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관람객에서 창작자로!” 어린이박물관 메타버스 플랫폼 전시 적용 실행연구: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초록
이 연구는 어린이가 메타버스 플랫폼의 창작자로 참여하고, 이를 전시에 적용하는 과정을 분석하여 어린이박물관의 ‘어린이 주도적 참여’ 정착을 위한 실행연구(action research)이다. 이를 위해 게임창작 경험이 있는 초등고학년 어린이를 선발하여 로블록스 창작워크숍을 운영하고, 완성된 게임을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에 탑재하였다. 연구의 현장은 개관예정인 국립박물관단지 어린이박물관으로, 어린이가 창작한 게임은 기획전시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전시로 구현될 예정이다.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어린이 주도적 참여’ 정착을 위해 필요한 환경 여건과 시사점으로 ① 기획자는 어린이들의 자주적 활동의 가능성을 읽어내고 박물관의 전시로 끌어낼 수 있는 안목과 전문성을 키워야 하며, ② 사회와 가정에서 어린이 세대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이들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어른들의 태도와 노력이 필수적이고, ③ 전시기획 단계에서 기술과 시대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알파세대의 특성을 반영하여 어린이가 주도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치들을 찾아내야 한다. 본 연구는 어린이가 메타버스 전시의 창작자로 참여하고, 이를 전시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어린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어린이박물관을 모색해본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어린이박물관에 보다 발전 된 어린이 참여콘텐츠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어린이세대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어린이의 주도적 참여가 정착되는데 미약하게나마 기여하기를 바란다.
Abstract
This study is an action research for the implementation of ‘child-led participation’ in the Children's Museum to analyze the process of children’s participation as creators of the metaverse platform and to apply the process to museum exhibitions. For the research purposes, elementary school students with experiences in game creation were selected and a Roblox creation workshop was operated. And the completed games were loaded onto Roblox, a metaverse platform. The site of the study is the Children's Museum of the National Museum Complex, which is scheduled to open, and games created by children will be implemented as metaverse platform exhibitions as a special exhibition.
The study results show that the environmental conditions to implement‘child-led participation’ are as follows. ① It is necessary to realize the possibility of children's independent activities, ② to understand and strive for the children's generation, ③ when planning an exhibition, it is necessary to understand the trend of technology and era change and find interesting ways that children can lead by reflecting the characteristics of the alpha generation.
This study is meaningful in that it sought a children's museum in which children participate as creators of metaverse exhibitions and children participate in the process of applying them to exhibitions. Through this study, it is hoped that more advanced child participation contents will be developed in the children's museum and that it will contribute to the implementation of children's leading participation based on an in-depth understanding of the children's generation.
Keywords:
metaverse platform, Roblox, child-led participation, action research, Children's Museum of the National Museum Complex키워드: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 주도적 참여, 실행연구, 국립박물관단지 어린이박물관Ⅰ. 서 론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을 비롯하여 국내 대부분의 어린이박물관은 10세 미만의 어린이를 주요 관람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박물관의 전시는 기본적으로 박물관 관계자나 기획자 같은 어른이 기획하여 전시물로 제작하고, 어린이는 단순히 체험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이가 주도적으로 전시기획 및 개발에 참여하기 어렵고, 수동적 관람객으로 머무르는 현실 속에서, 부모들 사이에서는 주요 이용 대상마저 중복되어 어린이박물관을 저렴한 키즈까페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는 통상적으로 유아와 초등학생을 호칭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국제법인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아동(children)은 만 18세 미만을 기준으로 하고, 국내법에서도 법령에 따라 만 13세부터 만 18세 미만까지 연령 범위를 다양하게 정하고 있다. 어린이의 연령 기준이 국내외에서 통용되는 범위가 서로 다르더라도 만 12세까지인 초등학생의 연령보다 높은 셈이다.
그럼에도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어린이박물관에 초등고학년은 왜 가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본 연구는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박물관이 어린이에 해당하는 초등고학년에게 외면받는 실정에서 이들이 전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면 초등고학년도 즐겨 찾는 어린이박물관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해 볼 필요가 있다.
근래에 들어 국내에서는 작품에 대한 관람객의 참여를 이끄는 참여형 전시가 활발하게 기획되고 있다. 참여형 전시란 관람객이 단순히 수동적으로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능동적으로 작품의 완성에 관여하는 전시를 의미한다(이혜진, 2019). 관람객은 보기만 하는 관람형 전시보다는 참여형 전시가 이해도를 높이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점에서 더 선호하며, 직접 작품 제작에 참여하면 박물관에 방문할 의향이 높아진다(정유리, 반영환, 2019)는 연구결과가 있다. 참여형 전시는 관람객이 작품에 관여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자신이 만든 새로운 가치를 다른 관람객과 나누며 상호작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궁극적으로 관람객의 창의적 활동과 사회적 활동을 진작하는데 의의가 있다(Simon, 2010)고 할 수 있다. 이와같이 초등고학년도 어린이박물관에 흥미를 갖게 될 장치로서 직접 전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도해본다면, 참여한 과정과 결과를 또래 집단과 공유하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이들의 지속적인 방문과 참여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연구의 필요성은 이 연구의 사례인 국립박물관단지 어린이박물관의 전시설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2027년까지 세종특별자치시에 조성하는 국립박물관단지의 첫 번째 박물관인 어린이박물관은 2023년 연내에 개관할 예정이다. 본 연구는 개관 예정인 어린이박물관을 연구의 현장으로 하는 실행연구(action research)이다. 개관전시의 기획과 설치과정에서 관람객이 특정 연령대에 편중되어있는 어린이박물관의 현실과 어린이가 박물관의 주체가 아닌 이용 대상으로만 머물러있는 현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기반이 되었다. 특히 어린이의 범주에 있음에도 어린이박물관과 거리감이 있는 초등고학년의 참여와 이용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어린이박물관에서 즐길 수 있는 전시물과 어린이가 참여하여 만드는 메타버스 플랫폼 전시를 기획하였으며,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연구를 병행하였다.
이를 위해 초등고학년 어린이가 참여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전시를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로블록스(Roblox) 창작워크숍을 운영하였다. 제페토, 게더타운, 마인크래프트 등 상용화된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 중에서 로블록스를 선택한 이유는 게임의 플레이와 창작이 동시에 가능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에 태어난 현재 초등학생들은 MZ세대와 달리 알파세대(Generation Alpha)로 분류된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기기를 접한 디지털 온리 세대로, AI와 대화하면서 가상현실을 접하고 모바일 문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세대(김영아, 한정엽, 2022)라는 점이다. 이들은 단순히 메타버스를 즐기기보다 메타버스에서 직접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는다(조현기, 2022).
로블록스는 가장 진화된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홍희경, 2021). 전 세계 180여 개국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게임 형태의 설계 개념을 갖고 있어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고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월드 게임 방식의 메타버스 플랫폼이다(백재순 외, 2023). 또한 어려운 코딩이 필요 없는 게임 제작 플랫폼을 제공하여 만들면서 배울 수 있는(learning by making) 가능성을 가진다(조현기, 2022).
본 연구의 목적은 어린이가 메타버스 플랫폼의 창작자로 참여하고, 이를 전시에 적용하는 과정을 학술적으로 분석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전시와 연구동향을 분석하고, 어린이박물관과 초등고학년의 관계성 및 로블록스의 창작환경을 연구의 배경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Hart의 어린이 참여의 사다리를 분석틀로 하여 전시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어린이 참여단계를 분석하고, 참여자 분석을 통해 어린이박물관의 ‘어린이 주도적 참여’ 정착을 위한 환경여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연구의 배경과 분석틀
1.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전시 연구동향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이 상용화되면서 박물관 전시도 가상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메타버스 전시의 특징을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해보면,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어(고연심, 박명선, 2022), 전시 공간의 새로운 확장과 관람객의 큐레이션(curation) 역할을 주어지게 했다는 점(김기라, 2021)을 들 수 있다.
오프라인의 전시장과 비교해보면, 아바타를 통한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비선형 스토리와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며, 현실과 동일한 수준의 공간감과 실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송만영, 2022)과 함께 전시 공간을 공유와 향유 중심인 공간으로 바꿔나가고(김기라, 2021)있다는 점이다. 특히 물리적인 제약이 없이 가상공간에서 다양하게 공간과 전시를 제작할 수 있으며, 직접체험이 가능한 경험을 제공하여 관람객의 능동적 참여를 요구할 수 있다(천수빈, 여화선, 2022).
박물관의 메타버스 전시 유형은 도입 초반에는 온라인 박물관을 표방하며 VR 콘텐츠를 활용해 실제 오프라인 공간을 그대로 구현하는 방식이 주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완성도 높은 메타버스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송만영, 2022). 최근에는 상용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를 구현하고 있는 추세이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국내의 제페토, 이프랜드가 있으며 해외는 세컨드라이프, 게더타운, 마인크래프트,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등이 대표적이다.
오프라인의 전시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구현한 전시의 대표적인 사례로 국립중앙박물관이 2021년 제페토에 구축한 ‘힐링동산’이 있다. 이 전시는 오프라인 전시의 반가사유상을 가상공간에서 관람객이 여러 전시 공간 중 하나(동산, 동굴)를 선택하여 즐기고, 퀘스트와 게임을 통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관객들이 부가 서비스를 즐기면서 작품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고 각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체험을 통해 감상할 수 있었다는 점(최은진 외, 2022)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아니지만 3D 저작도구인 유니티(Unity)로 구현된 전시 사례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오프라인 전시 <생의 찬미: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의 메타버스 전시인 <생의 찬미 메타버스>가 있다. 전시 공간, 전시물, 전시 동선에 대한 정교한 데이터와 아바타를 이용해 자동관람 및 공유, 조작법에 대한 설명, 미니 맵, 방명록 등의 추가 기능이 두었다. 그러나 오프라인 전시의 예술적 가치나 진정성과 아우라 등 미학적 경험을 발생시키는데 한계를 지녀 궁극적으로 메타버스 전시가 오프라인의 전시를 대체할 수 없다(박지수 외, 2022)는 연구결과가 있다.
박물관 이외에도 전시기획사에서 구현한 ㈜미디어앤아트의 ‘반 고흐 인사이드(2021)’와 ‘요시고 사진전(2021)’의 메타버스, (재)티앤씨재단(T&C Foundation)의 아포브(APoV : Another Point of View)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 메타버스(박지수 외, 2022) 등을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전시 공간을 그대로 구현한 ‘버츄얼 월드’ 전시 유형은 관람객에게 실제 박물관에서는 체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전시 경험을 제공한다(박수빈, 이현경, 2021). 하지만 박물관의 메타버스 전시가 오프라인 전시의 보완재로서 역할이 아닌, 메타버스가 갖는 차별적이고 고유한 특성을 활용한 전시로 발전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를 활용한 사례연구를 살펴보면, 교육적인 활용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먼저 아트센터나비에서 융합인재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로블록스를 활용한 연구가 있다(윤진영 외, 2021).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생을 교육대상으로 메타버스의 개념을 이해하고,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해 작품을 설계·구현함으로써 문제해결력과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참여자들은 직접 로블록스를 활용해 아트센터나비의 가상공간을 제작하였다.
문신미술관에서는 현실 세계와 메타버스 공간의 문화 참여를 연계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연구하였다(남상훈, 2022). 대학생을 대상으로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메타버스 플랫폼에 문신미술관을 조성하고, 확장현실기술을 이용하여 문신작가를 3D 모델링 하는 활동이다. 연구결과로, 이 과정에서 참여자는 로블록스 사용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지역문화공간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성과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두 연구 모두 로블록스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활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그러나 참여자가 미술관의 전시나 교육에 주체성을 가진 행위자가 되는 것이 아닌 교육의 대상으로 한정된 점과 로블록스 스튜디오 역시 창작의 도구가 아닌 교육을 위한 소프트웨어로 사용되고 있는 점은 한계로 남는다.
로블록스만큼 메타버스 전시에 자주 활용되는 제페토를 이용한 VR 미술전시를 기획한 연구(김혜진, 2022)도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VR 미술전시 수업 모델을 수행하면서 메타버스의 생태를 이해하고 미술과 온라인 전시에 대한 관심을 증진하는 데 목표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비전공자도 제페토를 이용하여 VR 전시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여 전시와 게임을 기획한 연구(최은진, 이영숙, 2022)는 게이미피케이션의 측면에서 메타버스 민화 전시와 기능성 게임 개발을 제안하고 있다. 관람객들의 경험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기능성 게임이 전시품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고, 전시의 의미와 깊이에 대해 놀이의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한다고 본다. 또한 관람객이 게임에 참여, 조작함으로서 느끼는 자기 효능감이 수동적 관람이 아닌 능동적인 참여형 관람으로 전환시키는 요인이 되며, 이후 다른 전시도 반복적으로 관람하게 하는 동기부여 효과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본 연구처럼 어린이를 대상으로 게임창작과 관련하여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를 활용한 연구(백재순 외, 2023)도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연구의 목적이 어린이의 전시참여가 아닌 소프트웨어 교육으로 본 연구와는 차이가 있다. 로블록스 게임 창작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리터러시를 키우고 컴퓨팅 사고력을 배양하는 것이 주가 된다. 이 연구는 로블록스 메타버스 플랫폼이 가지는 효과적인 팀 제작 환경의 제공과 결과물의 공유 기능이 참여 학생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상호작용이 오프라인의 활동을 수행하는 것과 유사한 형태로 작동하여 참여자의 만족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분석하였다.
선행연구 분석을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전시와 교육 등의 연구동향을 살펴보았다. 로블록스,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은 특정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으며, 전 세계에서 다수의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있어 박물관전시로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단순히 전시장과 작품을 그대로 구현하는 방식으로는 전시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의 연구에서 발전하여 메타버스 플랫폼이 가진 특성을 활용하여 이용자가 박물관 전시 기획과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시도와 이에 따른 효과성을 검증하는 연구들이 필요한 실정이다.
2. 어린이박물관과 초등고학년의 관계성
어린이박물관의 주요 관람객은 어린이와 동반 가족으로 10세 미만의 어린이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전시도 이 시기 어린이의 특성에 맞게 설계되어 있어 11세 이상 초등고학년의 이용은 드문 실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의 경우, 주 이용연령을 만 3세~만 8세로 보고 있다(국립박물관, 2021).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만족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을 방문한 어린이는 8~9세가 32.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국립중앙박물관, 2021). 36개월 미만이 7.4%, 36개월~5세가 18.3%, 6~7세가 28.6%, 8~9세가 32.4%, 10세 이상이 13.2%로, 10세 미만의 어린이가 전체의 86.7%에 해당한다. 전시와 관련한 의견을 살펴보면 ‘5세 이하 아이 기준에 맞게 주제선정이 흥미로웠으면 함’, ‘고연령 아이들에게 알맞은 전시구성이 되었으면 함’ 등 미취학어린이와 초등고학년에 해당하는 연령대의 요구가 양극화되어 동시에 제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어린이는 연령대별로 인지발달단계가 서로 다르다. 피아제의 인지발달단계에 따르면, 미취학(6~7세)어린이는 전조작기, 초등저학년(7~11세: 1~4학년)은 구체적 조작기, 초등고학년(11세 이후: 5~6학년)은 형식적 조작기에 해당한다(양혜진, 김남효, 2010). 전조작기는 직관적 사고, 자기중심적 사고, 구성놀이가 가능하고, 구체적 조작기는 논리적 사고, 가역적 사고, 규칙 게임이 가능하다. 초등고학년에 해당하는 형식적 조작기는 이전 단계와는 다르게 추상적 사고, 가설적 사고가 가능해져 보다 난이도가 높은 활동이 가능하다.
어린이들은 인지발달 및 놀이의 발달 특성에 따라 전시체험에서도 선호경향의 차이가 있어 전시설계에 발달적 특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양혜진, 김남효, 2010)하나, 이러한 차이는 모든 인지발달단계에 있는 어린이의 수요를 맞춰 전시를 기획하고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어린이박물관은 이전 발달단계에 비해 보다 고차원적인 형식적 조작기에 해당하는 초등고학년보다는 구체적조작기의 초등저학년을 주요 관람 대상(Main Target)으로, 전조작기의 미취학어린이를 부수적인 관람 대상(Sub Target)으로 설정하여 전시를 설계하고 운영하게 된다. 이는 초등고학년이 체험하기에 콘텐츠가 유치하게 느껴지는 주된 요인이 되며, 결국 초등고학년이 어린이임에도 어린이박물관을 외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일반적으로 유아에서 초등학생을 일컫는 말로 보편화되어 있는 어린이라는 용어의 범주가 국내외에서 서로 다르게 통용된다. 국내법에서는 어린이의 다른 말인 아동과 혼용되고 있으며, 연령 기준도 13세 미만에서 16세 미만, 18세 미만 등 각 소관부처의 법령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children)을 ‘만 18세 미만의 자’로 정의하고 있으며 성인과 동등한 인격체이며 권리의 주체임을 명시하고 있다(행복청, 2022).
이렇듯 어린이의 연령 기준이 현행법과 일상에서 사용하는 보편적 의미가 다르고, 어린이박물관의 주관람객이 10세 미만인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어린이의 범위는 더 하향되어 좁혀져 있다. 결국 초등고학년인 11~13세 어린이는 어린이박물관의 관람객으로서 애매한 위치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유엔아동권리협약의 기준처럼 해외의 어린이박물관(children’s museum)은 어린이(children)의 개념이 아동과 청소년을 포함하고 있어 연령대별로 다양한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하는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다.
미국 휴스턴어린이박물관(Children's Museum Huston)은 전시마다 연령대별 활동(영아, 취학전, 저학년, 고학년)을 구성하고, 단계별로 가족과 함께 전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 박물관지구(MuseumsQuartier)의 줌 어린이박물관(Zoom Kindermuseum)도 8개월~14세까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령대에 따른 차별화된 공간을 마련하여 운영한다. 미국 브루클린 어린이박물관(Brooklyn Children’s Museum)도 7~18세 브루클린 거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10대를 위해 별도의 Teen Program을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다.
해외 사례와 같이 국내에도 연령에 따른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초등고학년은 관심 주제와 관람 동선이 다른 연령대와 다르고, 활동에 따라 주도적 참여도 가능하다(양혜진, 김남효, 2010). Dean(1996)에 따르면, 형식적 조작기는 관람자가 전시장에서 어떠한 경로의 암시 없이 자신의 관람 우선순위를 스스로 정하는 반구조화 된 접근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초등고학년이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특성에 맞는 설계와 참여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초등고학년을 포함한 어린이들은 Steve Jobs가 터치스크린 아이패드를 최초로 선보인 2010년 이후에 태어나 자연스럽게 온라인네트워크가 구축된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어 알파세대라고 칭한다(이수현, 2023). 2010년 이후에 태어난 21세기 출생자로만 구성된 첫 번째 세대라는 상징성을 띤 이 세대를 지칭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 알파벳의 첫 글자인 ‘알파(α)’를 사용했다. 이들이 이전 세대인 MZ세대와 다른 점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기기를 접한 ‘디지털 온리’ 세대로, AI 스피커와 대화하면서 가상현실을 접하고 모바일 문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틱톡, 제페토, 로블록스 등을 사용하며, 흥미, 재미, 보상, 직관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심리적 성향을 보인다. 또한 AI나 로봇 등 기술적 진보에 익숙하고 다양한 가상 콘텐츠 체험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김영아, 한정엽, 2022).
미국의 16세 미만 청소년 중에서 약 55%는 로블록스에 가입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2021년 1분기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약 4,210만 명을 넘어섰다(중앙일보, 2021. 5. 12). 어른들이 모르는 사이에 어린이들은 이미 메타버스 세상을 즐기고 있었으며 이제는 메타버스에서 사회적 행위를 시작하였다(조현기, 2022). 알파세대는 학교 교실이나 운동장 등에서 교육받던 이전 세대들과는 달리 메타버스에서의 교육적 접근이 수월하며 향후 메타버스의 기술적 발전으로 인한 콘텐츠를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김영아, 한정엽, 2022)고 본다.
3. 어린이창작자의 플랫폼으로서 로블록스 창작환경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이다. 두 가지 모두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스템과 플레이 방식인 샌드박스 유형으로, 마치 어린이들이 모래를 이용하여 마음껏 형태를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이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김성필, 2019)는 특징이 있다.
그중 로블록스는 현재 시점에서 가장 진화된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홍희경, 2021). 로블록스는 전 세계 180여 개국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게임 형태의 설계 개념을 갖고 있어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고,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월드 게임 방식의 메타버스 플랫폼이다(백재순 외, 2023).
로블록스는 로블록스 홈페이지, 로블록스 플레이, 로블록스 스튜디오로 구성되어 있다. 로블록스 홈페이지에서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게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게임들은 모두 로블록스의 사용자들이 로블록스 스튜디오에서 제작하여 출시하는 게임들로 로블록스가 게임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백재순 외, 2023). 또한 어려운 코딩이 필요 없는 게임 제작 플랫폼을 제공해 만들면서 배울 수 있는(learning by making) 가능성을 가진다(조현기, 2022). 현재 초등학생들은 2000년 이후 출생한 Z세대와 달리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로 분류되어 단순히 메타버스를 즐기기보다 메타버스에서 직접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는다.
로블록스가 특히 어린이들에게 각광을 받는 이유는 게임의 플레이어이면서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이용해 손쉽게 게임의 창작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제작을 위한 간단한 기능의 경우, 별도의 스크립트 코딩 없이 각 메뉴에 대한 속성 설정만으로도 작동시킬 수 있다.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기능이나 상호작용을 구현 할 경우에는 로블록스의 고유한 프로그래밍 언어인 Lua를 사용한다. Lua는 메타버스 세계의 모든 외관, 캐릭터의 행동들을 제작할 수 있다.
또한 로블록스를 소프트웨어 교육이나 이러닝 등 에듀테크 분야에서 선호하는 이유는 팀 작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제페토, 게더타운, 이프랜드와 같은 상용 메타버스 플랫폼 중에서도 로블록스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은 로블록스 스튜디오에 팀 제작 메뉴가 있어 다수의 사용자가 함께 팀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팀 작업에 초대된 사용자들은 동일한 게임 공간 내에서 게임의 화면을 배치하고 화면을 구성하는 모습을 서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로블록스 스튜디오의 팀 제작의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은 실제 한 공간 안에서 함께 작업을 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경험이 가능하다(백재순, 2023).
로블록스 환경에서 제공하는 팀 제작 기능은 높은 몰입감과 실재감을 제공하고, 보다 효과적인 협력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이지원, 최권택, 2022). 로블록스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는 메타버스 환경이자, 상호작용과 스토리텔링 및 코딩 교육이 가능(남상훈, 2022)하여 교육프로그램의 소프트웨어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본 연구에서는 로블록스가 창작이 용이하고 팀 작업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여 어린이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창작자로 참여하고 전시에 적용하기 위해 적절하다고 판단되어 로블록스를 선택하였다.
4. 분석틀: 어린이 참여의 사다리
Hart(1992)의 어린이 참여의 사다리(Ladder of Children Participation)는 Arnstein(1969)의 시민 참여의 사다리(Ladder of Citizen Participation)를 발전시킨 이론이다. 그는 일반적인 시민참여와 어린이의 참여는 차이가 있다고 보고, 어린이들을 주체로 두고 참여의 수준을 결정하였다.(정수진, 2019)
어린이 참여 단계는 각각의 참여 단계에서 수행해야 하는 지표가 되는 행위를 통해 조작, 장식, 명목상 참여, 역할부여와 정보제공, 자문과 정보제공, 성인주도 하의 의사결정, 어린이 주도 및 감독, 어린이 주도 및 성인과 의사결정 공유의 8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1~3단계는 참여처럼 보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참여가 아닌 단순 동원참여나 명목참여인 비참여로 보고, 4단계 이상부터 본질적인 의미의 참여가 시작된다고 보았다. 그는 어린이의 참여가 항상 높은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좋은 참여라고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7∼8단계를 참여의 가장 높은 단계인 실질적인 참여 단계로 보았다. 이는 어린이가 각 의사결정 단계에서 독립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자발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을 가장 이상적으로 두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정수진, 2019).
Hart의 어린이 참여의 사다리는 어린이 참여방법론을 정립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들의 기반을 형성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OECD 학습이론인 <OECD 학습 나침반 2030>에서 제시된 학생의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을 위한 태양모델(Sun Model)을 구축하는데 사용되었다. OECD는 학생의 행위주체성을 어린이의 참여 단계와 동일한 개념으로 치환하여 접근하였다(행복청, 2022). 태양모델은 Hart의 어린이 참여의 사다리 모형에 어린이들의 침묵 단계인 0단계(silence)를 추가하였다.
행복청에서 진행한 「어린이박물관 교육콘텐츠 운영계획 수립 연구」를 살펴보면, 연구진은 어린이박물관의 교육과정 설계를 위해 Hart의 참여의 사다리와 OECD의 태양모델을 어린이 참여단계로 도입하고 이를 기반으로 교육모형과 주제별 교육과정을 제안하였다. 따라서 어린이박물관의 전시에도 참여의 단계를 설정하여 설계하고 어린이의 참여를 고려하여 구성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어린이가 메타버스 플랫폼의 창작자로 참여하고, 이를 전시에 적용하는 과정을 분석하기 위하여 어린이 참여의 사다리를 이론적 분석틀로 사용하였다. 어린이가 창작자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린이의 참여행위와 운영방식을 각 참여단계를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Ⅲ. 연구 설계
1. 실행연구(action research)
실행연구는 연구자가 자신이 처한 현실을 더 잘 이해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추구하면서 수행하는 연구로 연구결과가 실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밝히는 데 관심을 둔다. 즉, 자신의 현장과 관련된 문제를 탐구의 대상으로 삼으며, 연구를 위한 지식 생성이 아닌 현장에 적용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실행연구는 실행가가 연구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실천을 스스로 탐구해가는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성공적인 실행연구가 수행되려면 충분한 시간과 상당한 정도의 자율성, 그리고 연구자의 헌신적 노력이 필수적이다(교육심리학용어사전, 2000).
국내의 경우 실행연구는 1990년대부터 교육관련 연구에서 주목받기 시작하여 점차 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강지영, 소경희, 2011). 최근에는 교육학 이외에도 예술교육 관련 연구나 공공서비스디자인관점에서 시민참여 연구(정선희, 2022) 등으로 확장되어 박물관과 같은 현장에서 종사하는 전문가에 의해 문제 상황에 대한 믿을 만한 설득력과 해결책을 발견하고, 사회적으로도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행연구가 광범위하게 정의된 질문이나 이슈로 시작하여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직면하는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조사와 해결방안에 집중(Stringer, 2007)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조성되는 국립박물관단지의 박물관 중 가장 먼저 개관하는 어린이박물관을 연구의 현장으로 삼고, 박물관의 주이용자가 될 어린이의 참여를 위해 실천적 연구방법론인 실행연구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자는 국립박물관단지를 건립하고 조성하는 행복청의 학예연구관으로 어린이박물관의 전시설계와 전시물 제작 설치를 총괄하고 있다. 즉, 중앙정부의 공무원이면서 전시기획자이고 연구자인 셈이다. 이러한 환경은 현장에서 연구의 필요성을 발굴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직접적인 행동을 수반하는 실행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중첩되는 연구자의 정체성으로 인해 편향된 관점에 매몰되거나 기관을 옹호하는 분석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기관의 내부자가 아닌 연구자로서의 관점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문가그룹 연구참여자 및 동료들과 자료를 검토하고 자료 분석 내용을 교차검증(cross check)하여 연구자 개인의 감정적인 판단을 중지하고 성급한 결과 도출과 편견을 배제하고자 하였다. 또한 연구의 타당성(validity)을 높이기 위해 워크숍의 운영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사례 분석(negative case analysis)과 밀도 있는 기술(thick description)로 질적연구의 신뢰성(trust-worthiness)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2. 연구방법과 연구참여자
연구방법은 다양한 질적 자료 수집을 위해 완전참여관찰, 개인면접을 비롯하여 참여신청서, 워크숍 운영안, 자문의견서, 연구자 관찰일지 등의 문서와 현장을 기록한 동영상, 사진 등 시청각 자료를 통해 자료의 삼각화(triangulation) 기법을 적용하였다. 연구를 위한 자료의 수집 기간은 2023년 1월부터 약 두 달간 진행됐다.
자료수집을 위해 참여자 개별연락, 장소안내, 운영 취지 등을 사전에 전화로 설명하고, 문자 등을 통해 대화하면서 참여부모와 라포(rapport) 형성을 이루어 나갔다. 워크숍 운영 시에도 참여어린이와 온라인 모임에서 나누었던 대화와 미션 내용을 바탕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어린이들의 비언어적인 몸짓이나 표정 등을 심층적으로 관찰하고 함께 활동하면서 완전참여관찰을 진행하였다.
참여부모의 개인면접은 워크숍 운영 전후에 이루어졌으며 참여신청서를 바탕으로 사전에 파악한 참여어린이의 정보를 토대로 반구조화 된 질문을 사용하여 연구참여자의 특성과 상황에 맞춰 개별 질문을 진행하였다. 작가, 전시업체 담당자, 전문가 등 관계자와는 지속적으로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연구에 대한 방법과 목적을 공유해나가면서 상황에 따라 수시로 비공식면접과 개인면접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워크숍에 참여한 어린이 전원(n=6)과 부모(n=6) 그리고 전시교구재와 로블록스 환경을 개발한 작가(n=1), 전문가(n=2), 전시업체 담당자(n=1) 등 총 16명으로 구성하였다. 참여어린이는 사전에 연구의 목적 및 참여관찰과 인터뷰가 포함된 질적연구가 진행됨을 모집과정에서 공지하고, 부모에게 연구참여동의서를 받은 후 진행하였다.
수집된 질적 자료의 분석은 마샬과 로스만(Marshall & Rossman, 1999)이 제시한 6단계의 질적분석 절차인 자료정리하기 및 친숙해지기, 범주(category)·주제(theme)·유형(pattern) 만들기, 자료 코딩하기, 자료에 대한 초기의 이해 및 해석 점검하기, 대안적 해석 및 설명 찾기, 보고서 작성하기(이오현, 2002)에 따라 정리 및 분석하였다.
Ⅳ. 자료의 분석
1. 전시적용과정 분석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를 활용한 메타버스 전시적용과정은 준비, 실행, 적용의 세 과정을 거친다. 준비과정은 전술한 바와 같이 초등고학년이 어린이박물관에서 즐길 수 있는 전시물과 기존 방식과 달리 어린이가 참여하여 만드는 메타버스 전시를 구상하고자 기획전시에 대한 설계가 이루어졌다. 전시의 세부주제는 도구와 기계의 원리를 탐색하는 것으로 유아에서 초등고학년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체험할 수 있게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시실 구성은 어린이들이 핸즈온 방식으로 직접 체험하기 위해 작가와 협업하여 ‘테크니처’라는 전시교구재를 개발하여 배치하는 것으로 구상하였다.
메타버스 전시를 조성하기 위한 실행단계에서는 전시교구재 ‘테크니처’를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활용하여 어린이들이 직접 게임을 창작할 수 있는 환경으로 구축하였다. 기획전시실은 ‘테크니처’ 직접 체험과 동시에 메타버스 플랫폼의 전시인 ‘테크버시티’를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구획하고 설치하였다.
이러한 계획은 처음부터 설계된 것이 아니라 몇 번의 수정과정을 거쳤다. 설계 당시에 일반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던 메타버스 내 전시실을 그대로 구현하는 방법이 고려되었다. 또한 박물관의 전시장에 메타버스 공간을 실사 구현하는 방법도 논의가 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기존의 방식에 익숙한 전시업체의 제안과 함께 기관에서도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할지 구체적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계속된 기획회의를 통해 전시교구재를 개발‧제작한 작가의 제안대로 초등고학년의 참여를 높이고, 상용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어린이의 참여가 가능한 로블록스 게임 창작방식으로 전환되었다. 작가는 실재로 이전 작업도 로블록스 공간에서 게임으로 구현한 적이 있으며, 초등학생들의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활용한 게임창작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계획 역시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이 있었다. 먼저, 전시업체가 로블록스 환경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 전시실에서 체험하는 교구재를 메타버스에서 로블록스 게임으로 다시 활용하는 것을 어린이나 부모 둘 다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또한 결정적으로 기관 내에서 게임을 어린이박물관의 콘텐츠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상존했다. 그러나 다른 일반적 사례처럼 메타버스 공간과 전시실을 같은 내용으로 그대로 구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콘텐츠의 다양성 차원에서도 의미가 없었다.
로블록스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도와 활용도 등을 조사하고, 초등학생 창작자의 활동 현황과 해외의 활용 사례 등을 검토한 후, 작가의 제안을 수용해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활용하여 어린이가 참여하는 게임창작과정으로 기획과 설계를 확정하였다.
로블록스 게임창작의 준비단계에서는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활용한 게임을 창작하기 위해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모집 완료 후 작가와 함께 온라인 사전 수업과 워크숍을 운영하여 로블록스 게임인 ‘테크버시티’를 개발하고 메타버스 플랫폼에 탑재하였다.
핸즈온 방식으로 도구와 기계의 원리를 탐구할 수 있는 ‘테크니처’는 기어와 나사 등 여러 개의 조각으로 구성되어 조립하면서 완성해나가고, 다른 완성물과도 연결하여 구조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테크니처’의 메타버스 플랫폼 전시인 ‘테크버시티’는 ‘테크니처’의 여러 조각들로 구성된 섬이 기본환경이다. 참여자들은 이 섬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창작하고, 섬을 연결할 수 있는 다리와 운송수단을 이용해 여러 섬들을 이동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각 섬에는 고유의 게임을 창작한 어린이의 이름이 표시되어있다.
이로써 적용단계에서 기획전시는 전시실 내부에서 핸즈온 체험과 메타버스 플랫폼 전시 두 가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동시에 구성되었으며, 전시실을 방문하지 않아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접속하여 즐길 수 있는 전시가 완성되었다. 현재 어린이들이 창작한 게임은 로블록스에 탑재되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개방되어있다1). 핸즈온과 메타버스 두 가지 방식이 동시에 구성된 기획전시는 국립박물관단지 어린이박물관 개관 시 일반에게 오픈될 예정이다.
2. 창작과정의 어린이 참여단계 분석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 스튜디오에서 게임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어린이의 참여단계를 어린이 참여의 사다리를 분석틀로 하여, 창작과정을 시계열적으로 모집→온라인→워크숍-플랫폼 탑재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모집과정에서 분석한 어린이의 참여는 2단계 비참여, 4단계 의견반영, 6단계 의견공유로 비참여와 참여의 단계가 골고루 나타났다. 그리고 모집과정에 참여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연구의 배경이 되었던, 이미 로블록스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익명의 어린이들도 자주적 참여 8단계로 분석되었다.
참여의 사다리에서 비참여로 분류되는 2단계로 분석된 내용은 참여신청자 중 선발되지 않은 비선발자와 부모가 있다. 어린이 자신이 아닌 부모의 주도에 의해 참여 신청되고 선발과정에서도 어린이의 의사보다 부모의 참여 열의가 앞선 경우이다. 신청조건인 창작한 게임의 링크를 연동하지 않거나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참여 역량이 확인되지 않아 참여를 포기한 비선발자들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비선발자와 부모는 참여의 사다리 2단계로 어린이들이 장식적으로 참여하는 단계로 분석된다.
워크숍 운영을 위한 모집공고와 선발과정은 성인들이 주제를 정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이를 토대로 어린이들의 의견과 참여가 성인의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수동적 단계인 4단계로 분석되었다. 아울러 선발된 참여자와 부모는 6단계 의견공유 단계로 성인이 시작을 주도하지만, 정보를 어린이가 스스로 수집하며,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와 성인이 의사결정과정과 결과를 모두 상의하여 결정하는 성인의 주도 하의 의사결정단계로 분석되었다. 대부분의 참여선발자들은 어린이가 관심을 보이고 부모가 지지와 응원을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8단계 자주적 참여로 로블록스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분석에 넣은 이유는 실질적으로 워크숍의 참여신청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로블록스와 유튜브, 로블록스 게임 까페 등에서 익명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례가 관찰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워크숍과 같은 외적요인이나 성인주도의 활동이 아니라 스스로 로블록스 게임창작 전 과정을 주도하고 감독하고 있다. 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처럼 어린이의 창작을 통한 메타버스 전시를 구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의 활동은 어린이들의 자주적 활동과 결정이 사회에 반영되는 최상위 단계라고 할 수 있으며, 외적으로도 다른 어린이와 본 연구의 사례와 같은 어린이박물관 전시 기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참여자 모집 홍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있었다. 로블록스 유튜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유튜버 옐롯은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 모집 홍보물을 올리며 지원하였다. 옐롯은 2021년 당시 초등학교 6학년으로 로블록스 스튜디오에서 게임을 만드는 강좌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구독자 수 18,300명)로 화제가 되었다. 당시 메타버스에 관심이 많은 소설가와 대학교수가 그를 ‘사부’라고 칭하며 특강을 요청한 사례도 있다(신동아, 2022. 1. 30).
지금은 중학생이 되었지만 유튜버 옐롯이 초등학생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참여선발자 분석에서도 나타나듯이 참여자들은 옐롯이 출판한 책(A-6)이나 유튜브 영상을 보고(A-4) 로블록스 게임창작을 공부한 경험이 있다. 참여선발자 A-2는 옐롯의 유튜브의 홍보를 보고 참여신청을 하였다. 옐롯은 단순히 워크숍을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독자들과 댓글로 신청에 대한 상담을 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보였다.
참여모집을 위해 옐롯 이외에도 구독자가 5만 명 이상인 로블록스 전문 유튜버 4명에게 홍보를 요청하였으나 피드백이 오거나 홍보를 지원해준 경우는 옐롯이 유일했다. 이는 초등학생 때부터 로블록스 창작자로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가 참여하는 로블록스 게임창작과 어린이박물관 전시콘텐츠에 대한 의미를 공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워크숍의 본 운영 전에 참여자들의 창작활동에 대한 안내와 공감대 형성을 위해 온라인으로 비대면 과정을 운영하였다(<그림 1>). 이 과정은 의무 참석이 아니었으나 선발자 6명 중 5명이 참석하였으며,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어린이는 어머니가 대리 참석하였다.
온라인과정을 운영한 작가는 워크숍 본 운영에서 게임개발을 하기에 앞서 ‘태크니처’와 메타버스 세계인 ‘테크버시티’에 대한 소개 및 참여자들의 활동에 대해 안내하였다. 작가는 메타버스에서 참여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각각의 섬들을 구현해놓은 상태에서, 그 섬들을 연결할 브릿지와 계단을 참여자가 만들어 올 것을 사전미션으로 공지하였다. 이와 같은 사전미션공지는 역할부여와 정보제공의 4단계로 분석할 수 있다.
참여어린이들은 자신의 이름을 가진 섬에 자신만의 색깔과 방식으로 브릿지와 계단을 만들고 워크숍 본 운영에 참여하였다. 온라인과정에서 작가가 참여자에게 공지한 사전미션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수행한 과정은 성인들이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의 의견이 성인과 협의되는 단계인 5단계로 분석되었다.
워크숍 운영은 서울의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하였다. 국립박물관단지 어린이박물관이 개관 전으로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아 세종에서 운영하기 적합하지 않고, 로블록스 게임 창작 경험이 있는 어린이들이 모이기에 교통이 편리한 서울이 적합할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모집 결과, 참여자의 거주지가 수도권, 충청권 등 여러 도시에 분포되어 있어 장소 선정은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각각 개별적으로 이동하여 운영 장소에 집합하였고, 필수적으로 개인 노트북을 지참하였다.
첫 번째 활동으로 핸즈온 전시교구재인 ‘테크니처’를 이용하여 2층의 구조물을 만들고 연결하였다. 이는 메타버스인 ‘테크버시티’에서 구현된 환경을 파악할 수 있도록 미리 실물을 만져보고 체험하면서 참여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워크숍의 운영방식은 성인들이 주제를 정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이를 토대로 어린이들의 의견과 참여가 이루어지는 4단계 의견반영으로 분석된다.
기본적인 게임 환경은 작가가 구축하고, 참여자가 자신만의 섬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은 성인이 시작을 주도하지만 정보를 어린이가 스스로 수집하며,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와 성인이 의사결정과정과 결과를 모두 상의하여 결정하는 6단계라고 할 수 있다.
로블록스 스튜디오는 팀 제작 기능이 있어, 화면을 전체가 볼 수 있도록 빔프로젝트로 스크린에 영사하여 공유하였다. 활동 중에 각자의 학습 수행 화면만 바라보며 진행되는 다른 플랫폼과는 달리 로블록스 메타버스 공간에서 작가와 참여자 모두가 동일한 공간 안에 모여서 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각자 노트북에서 게임을 창작하면서, 동시에 작가와 다수의 참여자가 빔프로젝트의 화면을 보고 의견을 나누면서 진행되었다(<그림 1>).
게임창작이 완료된 후, 메타버스 플랫폼에 공식적으로 게임이 탑재되고 참여자들의 이름이 게임 시작 시 안내되었다(<그림 1>). 참여자들은 각각 다른 참여자가 만든 섬에 입장하여 게임을 즐기고 또 다른 섬으로 이동하면서 다양한 게임들을 체험하였다.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다른 참여자의 게임을 탐색하고 즐기는 이 과정은 어린이들이 성인의 도움을 받아 전 과정을 주도하고 감독하는 단계로, 어린이들의 의견 개진과 참여가 어린이 주도하에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7단계 주도적 참여로 분석된다.
3. 참여자 분석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직접 메타버스 플랫폼 전시를 위한 로블록스 게임창작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관심과 참여의지를 나타낸 참여신청자와 부모까지 각각의 특성들이 관찰되었다. 따라서 워크숍에 참여신청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참여신청자 분석과 참여선발자 분석, 참여부모 분석으로 범주화하여 분석하였다.
참여신청자 분석은 선발자와 비선발자를 포함하여 참여신청자 전원인 총 11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비선발 된 신청자까지 분석에 포함 시킨 이유는 메타버스 플랫폼 전시 적용과정에서 고려할만한 부정적인 사례(negative case)가 분석되어 환경적인 여건의 제안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참여신청조건은 2010년부터 2012년생(2022학년도 기준 초등4~6학년 대상)으로 게임창작 경험이 1회 이상 있으며, 자신이 창작한 게임의 주소를 링크하는 것이었다. 연령대를 고학년으로 제한한 이유는 본 연구의 배경에 어린이박물관에 대한 초등고학년의 관심과 참여가 전제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로블록스 게임창작은 인지발달단계 상 형식적 조작기에 해당하는 초등고학년에게 적합한 것도 이유이다. 선발과정에서 신청자가 만든 게임 주소를 제출하면 작가가 접속하여 게임창작에 필요한 최소한의 역량을 갖추었는지 파악하였다.
참여신청자들의 참여동기는 게임창작에 대한 관심과 자신이 관심 있는 영역의 다른 사람과 소통 그리고 워크숍이나 어린이박물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되었다. 참여경로는 로블록스 게임 까페나 유튜브와 같은 커뮤니티와 언론보도, SNS 등 기관의 홍보가 영향력을 이루었다. 참여자의 거주지역은 홍보를 주로 한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서울, 인천, 용인, 대전, 세종, 충주, 예산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신청하였다.
로블록스 게임창작 경험은 3회 이상이 3명, 나머지는 3회 미만이었다. 창작경험이 많은 신청자를 살펴보면, 시작한 지 3년 정도 되어 게임 조회수가 2,400회를 넘거나 자신을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경우가 있어 매우 진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경험이 적은 경우에는 이번 워크숍에 참여하고자 유튜브를 보고 스스로 게임을 만들어 신청한 사례도 있었다.
비축기지 블로그에서 이 공고를 보았을 때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로블록스 제작을 작가님과 해본다니 어떤 것을 할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A-3. 참여신청서)
저도 로블록스 게임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건 못참겠더라고요. 참여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A-2. 참여신청서)
2020년부터(3학년일 때) 개발한 게임이 몇 개 더 있습니다. 조회수 1,819회, 2,479회인 작품들도 있습니다. (A-5. 참여신청서)
로블록스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책으로 배워서 하고 있는데 이번 워크숍에 참여해서 더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관심 있는 다른 친구들도 만나고 싶어요. (A-6. 참여신청서)
이 기회에 로블록스 게임만 하다가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 (A-4. 참여신청서)
참여신청자에 대한 분석과정에서 부모주도적 신청과 참여자 모집 전반의 어려움 등 몇 가지 부정적 사례(negative case)도 관찰되었다. 먼저, 참여신청 대상이 초등고학년으로 제한되어 있었으나 2014년생(초등 3학년), 2016년생(초등 1학년)과 같이 연령미달 사례가 4건으로 전체 신청의 약 37%를 차지하였다. 참여신청서를 살펴보면, ‘아이가 코로나일 때 처음 한 게임이 로블록스’, ‘다양한 경험, 제작에 대한 동기부여’, ‘아이가 학원에 있어서 우선 신청만 먼저 해요’ 등 어른 관점에서 서술되어있어 어린이가 아닌 부모의 주도에 의한 참여신청으로 보여 진다.
창작워크숍이 게임창작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게임창작이 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참여자 선발에 참여자의 창작역량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참여신청 시,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참여자가 이전에 개발한 게임의 주소를 제출하지 않거나 추후 제출하기로 하였으나 끝내 제출되지 않은 점 등으로 보아 게임창작에 대한 경험이 없으나 부모의 의지로 일단 먼저 신청한 것으로 유추된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활동이나 로블록스 게임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문화기관이나 사교육에서도 로블록스 스튜디오 활용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조선일보, 2021. 12. 18).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신청조건에 맞지 않아도 로블록스 게임창작 워크숍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무리한 참여신청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를 떠나 창작역량이 확인되면 참여할 수 있도록 조건부 선정을 하였으나 창작한 게임링크를 보내지 않거나 참여하지 않은 점으로 보아 워크숍에 참여하기에 역량의 부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두 번째 부정적 사례로는 참여신청자 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참여자모집이 어려워 모집기간을 연장한 점이다. 참여자 모집 기간은 처음에는 16일간으로 하였으나 기간 중 7명 이하로 신청하여 6일간 더 연장하여 공고하였다. 모집을 위한 홍보도 보편적인 기관의 홍보 방식 이외에 유튜브나 게임까페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진행하였다.
그러나 어린이에서 성인까지 모든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유튜브나 게임까페의 회원 중 초등고학년의 로블록스 게임창작자에게 직접적인 정보전달이 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분석된 주된 이유는 대상자들이 주로 현실세계가 아닌 메타버스 공간에서 활동하고 있어 명확한 대상에 대한 실체파악이 어렵고, 이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의 동의가 필수적이여서 조건에 맞는 대상이더라도 부모의 관심이나 지지가 없는 경우에는 신청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은 어린이가 주도적 참여를 위한 전제 조건에 부모의 역할과 태도가 중요한 사항이라는 것을 확인해 준다.
워크숍에 선발되어 참여한 인원은 총 6명으로 모두 초등 5학년, 6학년 남자 어린이다. 거주지는 서울,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과 대전, 세종 등 충청권으로 모두 다르며, 워크숍 참여를 위해 부모와 동행하였다. 일부는 형제를 동반한 경우도 있었다. 참여관찰과 개인면접을 통해 내용분석된 참여선발자 분석의 상위범주는 참여자 성향과 창작활동, 참여소감 세 가지로 분류된다.
참여자 성향의 하위범주로 높은 기대감, 스스로 탐구, 알파세대, 가족지지 4개의 주제가 도출되었다. 참여자 대부분은 자발적 지원과 작가에 의한 선발 절차를 거쳐서 참여하였기 때문에 설렘과 긴장감을 포함한 높은 기대감이 관찰되었다. 로블록스 창작을 위해 자발적으로 교재나 유튜브를 찾아가며 독학하거나 관련 강좌를 수강하는 등 이전부터 스스로 탐구해온 성향이 강했다. 또한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을 접해온 알파세대의 특성상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표현을 직접 말로 하는 것보다 온라인 소통을 선호하였다.
참여선발자들은 공통적으로 로블록스 창작 활동과 워크숍 참여에 대해 부모의 응원과 동반한 형제의 부러움을 사는 등 가족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이는 기획‧설계 당시 우려했던 부모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을 것이라는 기획회의 당시의 예상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창작활동의 하위범주로 상상구현, 상호소통, 높은 집중도, 욕망과 배려 4개의 주제가 도출되었다. 참여자들은 로블록스에서 자신만의 섬과 게임을 만들고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세계를 원하는 코드나 명령어를 찾아 입력하여 메타버스에서 구현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와 기술적인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자신이 만든 게임을 안내하거나 다른 사람의 반응을 살피면서 참여자 간의 상호소통이 점차 늘어났다. 쉬는 시간에도 쉬지 않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높은 집중도를 유지하여 매우 조용한 분위기가 유지되었다. 현장모니터링을 한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체험중심의 어린이 참여워크숍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으로 판단하였다.
경험이 많은 참여자에 비해 역량이 부족한 일부 참여자가 자신의 섬을 멋지게 꾸미고 싶은 욕망에 외부의 화려한 아이템을 유입하여 전체적으로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모두가 불편해지는 돌발적인 상황 속에서도 참여자들은 불평하거나 원인을 제공한 참여자를 탓하지 않고 배려하는 성숙한 모습도 관찰되었다.
참여소감은 자부심, 소통과 공유, 관람의지 세 개의 주제로 범주화되었다. 자신의 이름이 게임 시작 시 명시되는 것과 함께 창작자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워크숍 참여로 아이디어와 정보를 얻고, 관심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어린이박물관에서 전시되는 새로운 경험과 자신이 만든 게임을 직접 관람하고자 하는 의지가 나타났다. 이는 전시의 주도적 참여가 관객층의 개발과 확보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블록스 게임 창작 경험이 있는 어린이들이 참여하였기 때문에 워크숍에 대한 많은 관심과 기대, 모든 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음. (D-2-전문가. 자문의견서)
(온라인 모임) 자기소개를 부끄러워하고 어려워 함. 소개하라고 하니 2번이나 숨어 버림 (참여관찰)
아이가 자신이 어떻게 선발되었는지 선발 과정을 궁금해하고 경쟁력 있는 지원자들이 많지 않았을까 걱정하더라구요. (A-5-P. 개인면접)
저희들과 작가님이 열심히 만들어 완성된 게임을 박물관에서 관람해보고 싶습니다. 즐겁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5. 참여소감)
제가 만든 게임이 전시된다고 하니 꼭 가서 보고 싶어요. (A-6. 참여소감)
게임 시작할 때 개발자에 이름이 뜨고, 직접 만든 섬에도 이름이 나오는데 뿌듯하고 신기했습니다. (A-4. 참여소감) (<그림 1>)
제 이름이 많이 유명해질 거 같아요. (A-6. 참여소감) (<그림 1>)
참여자의 부모 분석은 자녀에 대한 존중과 지지, 긍정적 인식과 교육적 효과, 어린이박물관에 대한 관심과 기대 3가지 주제로 범주화되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 거주자들이 모두 부모와 동행하여 자비로 최대 2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에서 참여하였다. 참여자 부모는 공통적으로 자녀의 워크숍 참여와 로블록스 게임창작에 대해 존중과 지지를 나타냈다.
자녀의 게임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이라는 기획 당시의 예상과 달리 이들은 자녀가 로블록스에서 창작자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교육적인 효과 및 교우관계, 형제들과의 관계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국립박물관단지에 조성되는 어린이박물관에 대한 관심과 기존에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메타버스 창작워크숍에 대한 궁금함과 기대가 참여자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어린이가 관심 있는 영역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자녀에 대한 존중과 지지가 필수적이라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앞서 참여신청자 분석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모의 지지가 없는 경우는 참여신청으로 이루어지기 어렵고, 부모의 동의나 원거리 동반도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워크숍 참여 시, 어린이 참여의 사다리의 마지막 단계인 주도적 참여나 자주적 참여는 부모의 지지를 동반해야 가능하며,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부모의 역할과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기획‧설계 당시 우려했던 부모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참여자 부모들은 자녀를 존중하고 지지하며 로블록스에 대한 정보와 인식이 기관이나 전시업체 담당자보다 훨씬 앞서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게임창작 활동에서 교육적 효과나 교우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부모의 소견은 로블록스 스튜디오가 가지고 있는 창작환경의 특성과 알파세대인 자녀에 대한 변화된 환경 등을 체감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워크숍에 참여한 부모의 사례로 한정될 수 있으나 이러한 부모세대의 변화 현상은 어린이박물관의 전시나 교육콘텐츠를 기획할 때 충분히 고려해야 할 요소로 보여 진다.
Ⅴ. 결론
본 연구에서는 어린이가 메타버스 플랫폼의 창작자로 참여하고, 이를 전시에 적용하는 과정을 Hart의 어린이 참여의 사다리를 분석틀로 적용하여 파악하였다. 전시적용과정은 준비-실행-적용으로 구성되어 메타버스 전시조성과 로블록스 게임창작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진행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창작과정의 어린이 참여단계 분석은 미참여단계인 2단계부터 의견반영 4단계, 의견공유 6단계, 주도적 참여 7단계 및 자주적 참여 8단계까지 다양하게 도출되었다.
어린이 참여단계 분석과 참여자 분석을 토대로 연구결과를 정리해보면, 메타버스 플랫폼 전시적용을 위한 어린이창작워크숍이 성인의 주도로 모집과 운영하였으나 운영과정에서 참여어린이의 다양한 참여단계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인이 워크숍의 주제를 결정하고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시작을 주도하지만, 창작과정에서 어린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며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와 성인의 의사결정과정과 결과를 모두 상의하여 결정하는 의견공유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료의 분석결과에서 나타난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어린이 참여의 사다리에서 양극단인 비참여단계와 자주적 참여단계가 동시에 분석된 점이다. 이들은 창작워크숍에 선발되어 참여한 어린이가 아닌 비선발자나 참여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어린이들이다. 이는 참여한 어린이의 참여단계 분석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어린이박물관 전시에 어린이의 주도적 참여 정착을 위한 주요 전제 조건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참여단계는 어린이가 아닌 부모의 주도에 의해 참여 신청한 비선발자에게서 나타났다. 자주적 참여단계는 어린이의 창작을 통한 메타버스 전시를 구현할 수 있는 계기와 연구에 영향을 준 익명의 어린이 크리에이터들이다. 이들의 활동은 외적으로도 다른 어린이와 본 연구의 사례와 같은 어린이박물관 전시 기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번째 특징으로 부정적 사례 분석(negative case analysis)이 도출된 점이다. 먼저, 부모주도로 신청조건에 적합하지 않은 연령미달이나 경험부족인 어린이가 신청한 사례가 전체의 45%를 차지하였다. 이 결과는 앞서 서술한 비참여단계와 맥을 같이 한다. 이는 어린이 참여활동에 대해 의사를 결정하는 주체가 부모인 경우에 어린이의 참여단계가 의견공유나 주도적 참여로 발전하기 어려움을 방증한다.
또 다른 부정적 사례는 모집기간의 연장이었다. 이는 전통적인 홍보방식으로 워크숍 참여 조건에 적합한 어린이에게 정보 전달과 홍보의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난관의 기저에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이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알파세대인 어린이에게 가장 흥미롭고, 교육적 활용도가 높다고 입증한 로블록스이지만 일반적인 인식은 게임의 범주 안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은 참여신청에 영향을 미친다. 참여조건에 맞는 어린이에게 정보가 전달되어 신청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 부모의 동의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어린이는 주도적 참여의 의지가 있어도 부모의 지지를 확보하여야만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연구의 결과와 특징을 바탕으로 어린이박물관의 어린이 주도적 참여 정착을 위해 필요한 환경여건과 시사점은 아래와 같다.
첫째, 기획자는 어린이의 주도로 성인과 의사결정을 공유하는 자주적 활동의 가능성을 읽어내어 박물관의 전시로 끌어낼 수 있는 안목과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로블록스 게임 크리에이터나 유튜브와 게임까페에서 활동하는 어린이들 사례와 같이, 이들은 자신들의 관심영역 안에서 자주적인 활동을 해내고 있다. 어린이박물관 기획자는 이러한 현상을 읽어내고 전시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어른이 준비한 전시에 어린이가 관람객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자주적 활동을 관찰하고 박물관의 전시로 끌어낼 수 있는 안목과 전문성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둘째, 사회와 가정에서 어린이 세대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이들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어른들의 태도와 노력이 필수적이다.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는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디지털 환경 속에서 특유의 심리적 성향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지니고 있다. 알파세대 어린이들은 누군가 만들어 놓은 게임 안에서 단순한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탐구하여 게임을 창작하고, 자신의 정보를 게임까페나 유튜브를 통해 커뮤니티을 형성하면서 무료로 공유하는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기관차원에서 어른들은 이러한 특성을 알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편협하게 이해하고 재단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어린이 세대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어린이 전시는 어린이에게 외면 받은 채 어른의 입장에서만 되풀이 될 것이다.
창작워크숍의 참여신청 사례에서도 나타나듯이 어린이가 스스로 결정하여 참여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부모로부터 존중과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연구결과 나타났다. 데이터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참여의지가 있는 어린이더라도 부모의 동의라는 벽을 넘지 못해 신청하지 못한 경우도 예측할 수 있다. 어린이의 주도적 참여를 위한 부모동의절차는 어린이세대에 대한 이해와 노력이 전제되어야 제대로 효력을 가질 것으로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전시기획 단계에서 기술과 시대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알파세대의 특성을 반영하여 어린이가 주도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치들을 찾아내야 한다. 또한 연령별, 인지발달단계별 특성을 고려하여 참여단계를 설계하고, 단순관람객이 아닌 어린이가 직접 전시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로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과거에는 성인 세대가 새로운 기술을 먼저 접한 후에 유년 세대가 이를 이어서 활용하였지만 메타버스는 유년 세대가 먼저 광범위하게 활용한 후 어른들에게 넘어왔다(조현기, 2022). 또한 박물관의 메타버스 전시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초반에는 실제 오프라인 전시 공간을 그대로 구현하는 버츄얼 월드 유형이 주가 되었으나 서서히 오프라인의 보완재가 아닌 가상현실이 지니는 특수성을 극대화하는 유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박물관의 전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타기관의 우수 사례를 답습하거나 전시업체의 무난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안전한 선택을 하게 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전국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박물관과 문화기관이 유사한 전시 체험물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는 관람객의 발길을 돌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어린이의 주도적 참여 가능성을 전제로 흥미로운 전시기획을 해나간다면 어린이박물관이 어린이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종합해보면, 어린이박물관의 어린이 주도적 참여 정착이 위한 환경여건은 어른들의 역할로 귀결된다. 이러한 환경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박물관과 함께 가정과 사회 등 각 분야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어린이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창작자로 참여하고, 전시에 적용하는 과정을 분석하여 실행연구방법론으로 어린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어린이박물관을 모색해본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국립박물관단지 어린이박물관의 기획전시에 적용한 과정을 분석하였으나 개관 전인 관계로 이후 운영과정에서 어린이들에게 나타나는 영향을 연구에 포함시키지 못한 점이다. 이는 지속적인 현장 연구를 통하여 어린이가 관람객에서 창작자로 참여한 메타버스 플랫폼 전시의 영향을 분석하면서 보완해 나가고자 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어린이박물관에 보다 발전된 어린이참여 콘텐츠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어린이 세대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어린이의 주도적 참여가 정착되는데 미약하게나마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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