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학대수준이 사이버 비행에 미치는 영향 : 우울의 매개효과 검증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부모의 학대가 사이버 비행에 미치는 영향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구축한 한국아동ㆍ청소년패널조사(KCYPS)의 중학교 1학년 패널 2차년도 자료를 사용하여 구조방정식 모형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조사 결과, 부모의 학대는 청소년 자녀의 우울에 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우울은 사이버 비행에 정적 영향을 미쳤다. 또한 우울은 부모의 학대와 사이버 비행간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기반하여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관련 문제를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dentify the causal relationship between perceived child abuse and cyber delinquency and to test the mediating effect of depression between child abuse and cyber delinquency among middle school students. To investigate the mediating effect, structural equation model was used and data were analyzed using bootstrapping method. Data was employed from the wave 2 of 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tudy (KCYPS), and analyzed data of 2,207 second grade middle school students. 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First, perceived child abuse has a positive effect on depression of their child. Second, depression has a positive effect on cyber delinquency. Third, depression has a mediating effect between perceived child abuse and cyber delinquency. Finally, theoretical and practical implications of these findings and suggestions are discussed.
Keywords:
Child abuse, Depression, Cyber Delinquency, mediating effect키워드:
부모의 학대, 우울, 사이버 비행, 매개효과Ⅰ. 서 론
청소년 비행을 설명하는 이론은 다양하다. 비행의 원인을 사회제도나 구조적 모순에서 찾는 거시적 이론에서부터 청소년이 속한 가족과 개인의 환경적 측면을 원인으로 보는 미시적 이론, 그리고 청소년 개인의 심리적 요인이 일탈행동의 원인이 된다는 심리적 이론에 이르기까지 폭 넓다(황성현, 이강훈, 2013). 고전적 긴장이론은 사회구조적 제약으로부터 비롯되는 긴장과 좌절의 영향력에 주목했지만 구조적 긴장이 청소년 비행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약하며 계층과 비행의 관련성이 적다는 연구결과와 논의가 이루어지면서 청소년이 가정이나 학교 등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긴장이 비행의 원인으로 고려되기 시작했다(Agnew, 1984; Elliott & Voss, 1974; Quicker, 1974; 이성식, 2003 재인용). 미시적 수준에서 Agnew(1992)는 다른 사람과의 부정적인 관계에 집중하는 일반긴장이론(general strain theory)을 제안하였다. 이 이론은 청소년이 가정이나 학교 등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긴장으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이 매개가 되어 비행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일반긴장이론은 사회구조적 차원의 제약에서 발생하는 긴장 이외에 부모와의 갈등, 친구와의 다툼, 학업성적의 부진 등 일상적 긴장을 비행의 원인으로 고려하였고, 중산층 청소년의 비행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전적 긴장이론의 한계를 보완했다고 할 수 있다(Agnew, 1992).
1990년대 후반 이래로 최근까지 외국에서는 일반긴장이론에 대한 논의의 발전과 함께 경험적 연구들이 활발하게 수행되고 있다. 긴장으로부터 야기된 부정적 감정인 분노(Mazerolle & Maahs, 2000)나 우울(Aseltine, Gore & Gordon, 2000)은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개인수준의 폭력뿐 아니라 지역사회 수준의 폭력도 일반긴장이론으로 검증되었다(Warner & Fowler, 2003). 최근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일반긴장이론으로 청소년 비행을 설명하려는 연구가 시도됨에 따라 청소년의 가출(변하도, 2013), 무단결석과 가출 및 음주같은 지위비행(김재엽,송아영,박경나, 2008; 송아영,박경나,정세정, 2009)이 검증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급속한 인터넷 환경의 발달과 컴퓨터 및 스마트 폰의 보급으로 인해 급증하는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문제에 대해 일반긴장이론으로 설명하려는 연구가 최근들어 이루어지고 있다(이성식, 2004; 정혜원, 2010).
청소년의 발달단계에 따른 특성과 입시제도를 둘러싼 우리사회의 환경적 특성을 고려할 때 청소년은 긴장이나 스트레스가 높을 가능성이 크고 이러한 스트레스가 사이버 공간 안에서 비행행동으로 발현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정혜원, 2009). 실제로 현실에서 스트레스와 긴장을 경험하는 아이들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 공간으로 사이버 공간에 의존하면서 위로와 인정을 받으려는 경향이 높아진다(Kraut et al., 1998). 사이버 비행은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나타난 새로운 유형의 비행으로 아직까지 정확한 개념 규정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인터넷 등 사이버 공간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제반 범죄 및 비행을 의미한다(김지혜, 2013). 정보기술의 발전과 스마트 폰과 같은 모바일 단말기 보급이 확산되고 소셜 네트워크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소통하는 문화가 활성화되었지만,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명예훼손, 개인의 신상정보 유출, 다른 사람의 물적·지적 재산을 훔치는 행위, 언어 폭력 등 사이버 비행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은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화와 한국인터넷진흥원(2013)에 의하면, 사이버 폭력 가해경험이 일반인은 14.4%로 나타났지만 초·중·고교생의 29.2%가 타인에게 사이버 폭력을 가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 문제의 심각성을 나타내준다.
왜, 청소년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비행행동을 하게 되는가?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에 답하기 위한 시도의 일부이다. 사이버 비행의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의 원인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이해하기 위한 연구들이 아직 많지 않은 상태에서 본 연구는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을 일반긴장이론의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일반긴장이론이 오프라인 비행에는 많이 적용되어 그 관계가 규명되어 왔지만, 최근 문제시되고 있는 사이버 공간의 비행에 적용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사이버 공간은 가상 공간이라기보다는 현실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일반긴장이론의 사이버 공간에의 적용가능 여부를 검증하는 것은 의미있다고 하겠다.
청소년에게 또래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부모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크기 때문에(박현선, 이상균, 2008; 이성식, 2004; Smith & Stern, 1997),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을 가족의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이 부모와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긴장은 학업문제로 인한 갈등, 학대나 방임 등으로 다양한데 본 연구는 청소년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다양한 종류의 긴장 가운데서도 부모로부터 받는 학대가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고자 한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학대는 대표적인 긴장요인으로서 청소년의 비행을 야기하는 주요 긴장 변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주양육자인 부모로부터 받게 되는 학대경험은 신체ㆍ정서ㆍ인지 등 자녀의 발달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그 중에서 대표적인 심리적 문제로 우울을 들 수 있다(김재엽, 송아영, 박경나, 2008; 정익중, 박현선, 구인회, 2006). 부모로부터 받은 학대와 정신건강 간 관계를 분석한 연구들은 부모의 학대는 청소년 자녀의 우울을 증가시킴을 보고하고 있는데(김경호, 2014; 김세원, 2003; 남영옥, 2008), 부모의 학대와 같은 긴장요인은 우울이나 분노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며, 그러한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비행과 같은 일탈행위를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발달적 특성을 고려할 때 우울이 증가할 수 있는 시기인데, 가정폭력 피해로 인해 우울이 더욱 증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기 우울과 사이버 비행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의 우울은 사이버 비행을 증가시키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고은희, 김은정, 2015; 김성은, 박산하, 김지석, 2014). 이에 본 연구에서는 부모로부터 받은 학대 경험이 유발하는 부정적 정서 가운데 청소년의 발달 및 성인기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우울에 주목하여, 부모가 자녀에게 가하는 학대가 사이버 비행에 미치는 영향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한다. 매개변수는 ‘왜’, ‘어떻게’ 그러한 결과가 일어나는지를 설명하므로(Baron & Kenny, 1986), 부모의 자녀에 대한 학대와 사이버 비행간 관계에서 우울이 매개효과를 검증함으로써 부모의 학대가 어떻게, 왜 청소년 자녀의 사이버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하며, 변인간 관계에 대해 보다 정교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청소년 가운데 중학생은 인터넷의 역기능에 취약한 집단으로 보고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13년 초ㆍ중ㆍ고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이버 폭력실태조사의 조사에서 중학생 집단의 사이버 폭력 가해 경험률(39.0%)이 초등학생(7.0%)이나 고등학생(38.0%)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방송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2013), 전천운의 연구(2009)에서도 인터넷 오용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한국인터넷진흥원(2014)의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률은 2011년 10.4%에서 2013년 11.7%로 다소 증가하였으며,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 비율은 중학생의 경우 다른 학령집단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청소년 중에서도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이들의 사이버 비행과 관련된 체계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본 연구에서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자녀에 대한 부모의 학대와 우울, 그리고 사이버 비행간 관계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 문제를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사이버 비행에 대한 이해
사회에서 부과된 규범을 위반하는 행위를 일탈행동(deviant behavior)이라고 한다. 법을 위반하는 범죄행위를 포함하여 사회에서 규정한 제반 규범을 위반하는 행위 모두를 포괄한다는 점에서 일탈행위는 범위가 더 넓다고 할 수 있다(이성식, 전신현, 2009). 일탈행위의 규정은 사회와 문화 등의 맥락을 반영하기 때문에 일관된 기준이 적용되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일탈행위는 살인, 강도, 강간, 폭행 등의 강력범죄와 주거침입 등과 같은 재산범죄를 포함한 중범죄, 사소한 절도나 폭행 및 기타 법위반 행위 등 중범죄보다 경미한 형법위반행위, 그리고 음주나 흡연, 음란물 접촉 등 성인이 행했을 때는 사회적으로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청소년의 경우 청소년이라는 사회적 지위 때문에 일탈행동으로 간주되는 청소년 지위비행으로 분류된다(김준호 외, 2003). 이와 같이 형법에 저촉되는 중한 범죄를 포함하여 사회에서 청소년에게 기대하는 규범을 벗어난 일탈행동까지 청소년 비행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진혜민, 배성우, 2012). 최근 급속한 인터넷 환경의 발달과 IT 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생활의 편리를 가져왔지만 사이버 비행과 같은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사이버 비행(cyber delinquency)이라는 용어가 학문적으로 정확하게 개념규정이 되어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사이버 공간을 중심으로 하여 발생하는 해킹, 불법 소프트웨어 내려받기, 웹상에서 욕이나 폭력적인 언어사용 등의 제반 범죄 및 비행 또는 사회통념상 정상적인 행위를 벗어난 행위를 의미한다(염동문, 김선주, 이성대, 2014, 이성식, 2009).
사이버 비행은 여러 방식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대표적인 분류는 전통적으로 있어 왔던 전통적 범죄와 사이버 공간에서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신종형 범죄로 나누는 것이다. 사이버 성폭력이나 스토킹, 사이버 명예훼손, 전자상거래사기, 사이버도박 등은 전통형 범죄, 해킹, 바이러스 유포 등은 신종형 범죄에 해당된다(이성식, 전신현, 2009). Wall(2001)은 기존의 범죄분류 방식에 따라 사이버 비행을 구분하고 있는데 첫째, 사이버 무단침입(cyber -trespass)으로서 특정인의 사이버 공간으로 확립된 공간에 무단 침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해킹이나 바이러스 침투 등이 이에 해당된다. 둘째, 사이버 절도(cyber-theft)로서 사이버 공간에서 통용되는 신용, 현금, 저작권 등의 절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신용카드 사기나 불법복제, 저작권 침해가 해당된다. 셋째, 사이버 외설(cyber-obscenity)로서 외설관련 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마지막 유형은 사이버 폭력(cyber-violence)으로서 사이버 공간에서 타인에게 폭력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사이버 스토킹이나 언어폭력 등이 이에 해당된다(조준현, 2004 재인용).
스마트 폰과 태플릿 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면서 인터넷 사용으로 인한 역기능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2012)에 의하면,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20%이상이 악성댓글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연령대별로는 10대가 48%, 20대가 29%로 나타나 10대의 비윤리적 인터넷 활동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2013년 조사에서는 초·중·고교생의 29.2%가 타인에게 사이버 폭력을 가한 경험이 있으며, 30.3%는 사이버 폭력 피해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방송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2013). 초·중·고교생의 사이버 폭력 가해경험은 일반인의 14.4%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 문제의 심각성을 나타내준다. 범죄의 저연령화, 행위의 흉포화, 폭력의 일상화 등의 문제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사이버 비행이나 범죄에 가담하는 연령이 낮아지고 있고 더욱이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이 강화되면서 학교폭력이 사이버 폭력으로 옮겨가고 있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한국인터넷진흥원, 2014).
2. 일반긴장이론과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은 아직 이론이나 경로모형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상태로 기존의 현실비행에 적용되었던 청소년 범죄이론에 의해 설명되고 있다. 사이버 비행과 오프라인 비행은 차이가 있지만 아직 사이버 비행에 대한 이론정립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청소년의 경우 사이버 공간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일상생활과의 관련이 밀접하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청소년의 비행을 설명하는 이론의 적용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의 비행과 같은 일탈행동을 설명하는 주요 이론으로 Agnew(1985, 1992)의 일반긴장이론(general strain theory)을 들 수 있다. Merton(1938)의 고전적 긴장이론은 하층 청소년들이 구조적 제약에서 경험하는 긴장과 좌절의 영향에 주목했는데(Agnew, 1992에서 재인용), 계층과 비행의 관련성이 적고 따라서 하층의 비행을 설명하려 했던 논의가 수정되면서 사회구조적 긴장보다는 가정, 학교 등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긴장을 비행의 원인으로 고려하게 되었다(Agnew, 1984: Elliott and Voss, 1974). Agnew(1992)는 타인과의 부정적 관계에 집중하면서 사회구조적 긴장 외에 청소년들이 가정이나 학교 등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긴장이 비행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 청소년을 비행으로 이끄는 사회적 관계의 유형과 비행의 동기에서 일반긴장이론이 사회통제이론이나 사회학습이론과는 차이가 있음을 강조했다. 사회통제이론은 긍정적 관계의 부재(不在)에서, 사회학습이론은 긍정적인 모델의 부재에서 청소년 비행 원인을 찾았지만, 일반긴장이론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압력이 부정적 감정을 야기하여 비행으로 이어진다는데 초점이 있다.
일반긴장이론에 따르면, 긴장요인이 부정적인 감정을 생성하고 그것이 범죄나 일탈을 유발한다(Agnew, 1992). 긍정적으로 가치평가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긴장, 긍정적으로 가치평가되는 자극의 제거나 제거위협으로 발생하는 긴장,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자극이 발생함으로써 생기는 긴장은 분노, 우울감 등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고 이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비행을 저지르게 된다. 이처럼 일반긴장이론에서는 긴장과 일탈 사이의 매개요인으로 부정적 감정을 강조한다.
Agnew(2001)는 비행 또는 범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긴장의 네 가지 특징을 구체화했는데, 다른 사람에 의해 야기된 것으로서 부당하고 고의적인 것으로 간주되며 분노를 발생시키는 긴장, 심각하고 오래 지속되며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긴장, 낮은 사회통계에 기인하거나 그것과 관련된 긴장, 불법적인 대응전략에 의존하도록 압력을 넣거나 장려하는 긴장 등이며, 이러한 긴장의 네 가지 특징 조건을 모두 포함하는 긴장의 예로 신체적 피해를 들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 대해 행하는 학대나 폭력 등은 세 가지 긴장 유형가운데 마지막 유형인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자극의 발생으로 인한 긴장’에 해당된다. 이와 같은 논의에 기반할 때, 부모의 학대는 청소년 자녀에게 심각한 긴장요인으로 작용하여 자녀에게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며, 비행을 야기한다고 볼 수 있다. Piquero & Sealock(2000; 2004)도 청소년이 부정적 자극을 경험할 때 이에 대처하기 위해 또는 부정적 자극의 원천에 보복하고자 할 때 비행이 유발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부모의 학대는 청소년에게 긴장요인으로 작용하며, 이러한 긴장요인이 청소년 자녀에게 우울이나 공격성 같은 부정적 정서를 야기하고 이와 같은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기 위해 사이버 비행같은 일탈적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성식(2006)은 경험적 연구를 통해 부모와의 갈등이 현실에서 폭력유발보다는 사이버 폭력 유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확인함으로써 긴장으로 인해 유발되는 폭력은 현실보다는 사이버 공간에서 더 용이하게 발생 가능함을 주장하였다.
3. 부모의 학대와 청소년 자녀의 우울, 사이버 비행
일반긴장이론에 기반하여 긴장과 부정적 감정, 청소년 비행간 관계를 검증한 선행연구들은 어른들과의 부정적 관계(김재엽, 송아영, 박경나, 2008), 학교에서의 부적응(이성식, 2004; 정혜원, 2010), 친구와의 갈등(우채영, 정현희, 2013) 등 긴장의 영역이나 종류에 따라 긴장과 부정적 정서, 비행간 관계를 살펴보았다. 이 연구들은 부모의 학대나 갈등, 학업성적의 부진 등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긴장이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고 그러한 부정적 감정이 비행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본 절에서는 긴장요인으로 작용하는 부모학대, 그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부정적 감정, 그리고 청소년 비행간 관계에 대해 선행연구 결과를 고찰하였다.
청소년의 발달에 있어 가족은 매우 중요한 요인인데 그 중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가족의 영향을 크게 받던 영유아 및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로 변화함에 따라 부모보다는 또래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족은 여전히 청소년의 성장과 발달에 중요하다. 사이버 비행을 비롯한 청소년의 비행과 관련하여 가장 강력한 예측변인 중 하나가 부모의 양육행동이다(이상균, 2009). 사회적 유대이론은 부모의 양육행동이 자녀의 비행행동과 관련성이 높다고 설명하는데 부모와 유대감이나 애착을 형성하지 못한 청소년은 문제행동이나 일탈행동을 비교적 쉽게 저지를 수 있다고 본다(현안나, 2009; Dorius et al., 2004). 또한 가정, 학교 등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긴장을 비행의 원인으로 고려하는 일반긴장이론에서도 부모긴장, 학교긴장 등 다양한 긴장요인은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고 이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비행을 저지르게 된다고 본다(Agnew, 1984; 1992). 일반긴장이론에서 강조하는 요인들이 사이버 공간에서의 청소년 비행을 설명하는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고, 실증연구를 통해 검증되고 있다.
청소년기에 부모와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긴장 가운데 자녀의 비행행동과 강력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되는 변수는 부모의 거부나 학대와 같은 부정적 양육행동으로서 자녀에 대한 지나치게 엄격하고 비일관적인 처벌은 청소년기 비행에 정적 영향을 미친다(Patterson & Yoerger, 2002). 부모가 자녀에게 가하는 학대적 행동과 자녀의 비행간 관계에 대한 다수의 연구들이 부모의 학대가 자녀의 비행행동을 예측함을 보고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가하는 신체 및 언어폭력 경험이 많을수록 청소년 자녀의 비행빈도가 높아지며, 부모의 학대와 같은 긴장이 지속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녀는 폭력적 행동을 대처기제로 사용하여 폭력행동이 높아졌다(김준호, 노성호, 1989; Cummings & Davies, 1994; Smith & Thornberry, 1995).
부모와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부정적 정서는 비행과 어떠한 관련이 있을까? 우울이나 공격성, 분노와 같은 부정적 정서는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데, Broid(2001)는 일반긴장이론 검증에서 분노와 같은 부정적 정서가 청소년의 비행을 증가시킴을 확인하였다. 우울과 사이버 비행의 관계를 규명한 김지혜(2013)의 연구에서 우울은 사이버 비행에 정적(+)으로 영향을 미쳐 우울감이 높을수록 사이버 비행 정도도 높게 나타났다. 이성식(2004)은 부모와의 갈등을 청소년이 경험하는 부정적 감정의 원인으로 설정하면서 사이버 비행의 주요한 원인이 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그의 연구에서 남자 청소년의 경우 부모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긴장은 우울에 영향을 주었으며, 우울은 사이버 비행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우울과 사이버 비행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에서 청소년의 우울은 사이버 비행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는데(김성은, 박산하, 김진석, 2014), 우울한 사람들은 현실 도피적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기 위해 비행을 저지르거나 대인관계의 불만족을 해결하려고 한다(이성식, 2004b; Young & Rogers, 1998; 고은희, 김은정, 2015 재인용).
청소년의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으로 우울과 공격성이 제시되고 있는데, 현실세계에서는 화, 분노, 공격성과 같은 외부대상을 향한 감정이 중요한 반면 사이버 공간에서는 우울과 같은 감정이 사이버 비행에 영향을 더 많이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다(고은희, 김은정, 2015; 이성식, 2004b).
Ⅲ. 연구방법
1. 연구모형
일반긴장이론에 의하면 자녀에 대한 부모의 학대와 같은 긴장요인은 자녀에게 우울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고, 우울은 비행에 영향을 미친다. 본 연구에서는 이론적 고찰 및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중학생 자녀가 지각하는 부모의 자녀학대가 우울과 사이버 비행행동에 각각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우울은 사이버 비행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부모의 학대는 우울을 매개로 하여 사이버 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가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가설 및 연구모형은 다음과 같다.
- 연구가설 1. 중학생 자녀가 지각하는 부모의 자녀 학대는 청소년 자녀의 우울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연구가설 2. 청소년 자녀의 우울은 사이버 비행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연구가설 3. 중학생 자녀가 지각하는 부모의 자녀학대는 청소년 자녀의 사이버 비행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연구가설 4. 중학생 자녀가 지각하는 부모의 자녀학대가 청소년 자녀의 사이버 비행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에서 우울은 매개효과를 가질 것이다.
본 연구에서 검증하고자 하는 연구모형은 다음과 같다(<그림 1>).
2. 조사자료 및 분석대상
본 연구에서 사용한 자료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 Korea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 중학교 1학년 패널의 2차년(2011년)도 자료이다.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는 아동‧청소년의 성장 및 발달의 다양한 양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표하는 패널표본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개년에 걸쳐 조사하고 있다(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3).
본 연구의 종속변수인 사이버 비행행동은 자료가 공개된 시점까지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을 대상으로는 조사되지 않았으며 중학교 1학년 패널은 2차년도부터 조사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1학년 2차년도 자료를 활용했다. 중학교 1학년 패널의 경우, 2009년 4월 기준 전국의 중학교 1학년 재학생을 모집단으로 하고, 전국 학교통계를 표집틀로 하여 층화다단계집락추출법(stratified multi-stage cluster sampling)에 의해 추출된 청소년과 그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되었다. 2010년 1차 조사에서 중 1패널은 2,351명이 원표본으로 확정되었으며, 2차년도 조사에서는 2,278명이 응답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1학년 패널 2차년도 응답자 가운데 주요 변인들에 대해 결측치가 있는 대상자를 제외한 2,207명을 최종 분석대상자로 선정하였다.
3. 변수의 정의 및 측정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청소년이 경험한 사이버 비행이다. 사이버 비행은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비행을 의미하는데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에서 사이버 비행의 경험유무는 채팅/게시판 등에 거짓정보 올리기, 불법 소프트웨어 다운받아 사용하기, 다른 사람의 아이디나 주민번호를 허락없이 사용하기, 채팅하면서 성별이나 나이 속이기, 다른 사람 컴퓨터나 웹사이트 해킹하기, 채팅/게시판 등에서 욕이나 폭력적인 언어 사용하기 등 6가지 사이버 비행에 각각에 대해 지난 1년간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6가지 사이버 비행의 경험유무를 합산한 점수를 사용하여 사이버 비행을 측정하였다. 원자료에서 ‘경험있음’은 1, ‘경험없음’은 2로 부호화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경험있음’은 1, '경험없음‘은 0으로 코딩하였다. 따라서 사이버 비행행동은 0점(사이버 비행행동 경험없음)에서 6점(6가지 사이버 비행행동을 모두 경험)의 범위를 가지게 된다. 사이버 비행행동은 문항의 성격상 잠재변인의 지표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측정모형으로 구조모형에 투입한 선행연구(이상균, 2008b; 정소희, 2007)에 따라 본 연구에서도 측정변인으로 구조모형에 투입하였다2).
본 연구의 독립변수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학대’로서 이는 중학생 자녀가 지각한 부모의 학대수준을 의미한다.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에서 ‘학대’는 허묘연(2000)과 김세원(2003)이 구성한 아동학대 문항 중 일부를 참고하여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 연구진이 새롭게 구성하여 4문항으로 측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주축요인추출방법(principal axis factoring), 베리맥스(varimax)3)를 통한 회전으로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 ‘내가 무언가 잘못하면 부모님(보호자)께서는 정도 이상으로 심하게 혼내신다’ 문항의 공통성이 낮아 제외하였다4). 각 문항은 ‘매우 그렇다(1점)’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4점)’의 4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각 문항을 역점수화한 후 3문항5)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따라서 점수가 높을수록 자녀가 지각하는 부모의 학대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학대의 신뢰도 계수 Cronbach a값은 .865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매개변수는 우울이다. 우울은 김광일, 김재환, 원호택(1984)이 개발한 간이정신진단검사 척도 가운데 10문항을 한국 아동청소년패널조사의 연구진이 선택하여 수정한 것이다. 각 문항은 리커트 4점척도(1점: 매우 그렇다 ~ 4점: 전혀 그렇지 않다)이며, 자료의 분석 단계에서 역코딩을 통해 점수가 클수록 우울이 높도록 만들었다. 탐색적 요인분석의 결과, “울기를 잘한다”의 문항의 공통성이 낮아 측정변수에서 제외한 후 나머지 9문항을 통계 분석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 Cronbach a값은 .897로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4. 자료점검 및 분석방법
본 연구의 자료점검 및 분석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대상의 특성을 파악하고 연구모형에 포함된 주요 변수의 자료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기술통계량을 점검하였으며, 다변량 정규성을 검토하기 위해 왜도와 첨도를 분석하였다. 일반적으로 일변량 왜도의 절대값이 3.0보다 큰 경우에는 극단적인 왜도라고 제시되고 있고, 첨도값의 절대값이 10.0보다 클 경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Kline, 2005).
둘째, 주요 변수간 관계와 방향성 및 독립변수간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 존재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피어슨 적률상관계수( Pearson's product moment correlation)를 산출하였다. 독립변수들 간에 단순상관계수가 .80이상인 경우 다중공선성을 의심할 수 있다(유태균, 김경휘, 2013; 최성재, 2005).
셋째, 연구모형을 분석하기 위해 구조방정식모형을 사용하였다. 이론변수가 각각의 지표에 의해 잘 설명되고 있는지 측정모형을 설정하여 적합도를 확인한 후, 구조모형을 동시에 추정하는 2단계 접근법(two-step approach)을 따랐다(Anderson & Gerbing, 1988).
넷째, 매개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은 부트스트랩 방식(bootstrapping)을 사용하였다. 일반적으로 매개효과 분석은 Baron & Kenny(1986)가 제시한 방법과 Sobel(1982)이 제시한 검증법이 널리 사용되어 왔으나 Baron & Kenny(1986)의 방법은 유의한 매개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검증되어야 할 간접효과의 통계적 유의도를 직접적으로 검증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Preacher & Hayes, 2004). 이에 반해, 다변량 델타 방법을 활용한 Sobel 검증법은 독립변인이 매개변인을 통해 종속변수에 미치는 간접효과를 직접적으로 검증함으로써(Preacher & Hayes, 2004) 간접효과에 대한 통계적 유의도를 보다 직접적인 방법으로 판단하고 상대적으로 통계적 검증력이 높다고 평가됨으로써 Baron & Kenny(1986)의 방법에 내재된 한계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다(MacKinnon et al., 2002; Preacher & Hayes, 2004). 그러나 Sobel 검증법에서 사용되는 공식은 표본의 크기가 크고 간접효과의 회귀계수인 ab의 표집분포가 다변량 정규성 가정을 충족할 때 적용된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두 회귀계수의 곱으로 이루어진 간접효과 ab의 분포가 항상 정규성을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7) 이 또한 적용에 제약이 따른다(Preacher & Hayes, 2004).
Sobel 검증법의 한계가 논의되면서 최근에는 부트스트랩핑 방법을 활용하여 간접효과의 통계적 유의도를 검증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Bollen & Stine, 1990; MacKinnon et al., 2002; Preacher, Rucker, & Hayes, 2007; Shrout & Bolger, 2002). 부트스트래핑 방법은 추론통계에서 요구되는 표집분포의 모양에 대한 가정을 하지 않으므로(Preacher, Rucker, & Hayes, 2007), 간접효과의 통계적 유의성 검증시 간접효과의 회귀계수에 대한 정규성 가정에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으며, Sobel 검정법에 비해 통계적 검정력이 높다고 평가된다(Shrout & Bolger, 2002). 본 연구에서는 상기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Baron & Kenny(1986)의 방법과 Sobel 검증법의 한계에 대응하기 위해 제안된 부트스트랩핑을 활용한 간접효과의 유의도 검증 방법을 적용하였다8).
여섯째, 모수추정방법은 최대우도법을 적용하였고, 모형 적합도는 CFI(Comparative Fit Index), TLI(Turker-Lewis Index), RMSEA(Root 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를 적합도 지수로 사용하였다. 일반적으로 RMSEA 값이 .05이하이면 좋은 적합도, .08이하이면 보통 적합도, .1이상이면 나쁜 적합도로 간주된다(Browne & Cudeck, 1993). CFI와 TLI은 .90 이상일 때 상대적으로 좋은 모형적합도로 평가한다(Hu & Bentler, 1999). 기술통계, 빈도분석, 상관관계분석, 신뢰도 분석은 SPSS 22.0 통계 프로그램을, 구조방정식 모형 분석에는 AMOS 22.0 통계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Ⅴ. 분석결과
1.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전체 2,207명 가운데 남자는 1,121명(50.8%), 여자는 1,086명(49.2%)으로 남녀 성별분포는 고르게 나타났다. 컴퓨터 사용여부와 휴대폰 보유여부를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자 2,207명 모두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2,089명(94.7%)은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었고, 118명(5.3%)은 휴대폰을 보유하지 않고 있었다.
재학중인 학교의 남녀공학을 구분해보면, 234명(10.6%)은 남자학교, 276명(12.5%)은 여자학교, 1,693명(76.6%)는 남녀공학으로 나타났다. 부모구성의 경우, 1,860명(84.3%)은 ‘친아버지와 친어머니’로 가장 많았으며, ‘친아버지와 새어머니’ 122명(5.5%), ‘친아버지만’ 94명(4.3%)으로 조사되었다. 아버지 최종학력은 대졸이 822명(37.2%)로 가장 많았으며, 어머니 최종학력은 고졸이 1,073명(48.6%)으로 가장 많은 빈도를 보였다. 가구 연간소득은 평균은 약 4,524만원으로 나타났다.
2. 주요 변수의 기술통계량과 상관관계
주요 변수의 기술통계량을 분석하였다. 부모의 양육행동 중 청소년 자녀가 지각하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학대 수준은 4점 만점에서 평균 1.70점(SD=.77)으로 나타났으며, 청소년의 우울은 1.93점(.62)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 행동 경험 수준을 보면 6점 만점에서 .84점(SD=1.12)으로 나타났다.
구조방정식 모형에서 각 측정변수들이 정상분포가 아닐 경우 다변량 정규분포의 가정이 충족되지 않아 왜곡된 추정치를 얻게 되므로 자료의 정규성을 검증해야 하는데 주요 변수의 왜도와 첨도를 분석하여 자료의 정규성을 검토하였다. 일변량 왜도의 절대값이 3.0보다 크거나 첨도값의 절대값이 10보다 클 경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데(Kline, 2005), 본 연구에서는 주요 변수의 왜도 절대값이 3을 초과하거나 첨도10) 절대값이 10을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정규성 가정이 충족되었다.
청소년이 지각하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학대, 우울, 사이버 비행행동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표 3>과 같다. 청소년이 지각하는 부모의 자녀에 대한 학대는 우울, 사이버 비행행동과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우울은 사이버 비행행동과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상관계수의 절대값이 .082부터 .263 사이의 값을 보였는데, 이는 일반적인 다중공선성을 의심하는 상관계수 기준 .80을 넘지 않는 수준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변수들은 구조방정식 모형 분석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3. 부모의 자녀학대, 우울, 사이버 비행간 관계 및 우울의 매개효과
본 연구는 구조방정식모형을 분석할 때 측정모형을 먼저 추정하고 이를 토대로 측정모형과 구조모형을 동시에 추정하는 하는 2단계 접근법(two-step approach)을 따랐다(Anderson & Gerbing, 1988). 구조모형분석 전에 측정모형을 추정하는 것은 측정오류와 인과관계의 오류가 구분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해석적 혼동(interpretational confounding)을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Anderson & Gerbing, 1988; Kline, 2005). 본 연구에서도 측정모델(measurement model)에서 측정의 질을 평가한 후에 이를 토대로 구조모형(structural model)의 적합도를 평가하였다. 측정모형의 적합도는 카이제곱=784.113(df=853, p<.001)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카이제곱 통계량은 사례수에 민감한 특징이 있기 때문에 그 외 다른 적합도 지수를 중심으로 모형 적합도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TLI=.930 CFI=.944, RMSEA=.079로 나타나 본 측정모형이 비교적 자료에 잘 부합된다고 할 수 있다. 각 잠재변수에 대한 측정변수의 요인부하량은 유의수준 .001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위 측정모형을 바탕으로 구조모형에 대한 추정이 이루어져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구조모형의 적합도 지수는 카이제곱=805.870(df=63), CFI=.944, TLI=.930, RMSEA =.073으로 나타났다. 주요 변인간 경로계수를 살펴보면(표 6), 자녀에 대한 부모의 학대는 우울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b=.209, p<.001), 청소년 자녀가 부모로부터 학대를 많이 받았다고 인식할수록 우울 수준은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 자녀의 우울은 사이버 비행행동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쳤다(b=.338, p<.001). 따라서 우울 수준이 높아질수록 사이버 비행행동은 많아졌다. 반면, 부모의 자녀에 대한 학대가 사이버 비행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b=.056, p>.05). 이러한 결과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학대가 사이버 비행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보다는 부모의 학대로 인해 청소년 자녀의 우울감이 높아졌으며 우울은 다시 사이버 비행행동에 영향을 미쳐 우울감이 높아질수록 사이버 비행행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부모의 학대가 매개변수인 우울에 영향을 미치고, 우울이 사이버 비행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부모의 학대가 종속변수인 사이버 비행에 직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부모의 학대가 사이버 비행에 미치는 경로에 있어 우울이 완전매개효과를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독립변수의 매개변수에 대한 직접 효과가 유의하고, 매개변수의 종속변수에 대한 직접 효과가 유의하다고 하여 매개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독립변수가 매개변수를 거쳐 종속변수에 이르는 경로 즉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해야 매개효과가 유의하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간접효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부트스트랩방식을 사용하여 독립변수가 매개변수를 거쳐 종속변수에 이르는 간접경로의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청소년 자녀가 지각한 부모의 학대수준이 사이버 비행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우울이 매개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부트스트랩 방법을 활용하여 간접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부모의 자녀학대가 사이버 비행행동에 미치는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부트스트랩 방법을 이용해 확인하였다. <표 5>에 제시된 바와 같이 부모의 자녀학대가 우울을 통해 사이버 비행행동에 미치는 간접효과의 계수(ab)는 0.071로 나타났다. 신뢰구간에 0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학대가 우울을 거쳐 사이버 비행에 이르는 간접효과는 유의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부모의 학대가 사이버 비행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우울이 매개한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부모가 자녀에게 행한 학대는 청소년 자녀의 우울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야기하며, 이렇게 증가된 우울은 사이버 비행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는 일반긴장이론의 가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부모의 학대가 사이버 비행에 미치는 영향을 우울이 매개하는지 일반긴장이론의 관점에서 규명하고자 하였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구축한 한국아동ㆍ청소년패널조사 중학교 패널의 2차년도 조사 자료를 사용하여 구조방정식 모형으로 분석하였다.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고 이에 대해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녀에 대한 부모의 학대는 중학생 자녀의 우울에 정적 영향을 미쳤다. 즉, 부모로부터 학대받은 경험이 많을수록 자녀의 우울수준은 증가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학대는 자녀의 우울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 결과들과 일치하는 것이다(김은경, 이정숙, 2009; 박은주, 최말옥, 2014; 정익중, 이지언, 2012).
둘째, 중학생 자녀의 우울은 사이버 비행에 정적(+) 영향을 미쳤다. 즉 우울 수준이 높아질수록 사이버 공간에서의 비행행동도 증가하였다. 일반긴장이론에서는 일상생활에서의 긴장으로 인해 부정적 정서가 형성되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비행을 저지르게 된다고 보는데, 본 연구에서도 부모의 학대로 인해 형성된 우울을 해소하기 위해 사이버 비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우울한 청소년들이 현실도피적 이유로 사이버 공간에 의존하다고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선행연구(고은희, 김은정, 2015; 김지혜, 2013; 이성식, 2004)와 일치하며, 우울과 비행의 공존가능성을 주장한 연구(문경주, 2004) 및 우울이 비행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결과(박병금, 노필순, 2007; 우채영, 정현희, 2013)들을 지지한다.
셋째, 부모의 학대가 자녀의 사이버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우울이 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학대가 사이버 비행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부모의 학대로 인해 청소년 자녀의 우울감이 높아지며, 우울은 다시 사이버 비행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재엽, 송아영, 박경나(2008)의 연구에서도 청소년 자녀의 우울은 부모의 자녀에 대한 학대와 비행간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 행동에 대한 개입 방안을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의 학대가 자녀의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인된 만큼 자녀 학대에 대한 개입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특히 예방적 차원에서 자녀에 대한 학대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부모의 자녀학대를 설명하는 연구들은 가정환경 및 부모의 양육태도, 경제수준 등 부모의 특성에서 자녀학대가 비롯된다는 관점과 자녀의 독특한 성향이 부모에게 영향을 미쳐 학대를 유발하게 한다는 주장 등 다양하며 그 결과 역시 비일관적이어서 인과관계의 방향을 정확히 규명하기 어렵다는 한계는 있다(박현선, 박지명, 김정은, 2014). 그러나 부모가 자녀에게 가하는 학대가 사이버 비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으며 본 연구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이 되었다. 부모의 학대가 자녀의 성장과 발달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치므로 자녀학대 예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해야 하며, 학교나 지역사회 교육기관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지속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또한 부모의 양육태도개선을 위한 부모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적극적으로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는 자녀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청소년에 대해 적극적으로 신고하여 조기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부모의 자녀학대와 같은 가정폭력문제를 감소시키는 방안과 더불어 가정폭력 피해로 인해 우울감이 높은 청소년에 대한 개입이 필요하다. 연구결과에 제시되었듯이, 부모가 자녀에게 가하는 학대 자체가 사이버 비행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대로 인해 우울감이 높아지며 우울감이 사이버 비행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학대로 인해 발생한 우울이 이차적인 부정적 결과로 확대되지 않도록 학대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우울감을 낮출 수 있는 개입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우채영, 정현희(2013)은 청소년의 비행을 사건 그 자체로 해석해서 다룰 것이 아니라 비행을 저지르게 되는 심리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청소년의 우울은 성인의 우울과는 달리 외현적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대 초기에 발견하여 학대가 중지되도록 함과 동시에 이로 인해 유발된 우울감 완화를 위한 심리정서적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부모의 학대와 사이버 비행간 관계를 우울이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의 학대가 직접적으로 사이버 비행을 유발하기 보다는 학대로 인해 우울이라는 부정적 정서가 유발되며 이러한 우울이 사이버 비행에 영향을 준다는 것으로서 일반긴장이론을 사이버 비행에 적용가능함을 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실천척 측면에서 본다면, 청소년의 사이버 비행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청소년의 우울을 감소시키는 전략적 개입이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부모의 학대, 부정적 정서로서 우울, 사이버 비행간 관계를 규명하고, 우울의 매개효과를 검증함으로써 청소년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긴장과 부정적 감정이 오프라인 비행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비행에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함을 확인하였고 일반긴장이론의 사이버 비행에의 적용가능성을 어느 정도 지지하였다는 의의를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의 한계가 있는데, 한국아동청소년패널에서 부모의 학대 측정 시 부모 혹은 보호자의 성별을 구분하지 않았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자녀의 성별에 따라 부와 모 각각의 양육태도는 다르기 때문에 향후 연구에서는 부모의 응답을 분리하여 측정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가 2차 자료를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데이터의 한계라고 볼 수 있지만 향후 연구에서는 이를 고려하여 자녀의 성별과 부모의 성별에 따른 영향력의 차이 등을 살펴본다면 보다 입체적인 연구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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