의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증가시켜 사회불안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할 때 해당 정서를 이해하고 조절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이로 인해 해야 할 일들의 수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안을 경험한다는 사실(윤혜지, 2017)을 지지한다. 즉, 부모가 자녀에게 심리적으로 과잉 통제를 하게 되면 자녀는 자신의 정서표현 및 조절의 어려움을 느끼게 되고 이는 자녀의 고유한 자아상을 형성하지 못하고 타인의 기준으로 자아상을 형성하게 되어 타인의 반응이나 평가에 민감해지고 두려움을 느끼게 됨으로써 사회적 상황이나 수행상황에서 불안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연구결과를 통해서 얻어진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사회불안이 초기 발병은 초기 청소년인 중학생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는 후기 청소년인 고등학생 때 발병률이 가장 높았다. 본 연구는 사회불안의 발병률이 가장 높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사회불안의 경로를 연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정서조절곤란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이중매개효과를 살펴본 선행연구는 없었으나 본 연구를 통해 이 둘 간의 이중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따라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키기 위해 자신의 정서를 알아차리고 올바른 방식으로 표현을 하는 정서조절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인지행동치료가 불안장애와 같은 다양한 정서장애들에 대한 근거기반 치료로 널리 인정받고 있지만 정서적 개입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인지‧정서적 변인을 함께 관련지어 사회불안의 예측한 점과 청소년의 사회불안에 인지적인 접근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서적인 접근의 필요성과 방법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특정지역과 학교를 대상으로 연구하였기 때문에 전국의 고등학생들의 결과로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지역과 학년별로 표집대상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 사용한 척도는 모두 자기보고식 질문지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으므로, 응답자의 주관적 해석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설문조사 이외에도 행동관찰이나 면접 등의 다양한 수집방법을 사용하여 결과의 객관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과의 관계에서 부와 모 그리고 자녀의 성별에 따른 상관계수의 차이가 없어 부와 모를 합산한 심리적 통제를 사용하였고, 자녀 또한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결과를 도출하였다. 그러나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사회불안의 관계에서 부와 모 그리고 자녀의 성별에 따라 다른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부모나 자녀의 성별에 따른 차이에 대한 후속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일관성 있는 연구결과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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