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교육용 게임과 청소년학습문화에 대한 Q분석
초록
최근 기능성 게임 시장의 확대와 함께 게임과 학습의 융합 형태인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가 활성화 되고 있다. 그 동안 게임은 통상적으로 청소년에게 있어 가급적 기피해야할 대상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교육용 게임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교육적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제도권의 게임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부정적이며 지난 201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게임 셧다운제와 2015년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의 도입 논란은 이를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전방위적인 게임화(Gamification)현상과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의 등장은 더 이상 게임을 폭력성과 외설성으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들었다. 초등학교 진학 이전부터 교육용 게임을 이용하게 된 지금 이 시점에서 청소년의 학습 문화는 변화의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교육용 게임의 등장에 따른 청소년 학습문화 변형 행태에 대한 기본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2012년 1월 한 달 동안 10대 청소년 30명을 대상으로 Q분석을 통해 온라인 교육용 게임의 등장에 따른 청소년 학습문화 변형 행태를 분석해 보았다.
분석 결과 총 7개의 유형이 발견 되었는데 교육의 수단으로서의 게임에 대해서 부정적인 성향을 갖는 유형과 긍정적 성향을 갖는 유형이 함께 발견되었다. 도출된 집단의 속성은 향후 기능성 게임 특히 청소년 대상 교육용 게임에 대한 정책적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융합의 시대이다. 이제 더 이상 게임과 학습을 나누어 살펴보는 이분법적 사고방식 보다는 이들의 융합에 따른 다양한 현상과 파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Abstract
In recent years as the serious game market expands, edutainment, an integrated form of game and learning, is revving up. Games have so far been generally deemed to be objects which should be avoided as much as possible for adolescents. The educational game, however, is currently being very well-received in America and Europe, and the positive side of its educational effects is being magnified. Yet, the established institutions’ perception of games is still negative, and the game shutdown law implemented in 2011 and the controversy over the introduction of the mobile game shutdown law in 2015prove this. The omnidirectional gamification occurring in the market and the appearance of the serious game no longer allow us to see games as mere violence and obscenity. It is only natural that the learning culture of adolescents show signs of change, since the educational game is now being implemented even before children enter elementary school.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research the actual conditions of the transformed behavior of adolescent learning culture due to the appearance of the educational game. This study recognized that necessity and analyzed the transformed behavior of the adolescent learning culture according to the appearance of the online educational game utilizing the Q analysis, which can draw various behavior types and groups within a population, on the basis of people’s subjectivity.
Seven groups were drawn from this study’s analysis, and their attributes can be used in the future as basic data for policy-makers looking to address serious games targeting adolescents. The present day is the age of fusion. Rather than upholding a dichotonomous way of thinking when looking at games and learning, we must now pay attention to the various phenomena and impact their fusion will bring.
Keywords:
daily life culture of youth, online game culture, youth game culture, Youth Learning Culture, serious game, educational game키워드:
청소년 일상문화, 온라인 게임문화, 청소년 게임문화, 청소년 학습문화, 기능성 게임, 교육용 게임Ⅰ.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연구목적
청소년들의 여가수단 가운데 하나였던 게임은 다사용자 온라인 게임의 출현에 따라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인 게임 세계 속에서 매일 매일을 생활하는 일상문화가 되었다. 청소년들은 온라인 게임 속에서 친구를 만나고 대화를 하며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온라인 게임은 새로운 사회적 공간으로서 청소년들의 일상문화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상황 앞에 온라인 게임문화는 한국 청소년문화를 설명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특성이다. 그러나 청소년 온라인 게임에 관한 연구는 폭력성과 외설성, 몰입성과 중독성 등 부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왔다. 특히 제도권 및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온라인 게임은 청소년의 학습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선은 게임의 규제로 이어져 지난 201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게임 셧다운제로 이어지게 되었으며, 급기야 2015년부터는 모바일기기 기반 게임물에 대한 셧다운제의 확산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능성 게임 시장의 확대와 함께 게임과 학습의 융합 형태인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가 활성화 되고 있다. 교육용 게임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교육적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2010년 이후 어학 교육 분야를 필두로 스마트 폰 및 테블릿 PC 기반의 각종 온라인 교육용 게임이 개발 및 시판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전방위적인 게임화(Gamification)현상과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의 등장은 더 이상 게임을 폭력성과 외설성으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들었다. 초등학교 진학 이전부터 교육용 게임을 이용하게 된 지금 이 시점에서 청소년의 학습 문화는 변화의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교육용 게임에 대한 청소년 학습문화 변형 행태에 대한 기본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현재는 융합의 시대이다. 이제 더 이상 게임과 학습을 나누어 살펴보는 이분법적 사고방식 보다는 이들의 융합에 따른 다양한 현상과 파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온라인 교육용 게임 이용에 따른 청소년 학습문화의 변형 행태에 대한 연구는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온라인 교육용 게임과 청소년 학습문화 간의 관계에 대한 가설을 세우는 것 또한 쉽지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청소년 온라인 게임문화에 대한 심층적 접근과 아울러 학습문화 변형행태를 파악하고자 인간의 주관적 측면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 Q방법론(Q Methodology)2)을 통해 청소년 온라인 게임문화에 대해 접근해 보고자 한다.
현재 온라인 게임 상에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행위양태가 나타나고 있다. Q방법론은 기성세대에게는 부정적 인식이 강한 피험자(청소년)의 ‘게임행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배제하고 피험자 스스로의 ‘내적동기(internal motivation)’에 의해 다양한 행위양태 및 집단 간 유형화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온라인 교육용 게임문화가 확장된 이후 벌어진 청소년 학습문화의 변형에 대한 이론적 모형을 온라인 게임문화의 본질적 속성에 입각해 해명해 보려는 것이 본 논문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초,중,고등학교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스마트폰 기반 교육용게임의 확산은 필연적으로 청소년 일상문화를 점진적으로 변화시킬 것은 자명하다. 산업적 측면에서만 주로 연구되었던 교육용 게임에 대한 연구는 이제 문화적 측면에서 연구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구체적으로 Q 요인분석을 통해 온라인 교육용 게임문화에 의해 변형된 청소년 학습문화에 대한 유형화된 집단 도출을 행하고자 한다. 이 같은 집단 도출은 기존의 온라인 게임 연구에 있어 중독 내지는 폭력성 위주의 피험자 연구에서 벗어나 다양한 청소년의 행위양태를 발견하기 위함이다. 이들 집단은 Q분석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모집단 스스로 도출한 집단이다. 도출된 집단의 속성은 향후 기능성 게임 특히 청소년 대상 교육용 게임에 대한 정책적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교육용 게임과 청소년 학습문화에 대한 선별적 정량조사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Ⅱ. 선행 연구 검토 및 연구방법
1. 선행연구 검토
컴퓨터 게임이 출현하게 된 20세기 후반 이후 초기 게임 연구에 있어 주된 문제는 무엇을 게임연구의 대상으로 할 것인가부터 제기되었다. 게임은 단순히 프로그래밍 된 전자적인 텍스트의 의미를 넘어서는 것으로, 게임장치 및 게임 텍스트의 이용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게이머의 행위를 포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에 대한 초기의 담론은 게임 그 자체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시작되었다. 비록 그러한 노력이 '내러톨로지(narratology)'와 '루돌로지(ludology)3)'의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짐으로서 게임연구가 오히려 성장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지만(Steinkuehler, 2006), 게임의 특징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 바가 크다. 게임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 게임이 다른 미디어와 차별화되는 텍스트적 특징 및 게임을 게임으로 만들어주는 요인들이 탐구되었으며, 또한 그 과정에서 게임은 고유한 미학을 지닌 미디어 형식으로 그 위상이 성립되었다. 그러나 초창기 게임과 관련한 연구는 대부분 산업적 측면이 주를 이루었고 문화적 현상으로서의 연구는 열악했던 것이 사실이다(Gee, 2007).
게임은 플레이되는 것으로, 게이머의 존재와 행위가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Jessen, 1998). 게임의 의미는 텍스트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의 행위에 의해 드러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연구의 영역에서 게이머와 게이머의 행위는 주어진 게임 텍스트가 지닌 것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Newman, 2004). 특히 온라인 게임은 게임 텍스트와 게이머의 행위가 결합되어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행위가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점에서 게임문화 연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결국 게임연구는 게임 행위자에 대한 탐구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은 대표적인 상호작용적 미디어로서 게임의 범위가 게임 개발자에 의해 주어진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닐 뿐만 아니라 게이머에 따라 실질적으로 구현되는 게임내용도 달라진다. 게임은 새로운 형식의 삶의 도구로서, 단순한 놀이를 넘어 새로운 내용과 관점으로 세상과 삶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매체이다. 특히 상호작용성을 기반으로 게임은 인간에게 새로운 이해의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Gee, 2007). 게임은 사회적 진공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게임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 만큼이나 게임 외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이 온라인 게임의 등장은 게임 텍스트를 넘어서서 게임하기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고 있으며, 나아가 그와 관련된 사회문화적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됨으로써 이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Williams, 2005 ; Steinkuehler, 2006 ; Newman, 2004).
특히 기능성 게임을 필두로 다양한 융합형 게임이 개발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에 대한 문화연구는 시급하다고 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올셋(Aarseth, 2001)이 2001년을 게임학의 원년으로 선포한 것처럼 게임연구는 아직 신생 연구영역으로서, 치열한 이론적 논쟁과 방법론의 개발 그리고 풍성한 연구결과도 충분하게 축적되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게임매체의 폭발적인 성장과(게임 이용률의 급증) 함께 특히 청소년 일상문화에 깊이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온라인 게임의 개발이 가속화되었고 온라인 게임문화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게임 이용자들 가운데 10대 청소년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한국게임산업진흥원, 2009). 또한 그들은 게임 이용시간에 있어서도 매일매일 규칙적으로 평일 2시간, 주말 3시간 여 동안 게임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2; 한국콘텐츠진흥원, 2010).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에 따라 등하교 시간, 수업 쉬는 시간 그리고 일상 곳곳의 자투리 시간에 온라인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에 대한 높은 선호도와 접촉빈도는 온라인게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회 현상의 지속적인 생성을 가져온다. 또한 자연스럽게 청소년 일상문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그 동안 오락적 요소로 간주되었던 게임에 학습기능을 갖춘 온라인 교육용 게임이 2010년 이후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제 청소년을 포함하여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교육용 게임은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학습과 게임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기가 불가능한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시장에서 전방위적으로 발생하는 게임화 현상은 빠르게 청소년 일상문화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학습이 우선시되는 청소년의 일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제는 온라인 교육용 게임의 등장에 따른 청소년학습문화의 변형 행태에 대한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신용철․정형원․성백순(2012)은 교육용게임의 몰입요인에 관한 연구를, 박찬익(2012)은 온라인 게임을 활용한 교육용 게임 개발에 관한 연구가 있었으며, 장혜정 외(2011)는 성별차이를 고려한 교육용 게임 디자인 요소 분석 등 교육용 게임 개발에 대한 연구물들이 상당 수 존재 하지만 주로 산업적인 측면에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교육 분야의 경우 결과론적인 측면, 즉 학습효과라는 측면에 집중되어 연구되고 있다. 이는 분명 수용자 연구라는 측면에서 의의를 갖지만 교육용 게임의 본질을 밝히는 데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이동은, 2011).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교육용 게임 문화에 대한 연구들은 거의 이루어 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교육적 기능을 갖춘 다양한 기능성 게임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기능성 게임시장은 이미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10년 전 세계 기능성게임 시장규모는 30억 달러에 달하였고, 그 중 미국이 현재까지 시장비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2000~2010) 미국에서 개발된 기능성게임이 총 568종에 이르고 있는 상황4) 속에서 한국의 게임 산업도 향후 기능성 게임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조민식, 2014).
유럽의 시장조사기관 IDate는 전 세계 기능성게임 시장규모는(2010년 기준) 15억 유로이며 2015년에는 105억 유로 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IDATE, 2010). 현재 국내 기능성 게임 콘텐츠시장은 약 1,518억 원 규모로, 전 세계 시장의 약 4.6%를 차지하고 있다.5) 확장하는 기능성 게임시장,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용 게임시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대응을 위해서도 교육용 게임의 등장에 따른 청소년학습문화의 변형 행태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2. 이론적 논의
일반적으로 게임이라 하면 여가시간에 즐기는 유희의 수단 정도로 알고 있다. 즉 생업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남는 시간을 소비하기 위한 오락거리 정도가 가장 일반적인 설명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단어를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들의 행동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그 의미가 광범위하면서도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다.
게임(game)의 어원은 인도 유러피언 계통의 단어 ‘ghem’과 순수 옛 영어의 ‘gamen’에서 나왔다. ‘ghem’은 ‘흥겹게 뛰다’라는 의미이며 ‘gamen’ 역시 "즐거움으로 하는 것, 오락"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양자 모두 유희적 행위로 해석 가능하며 다양한 놀이 문화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최삼하ㆍ김경식, 2002).
여기에 현대 영어에서의 ‘game’은 ‘놀이’, ‘유희’, ‘경기’ 등의 의미와 더불어 '사냥감'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이는 ‘놀이’가 ‘경기’의 의미로, 특히 스포츠로서의 사냥에서의 ‘사냥감’으로 의미가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게임이 ‘사냥감’이라는 의미로도 쓰이는 것을 보면 인류가 생존을 위해 자연과 치열하게 투쟁하기 시작한 시기부터 게임이라는 말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즉 게임의 역사는 인류가 세상에 등장한 기원전 반만년 경으로 까지 소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김문조, 2001).
이렇듯 게임은 태초부터 우리 삶의 일부로서 존속하여 왔다. 오늘날에는 컴퓨터를 매개로 한 온라인 게임의 등장에 따라 게임은 현대인의 대표적인 여가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인이 경제적 수준 향상과 이에 파생되어 나오는 다양화된 문화적 욕구는 우리로 하여금 ‘일하는 기계’보다 ‘즐기는 인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유지시키게 하고 있다(심광현, 1998). 과거 여가문화는 소수 특권층만이 누릴 수 있었지만 최근에 대중화, 보편화되어 누구든지 즐길 수 있는 삶 자체가 되었다. 이 가운데 등장한 대표적 여가수단인 온라인 게임은 시공간의 한계를 타파하는 가상공간을 제공해 주었으며 이 속에서 현대인들은 타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제 게임은 보편적인 우리 삶의 방식이며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일상 곳곳에 존재하는 게임, 그중에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생한 온라인 게임은 청소년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여 청소년 일상생활 및 여가의 대표적 수단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1) 게임과 투쟁적 인간상(Homo volens) 그리고 열락적 인간상(Homo ludens)
이제 게임이 우리 사회의 한 중요한 문화코드로 자리 잡았음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청소년의 건전한 육성과 가치관 형성을 방해하는 유해한 오락물로 치부되곤 했던 게임은 이제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즐기는 것이 되었다. 그렇다면 왜 현재의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것일까. 이는 프로이드(Freud)가 말하는 ‘무의식으로의 왕도’인 꿈의 분석과 ‘투쟁적 인간상(Homo volens)’을 통해 청소년의 게임 몰입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다.
정신분석학은 작은 인간이 문화라 불리는 사회관계의 보다 큰 네트워크 안에서 특정한 개성과 성적정체성을 발달시키게 되는 방식을 설명한다. 그 대상으로서 저항(resistance), 억압(repression), 성욕(sexuality),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al complex) 등의 무의식적 기제를 연구대상으로 삼고, 모든 인간행위의 기저에 있는 근본적인 욕망의 구조들을 분석하고자 한다. 프로이드는 무의식을 발견하고 이론화하였는데, 그에게 있어 인간의 생활은 의식적 활동이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을 억압하는 과정이다. 즉, 현실원칙(reality principle)이 쾌락원칙(pleasure principle)을 억압한다(Freud, 1961 ; Allen, 1987).
‘무의식’은 충족되지 않은 욕구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그러나 무의식은 단순히 억압된 욕망을 위해 준비되어 기다리는 장소가 아니라 바로 억압활동에 의해 생산된 장소이다. 이러한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는 꿈이다. 꿈은 실제로 무의식적 소망에 대한 상징적 충족이기 때문이다. 무의식적 주체가 꿈을 생산하도록 하기 위해 무의식은 꿈 작업을 수행한다. 응측(condensation)과 전이(replacement)가 대표적인 꿈 작업이며 재현가능성(conditions of representability), 이차적 수정(secondary revision) 등도 수반된다(Allen, 1987).
꿈의 변형작업에서 무의식이 의식적 삶에서 직접적 표현을 찾지는 않는다. 그러나 의식적 활동과 무의식적 욕망 사이의 복잡한 통로는 언어라는 운반체를 통하여 분명해진다. 꿈과 마찬가지로 신경증, 말실수, 기억상실, 그리고 농담과 말장난 등은 무의식적 소망과 욕망이 외견상으로는 단순한 활동의 근저에도 깔려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게임을 하는 것도 무의식적 욕망에 의해 형성된다. 꿈이나 신경증 등의 언어를 통하여 우리에게 말하는 무의식이 존재한다(김문조, 2001). 특히 온라인 게임 상에서의 타자와의 만남은 면대면 접촉(Face to Face)이 아닌 익명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이 공간에서 청소년들은 욕설과 비방 등 직설적인 감정 표현을 하며 꿈 작업(dream-work)을 행한다. 스트레스로부터 억눌렸던 쾌락원칙이 가장 용이하게 발현될 수 있는 현실적 공간은 바로 온라인 게임 공간이다.
현재 청소년들이 즐겨 하는 온라인 게임은 생존 게임 형식의 전투적 게임이 가장 많다. 이 같은 전투 게임은 프로이드가 말한 인간상인 자신의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사회와 지속적으로 대항하는 ‘투쟁적 인간상(Homo Volens)’(최순남, 2005)이 발현되기 용이한 공간이다. 인간이란 무의식적인 내적 충동에 의해 야기된 긴장 상태를 제거하여 쾌락을 추구하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는 정신분석학적 인간관은 바로 인간이 왜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가에 대해 그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청소년들은 획일적으로 짜여진 학교생활과 입시스트레스로 인해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긴장상태가 지속 되고 있다. 변변한 여가활동의 수단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 청소년들은 게임을 통해 긴장을 해소하고 쾌락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 몰입은 ‘투쟁적 인간(Homo Volens)’의 모습으로서 사회가 정한 규범의 틀을 벗어나는 일탈행위로 간주하기 보다는 답답한 일상적 질곡에서 탈피하여 긴장의 해소와 자율적 인성 개발을 이루어 내는 모습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또한 게임의 의미를 재해석한 대표적인 학자인 호이징하(huizinga)는 인간이란 생각을 하는 존재 즉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인 동시에 놀이를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고 밝힌다.6) 호이징하는 게임을 단순히 재해석한 것이 아니라 게임에 신성함과 숭고함을 부여하였다. 즉 진지함과는 거리가 먼 여가시간의 유흥 정도로 인식되었던 게임 속에 숨겨진 또 다른 힘을 발견한 것이다. 게임은 우리 인간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법률, 문학, 예술, 종교, 철학이 창조되는데 깊은 영향을 끼쳤고 전쟁과 같은 인간의 야만성과 잔인함은 게임을 통해 치유할 수 있다고 보았다(이종인, 2010).
즉 게임이라는 것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참가하는 모든 참여자들이 ‘게임의 규칙(rule of game)’을 준수하고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승리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데 게임 속에서의 규칙이라는 공존의 지혜와 질서 그리고 타인의 역할기대를 인지함으로써 공동생활의 수칙을 내면화 하게 된다. 사회심리학자 미드가 타인의 역할을 단순히 모방하는데 그치는 예비단계(preparatory stage) 및 자신의 역할 수행에만 전념하는 놀이 단계(play stage)를 넘어 나와 남의 역할행위를 동시적으로 고려하는 게임단계(game stage)를 인성발달의 최종단계로서 설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김문조, 2001).
미드는 인간은 언어나 문자 등의 상징을 창조해서 타인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합리적 유기체이며, 따라서 인간의 행동은 서로 공유하고 있는 상징적 의미에 바탕을 둔 상징적 행동임을 강조한다. 인간 상호작용의 바탕이 되는 상징적 의미는 ‘사회화 과정(socialization process)’을 통해 학습되는데, 바로 이 사회화를 통해 인간의 마음과 자아가 발달하고 나아가서 개인은 사회와 통합된다(권희완 외, 1993 ; 손장권, 1994). 개인은 사회화의 과정에서 초기단계에는 부모나 형제와 같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 즉 중요한 타자를 통해 사회적 심벌, 즉 언어와 행동을 배우게 되는데 바로 이 단계를 ‘놀이단계(play stage)’라고 부른다. 즉 놀이단계의 사회화 과정에서는 어린이들이 부모나 형제 또는 주위의 가까운 사람들의 몸짓과 행동을 모방하면서 어린아이는 자신이 무엇인가에 관련된 자아개념(self-concept)을 정립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어린아이들이 점점 성장하면서 자신과 주위사람들과의 관계가 무엇인가를 깨닫기 시작하고 또 이 관계 속에서 자신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즉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배우게 되는데, 바로 이 단계의 사회와 과정을 '게임단계(game stage)'라고 부른다(손장권, 1994).
어린아이는 놀이를 통해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배우기 시작하고 점차 성장해감에 따라 그는 게임을 통해 자신의 역할과 다른 사람의 역할이나 행동의 관계를 조정할 줄 알게 되며, 또 집단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처럼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이는 초등학교 진학 이전부터 온라인 게임을 이용하는 현재의 청소년의 사회화 과정에 있어 온라인 게임에 의한 타인의 역할 기대와 인성개발 그리고 인간관계 확장을 이루어 내고 있다는 데서 게임과 청소년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청소년 문화와 청소년의 사회화에 온라인 게임은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2) 로제 카이와(Roger Caillois)의 놀이이론
열락적 인간상을 표현하는 Homo ludens를 주창한 호이징하의 뒤를 이어 로제 카이와(Roger Caillois)는 놀이의 교육적, 문화적 가치를 부여했으며, 놀이에 대한 유형적 분류를 하였다. 놀이는 그 수가 많고 무한히 다양하기 때문에 놀이의 분류원칙을 발견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호이징하는 놀이분류의 기본범주로 두 가지(경쟁과 모의)밖에 제시하지 못하였는데, 카이와는 경쟁과 모의 이외에도 운과 현기증이라는 두 개의 범주를 더 제시하였다. 호이징하는 인간의 공동생활 자체가 놀이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우리의 문명이 애초에는 '놀이된 것'이라는 결론에 까지 이른다(로제 카이와. 이상률 역, 1994).
호이징하의 관점을 빌리지 않더라고 온라인 게임이 문화영역에서 수행하는 기능은 놀이와 유사성이 많다. 오히려 기존의 놀이들의 대부분은 온라인 게임으로 재현되고 있다. 놀이는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고 추구하는 기본적 본능욕구에 해당되며. 인간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면서 성인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규칙들도 학습해 가게 된다. 이렇게 놀이는 인간의 삶을 확인 시키는 것으로 삶에 있어서 중요하고 유용한 도구임이 분명하다. 때문에 놀이에 대한 학문적 이론 또한 여러 사상가와 인류학자들에 의하여 정의 되고 또 연구되어왔다(Glasser, 1985).
그 중에서도 놀이이론의 대표적 학자인 로제 카이와는 놀이연구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 큰 기여를 한 학자이다. 그는 놀이를 문화 현상으로 인식했으며, 모든 형태의 문화는 그 기원에서 놀이의 요소가 발견되고, 인간의 공동생활 자체가 놀이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 하였다. 또한 그는 놀이를 하는 ‘정신’은 가장 높은 수준의 문화 활동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지적 발달과 정신교육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보았다(이혜수, 2010). 그러므로 놀이의 정신이야말로 문화 발전을 위한 창조력의 원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인간이 가진 어떠한 문화적 습관보다도 놀이가 인간을 평등하게 하며, 일체감과 해방감 그리고 즐거움 속에서 기존의 구속과 제약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고 주장 하면서 인간의 삶에 있어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였다.
(3) 게임과 후기산업사회적 가치관(post-industrial values)
현재 게임은 그 사회적 파급효과가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경제적 위상 면에서도 게임산업은 타 콘텐츠산업을 능가하는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바야흐로 “게임의 시대”가 전개되어 가고 있다.
소득의 증대, 생활수준의 향상, 여가시간의 증대와 더불어 여가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여가는 단순히 노동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보조수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삶의 의미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김광득, 1997). 이와 함께 여가활동의 일환인 게임의 수요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온라인 게임 이용에 집중되는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에서 여가가 삶의 목적이 되고, 노동은 여가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수단으로 변모했으며, 그 정도가 지나쳐 향락적인 여가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여가시간에 이루어지는 온라인 게임, TV시청, 영화, 스포츠, 독서, 공연, 연극, 미술, 음악, 전화 등의 활동은 문화를 발전시키는 수단이 된다. 여가는 인간의 삶 속에서 문화 창조의 토양이 되며, 여가 활동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여 전승, 발전되기도 한다. 21세기의 사회유형은 정보사회를 지나 여가문화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드림 소사여티(dream society)”로 진행하고 있다(권상희ㆍ홍종배, 2009). 산업사회와 정보사회의 생산과 ‘일’ 중심의 사회에서 ‘여가’ 중심 사회로 옮아가면서 개인생활은 경제활동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다원적인 여가활동사회로 진화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F. 에머리와 E. 트리스트가 제시한 ‘후기산업사회적 가치관(post-industrial values)’과 맥을 같이한다. 1970년대에 선진공업국 청소년들의 의식성향을 조사한 잉글하트(Inglehart)에 의해 재확인되어 ’탈물질주의적 가치관(post-materialist values)으로 개념화 되었는데, 이 같은 생활관의 변모는 일보다 여가, 생산보다 소비, 성취보다 자족을 선호하는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서 표출되어 왔고(Inglehart, 1990), 지금의 여가중심사회, 게임 중심사회로의 변화를 이끌었다.
현재 여가 문화활동은 개인의 자기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안경일ㆍ김재현, 2002) 인간관계망을 제공해 주고 있다(나명흔ㆍ최경호, 2005). 현대사회가 디지털과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네트워크사회로 진행되면서 여가 활동과 문화 활동이 인터넷으로 이동하고 인간관계도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여가문화에 대한 인식은 크게 바뀌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여가의 대부분을 온라인 게임을 이용하며, 초등학교 진학 이전부터 온라인 게임 이용을 통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등 ‘제3의 사회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4) 교육용 기능성 게임의 등장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이란 다양한 게임 형식을 활용해 재미요소와 교육적인 요소들을 함께 포함하고 있는 게임들을 말한다(MichaelㆍChen,2006). 현재는 교육, 과학, 의료,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대 적용되고 있다(Zyda, 2005). 기능성 게임의 대표적인 예로는 단백질 구조를 푸는 온라인 게임인 폴드잇(Fold It)과 암환자가 각종 치료 방법을 무기로 삼아 암세포를 물리치는 게임인 리미션(Remission) 등이 있다(조민식, 2014).
사실 교육과 학습 분야에서 게임을 교육 방법론 중 하나로 적용한 것은 오늘날만의 현상은 아니다. 클라크 앱트(Clark C. Abt)는 그의 저서 『Serious Game』에서 "게임이란 둘 혹은 그 이상의 의사결정권자들이 그들의 목적 달성을 성취하기 위해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활동으로, 오락적인 플레이만을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목적을 갖고 세심하게 고안 된다“고 정의하였다(Clark, 1970). 이는 게임을 유희적 측면만이 아닌 교육이나 설득과 같은 기능적 측면까지 확장시킬 수 있다는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교육적 목적을 갖고 세심하게 고안된다는 말은 교육적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 게임을 접목시키는 일이 이미 수 십 년 동안 진행되어 왔음을 시사한 말이다(이동은, 2011). 실제 교육의 지루함을 게임의 재미로 상쇄시키려는 노력으로 발생한 교육용 게임들은 이제 효과적인 학습도구로 인정받고 있다(Koster, 2005).
지난 2010년 전 세계 기능성게임 시장규모는 30억달러에 달하고, 그 중 미국이 시장비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2000~2010) 미국에서 개발된 기능성게임이 총 568종에 이르고 있는 상황7) 속에서 한국의 게임 산업도 향후 기능성 게임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기능성 게임의 핵심으로 대두되고 있는 교육용 게임(Educational Game)은 이미 미국을 비롯해 유럽시장에서 교육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아직까지 교육용 게임에 대한 정의와 기준이 모호한 상황 속에서 학술적 연구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관련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 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초, 중, 고등학교의 디지털 교과서 전환의 상황 속에서 앞으로 게임과 교육의 결합인 교육용 게임의 발전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게임은 청소년 여가 및 놀이 문화로서 그리고 교육의 일환으로 활용이 될 것이다. 더 이상 게임이 셧다운 제도와 같이 청소년들이 멀리해야 할 문화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문화로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
문화연구에 있어 끊임없이 제기되는 논쟁 중 하나가 바로 방법론적 논쟁이다. 이는 문화연구 자체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역사적 경험이나 미학적 경험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과연 그 연구대상을 객관적으로 살펴 일반화할 수 있는 연구방법이 존재하는가의 문제가 논의의 중심에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의 문화연구를 보면 주류 사회과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과학적 연구방법인 가설연역모형(hypothetico-deductive model)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가설연역 모형은 일반적인 현상 설명에 적합한 가설을 설정하여, 이로부터 연역적 추론을 통해 그 가설을 시험할 수 있는 잣대를 마련한 뒤, 시험과정을 통해 가설을 법칙이나 이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그러나 가설연역모형이 과연 과학적 연구의 전부이거나 과학적 연구를 대표하는가의 문제는 지속적인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Stephenson, 1953). 논쟁의 핵심은 뉴턴 역학의 패러다임이 지배하던 시대에 정립된 자연과학의 연구방법이 오늘날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가에 있다. 현재 발생하는 여러 사회현상과 새로운 문화적 흐름들을 보면 확실성과 객관성의 원칙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적 연구만으로 설명하기가 힘든 현상들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근대의 과학적 연구방법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인식론적 개발을 요구하는 징후이다.
문화연구에게 이러한 방법론적 문제들에 있어 방법론적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과연 타당한 문제일까라는 지적에서부터, 그로스버그(Grossberg)는 문화연구에 고유한 방법이란 없으며, 문화연구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유일한 답도 없다는 말로 이러한 고민을 표현한다(White & Schwoch, 2006). 문화연구의 방법론은 얼마나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결론을 내느냐에 관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문화연구란 얼마나 잘 관찰하고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느냐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1) Q방법론의 접목
본 연구는 문화 연구 방법론의 일환으로 Q방법론을 접목시켜 보고자 한다. Q방법론은 인간의 주관성을 관측하는 방법론으로서 일상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느낌, 감정, 직관, 상상력, 믿음, 관념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조사 방법이다.
Q 방법론의 핵심 요소는 Q 분류(Q sort), 집합(concourse), Q 요인분석(Q factor analysis)이다. 집합은 피조사자가 연구 대상에 대하여 가질 수 있는 가능한 유력한 생각들을 작성해 모아놓은 것이다. 이것은 피조사자가 특정 주제에 대하여 말하고 생각하는 모든 진술이나 표현의 총량이다. 다른 말로 하면, 피조사자들에게 질문될 진술문 전체가 바로 집합인 셈이다. 이러한 진술문의 작성을 위해서 연구자는 참여관찰 및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의 광범위하고 다양한 생각이 포함되도록 Q 분류 항목을 구성하게 된다. 이후 연구자는 카드에 진술문을 하나씩 담아서, 피조사자들에게 제시하고, ‘가장 동의한다’로부터 ‘가장 동의하지 않는다’에 따라 등급 분류하도록 요구하게 된다. 분류가 끝난 이후 행하는 Q 요인분석(Q factor analysis)은 피조사자가 Q 분류한 데이터에 대한 요인분석으로서 일반 요인분석과 달리 피조사자들이 변수이다. 즉 피조사자들이 공유하는 주관적 관점에 따라 몇 개의 집단으로, 어떻게 나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김흥규, 2009).
이 같은 Q방법론의 절차는 ‘외부로부터 설명’하는 방법이 아닌 ‘내부로 부터 이해’하는 접근 방법이다. 또한 연구자의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 대신에 응답자 스스로 그들의 의견과 의미를 만들어가는 자결적 정의(Operant Definition)의 개념을 채택하고 있다. Q분류에 이용되는 진술문들은 모두 응답자의 자아참조적(self-referent)의견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Stephenson, 1953).
이 같은 연구대상의 주관성을 측정하는 Q방법론은 일상문화 연구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느낌, 감정 등의 주관성을 측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론이다.
또한 그로스버그가 문화연구는 '맥락을 중요시' 여긴다고 말했듯이 문화연구의 핵심은 얼마나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결론을 내느냐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 관찰하고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느냐에 관한 것이다(김흥규, 2009). 이러한 측면에서 일상문화 연구에 대한 질적 연구의 중요성을 들 수 있는데 Q방법론은 진술문 구성을 위해 심층면접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질적 연구가 병행되어 이루어지는 방법론이다. 질적 연구와 함께 주관성을 기반으로 하여 집단 간 유형화를 도출해 내는 Q방법론은 일상생활에 대한 보다 다양한 주제들의 확산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며, 보다 심층적이고 정교한 일상의 분석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3. 연구대상 및 연구방법
Q 분석은 일반 통계방법과 달리 연구결과를 일반화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현상에 대한 이해가 목적이기 때문에 P-표본(실제 Q분류에 참여하는 응답자)을 선정하는데 필요한 확률적 방법이 요구되지 않는다. 따라서 본 연구주제에 적합한 교육용 게임 이용 경험이 있는 10세~19세 까지의 남녀 청소년들로 한다. 이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학습문화 변형행태를 발견하기 위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청소년들을 모두 포괄하기 위함이다. 구체적으로 P-표본은 응답자 선정 질문지를 통해 추출하였는데 게임차트 기준8) 상위 10개 온라인 게임 홈페이지 게시판, 각 게임별 팬 사이트 두 곳에 지난 2011년 9월 1일부터 10월 30일 까지 게시하였다. P-표본의 선정에 있어 게임차트 기준 상위 10개 온라인 게임 사이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이유는 Q문항 작성을 위해 2010년 12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까지의 참여관찰 및 사전 예비조사를 통하여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게임은 게임차트 기준과 큰 차이가 없으며, 게임차트 순위의 열람을 통해 게임을 접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이중 일부는 성인이용 게임가 등급이지만 사실상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대부분이 당해 게임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이다. 이들 게임 이용자의 특성은 보편적 게임 이용 청소년을 대표한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교육용 게임 이용 경험이 있는 청소년을 표집 하는 과정에서 조사협조 및 참여과정을 고려하여 결정하였음을 밝힌다.
상위 10개 온라인 게임 사이트 이용자 중 장시간의 조사에 대한 협조 여부 및 조사장소에 대한 접근성을 고려하여 서울 및 경기도 거주 청소년으로 한정하였다. 또한 교급별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을 맞춘 결과 총 30명이 P-표본으로 선정되었다. P-표본으로 선정된 대상은 성별로는 남성 15명, 여성 15명이고, 연령별로는 13세 이하 10명, 14세 이상 16세 이하 10명, 17세 이상 19세 이하 10명이었다.
Q분석을 위한 P-표본 30명의 인적사항은 아래와 같다.
(1) Q-문항의 선정
Q 방법론의 핵심은 진술문의 작성이다. 진술문은 모집단의 주관적 느낌과 생각을 대변하는 것으로서 연구자에 의해서 작성되는 것이 아닌 모집단 스스로 도출해 내야만 한다. 진술문을 토대로 요인분석이 이루어지는 만큼 진술문 작성에는 참여관찰과 더불어 심층 면접 및 FGI가 이루어 져야 한다. 때문에 Q방법론의 전체 과정은 참여관찰과 FGI가 포함되는 총체적인 방법론의 특성을 띄게 된다(김흥규, 2009). 온라인 교육용 게임과 청소년학습문화 간의 변형행태를 알아보기 위한 참여관찰은 2010년 12월 1일부터 2011년 12월 30일 까지 총 1년여 기간 동안 게임차트 기준 상위 10개 온라인 게임 사이트를 대상으로 이루어 졌다. 이 기간 동안 진술문 작성을 위한 총 네 차례(3,6,9,12월)에 걸친 FGI가 실시되었다. FGI 참석 인원은 각각 30명씩 이었으며 참여관찰기간 동안 Snowball Sampling을 통해 남성15명, 여성 15명의 동수표집을 행하였다. 이 같은 1년여 기간 동안의 참여관찰과 FGI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총 20개의 Q문항이 선정되었다. 세부적으로 문항은 교육용 게임에 대한 생각(1,4,5,6,9), 온라인 게임과 학습간의 관계(2,7,13,14,15,16,17,18), 스마트폰 기반 교육용 게임의 출현에 대한 생각(3), 온라인강의에 대한 생각(8,10,11), 기능성 게임에 대한 생각(12), 디지털교과서와 게임간의 관계(19,20) 등을 묻는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5,8,9,12번 문항은 관련 동영상 시청 후 분류를 하는 문항임을 밝힌다.
(2) Q-분류
Q표본과 P표본의 선정이 끝나게 되면 P표본으로 선정된 응답자(Q-sorter)에게 일정한 방법으로 Q표본을 분류시키는데 이를 Q분류(Q-sorting)라 부른다. Q분류는 개인이 복잡한 주제나 이슈 또는 상황에 관한 자신의 태도를 스스로 모형화 하는 것을 말한다(김흥규, 2009). 응답자는 제시된 진술문을 읽고 1점에서 7점까지 자신의 동의 정도를 응답하도록 한다. 응답자가 Q문항을 분류하는 방법에는 조사자의 설명에 따라 구조화된 모형에 카드를 분류를 하는 강제분류법(forced sorting)과 조사자가 배제된 상황에서 응답자 스스로 설문지를 읽어보고 Q문항을 분류하는 비강제분류법(unforced sorting)이 있다. 이중 설문지를 통한 방법이 보다 간편하나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응답자의 지시문에 대한 이해의 오류를 막고자 카드 방법을 사용하는 강제분류법을 사용하였다.
Q분류의 절차를 간단히 소개하면 Q표본으로 선정된 각각의 진술문이 적힌 카드를 응답자가 읽은 후 긍정(+), 중립(0), 부정(-)으로 크게 3개 그룹으로 분류한 다음 긍정 진술문에서 가장 긍정하는 것을 차례로 골라 바깥에서부터(+3) 안쪽으로 분류를 진행하여 중립부분에서 마무리 하게 한다. 같은 방법으로 부정 진술문들을 분류한 이후 나머지는 중립의 위치에 둔다. 이 같은 순서로 7점 척도 각 20개의 Q-문항을 분류해 나가는데, 응답자가 가장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은 진술문에 대해서는 별도로 자세한 의견을 물어본 후 기록한다. 이는 이후 Q요인 해석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를 위해 선정된 P-표본 30명에 대한 Q분류는 ‘미래청소년문화연구회’의 사무실에서 2012년 1월 한 달 동안 진행이 되었다.
(3) 분석방법
온라인 교육용 게임에 대한 학습문화 변형 행태를 분석하기 위해 P표본에 대한 조사가 끝나고 나면 수집된 자료를 점수화하기 위해 Q표본 분포도에서 가장 부정하는 경우 (-3)을 1점으로 시작하여 2점(-2), 3점(-1), 4점(0), 5점(+1), 6점(+2), 7점(+3) 순으로 점수화 한다.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원 점수의 분포는 -3에서 +3까지 이므로 평균값은 0이 되지만 계산상의 점수로 바뀌면 모두 양의 수가 되어 자료의 처리가 쉬워지고 입력상의 오류도 덜어준다.
이 부여된 점수를 진술문 번호순으로 코딩하고, 이렇게 30명의 응답자들에게 수집된 자료는 QUANL프로그램을 이용해 각 응답자들의 상관관계계수를 구하고 주요인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을 행한다.
Ⅲ. Q분석 결과
총 30명의 P-표본을 대상으로 2012년 1월 한 달 동안에 걸쳐 Q분류가 이루어 졌다. 이는 Q분류 시 실험자가 직접 P-표본인 응답자를 한 명씩 만나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응답자가 Q 분류를 하는 데 비교적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Q문항 가운데 동영상이 있는 문항이 있기 때문에 컴퓨터를 보조적으로 활용하였음을 밝힌다.
Q분류가 끝난 이후 Q분석 프로그램인 “QUANL"을 이용하여 Q 소팅과 Q 요인분석이 실시되었다.
1. Q분석 결과
온라인 교육용 게임과 청소년 학습문화에 대한 Q분석 결과 총 7개의 유형을 발견하였다.
위의 표를 보면 요인 1에는 4명, 요인 2에는 9명, 요인 3에는 6명, 요인 4에는 3명, 요인 5에는 3명, 요인 6에는 1명, 요인 7에는 4명 등으로 나타났다.
제1유형에 속한 인원은 총 4명이다. 다음은 제1유형에 속한 인원이다.
1유형의 특징은 적극적인 교육용 게임의 수용이다. 게임 내에서 좋은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고(#2, z=1.77), 스마트폰 기반 교육용 게임의 출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3, z=1.47). 그러나 인터넷 기반 동영상 강의 형태인 온라인 교육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10, z=-1.02).
이정혁(남,14): 인강9)은 아무리 재미있어도 인강이고 게임은 다르죠.
박경은(여,17): 교육게임은 정말 재미있어요. 게임도 하고 공부도 하고... 인강은 평소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스마트폰으로 교육게임어플 다운 받아서 해봤는데 정말 재미있어요.
2015년 디지털교과서의 전환을 앞두고 디지털 교과서를 보기 위한 단말기(테블릿PC)의 보급이 일반게임의 과몰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20, z=-1.17), 게임으로 학교 수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19, z=1.10)
김지언(여,16): 테블릿으로 학교에서 수업하면 게임 하기 쉬워지지만 교과서에 동영상도 나오고 사진도 리얼하니까 정말 좋을 것 같애요. 게임은 적당하게 할 것 같은데...
전세미(여,17): 뉴스 보니까 대학에서 게임으로 수업하고 하는 거 봤는데 중고등학교도 그렇게 하면 진짜 애들 다 집중력은 엄청나 질 것 같애요.
제2유형에 속한 인원은 총 9명으로 전체 학습 유형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2유형은 교육용 게임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관망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기반 교육용 게임에 대해서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3, z=-1.15), 국어학습게임을 보여주었을 때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9, z=1.02).
그러나 기능성 게임 개발 관련 기사를 보여주었을 때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12, z=-1.10), 아직까지 게임과 교육의 접목에 있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연주(여,16) : 부모님도 교육게임은 별로라고 생각하고, 저도 아직까지는...
김규진(남,18) : 아까 국어게임 괜찮긴 한데.. 그래도 기초수준이야 게임으로 구현을 해도 중급이상 난이도 있으면 게임으로 만들기 힘들 텐데요.
박다해(여,19) : 아직까진 모르겠어요. 요즘 스마트폰 기반으로 많이 나오던데...
제3유형에 속한 인원은 총 6명이다.
3유형은 교육용 게임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자주하는 교육용 게임이 있지만(#1, z=1.26), 게임을 통한 교육이 효과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7, z=-1.47). 또한 디지털교과서 개편에 따른 단말기 이용으로 일반 게임을 많이 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20, z=1.36).
즉 현재 교육용 게임을 이용하고 있지만 단순 재미를 위해 이용을 할 뿐, 교육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박의수(남,15) : 그냥 교육게임이 많이 나오는데 스마트폰 어플 게임 중에 무료가 많으니까... 유료는 안하거든요. 근데 교육게임이 무료가 많아서 한번 쯤 해봐요. 한번 하고 바로 지워요.
한지영(여,14) :, 별로.. 그냥 하는 거지.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제4유형에 속한 인원은 총 3명이다.
4유형의 경우 타 유형과는 구분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단순히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3유형처럼 교육용 게임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디지털교과서로 바뀌면 게임을 많이 할 것 같고(#20, z=1.82), 온라인 교육이 게임처럼 재미있으면 자주 접하고 싶다는 유형이다(#10, z=1.33). 또한 국어학습게임 영상에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9, z=1.43). 그러나 교육용 게임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으며 단순히 게임은 공부를 방해 한다기보다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이재우(남,19) : 교육게임도 해 보면 재미있는 것도 있고.. 그냥 재미있으면 해요.
제5유형에 속한 인원은 총 3명이다.
5유형은 교육용 게임에 대해 회의론을 넘어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온라인 강의도 재미있고, 국어학습게임도 영상을 보면 재미를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게임 내에서 좋은 정보를 얻기는 힘들고(#2, z=-1.77), 악기교육게임 영상을 본 이후에는 직접 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5, z=-1.33). 또한 스마트폰 기반 교육 게임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3, z=-1.31), 나중에 커서 본인의 자녀에게 교육용 게임을 권장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4, z=-1.15).
강형석(남,12): 게임 하면 맨날 욕하는데 교육게임도 똑같죠. 안보니까 막 욕하고 그럼 기분 나빠져서…
공슬예(여,11): 영상 보면 재미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막 하고 싶진 않아요.
송경민(남,14): 교육 게임도 보면 애들끼리 욕하고 그러는데.. 제가 나중에 결혼해서 자식 생기면 별로… 그냥 책상에서 공부시키지 게임으로 하는 거는…
5유형의 연구를 통해서 교육용 게임에서 조차 악성 댓글과 욕설이 일상화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6유형에 속한 인원은 총 1명이다.
6유형은 전반적으로 교육용 게임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그 효과가 다르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게임을 공부를 방해하는 것으로 간주하지만(#18, z=1.65), 교육용 게임에 의한 학교수업의 가능성(#19, z=1.10), 기능성 게임에 대한 긍정적 반응(#12, z=1.10), 그리고 스마트폰 기반 교육용 게임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3, z=1.65). 그러나 게임을 통한 교육의 효과에 대해서 긍정적 반응이 아닌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7, z=-1.65). 어찌 보면 모순적 반응으로 볼 수 있지만 진술문 분류 이후 면접을 통해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최대규(남,12): 게임 오래하면 공부에 방해되니까 좋지는 않지만 교육용 게임은 재미도 있고 배울 것도 있어서 좋아요. 근데 주변 애들 보면 교육용 게임이라 해도 재미있는 '미니게임'만 하고 배우는 코너에서는 안하고 그냥 꺼버리고.. 그러니까 사람마다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게 틀릴 것 같애요.
때문에 6유형은 교육용 게임의 학습 효과가 상대적으로 다르게 나올 것으로 보는 상대적 수용형으로 명명하였다.
제7유형에 속한 인원은 총 4명이다.
7유형은 교육용 게임에 대한 관심이 없고 평소 게임과 학습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해 보지 않은 유형이다. 또한 온라인 강의에 대해서도 별다른 흥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단순히 공부도 게임처럼 재미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14, z=1.51), 구체적인 교육용 게임에 대한 표준점수가 나오지 않는다. 악기게임 영상에 대해서는 참여의사가 있지만 국어학습게임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평소 인터넷 강의를 자주 보지도 않으며, 온라인 교육에 대한 흥미도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7유형은 교육용 게임 나아가 온라인 교육에 대해서도 큰 흥미를 두고 있지 않다.
김강현(남,16) : 그냥 교육게임 생각 안 해봤어요. 인강도 별로… 그냥 참고서로 공부해요.
정하나(여,18) : 그래도 책으로 보는게… 학원 다니고…
Ⅳ. 연구결과의 요약 및 함의
1. 요약 및 결론
Q분석 결과 총 7개의 유형이 발견 되었는데 교육의 수단으로서의 게임에 대해서 부정적인 성향을 갖는 유형이 상당 수 발견되었다. 각각의 유형 비교를 통해 보아도 5, 3 유형은 학습에 있어서 게임의 활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2, 7 유형은 관망 내지는 무관심한 반응을 보인다. 반면 1유형과 6유형은 학습에 있어 온라인 게임의 활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가장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제1유형으로서 특히 스마트폰 기반 교육용 게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또한 게임을 활용한 학교 수업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2015년 초, 중, 고등학교 디지털교과서 전환에 따른 단말기(테블릿 PC) 이용 수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가장 부정적 성향을 보이는 집단인 제5유형의 경우는 스마트폰 기반 교육 게임에 대해서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3, z=-1.31), 나중에 커서 본인의 자녀에게 교육용 게임을 권장하고 싶어하지 않는다(#4, z=-1.15).
중요한 것은 온라인 게임에 의해 청소년 학습문화가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과 아울러 최근 게임업계의 최대 화두이자 게임관련 학회의 화두가 바로 교육용 게임을 포함하는 기능성 게임의 개발이다.
또한 교과부 방침에 따라 현재 이미 시범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가 향후 교육과 게임, 자가 학습과 게임의 접목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으로 청소년 학습 문화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이기에 이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과 현재 온라인 게임에 의해 학습 문화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청소년들은 어떤 행태를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본 연구를 통해서 도출된 유형들에서 보이는 교육용 게임에 대한 부정적 요소를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미 공교육이 변하고 있고 관련 산업도 변하고 있다. 5유형에서 보이고 있는 교육용 게임의 부정적 요소인 일반 오락성 온라인 게임에서 그대로 전이된 교육용 게임 내 악성 댓글 및 욕설 현상, 2유형에서 보이고 있는 교육용 게임의 난이도 문제, 7유형에서 보이고 있는 교육용 게임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모든 유형에 걸쳐서 도출되었던 부모님의 교육용 게임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2. 본 연구의 함의 및 한계점
본 연구가 갖는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연구에 있어 끊임없이 제기되는 논쟁 중 하나가 바로 방법론적 논쟁이다. 이는 문화연구 자체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역사적 경험과 미학적 경험 그리고 주관성을 연구대상으로 하기 때문인데, 과연 그 연구대상을 객관적으로 살펴 일반화할 수 있는 연구방법이 존재하는가가 문제의 핵심이다. 또한 본 연구는 특히 기성세대에게는 부정적 인식이 강한 피험자(청소년)의 ‘게임행위’에 대한 조사이기 때문에 연구자의 편견과 함께 피험자 스스로 부정적 답변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다. 때문에 연구자의 편견을 배제하고 피험자 스스로의 ‘내적동기(internal motivation)’에 의해 다양한 행위양태 및 집단 간 유형화를 도출해 내기 위한 방법론으로 본 연구는 Q방법론을 활용하였다. Q방법론은 현재 한국의 문화 연구에 있어 대다수를 차지하는 문헌연구와 인터뷰 등의 한정적인 방법론을 탈피하여 새로운 문화 연구의 방법론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둘째, 온라인 교육용 게임과 청소년 학습문화 연구에 있어 계량적 연구를 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 주었다. 본 연구는 학습문화 전반에 대한 계량적 연구는 물론 특정 유형의 집단에 대한 선별적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분석은 모집단의 다양한 행태와 유형을 발견해 내는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 연구의 함의가 보다 충분한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함에 이를 향후 과제로 삼고자 한다.
첫째, 게임차트 기준 상위 10개 사이트 이용자들 대상으로 P표본을 선정했으며 아울러 장시간의 Q소트를 위해 접근성이 용이한 수도권 거주 청소년들만을 선정했다는 것이다. 모집단 내 다양한 행위양태를 도출하는 것이 Q분석에서 중요한 만큼 P표본에 보편성 및 지역성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 본 연구의 한계라고 볼 수 있다.
둘째, Q문항은 모두 응답자의 자아참조적 의견 항목이었지만 학습문화 변형행태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하고 다양한 진술문을 구성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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