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의 직업결정에 미치는 효과: 전공만족도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의 직업결정과 전공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이들 변인 중 전공만족도의 매개효과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한국 아동·청소년 패널조사 2010(KCYPS 2010)을 활용하여 총 1,348명(여학생 719명, 남학생 629명)의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은 대학생 시기의 전공만족도와 직업결정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고등학생 시기에 진로정체감 수준이 대학생 시기의 직업결정과 전공만족도에 영향을 미침을 의미한다. 둘째, 대학생 시기의 전공만족도는 직업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전공에 대한 만족감이 높을수록 직업결정 수준도 높아짐을 확인하였다. 셋째,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의 직업결정에 미치는 영향에서 전공만족도는 매개효과를 지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은 대학생 시기의 전공만족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직업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진로정체감 형성의 중요성과 직업결정을 위한 방안을 제안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effects of career identity during high school period on job decision and satisfaction of major, and to inspect the mediating effect of satisfaction of major among these variables. To this end, data of a total of 1,348 (719 female students and 629 male students) were analyzed using the 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 2010(KCYPS 2010), and the research results are as follows. First, it was confirmed that the career identity of high school students positively influences the satisfaction of major and job decision of college students. This means that the level of career identity during high school students affects job decisions and satisfaction of major during college students. Second, it proved that satisfaction in major in college students had a positive effect on job decision, and the higher the satisfaction of the major, the higher the level of job decision. Third, it appeared that satisfaction of major had a mediating effect in the effect of career identity in high school students on job decisions in college students. Therefore, it was confirmed that the career identity of high school students increased the satisfaction in major of college students and had a positive effect on career decision through this. Focusing on the research results, the importance of forming career identity and a plan for career decision were proposed.
Keywords:
High school student, career identity, job decision, satisfaction of major, mediating effect키워드:
고등학생, 진로정체감, 직업결정, 전공만족도, 매개효과Ⅰ. 서 론
청소년기는 성인이 되어 원하는 직업을 결정하기 위해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탐색하여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일이 중요한 발달과업 중 하나이다. 청소년기는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토대로 다양한 진로 탐색과 고민을 통해 진로정체감을 확립하는 시기로 이 시기 진로정체감은 미래의 직업결정에 도움이 된다(심희준, 이상희, 2016). 그리고 진로정체감은 생애 목표 설정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일터로의 전환과 삶의 적응과 안녕감 형성에도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Gupta, Chong & Leong, 2015). 이러한 면에서 청소년기에 충분한 자기 이해와 진로 탐색이 되지 않아 진로정체감이 확립되지 않으면 앞으로의 진로 의사결정에도 어려움을 가질 수 있다(이은정, 임하진, 고한솔, 김보영, 고혜연, 하규영, 2022).
고등학생 시기는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딛기 전에 진로의 방향을 선택하고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Super의 진로 발달이론에 따르면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기는 진로정체감을 형성하고 현실적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단계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생각해보고 방향을 설정하며 구체적인 직업 선호도를 토대로 진로에 대해 충분한 고민을 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장서진, 최윤정, 2022 재인용). 이를 위해 고등학생 시기에 자신의 흥미, 능력, 목표, 가치관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면서 자신의 자아 정체감을 형성하고 발달시켜야 한다(곽수란, 2020). 그리고 자신의 생애 목표를 계획하고 수립하면서 자신이 선택하게 되는 진로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고 성인이 되어 참여하게 될 직업 세계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강영배, 2013). 하지만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는 자기 이해를 통한 진로 탐색을 우선으로 다루기보다는 입시 위주의 교육만을 강조하여 진로발달에서 어려움을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고등학생 시기에는 어느 분야의 진로에 관심이 있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대학을 결정해야 하지만 진로 탐색을 통한 진로 정체성 확립을 이루지 못하는 실정이다. 고등학생 시기에 진로정체감은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전공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며,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학생들에게는 졸업 후 직업을 선택하고 결정하게 될 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2020년 통계청 조사 자료에 따르면 장래 희망 직업을 결정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묻는 응답에 대해 우리나라 청소년(만 9~24세) 중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을 한 청소년의 비율이 67.7%였으며, 그중 이미 대학을 진학하였거나 취업을 앞둔 만 19~24세 대학생 시기에 해당되는 후기청소년의 58.6%가 진로 미결정으로 직업을 결정하지 못한 것(통계청, 2020)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청년 고용 비중이 감소하고 경력직 선호 현상 등 노동시장의 환경변화와 함께 취업난이나 졸업 후 연장된 취업 준비 기간 등으로 진로 결정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직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형국, 2022). 이렇듯 구체적인 직업을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에게 자신감 부족과 우울감, 불안과 같은 심리적 문제(이향림, 최응용, 2020)를 초래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경제 활동 인구 감소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진로결정과 관련하여 다양한 내적 및 외적 변인이 연구되었다. 그 중에서 많은 선행연구들은 진로정체감에 주목하였으며, 진로정체감이 높은 청소년들이 직업결정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주석, 2019; 윤영란, 2009). 고등학생 시기 전로정체감은 진로 성숙도와 진로 결정 수준과 정적인 상관을 지니며(조세연, 김기찬, 2014), 고등학교 3학년 시기 높은 진로정체감은 미래에 진로를 결정할 가능성을 높인다(권재기, 김진호, 2011). 즉,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은 자신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들며 이를 토대로 대학을 결정하도록 한다. 특히 진로정체감은 대학의 학과 선택 및 전공 선택을 스스로 고민하게 함으로써 직업결정을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돕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행연구는 진로정체감과 진로 결정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데 향후 선택이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 연구가 많지 않은 실정으로, 본 연구에서는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의 전공만족과 직업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한편, 전공만족도는 현재 자신이 선택하여 소속한 전공에 대하여 개인의 진로나 직업에 대한 기준을 토대로 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하혜숙, 김계현, 2000). 전공만족도가 높은 학생들은 전공에 대한 충분한 이해 그리고 다양한 전공 활동의 경험으로 전공 관련 분야에 취업하려는 동기가 높다(이미선, 김한나, 2019). 한국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자 중 73.7%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는 상황(통계청, 2021)에서 대학에서의 전공만족도는 향후 진로 결정이나 취업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학생 중 10.4%가 대학 입학 이후 편입학 및 재수를 준비하고자 휴학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통계청, 2020). 이러한 원인으로는 고등학생 시기에 낮은 진로정체감으로 인해 자기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하지 못하고 현명하지 않은 전공선택과 관련되며(정경아, 조지현, 2015), 이것이 낮은 전공만족도를 초래하여 결국 늦은 진로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대학 진학을 목표로 본인의 적성과 상관없는 전공선택으로 인한 전공 불일치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고등학생 시기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 전공만족도와 직업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과 대학생 시기 직업결정의 관계에서 전공만족도가 매개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의 전공만족도와 직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대학생 시기의 전공만족도는 직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가? 셋째,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과 대학생 시기의 직업결정의 관계에서 전공만족도가 매개효과를 지니는가?
Ⅱ. 이론적 배경
1. 직업결정
현대인들은 직업을 단순한 생계유지 수단을 넘어 사회적 존재로서 자신을 규정하고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로써 활용한다(김병희, 2003). 다시 말해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경제적으로 얼마나 보상받는지도 중요하지만, 직업을 통해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자신을 발전시킬 기회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서우석, 2008). 그렇기에 현시대적 상황에 있어 자신이 어떠한 직업을 가질 것인지를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직업을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심리적 측면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직업을 결정한 집단은 직업을 결정하지 않은 집단보다 자신에 대한 비관적인 개념과 불안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김민선, 연규진, 2014) 직업결정은 정서 및 심리적 안녕감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청소년기의 직업결정은 진로 결정 과정의 한 단계로 이 시기의 직업결정이 성인기의 직업결정과 동일할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러한 결정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감을 벗고 정서적 안정감을 경험하게 한다. 실제로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에 비해 진로에 대한 어려움을 인식하는 정도가 낮고, 진로에 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탐색 활동을 더 활발히 한다(DAN WANG, 안도희, 2017). 이는 직업을 결정하는 것이 개인의 긍정적인 심리상태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진로 목표에 달성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대학생 시기에 직업을 결정하는 수준이 높을수록 대학 생활에도 잘 적응하고(강연우, 2004; 신하영, 박소영, 2021), 실질적인 취업 준비를 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서광열, 2019; 진경미, 2022). 더욱이 취업 이후에도 진로 결정수준이 높을수록 첫 직장의 직무 만족도가 높으며(이요행, 문광수, 오세진, 2009), 직무 자율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신하영, 박소영, 2021). 그러나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자료에 따르면 고졸 이하 또는 대학생의 16.6%가 진로를 아직 결정하지 못해 졸업을 유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통계청, 2018~2021) 진로 미결정 학생들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대학생 시기 직업결정과 관련한 다양한 원인을 탐색하고 나아가 구조적인 관련성을 살펴봄으로써 직업결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요구된다.
2. 진로정체감과 직업결정
직업을 결정한다는 것은 자신과 직업 세계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직업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다(김정숙, 황여정, 2007). 개인에 대한 명확한 이해는 자신의 흥미, 능력, 가치, 생애 목표 등에 대한 명확하고 안정적인 밑그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개인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목표하는 것과 흥미를 느끼는 것,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업적인 능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이상희, 오보영, 2013). 청소년기의 중요한 발달 과업 중 한 가지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일관적인 정체감을 형성하는 것이며, 이러한 정체감을 직업적 영역과 관련하여 개인이 어떠한 직업을 가질 것인지를 고민하고 이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다. 즉, 청소년기는 진로정체감을 확립함으로써 추후 자신의 진로 및 직업에 대해 자기 확신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시기이다(이상길 2006). 선행연구에서도 진로정체감은 개인의 진로 결정 혹은 구체적 직업결정과 관련성이 높다는 것이 드러났다(이은경, 오소영, 곽현, 2019; 이응택, 최재혁, 2017). 그리고 진로정체감을 확립한 청소년들이 진로정체감을 확립하지 못한 청소년들에 비해 직업을 결정할 확률이 6.221배가량 높으며(김정숙, 황여정, 2007), 진로정체감이 낮을수록 만성적으로 진로를 미결정할 가능성이 크다(어윤경, 2011).
특히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은 직업결정과 관련하여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다. 이은경 외(2019)의 연구에서 구체적으로 중학생 시기의 진로 결정은 부모의 영향이 매우 중요하지만, 고등학생 이후부터는 본인의 진로정체감 수준이 진로 결정에 미치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고하였다. 고등학생 시기는 주체성과 주도성의 확립으로 외적인 요인보다는 개인적 요소인 진로정체감이 더 중요함을 의미한다. 또한 고등학교 3학년 시기 진로 특성에 따른 청년기 직업결정 양상에 대한 예측을 알아본 결과 자기 적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생들이 미래에 진로 미결정 집단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권재기, 김진호, 2011). 따라서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대학 이후 직업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3. 전공만족도와 직업결정
전공만족도란 본인이 생각한 진로에 대한 기준에 현재 본인이 속한 학과를 대입하여 비교해 보는 것이다(정희영, 박옥련, 2009). 전공만족도가 높다는 것은 본인의 진로 선택이 잘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향후 자신의 직업결정을 위한 진로준비행동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전공만족도는 대학 적응을 유도하는 동기적 요인이며, 졸업 후 진로 선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강혜영, 이동혁, 2022; 이현숙, 2019; 임은미, 박승민, 엄영숙, 2009). 황정희(2022)는 전공만족도가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진로와 직업에 대한 포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제시하였으며, 김수영(2022)은 전공만족도가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그리고 취업에 대한 자신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였다. 그리고 전공만족도는 진로 결정 자기효능감을 평가하는 요인인 자신에 대한 평가, 정보수집, 목표 선택, 진로 계획, 문제해결 능력과 같은 요인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안수경, 정봉희, 오지현, 2022). 즉, 대학생 시기 전공 만족은 실질적으로 취업 준비에 필요한 행동을 적절하게 수행하게 하고(원정달, 2019), 직업을 결정하기 위한 마음가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전공만족도는 취업에 대한 동기적 측면인 마음가짐 그리고 취업에 필요한 행동뿐 아니라 취업 후의 직무만족에도 영향을 미친다(유정민, 2018). 이러한 선행연구를 통해 대학생 시기 전공만족도가 개인의 내적인 만족감 그리고 대학 생활 적응 등 단기적인 영향과 동시에 향후의 취업 준비나 직업결정과 같은 장기적인 요인과도 관련됨을 확인할 수 있다.
4. 진로정체감, 전공만족도, 직업결정 간 관계
진로정체감과 전공만족도는 직업결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며, 진로정체감과 전공만족도는 서로 관련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고등학생의 진로정체감 수준에 따른 진로 태도 성숙도와 진로 준비 행동의 차이를 살펴본 연구에서는 고등학생 시기 진로정체감 수준이 높을수록 진로 태도 성숙 수준이 높았고, 진로 준비 행동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고은희, 조아미, 2017). 또한 진로정체감은 전공만족도에도 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정영미, 2018), 내재적인 직업 가치관을 가진 학생들이 자기 적성과 흥미가 전공과 일치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더 높은 전공만족도를 보인다(한예정, 2014). 그리고 고등학생 시기 진로정체감을 확립하여 본인이 진학하기를 원하는 학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높은 전공만족도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사전에 학과에 대해 알아보고 입학한 경우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전공만족도 수준이 유의미하게 더 높게 나타났다(이송미, 조지현, 2015)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높은 진로정체감이 전공에 대한 사전 지식을 통해 전공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돕고, 전공을 준비하도록 독려하여 이것이 전공에 대한 만족도로 이어짐을 의미한다. 실제로 고등학생 시기에 전공 학과를 선택할 시 진로정체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전공만족도에도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정경아, 조지현, 2015). 그리고 전공만족도는 대학생의 진로 결정이나 취업 준비와 같은 직업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전공에 흥미와 애착을 가져 높은 만족감을 느낀다면 전공과 관련된 직업과 노동시장에 관하여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적극적인 진로 탐색 행동을 수행할 가능성을 높인다(황지영, 2012). 이러한 관련성을 고려할 때 진로정체감, 전공만족도, 직업결정의 관계를 구조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전공만족도는 직업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진로정체감과 직업결정의 관계에서 매개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행연구는 진로정체감, 전공만족도, 직업결정의 단편적인 관련성만 살펴본 연구들이 대부분이며, 특정 학과의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여 한계가 있다. 또한 청소년기는 발달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연구설계가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체계는 초등교육,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으로 구분되며 진로발달 관점에서 중등교육 기관은 다양한 진로탐색과 진로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지만 고등교육 기관에서는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각 분야의 전문인을 위해 교육하는 기관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이 독립적이기보다는 상호보완적인 형태이며, 중기 청소년기의 진로 발달은 후기 청소년기의 진로 발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과적 관점의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 발달인 진로정체감 형성이 대학생 시기의 전공만족도와 직업결정에 어떤 관련성을 지니는지 그리고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의 직업결정에 미치는 영향에서 전공만족도의 매개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인 연구모형은 위와 같다.
Ⅲ.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제공하는 한국 아동⦁청소년 패널조사 2010(KCYPS 2010) 자료를 활용하였다. 관련 자료는 아동⦁청소년들의 개인적인 발달과 발달 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패널데이터를 구축하고자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초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각 2,300여 명(총 7,0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2010년 중학교 1학년이었던 학생들 2,351명, 78개의 학급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료 중 2015년의 6차(고등학교 3학년), 2016년의 7차(대학교 1학년) 자료를 활용하였다. 최종 연구대상으로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을 제외하고 대학에 진학한 청소년 1,348명이다.
2. 측정도구
진로정체감 척도는 한국 아동⦁청소년 패널조사(2010) 6차(고등학교 3학년)년도 자료를 활용하였다. 이는 공인규(2008)의 척도를 8개 문항으로 수정, 보완한 것으로, 문항 내용으로는 ‘장래에 내가 꼭 하고 싶은 직업 분야가 있다.’, ‘부모님이 내가 원치 않는 전공학과를 강요하더라도 따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장래에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해 대체로 방향을 정했다.’, ‘대학에 가서 전공하고 싶은 구체적인 분야가 있다.’, ‘나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소신대로 직업을 결정해야 한다.’, ‘현재 나는 어떤 직업 분야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분명하다.’, ‘어릴 때부터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직업 분야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미래 계획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와 같다. 각 문항은 4점 리커트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진로정체감 수준이 높고 자신의 진로에 대한 이해가 명확한 것을 의미한다. 진로정체감의 신뢰도 계수는 Cronbach’a .89이다.
직업결정은 진로 결정의 개념을 포함하는 것으로써, 진로 결정수준과 실질적인 취업 준비로 이어지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직업결정 문항은 장래 직업결정 여부를 묻는 1문항으로 구성되었고, 리커트 척도 3점으로 응답하게 되어있다. 문항 구성은 ‘아직 하고 싶은 직업을 정하지 않았다.’ 1점, ‘대강 하고 싶은 직업이 있다.’ 2점, ‘구체적으로 정해 놓은 직업이 있다.’ 3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직업결정이 명확한 것을 의미한다.
전공만족도는 하혜숙, 김계현(2000)이 구분한 전공만족도의 요인(관계만족, 교과만족, 인식만족, 일반만족, 학교만족) 중 대학 자체보다 학과와 학부에 대한 전공 만족과 더 연계된 관계만족, 교과만족, 일반만족의 개념을 근거로 하였다. 한국 아동·청소년 패널조사(KYPS)에서 제시한 전공만족도는 이종원 외(2016)의 대학, 전공만족도 문항을 수정, 보완한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교수 및 강사진에 대한 만족, 강의 및 교육과정 구성 만족, 강의 및 교육내용 만족, 전공(학과/학부) 만족과 관련된 4문항을 활용하였다. 이는 4점 리커트 척도로 1점 ‘전혀 만족하지 못한다’에서 4점 ‘매우 만족한다’순의 높은 점수로 응답할수록 대학생 시기 전공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전공만족도 문항의 신뢰도 계수는 Cronbach’a .84이다.
본 연구에서 매개변인과 종속변인에 영향을 미치는 통제 변인을 투입하여 진로정체감이 전공만족도를 매개로 직업결정에 미치는 순수한 효과를 파악하고자 한다. 먼저 전공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성별에 따른 전공만족도를 종단연구로 살펴본 연구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은 전공만족도를 보인다는 결과를 나타내었다(김석우, 2016). 이와 반대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전공만족도가 높다는 상반된 연구 결과(김희정, 2009)가 있었는데, 이는 연구 대상을 특정 학과로 제한한 특수성으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자아존중감은 전공만족도와 유의한 정적인 상관을 가지며(김윤주, 김윤경, 이송미, 2015), 자아 탄력성도 전공만족도와 정적인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명희, 2018). 그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가 전공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며(곽윤정, 이지혜, 2018), 부모와 자녀의 친밀성이 전공만족도에 정적 영향을 미치고(이상경, 2019), 대학 소재지(수도권/비수도권)에 따라서도 전공만족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나타내었다(정상희, 김은희, 김현숙, 2011).
직업결정과 관련된 변인으로 이수진, 김하나, 김봉환(2021)은 우울,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부모와의 애착이 진로 결정과 상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나타내었으며, 이외에도 성별(이현주, 2008), 자아정체감(김영화, 김계현, 2011), 삶의 만족도(박동진, 김송미, 2020), 또래 애착(안현자, 이창환, 2011), 대학구분(임옥진, 2012)이 직업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이에 성별, 우울,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자아정체감, 삶의 만족도, 또래 애착, 긍정적 양육 태도, 대학 소재지, 대학 구분을 통제 변인으로 선정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 대한 통제 변인으로 7차(대학교 1학년)년도의 성별, 대학생 시기의 우울(간이정신 진단검사(김광일, 김재환, 원호택, 1984)에서 우울척도 13문항 중 3문항 제외 문항 수정·보완), 자아존중감(Rogenberg(1965)의 자존감 척도 번안), 자아탄력성(Block&Kremen(1996)이 개발한 자아탄력성 척도를 유성경, 심혜원(2002)이 번역한 뒤 수정, 보완한 문항), 자아정체감(송연옥(2008)의 척도를 8개 문항으로 수정, 보완), 삶의 만족도(김신영 외(2006)의 삶의 만족도 문항), 부모의 긍정적인 양육 태도(허묘연(2000)이 제작한 부모 양육 태도 검사 문항 중 부와 모 각각에 대한 질문을 부모에 대한 질문으로 수정한 후 중복되는 문항 제외, 긍정적 양육태도에 해당하는 애정, 합리적 설명에 대한 변수계산 실시), 또래애착(Armsden & Greenberg(1987)가 제작한 애착척도(IPPA) 총 25문항 중 하위영역별로 중복되는 문항을 제외하고 각 하위영역 당 3개 문항씩 총 9문항으로 구성(황미경, 2010 재인용), 대학 소재지, 대학 구분, 대학 등록금 부담 정도(한국교육종단연구, 조혜영 외(2012), 이종원 외(2016)의 조사 문항을 수정‧보완하여 사용), 대학설립유형을 선정하였다. 이에 성별과 대학 소재지는 각각 여자=0, 남자=1, 비수도권=0, 수도권=1로 더미변수화 하였다. 또한 대학 구분도 2~3년제=0, 4~6년제=1, 대학 설립유형으로 국공립=0, 사립=1로 각각 더미변수화 하였다. 대학생 시기 우울,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자아정체감, 삶의 만족도, 긍정적인 양육 태도, 또래 애착, 등록금 부담 정도는 4점 리커트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각 변인의 의미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3. 분석방법
본 연구의 자료 분석을 진행하기 위해 SPSS 21을 사용하여 각 변인들에 대한 기술통계를 실시하였고, 이를 통해 각 변인들의 평균과 표준편차, 왜도와 첨도를 확인하였다. 또한 상관분석을 실시하여 각 변인들의 정적 또는 부적 상관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뿐만아니라 Hayes Process Macro 4번 모델을 사용하여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의 직업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학생 시기 전공만족도가 매개하는 효과를 확인하고자 하였으며, 이것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부트스트래핑(5,000번)을 실시하여 확인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주요변인의 기술통계
주요 변인의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값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기술통계 결과는 다음 <표 2>에 제시한 바와 같다. 6차 시기 진로정체감의 평균(표준편차)은 3.047(.584)로 나타났으며, 7차 시기의 전공만족도와 직업결정의 평균(표준편차)은 각각 2.882(.529)과 2.142(.703)로 확인되었다. 또한 각 변인들의 왜도와 첨도가 각각 ±2와 ±7을 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정규성에 문제가 없는 것이 확인되었다.
2. 주요변인 간 상관관계
주요 변인 간 상관관계 분석 결과는 다음 <표 3>에 제시하였다. 이를 살펴보면 6차 시기 진로정체감과 7차 시기의 전공만족도(r=.171, p<.001)는 정적인 상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6차 시기 진로정체감은 7차 시기 직업결정(r=.343, p<.001)과도 정적인 유의미한 상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7차 시기의 전공만족도와 직업결정과의 관계(r=.160, p<.001)도 정적인 상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3. 매개효과 검증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과 대학생 시기의 직업결정 간의 관계에서 전공만족도가 매개하는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Hayes Process Macro 4번 모델을 사용하여 매개효과를 분석하였다. <표 4>에 제시한 바와 같이 고등학생 시기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 전공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을 때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내었고, 정적인 영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β=.095, p<.001). 이에 고등학생 시기 진로정체감이 높을수록 대학생 시기 전공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표 5>를 살펴보면 고등학생 시기 진로정체감과 대학생 시기 전공만족도가 대학생 시기 직업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였을 때, 두 변인 모두 유의미한 결과를 예측하며, 진로정체감(β=.278, p<.001)과 전공만족도(β=.077, p<.01)가 정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고등학생 시기 진로정체감과 대학생 시기 전공만족도가 높을수록 대학생 시기 직업결정도 정적으로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표 6>에 제시한 바와 같이 부스트래핑 결과의 하한값은 .001이었고, 상한값은 .016으로 0을 포함하지 않아 통계적으로 유의미함을 알 수 있었다.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 전공만족도와 직업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들 변인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구체적으로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 직업을 결정하는 것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전공만족도가 매개하는 효과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제공하는 한국 아동⦁청소년 패널조사 2010(KCYPS 2010) 자료를 활용하였으며,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은 대학생 시기의 전공만족도와 직업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시 말해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은 대학생 시기의 전공만족도와 직업결정 각각의 변인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는 진로정체감이 높을수록 전공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선행연구(이송미, 조지현, 2015; 정영미, 2018)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또한 대학 선택 이전의 전공에 대한 개인적인 흥미가 전공 학업에 대한 호감과 관련되어 전공만족도를 향상시킨다는 결과(강정원, 2018)와도 같은 맥락을 지닌다. 그리고 진로정체감이 높을수록 직업결정 수준이 높아진다는 많은 선행연구들(김주석, 2019; 윤영란, 2009; 이은경 외, 2019; 이응택, 최재혁, 2017)과도 일치한다. 특히 고등학생 시기에서의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의 직업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나 고등학교 3학년 시기 진로정체감이 미래 진로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권재기, 김진호, 2011)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을 높이기 위해 개인의 흥미, 적성, 목표 등 내적인 측면을 살펴볼 수 있는 진로교육과 상담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만족스러운 진로상담을 통해 대학 진학에 있어서 전공선택과 진로 결정에 대한 자신의 내적 선택요인을 살펴보고 이들 요인의 중요함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자신의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과 이해를 통해 대학에서의 전공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교육과 상담에서 본인의 흥미, 적성, 목표, 가치관 등의 내적 선택 기준을 깊이 있게 탐색하는 것뿐 아니라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직업 세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현명하게 전공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전공만족도는 직업결정 수준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대학생 시기 전공에 대해 만족하는 것이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이현숙, 2019)와 일치한다. 이는 대학생들의 전공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대학에서의 중도 탈락을 예방할 수 있으며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변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전공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려는 방안 마련이 필요함을 제시한다. 대학생의 전공만족도는 전공에 대한 학업적 흥미와 관련된다. 선행연구들은 전공과 흥미의 일치가 전공만족도에 중요한 요인임을 보고하고 있다(박희인, 구자경, 2011). 박수진, 구영애, 오윤자(2017)는 전공이나 학업 흥미, 적성을 고려하여 학교를 선택한 대학생들이 자신이 소속된 대학을 좋아하고 적응하고 있으며 진로 변경 의사가 낮음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대학생의 전공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공에 대한 전공 흥미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학에서의 전공 수업에서 학생들이 선택한 전공 학업에 관한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학과 전공에 대한 안내, 교과목과 전공과의 연관성, 전공에서의 구체적 직업에 대한 안내와 교육 등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대학생 시기 전공만족도가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과 대학생 시기 직업결정의 관계를 부분 매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기 진로정체감 확립이 대학생 시기의 전공 만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직업결정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종단적으로 대학에서의 전공만족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안정적인 진로준비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한 결과이다. 따라서 대학에서는 전공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전공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전공과목에 대한 이해, 전공 후 진로에 대한 현실적 준비, 선후배와의 관계 형성, 동료들과의 워크숍, 교수와의 관계 촉진 등 자신의 전공에 대해 준비하고 만족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등학교에서는 청소년기 진로정체감 확립을 위해 다양한 교육과 상담 그리고 활동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 진로정체감은 하나의 사건이기보다는 발달적인 측면에서 지속성을 갖는다. 이은경 외(2017)는 청소년기 진로정체감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경향을 지닌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낮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이들의 진로결정을 돕기 위해서는 대학생 시기의 취업이나 진로활동과 더불어 진로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대안이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제공해야 한다.
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지닌다. 첫째, 대학생 시기의 직업결정에 있어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밝혔다는 데 있다. 기존 선행연구들은 진로정체감과 직업결정이라는 변인 간 관계에만 초점을 둔 연구가 많았는데, 본 연구에서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이라는 시기에 초점을 맞춰 고등학생 시기 진로정체감이 대학생 시기의 직업결정에 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 진로정체감을 형성하는 시기가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둘째, 고등학생 시기 진로정체감과 대학생 시기 직업결정 간 관계에 있어 전공만족도가 이를 매개하는 효과를 밝혀냈다. 이는 고등학생 시기 진로정체감이 전공만족도에 미치는 영향과 그것이 직업결정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모형에 대한 실질적인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전공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음을 제시하였다. 더 나아가 대학생 시기에도 진로정체성을 확립하고 진로정체감 수준을 발전시키는 것이 직업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대학 내 학과 차원에서 대학생들의 전공만족도를 높이려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나타내었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대학생 시기 전공만족도에 일반만족, 관계만족, 교과만족을 포함하였다. 그리고 전공만족도의 매개효과를 파악하였다. 따라서 전공만족도는 단순히 학과나 학부의 소속에 대한 만족에 국한되기보다는 교수-학생 간 관계와 교과 내용과 교육과정 구성 등의 교과만족 등 좀 더 확장된 범위에서 전공만족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한국 아동⦁청소년 패널조사 2010(KCYPS 2010) 자료를 통한 패널데이터를 활용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가진다. 첫째, 고등학생 시기 진로정체감과 대학생 시기 전공만족도가 직업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종단적으로 살펴보지 못했다는 한계점을 지닌다. 본 연구는 직업결정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변인을 연구하고자 했는데, 고등학생 시기의 진로정체감 형성 수준에 따라 같은 대상이 대학생이 되었을 때 직업결정 수준이 어떻게 나타났는지에 대해 밝히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변인 간 관계를 규명하는 데 있어 이를 시계열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직업결정과 진로 결정을 구분하지 않았다. 실제로 진로는 개인이 직업을 가지기 이전부터 직업에서의 은퇴까지의 활동을 모두 포함하여 생애 진로 발달 과정에 있어 더 포괄적이고 확대된 의미(Norman et al, 2017)를 가지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구분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또한 직업결정 여부만이 문항으로 제시되어 있어 한 문항만으로 직업결정 여부를 판단하였던 한계가 있다. 이에 후속 연구에서는 진로 결정과 직업결정에 대해 더 세분된 정리를 하여 이를 구별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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