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Center for Korean Youth Culture
[ Article ]
Forum for youth culture - Vol. 52, pp.133-162
ISSN: 1975-2733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17
Received 04 Sep 2017 Revised 19 Sep 2017 Accepted 25 Sep 2017
DOI: https://doi.org/10.17854/ffyc.2017.10.52.133

청소년이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 : 질적연구방법 포토보이스(photovoice)를 활용

임정아1) ; 진영선2)
1)명지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
2)명지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
Happiness that Youth feel in school life : Qualitative research methods Using photovoice
Lim, Jeongah1) ; Jin, Youngsun2)
1)Myongji University, Dept. of Youth Education and Leadership
2)Myongji University, Dept. of Youth Education and Leadership

Correspondence to: 2) Myongji University, Dept. of Youth Education and Leadership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포토보이스를 활용하여 청소년이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을 조사하는 것이다. 청소년이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친구, 선생님, 수업 중, 교실 밖의 네 가지로 구분하여 연구되었다. 연구 참여자는 5명의 중학생으로 남자 청소년 2명, 여자 청소년 3명이었다. 학년별로는 2학년생 2명과 3학년생 3명이었다. 연구 참여자는 총 6회 모임을 통해 포토보이스 연구에 참여하였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청소년은 학교에서 함께 활동하는 친구, 교사 등과 친밀한 관계를 맺음으로 인해 행복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청소년은 친밀한 관계를 넘어서 관계 속에서 인정을 받는다고 느낄 때 행복하다고 하였다. 셋째, 청소년은 자유롭게 자신을 자기 주도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을 때 행복하다고 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the happiness of youth in school life using photo - voice. The happiness that youth felt in their school life was studied by four kinds of friends, teachers, out of class, and out of classroom. The participants were 5 middle school students, 2 boys and 3 girls. By grade, there were two second graders and three third graders. Participants participated in photobook study through 6 meetings.

The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First, adolescents feel happiness because they have intimate relationships with friends and teachers who work together in school. Second, adolescents were happy when they felt that they were recognized in their relationships beyond their intimate relationships. Third, adolescents were happy when they could freely participate in self - directed participation.

Keywords:

photovoice, happiness, school

키워드:

포토보이스, 행복감, 학교생활

Ⅰ. 서 론

사람들에게 행복이란 궁극적인 삶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행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연구들도 많아지고 있다. 더불어 청소년들이 지각하는 행복감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이 지각하는 행복은 성인이 지각하는 행복감과는 다른 모습과 성격을 띠고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청소년기는 아동기와 성인기 사이에 존재하는 전환기이다. 전환기 청소년들이 주로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장은 가정과 학교이다. 그 중 학교라는 공간은 청소년의 생활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청소년에게는 학교라는 공간에서의 여러 경험들과 생활들이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도움이 되며 이는 사회생활의 바탕이 되는 관계형성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보다 구체적으로는 인격적 성숙을 이루는 중요한 기제이며 원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학교생활에서 많은 행복감을 느끼고 그 느낌을 토대로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키워 나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선행연구와 실태조사 등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 수준이 다소 떨어져 있는 측면이 있다(장근영 외, 2013). 청소년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어떤 청소년은 공부에 대한 압박감이 너무 심해서 행복하지 않고, 어떤 청소년은 친구가 없어서 행복하지 않고, 어떤 청소년은 부모의 지나친 간섭 때문에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위의 이유 대부분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청소년의 행복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2013년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한 달 동안 행복한 적이 얼마나 있었냐는 물음에 중학생 27.4%와 고등학생의 32.4%가 지난 한달 간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다고 하였다(장근영 외, 2013). 그밖에 청소년의 행복의 정도를 물어본 대부분의 연구에서도 청소년들은 행복하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있다(강영하, 2005; 김신영, 2007; 박수호, 이민정, 2013; 염유식, 김경미, 이승원, 2016, 전경숙, 정태연, 2009).

청소년의 행복과 관련된 많은 선행연구들이 청소년의 행복과 관련된 지식적인 이해가 대부분이다. 이들이 왜 행복하지 않은 지에 대해서는 이해가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 청소년의 행복과 관련해서는 많은 연구에서 부모를 포함한 가정변인을 중요하게 여긴다(정은선, 이자영, 2013). 부모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받거나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맺을수록 청소년은 행복해진다(정혜숙, 김영희, 2014). 반면, 부모가 자녀를 지나치게 통제하면 자녀가 행복하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많다(김이슬, 홍혜영, 2016; 정은선, 조한익, 2009).

한편, 가정변인만큼 청소년의 행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학교와 관련된 변인이다. 학교에서의 청소년 행복은 주로 학업성취, 교사, 또래친구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연구되었다. 예측하는 바와 같이 학교에서의 좋은 성적은 청소년의 행복을 가장 잘 예측하는 변인이다(김청송, 2009; 박병선, 배성우, 2012; 박현미, 박영신, 김의철, 2007; 임미향, 박영신, 2006). 즉 공부를 잘하는 청소년이 행복감도 높다는 것이다. 또한 교사와 관계가 좋거나(남궁지영, 김양분, 2015), 친구와의 관계가 원만할 때(홍애순, 조규판, 2012), 청소년은 행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까지 수행된 선행연구들을 통해 청소년의 행복에 관하여 비교적 많은 지식이 축적되어 왔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왜 청소년이 행복해지는가와 같이 보다 심층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은 교사와의 관계가 원만할 때 행복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가 원만한 것이고, 그럴 때 왜 행복한지에 대한 답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행복에 관한 선행연구가 어느 정도 축적된 시점에서는 이 주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합한 연구 중 하나로 포토보이스가 있다. 이 연구방법은 연구 참여자가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연구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내용들이 연구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느끼는 행복감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고자 한다.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그들이 표현하는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학교에서 느끼는 진정한 행복감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물론 행복감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느낌으로 어떤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지 들어 본 다음 학교에서의 행복을 느끼는 여러 기제들에 대해 분석하여 청소년이 보다 행복하게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또한 이런 분석이 성인이 청소년들의 행복감을 파악하고 그들은 이해하고자 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행복감

행복이란 삶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로, 주관적 안녕감이라고도 할 수 있다(Dienier, 1984). 그것은 행복이 주관적 경험으로 자신의 경험에 대한 해석과 평가로부터 얻게 되는 긍정적 정서이기 때문이다. 주관적 안녕감은 한 개인이 타인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여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해 얼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인지적 측면과 만족감에 대한 정서적 평가 측면으로 구분된다(김신영, 백혜정, 2008).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2006)에서는 한국청소년발달지표를 개발하면서 청소년의 행복감을 “스스로 느끼고 행복한 정서 상태로서 즐겁고 희망적이며 스트레스와 고민이 적은 상태”라고 정의하였다. 김신영(2007)은 한국 청소년의 행복이 ‘단순한 감정적 행복감’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사회 속 개인의 삶의 질에 대한 주관적 평가의 총합’이라는 보다 광범위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는 행복감을 경제적 안정, 자기만족, 학업성취, 사회적 관계, 정신 및 정서적 행복 등 다양한 하위 요소 중, 정신 및 정서적 행복감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2016 제8차 어린이‧청소년 행복 지수 국제 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회원국 22개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염유식, 김경미, 이승원, 2016). 그리고 한국 청소년들의 행복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 1개월 간 자주 혹은 매일 행복감을 느꼈다는 응답은 중학생 49.6%, 고등학생 38.6%로 나타났고, 중학생의 27.4%와 고등학생의 32.4%는 지난 한달 간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고 응답하였다(장근영 외, 2013). 이는 한국 청소년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행복하다는 긍정적 정서 경험을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적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행복과 관련하여서 일반적으로 행복지수와 관련된 연구(박종일, 박찬웅, 서효정, 염유식, 2010; 염유식, 김경미, 이승원, 2016), 행복척도와 관련된 연구(최순종, 현정수, 2011), 행복과 관련이 있는 자아존중감, 진로성숙도, 개인능력, 가족환경, 학교환경 등과 관련된 연구(류시영, 강방훈, 2012; 서재욱, 정윤태, 2014; 전혜진, 유미숙, 2015) 등이 연구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행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모, 가정, 또래 관계, 교사와의 관계 측면에서 청소년의 행복과 관련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 부모와의 친밀감은 청소년의 행복감을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부모로부터 공감 받고 정서적으로 따뜻함을 느끼고 있을 때, 청소년은 부모로부터 지지받고 있다고 지각하면서 행복감이 높아지는 측면이 있었다(정은선, 이자영, 2013). 그리고 부모관계가 친밀할수록 청소년의 행복감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정혜숙, 김영희, 2014). 그러나 지나치게 통제받고 있다고 청소년이 지각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를 부정적으로 인지하여 행복감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정은선, 이자영, 2013). 그리고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에 부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김이슬, 홍혜영, 2016; 정은선, 조한익, 2009). 이는 청소년의 행복이 부모 입장이 아닌, 청소년의 경험에 의해 결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청소년들은 또래 및 교사와 어떤 관계를 형성하였는지에 따라 청소년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강영하, 2005; 남궁지영, 김양분, 2015; 이진숙, 김은주, 2013; 전경숙, 정태연, 2009; 차성현, 김진미, 2014).

2. 청소년의 행복과 학교생활

학교에서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감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청소년이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을 학교 현장으로 한정하여 그 개념을 살펴보면, 학교 행복감을 ‘학교에서 학생들이 개인과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 있는 활동에 대한 인지적·정의적 평가’로 정의할 수 있으며, 또한 ‘부정적 정서는 낮은 수준으로 경험하고 긍정적 수준은 높은 수준으로 경험하는 상태’ 모두를 학교 행복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강영하, 2012). 조금 더 쉽게 살펴보면 학교에서 느끼는 행복감을 학생들이 학교활동을 통해 경험하는 긍정적 정서와 삶의 만족 정도에 대한 주관적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청소년이 경험하는 여가 및 체험활동은 청소년의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류시영, 강방훈, 2012; 송영민, 이영진, 2011). 특히 청소년은 또래와 놀이를 하거나 활동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하였다(김연화, 강문희, 2008). 이는 청소년의 행복에 또래와의 경험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청소년은 학교에서의 생활을 만족스럽게 즐길 때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학교생활에서 청소년이 가장 많이 부딪히게 되는 존재는 교사와 또래이다. 그 결과 청소년은 교사 및 또래와의 원만한 관계 형성을 통해, 학교 및 학급환경에 대해 만족함으로써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학업을 잘 수행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홍애순, 조규판, 2012). 그리고 학교생활에서 교우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에 따라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은 영향을 받게 된다(강영하, 2005; 이진숙, 김은주, 2013; 전경숙, 정태연, 2009; 차성현, 김진미, 2014). 또한, 또래 교사와의 관계가 좋은 경우 청소년의 학교생활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남궁지영, 김양분, 2015). 이를 통해 청소년이 행복을 인지함에 있어 주변 사람과의 관계 및 활동은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청소년이 행복을 느끼는 것과 관련된 또 다른 변인은 학업 성취와 관련된 것이다. 실제로 많은 선행연구에서 청소년의 학업성취가 행복감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김신영, 백혜정, 2008; 김종백, 김태은, 2008; 송정화, 박병기, 임신일, 2012). 김아영(2002)은 학업적 실패 경험에 대해 건설적으로 반응하고 있는지 비 건설적으로 반응하는지에 따라 성공적인 학교생활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하였다. 실제로 김숙연과 조규판(2016)은 연구를 통해 학업적 실패내성이 학교행복감과 정적 상관이 있음을 밝혔다. 이는 학업에 있어 실패를 경험했을 때 얼마나 긍정적이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대처하는지 여부에 따라 청소년이 지각하는 행복 역시 영향을 받게 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청소년이 가장 크게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은 학교 성적인데, 학교성적은 청소년의 행복을 가장 효과적으로 예측하는 변인이라고 볼 수 있다(김청송, 2009). 대다수의 연구에서는 학업성취 수준이 높은 학생의 행복감이 높은 경향이 있다고 보고 있다(박병선, 배성우, 2012; 박현미, 박영신, 김의철, 2007; 임미향, 박영신, 2006).

이처럼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감과 관련하여 학교생활, 또래, 학업성적 등 다양한 측면에서 행복의 요인과 다른 변인과의 관련성을 찾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청소년 스스로 청소년 자신이 학교생활 중에서 어떻게 행복감을 지각하고 있는지와 관련된 연구는 거의 없다. 따라서 행복 자체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청소년이 어떻게 행복을 지각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Ⅲ. 연구방법

1. 연구 참여자

본 연구는 수도권 소재의 중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이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를 위한 방법은 연구 참여자들이 직접 연구주제와 관련하여 대주제를 선정 후 대주제와 관련된 사진촬영을 하고 선택된 사진에 대해 참여자의 관점에서 설명을 하는 포토보이스(Photo Voice) 연구방법이다.

포토보이스(Photo Voice) 연구는 참여자 주도형 연구이므로 자신의 생각을 잘 이야기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성격의 청소년이 연구 참여자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구를 위해 연구진이 직접 청소년들을 만나 연구목적과 연구방법에 대해 설명했을 때 연구에 관심을 보이는 청소년은 8명이었다. 그러나 연구시작 시점에서 참여자의 연구에 대한 적극성 부족과 부모의 반대로 인해 3명의 청소년이 불참의사를 밝혀 최종적으로 5명의 참여자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성별로는 남자 청소년 2명, 여자 청소년 3명이고 학년별로는 중학교 2학년 2명과 중학교 3학년 3명이다.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은 위 <표 1>과 같다.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2. 자료수집 및 연구절차

본 연구를 위한 연구 자료는 2016년 8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약 3개월에 걸쳐 포토보이스를 통해 수집되었다. 자료 수집은 청소년 참여자들의 시험기간을 제외하고 주1회 지역도서관의 스터디룸에서 진행되었다. 지역도서관의 스터디룸은 참여자들의 학교와 가까워 접근성이 좋으며 스터디룸 내에 프로젝트 장비가 구비되어 있어서 사진을 보며 함께 이야기나누기가 수월하기 때문에 참여자들의 동의를 얻어 연구 장소로 결정하였다.

포토보이스 연구를 시작하기 전 연구진은 사전모임을 갖고 포토보이스 연구 운영에 대한 사전준비를 하였다. 포토보이스 연구의 진행에 앞서 참여자를 대상으로 본 연구의 목적 및 연구 방법, 연구 진행과정 등을 다시 한 번 설명하고,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참여자는 언제든지 참여중단을 할 수 있음을 고지하였다. 그리고 연구를 위해 참여자가 촬영한 사진과 녹음 내용 등 모든 자료는 익명으로 처리되며 학문적 목적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을 것을 설명하고 이에 동의를 받은 후 연구를 진행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이 미성년자이므로 별도로 보호자들의 서면동의를 받았다.

본 연구의 포토보이스 프로그램은 매 회마다 참여자가 촬영한 사진에 대한 설명을 참여자가 직접 하였으며 참여자의 모든 이야기는 녹음되었다. 포토보이스 프로그램의 한회기당 소요시간은 약 두 시간 정도이며, 연구에 참여한 참여자들에게는 청소년인 점을 감안하여 매회 만오천원의 문화상품권을 지급하였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참여자들의 포토보이스 연구방법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포토보이스 연구방법으로 진행된 기존의 논문을 준비하여 설명해 주었다. 또한 연구자와 참여자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연구주제와 관련된 행복감에 대하여 자유토론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하여 포토보이스 연구방법에 대해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었으며 행복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연구에 흥미를 느끼게 되어 좀 더 적극적인 참여를 하게 되었다. 포토보이스 프로그램의 마지막 회기에는 참여자들이 촬영한 모든 사진을 인화하여 앨범을 만들어 각자에게 선물하였으며 참여자가 각자의 사진마다 제목과 감상을 앨범에다 적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연구수행과정을 간략하게 나타내면 <표 2>와 같다.

연구수행 과정

3. 연구 분석

본 연구에서는 질적 연구방법의 참여적 실행연구기법인 포토보이스를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포토보이스의 연구에서 참여자가 찍은 사진은 참여자 자신이 가장 잘 설명할 수 있기에 사진에 대한 주제와 설명은 가급적 참여자가 정한 그대로 정리하여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이재희, 라미영, 방실, & Canape. 2012), 포토보이스 회기마다 진행된 참여자들의 사진설명과 녹음들은 자료 분석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

본 연구의 결과분석은 참여자들이 매 회별 주제에 대해 촬영하고 제출한 총 35장의 사진과 사진에 대한 설명 및 참여자의 생각을 녹음하고 전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그 중, 연구진이 결정한 의미 있는 사진과 포토보이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그 사진에 대해 이야기한 참여자의 이야기, 참여자의 이야기 중 연구자가 메모한 상징적이거나 의미 있는 코멘트 등이 분석 자료로 이용되었다.


Ⅳ. 연구결과

본 연구를 위한 포토보이스 프로그램은 총 6회 동안 진행되었다. 참여자들은 행복감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다른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4개의 대주제를 선정하였고 연구진의 분석결과 9개의 소주제가 도출되었다.

포토보이스 주제

청소년기 학생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가정에서의 수면시간을 제외하면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욱 많다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선생님과의 인간관계, 그리고 교과활동과 학업성적 등은 청소년의 학교생활만족에 영향을 주며 나아가 청소년의 행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행복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학교생활에서 행복한 때를 떠올리며 연구 참여자들이 찍어온 사진을 바탕으로 행복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연구를 시작하면서 참여청소년들에게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에 대해 물었을 때 선뜻 이야기하는 참여자가 없었다. 하지만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참여자들 스스로 행복감에 대한 기준을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만족감이나 기분이 좋았던 기억들로 정하였다. 참여자들 나름대로 행복감에 대한 기준을 정한 뒤 학교생활 중 친구, 선생님, 학업, 교실 밖 등에서 느끼는 행복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학교생활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주제를 ‘친구들만 있으면 돼요!’, ‘선생님이 좋아요.’, ‘수업 중 재미 찾기’, ‘교실 밖 이야기’의 네 가지로 구분하였다. 이에 연구진은 참여자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분석하여 각각에 대한 소주제를 추출하여 청소년의 학교생활 중 느끼는 행복감에 대해 탐색하였다. 각 주제별 참여자들의 사진과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친구들만 있으면 돼요!

개인의 성장단계에 따라 인간관계는 조금씩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고 성장과 발달을 거치면서 그 다음은 친구, 연인, 배우자 순이다. 더 나아가 삶의 후반으로 가면서 친구가 다시 중요하게 된다. 이렇게 전 생애를 거쳐서 친구는 중요한 사회적 지지원이 되며 행복감의 주요 요인이 된다.

참여자들과 행복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일 먼저 등장한 주제는 ‘친구이야기’였다. 학교와 공부를 연결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만 학교와 친구를 연결 지어서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학교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한다고 이야기하였다. 청소년은 성인들처럼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부 또는 사회적 영향력에 따라 친구관계를 형성하기 보다는 그들 나름대로의 독특한 요소에 의해서 또래집단을 형성하게 된다. 주로 성격에 의해 주변 친구들이 형성되며 외모나 학업성취도에 따라서도 친구관계가 형성된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이 이야기하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경우는 ‘늘 함께하는 우리’와 ‘우리는 커플’ 두 가지로 탐색할 수 있다. 같은 성별의 또래친구를 보면서 사소한 일도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며 정서적 지지를 느낄 수 있고, 이성 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이성에 대한 설렘과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고 보살핌을 주고받으며 내 편이 한명 더 생긴듯한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1) 늘 함께하는 우리

청소년기에는 자기와 비슷한 또래로부터 얼마나 인정을 받고 친밀한가가 자신감을 형성하는데 상당히 중요하다. 참여자들은 어떻게 보면 학교에서의 생활들은 또래의 친구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것이 주목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은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며 같은 고민과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들에게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청소년들이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공유하는 것들 특히 옷차림, 유행, 놀이나 문화 등은 친구에게 쉽게 영향을 주고받는 부분이다.

<그림 1>

친구들과 함께“친구들과 난타 공연하는 사진 이예요. 관심 있는 친구들이 모여 음률과 박자를 만들고 연습하는 시간이 요즘은 제일 행복한 시간 이예요. 너무 빠져 있다고 부모님과 선생님이 걱정하시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요.”(참여자 B)

<그림 2>

수다삼매경“친구들과 함께 할 때가 가장 재밌어요. 수업이 끝나고도 우리끼리 모여 수다 떠는 모습 이예요. 연예인 이야기도 하고, 남친 이야기도 하고, 선생님 흉도 보고, 친구들 흉도 봐요. 학교 끝나고 헤어진 후에도 톡방에서 만나 수다떨구요. 친구로 시작해서 친구로 끝나는 하루예요.”(참여자 A)

참여자들은 학교생활 중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표현하였다. 그 중 여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이야기할 때 가장 행복했다고 하였고, 남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운동장에서 친구와 함께 축구할 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하였다. 친구와의 관계에서 생겨난 오해와 다툼으로 인해 우울하거나 힘들어질 때도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고 하였다. 청소년기에는 동료의식과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이러한 어울림과 활동들이 주를 이루기 마련이다.

지금의 어른들도 학창시절에 한번쯤은 친구들과 고민을 나누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물론 주고받았던 대화의 수준이 그다지 깊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또래와의 이런 어울림을 통해 친구들과 가치관이나 여러 생각들을 나누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정체성이 발달하기도 한다.

<그림 3>

거울 앞에서 옹기종기“우리 반 여자아이들은 쉬는 시간마다 거울 앞으로 모여요. 걸그룹 댄스도 함께 추고 이것저것 발라보기도 하고, 거울 앞에만 가면 이뻐지고 생기가 넘치는 것 같아요...(중략)... 친구들과 웃고 떠들다 보면 쉬는 시간이 금방 지나가요.”(참여자 C)

<그림 4>

함께 뛰고! 놀고!“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노는 게 너무 좋아요. 그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교실에서는 친구들과 조용하게 있어야 하는데 운동장에서 축구 할 때는 시끄럽게 소리 질러도 뭐라 그러지도 안잖아요. 쉬는 시간도 무조건 밖으로 나가요.”(참여자 D)

2) 우리는 커플

청소년기가 되어 이성 친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성친구와의 건전하고 원만한 관계는 어른이 되어서 대인관계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좀 더 유능할 수 있으며 도덕성 발달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참여자들 중 2명은 이성 친구를 사귀고 있는 중이었다. 이성친구가 없는 나머지 참여자들도 이성교제를 원하고 있었고 학교에서도 커플들은 부러움의 대상이라고 하였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때면 같은 성별의 또래관계에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성친구가 있는 참여자들은 이성과의 관계에서 서로가 보살펴주고 배려하면서 더욱 행복감을 느낀다고 표현하였다. 이성친구가 있다고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이야기하면 문제아처럼 취급하고 대학가서 만나라고 하는 등 반대가 심해서 이성에 대한 고민도 부모님이나 선생님보다 주로 또래친구들과 이야기하고 해결한다고 하였다.

청소년기는 여러 가지 자극에 민감해지고, 추상적인 사고나 행동을 하게 된다. 매우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해서 본인은 뭐든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이성에 대한 생각과 욕구를 가지게 되며 어른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이성교제도 경험해보고 싶어 한다.

청소년들은 또래관계가 중요하듯이 이성과의 관계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동성친구에서 이성친구의 비중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고 이성친구와의 상호의존도도 높아지며 친밀감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이성 친구와의 관계에서 성숙한 인간관계 형성기회를 얻게 되어 서로에게 중요한 지지자 역할을 하게 되고 사회적 역할획득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림 5>

남자친구 챙겨주기“친구들이 찍었더라구요. 가정시간에 요리수업이 있었어요. 타코야끼를 만들어서 남자친구부터 챙겨주었답니다. 친구들이 놀리긴 했지만 그래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어요.”(참여자 A)

<그림 6>

두근두근! 설렘!“여자친구랑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요. 뭐든 다 해주고 싶어요. 사귄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아직은 볼 때 마다 두근두근 거리구요. 요즘 저는 여자친구 때문에 학교가 너무 좋아요 .”(참여자 B)

2. 선생님이 좋아요.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지지는 청소년들의 학교생활에 든든한 지원이 된다. 하지만 참여자들 대부분은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고 있었다. 참여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는 약간의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하였다. 학교에서 교사들의 생활지도가 제대로 안 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매우 사무적이거나, 피상적, 무관심, 반목 등의 이유일 것이다.

학교 내에서 학생들과의 소통이 단절된 선생님은 학생들에 대한 영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학생과의 관계가 돈독하지 못한 선생님은 교육능력과 교육성과 또한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학생들의 지적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잠재적 능력을 들어내자면 교사는 먼저 학생들과 사제관계가 돈독해지게 하는데 성공해야 한다. 참여자들은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경우는 ‘따뜻한 말 한마디’의 정서적 지지가 있을 때와 ‘우리와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어울리며 활동하는 때라고 표현하였다.

1) 따뜻한 말 한마디

참여자들은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가장 좋았을 때는 칭찬받았을 때라 이야기 하고 있다. 선생님의 진심어린 응원이나 칭찬을 들을 때면 굉장한 자부심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였다. 선생님들은 스스로의 교육가치관을 가지고 학생들을 이해, 격려, 신뢰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하여 청소년의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지원을 통해 청소년 스스로 자기효능감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학업성취로 이어지고 청소년들은 학교생활에 행복을 느끼며 올바른 인간으로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7>

칭찬은 우리를 춤추게 한다.“담임선생님 책상 이예요. 제가 그리 모범생은 아니 예요...(중략)... 하지만 우리 선생님은 하루에 한 번씩은 저를 꼭 칭찬해주세요.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제는 그 칭찬 듣고 싶어서 제가 일을 찾아서 하기도 해요.”(참여자 D)

<그림 8>

선생님도 멋져요!“방과 후 선생님이 나가실 때 허락받고 찍었어요. 시험도 꼴찌인 우리 반이 체육대회에도 꼴찌를 했거든요. 우울해 있는 우리 반을 보며 그래도 너희가 최고로 멋지다고 말씀해 주셔서 가슴이 찡 했었어요.”(참여자 C)

참여자들의 학업성취능력은 상중하 모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성적이 하위권인 참여자는 선생님들의 편견과 차별에 많은 불만을 토로하였다. 참여자들은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성적이 높은 학생에게 대하는 태도와 문제아에게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이야기 한다.

참여자 D는 또래친구들보다 체격이 많이 크고 성적이 하위권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또래 남학생들과 다툼이 많았던 참여자는 중학교 입학하자마자 불량학생으로 인식되어 선배들과 선생님들의 관심대상이었다. 학교에 갈 때 마다 자신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시선이 편견으로 가득 차 있고 또래친구들보다 차별을 받는다는 느낌에 학교적응에 매우 힘들었다고 했다. 중1 초반에는 부모님의 강요와 회유 등으로 억지로 학교에 나가기는 했으나 학교생활에 대한 좋은 기억은 하나도 없다고 하였다. 겨우 출석일수만 채우고 중2로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학년이 바뀐 후 학생들에 대한 편견이 전혀 없는 지금의 담임선생님을 만나고 스스럼없이 선생님과 대화하며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학교생활에 적응하며 참여자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다고 하였다. 선생님의 관심덕분에 같은 반 친구들도 참여자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어울리며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중1 때와 달리 지금은 학교에 나오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그림 9>

따뜻한 마음“3월이 학교 나가기가 제일 싫었어요. 교실에선 내내 엎드려 있었어요. 쉬는 시간 마다 담임선생님이 오셨는데 그게 짜증나고 귀찮더라고요. 아파서 그런다고 했더니 그 뒤로 매일매일 쌍화탕을 주셨어요. 쌍화탕만 보면 선생님이 떠올라요.”(참여자 D)

<그림 10>

네가 최고야!“담임선생님 카톡 배경화면은 우리 반 아이들 모습으로 매일매일 바뀌어요. 프로필은 네가 최고야! 이구요...(중략)...반톡에 선생님도 함께 들어와 계세요. 톡방에서 이야기 할 때 불편함도 없고 친구처럼 편해요.”(참여자 B)

선생님들은 청소년 개개인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다름과 차이를 판단근거로 활용하여 개개인의 고유한 역량을 개발하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 즉, ‘이렇게 해라!’라는 강요보다는 학생들 개개인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너와 함께 한다.’는 관심을 키워야 한다. 다름과 차이가 인정되지 않을 때 청소년은 존재감이 약해지고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좌절을 겪게 된다. 이러한 좌절감은 교육의 과정은 물론 청소년을 하나의 인격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크게 저해한다.

2) 우리와 같은 눈높이

참여자들은 학교생활 중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좋았던 또 다른 기억으로 권위주의와 격식에서 벗어나 함께 활동할 때 행복했다고 하였다. 참여자 E는 학교에서 만난 체육선생님을 역할모델로 삼으면서 본인의 진로를 체육교사로 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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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주는 선생님“이건 토요스포츠 리그 할 때 선생님 사진 이예요. 우리 선생님은 매일 정장만 입고 오시는 분이세요. 스포츠 리그 때는 캐주얼하게 입고 오셔서 우리랑 함께 운동장에서 놀아주셨는데 그때 너무 좋았어요. 이런 시간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어요.”(참여자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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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이 되는 시간“선생님과 ‘다다익선’이라는 체험동아리를 만들어서 매주 여러 가지 체험하러 다녔어요. 출석률이 좋은 아이는 선생님과 직접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고 선물 받았어요. 저는 해리포터를 받았는데 영화보다 재미있더라고요. 이제는 시리즈 다 모았어요.”(참여자 D)

체육선생님은 엄격한 생활지도로 무서운 선생님으로 유명했지만 방과 후나 주말이 되면 학생들과 함께 활동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처음엔 운동을 좋아하는 몇몇 친구들과 선생님이 모여 운동장에서 체육활동을 하며 시작된 모임이 점점 학생들이 많아져 근처 지역의 체험거리를 찾아다니는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동아리를 이끌어가는 선생님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참여자 역시 그런 체육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선생님들이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마련하고 가정과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며 선생님과 좀 더 친밀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나감으로써 학생들의 정서함양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3. 수업에서 재미 찾기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수업시간이다. 참여자들은 수업과 관련된 부분에서 행복감을 갖는 경우를 ‘시험부담이 없는 수업’, ‘수업의 주인은 나’, ‘참 잘했어요.’ 세 가지로 구분하였다. 참여자들은 수업시간 중에 즐거움을 찾긴 힘들지만 그나마 예체능시간이나 모둠활동 토론수업 등 학생들이 주도할 수 있는 수업시간은 지루하지 않고 즐겁다고 했다. 예체능 수업은 시험에 대한 부담이 적어 편한 마음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모둠활동은 지루한 강의식 수업이 아닌 참여형 수업이라 재미를 많이 느낀다고 한다. 반면, 시험 후 성적이 올랐을 때 기분이 좋긴 하지만 그런 경우는 아주 가끔이고 대부분 성적으로 인해 절망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했다.

청소년의 행복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시험에 대한 부담과 성적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놀이를 즐길 시간이 부족하다. 학교와 학원에서 12시간 이상씩 공부하는 학생들은 학습의 자유가 주어지는 분위기에서 흥미와 적성에 따라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지가 아닌 강요에 의해 기계처럼 공부해야 한다. 청소년과 공부는 늘 함께 연결된다. 학습의 과정에서 청소년에게 행복감이 증진될 수 있어야 한다. 청소년들을 한 줄로 세우고 순위를 매기는 학벌경쟁과 성공경쟁은 어떠한 학생도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에서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수업시간이 ‘행복하고 즐겁다.’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학생이 행복한 수업시간은 교사 역시 행복한 수업시간이 될 것이다.

1) 시험부담 없는 수업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평가를 위해 한 학기에 중간, 기말, 수행의 정기평가와 쪽지시험 교사재량평가의 비정기적인 평가 등의 많은 시험들이 이루어진다. 시험을 통해 학생들이 제대로 학업을 수행하고 있는지, 학교는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평가과정을 통해 더 나은 교수방법과 학습방법이 만들어지고 학생들의 학업역량도 발전한다는 취지에서 이루어지지만 정작 청소년들은 이런 평가들 때문에 학교에서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사회를 흔히 ‘학력주의사회’라고 부르며 ‘학력높음 = 능력있음 = 지혜로움 = 인간성좋음’이란 잣대를 가지고 청소년을 평가하고 있다. 시험이 청소년을 한계에 가두고 있으며 지필평가에서 나쁜 성적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공부엔 젬병’인 학생으로 평가된다. 청소년 개개인의 성장과 학력신장은 크게 상관이 없다. 하지만 이런 평가결과로 인해 다른 가능성이 충분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의 다른 모든 장점들이 묻혀버리는 경향이 있다.

‘시험에 의한 성적, 그 성적으로 인해 평가되는 청소년’ 이런 과정들을 반복되면서 청소년들은 시험에 대한 부담을 가지게 되고 그로 인한 부담은 학교생활에 대한 거부감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학교에서 소위 주요과목이라 일컫는 수업에서 많은 부담감을 가지게 되다보니 청소년들은 그나마 시험부담이 없는 예체능수업에서 즐거움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림 13>

시험부담 없는 수업“주요과목이 아닌 예체능 수업시간이 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요. 기다려지는 수업이구요. 마음이 편해서 그런지 아이들도 수업시간에 활발해져요. 졸고 있는 아이들은 한명도 없는 즐거운 시간 이예요.” (참여자 E)

<그림 14>

체육시간“체육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운동장에 나가서 팀별 경기라도 하고나면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아요. 시험에 대한 부담도 없어요. 시험범위도 적고 외우라는 부분만 외우면 점수는 나와요.”(참여자 A)

2) 수업의 주인은 나!

참여자들 대부분은 수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표현과 주로 많은 학생들이 엎드려 자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나 가끔 학교에서 시행하는 프로젝트 수업이나 학부모가 참관하는 공개수업을 할 때는 선생님 위주가 아닌 학생들 위주의 수업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요즘은 대부분의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해 체험학습이나 모둠수업 토론수업 등이 예전에 비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이렇게 학생들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모둠수업 등은 학생들의 참여도가 훨씬 높고 수업에 대한 즐거움도 있다고 하였다.

청소년들에게 모둠수업은 교우관계를 더 원만하게 하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토론하게 되면서 토론문화도 익히는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친구들과 함께 협동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만큼 서로 이해하고 협동하는 자세가 길러진다. 더불어 모둠수업은 일반 수업과는 다르게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수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일반 수업시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 결과, 수업에서 학생들 스스로가 수업을 즐기게 되고 그러다 보니 학업 효율도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그림 15>

모두가 선생님“역사시간에는 일주일에 한번 씩 우리들 중 한사람이 수업을 진행해요. 교과와 관련된 역사인물이나 사건 등을 조사해서 우리들에게 알려줍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업을 준비해오는 친구들 아이디어가 넘쳐나요. 가장 기다려지는 수업이에요.”(참여자 C)

<그림 16>

모둠수업“주요과목시간엔 모둠이나 토론활동 수업을 거의 안 해요. 간혹 실험활동이나 역사토론 등을 할 때가 있는데 친구들이 굉장히 적극적 이예요. 숨소리만 나던 수업시간이 우리목소리로 웅성거리고 참여도도 훨씬 좋아요. 토론수업이 좀 더 많았으면 해요”(참여자 E)

3) 참! 잘했어요.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시기의 학교성적은 삶의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학교생활에서의 높은 성적은 원하는 대학으로의 진학이나 진로결정에 도움을 주며 청소년에게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심어주게 된다. 연구 참여자들은 교과수업과 관련해서는 지루하고 부담되는 부분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상승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학교생활에서 즐거움을 주는 부분이라고 했다. 성적상승은 상급학교로의 진학과 목표를 향한 노력의 결과로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사회에서 바라보는 청소년의 편견(높은성적 = 모범생)에 부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참여자 A는 스스로가 성적에 대한 욕심이 많다고 하였다. 참여자보다 높은 성적을 받은 친구가 있을 때는 속상하지만 그럴 때 마다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한다. 원하는 성적이 나왔을 때는 참여자도 뿌듯하지만 성적표를 보고 좋아하시는 부모님 모습을 보는 게 더 행복하다고 이야기하였다.

다른 참여청소년들 역시 학교생활 중 시험이라는 과정은 너무 싫지만 결과가 생각보다 높게 나오면 즐거워진다고 하였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되어서 좋고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림 17>

100점 꼬리표“시험 성적표가 나오기 전 확인을 위해 점수 꼬리표를 나눠줘요...(중략)... 저는 100점 꼬리표를 받았을 때가 제일 좋아요.”(참여자 A)

<그림 18>

높은 점수 시험지“시험 보는 날 곧바로 채점을 해요. 조마조마하게 채점하면서 시험지에 동그라미가 하나씩 늘어날 때 마다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참여자 C)

4. 교실 밖 이야기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행복감은 대체적으로 교실 밖에서의 이야기들 이었다. 등교시간은 스트레스의 시작이며 하교시간은 학교생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시간이라고 이야기 하였고 또한 수업과 관련 없는 학교에서의 시간들도 스트레스 없고 행복한 시간인 것 같다고 표현하였다. 교실 밖 이야기에서 참여자들이 행복감을 느끼는 경우는 ‘학교 밖으로 나가는 시간’과 ‘수업만 아니면 모두 좋아!’의 두 가지로 탐색할 수 있다.

청소년기 학생들은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시기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이나 인간관계에서 발생한 상처로 인해 혼란을 겪게 되면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불만족한 상황이 반복되면 건전한 방식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의 학교에서의 행복한 생활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에서 느끼는 선생님의 권위주의 성향과 수직적 관계의 불편함 등으로 학교에 거부감을 나타낸다. 또한 얼른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성적제일주의가 힘들어서 학교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부적응들이 학교에 대한 부담감으로 나타나게 되며 부담감에서 벗어나는 하교시간이나 교과 외 시간들에서 스트레스가 없고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1) 학교 밖으로 나가는 시간

참여자 B는 학교교문을 들어서는 순간 자율적인 모든 것들이 박탈되고 학교교문을 벗어나면 후련해지는 느낌이라 표현하였다. 아침에 학교교문 앞에서 바른생활지도를 하시는 선생님과 마주칠 때 마다 학교에 대한 부담과 압박감이 밀려옴을 느낀다고 했다. 수업시간 내내 종례시간만을 기다리게 되며 종례시간에는 곧 학교를 벗어난다는 생각에 선생님의 잔소리도 기분 나쁘지 않게 들린다고 이야기하였다.

교복, 헤어스타일, 얼굴 등을 단속하며 학생다움을 강조하고 바른 모습을 강요하는 학교는 청소년들에게 많은 압박감을 준다. 공부 잘하는 아이와 공부 못하는 아이 또는 잘 노는 아이나 그렇지 않은 아이 등 학교에서는 청소년들이 양분화 되고 있다. 이도저도 아닌 아이들은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되고 당장에라도 그 분위기에서 빠져나오고 싶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림 19>

PM 3:15“3시 15분인데요~ 이시간이 6교시 끝나는 시간이에요. 물론 7교시까지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6교시 하는 날이 더 좋아요. 이 시간과 동시에 해방이잖아요. 이 3시 15분이라는 시간 자체가 주는 행복감이 장난 아니에요. 학교에서 6교시까지 갇혀 있다가 해방되는 느낌,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시간, 종례시간, 그 시간들이 가장 행복해요.”(참여자 B)

<그림 20>

집에 가는 길“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예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구요. 학교라는 부담스런 공간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너무 좋고요. 집에 가서 편하게 쉴 수 있어서 좋아요. 굳이 표현하자면 학교 가는 길은 어둠, 집에 가는 길은 밝음 이예요. 등교시간엔 친구들도 별 말이 없지만 하교시간엔 친구들 웃음소리가 넘치고요!”(참여자 D)

2) 수업만 아니면 모두 좋아!
<그림 21>

수업만 아니면 돼요!“동아리에서 축제 준비하는 모습이에요. 너무 좋아서 찍었어요. 우리 반에선 매일 똑같은 아이들과 똑같은 선생님을 보다가 축제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친해지고 다 같이 일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별로 모르던 아이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아요. 그냥 학교생활에선 수업과 쉬는 시간의 반복인데 이건 아니라서 너무 좋아요.”(참여자 E)

<그림 22>

학교생활 중 소소한 행복“저도 축제와 관련된 사진을 찍었어요. 반 친구들 간식을 사려고 임원들끼리 근처 슈퍼 가는 모습 이예요. 학교 앞에 마트가 없어서 자전거를 타고 갔어요. 과자를 많이 사고 바구니에 한 가득 싣고 오는 동안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업할 때는 떠들면 안되잖아요. 그런데 수업시간이 아니어서 함께 떠들고 웃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참여자 B)

참여자들은 교과관련 학습활동이 아닌 학교 내에서 시행하는 여러 가지 기타활동 등에서 많은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우리나라 교육현실에서는 ‘어떤 교과에서 무엇을 가르치면 청소년들이 행복해한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정해진 공교육시스템에서는 학생들의 재미나 즐거움을 위한 수업이 아니라 여러 시험에 대비한 학습위주의 수업이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청소년들은 많이 지치고 힘들어하며 교과수업 내에서 찾지 못한 즐거움들을 기타 활동 등 다른 곳에서 찾게 되는 것이다.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느끼는 행복감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행복의 원인을 분석하여 청소년이 보다 행복하게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다음과 같은 논의 및 결론이 도출되었다.

첫째, 청소년은 학교에서 함께 활동하는 친구, 교사 등과 친밀한 관계를 맺음으로 인해 행복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대화를 하거나, 생각을 나누고, 체육활동을 하는 등, 활동을 함께 공유함으로써 소속감을 느끼고, 친밀감을 형성하면서 학교생활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친구들과 수업 중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협동해서 해결할 때, 그리고 축제 준비와 같이 수업 외 시간에 학교에서 친구와 함께 시간과 활동을 공유함으로 인해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이성친구와 서로 챙겨주고 보살피면서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고, 이로 인해 설렘의 감정을 느끼면서 행복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교사가 따뜻하게 대해주거나 스스럼없이 대해줄 때, 친밀감이 느껴지면서 행복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청소년들이 또래와 놀이를 하거나 활동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 연구(김연화, 강문희, 2008)와 또래, 교사와의 관계가 좋을 때, 학교생활에서의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남궁지영, 김양분, 2015) 등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청소년이 생활함에 있어 주로 접하는 존재와의 긍정적인 관계맺음은 청소년으로 하여금 행복을 느끼게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소속감 욕구와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사회에서 살아감에 있어 어딘가에 소속되길 원하고 그 속에서 좋은 관계를 맺었을 때, 안도하고 보호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청소년도 그들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소속되고 좋은 관계 맺길 원하는 욕구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친구들과 함께 시간과 활동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학교중도탈락 청소년이 학교에 적응함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소외감이라는 기존 연구 결과(안영숙, 심혜숙, 2013)를 보더라도 청소년에게 있어 친구나 교사와의 친밀한 관계 맺음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이 생활하는 학교생활 속에서 긍정적인 관계 맺음을 할 수 있도록 성인 및 사회는 도와줄 필요가 있다.

둘째, 청소년은 친밀한 관계를 넘어서서 관계 속에서 인정을 받는다고 느낄 때, 행복하다고 하였다.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인정을 받을 때, 행복하다고 하였고, 교사와의 관계 속에서도 교사가 정서적으로 지지해 주거나 칭찬을 해 주면 행복하다고 하였으며, 청소년을 각기 개성을 가진 다른 존재로 교사가 인정해 줄 때 행복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학교 성적이 높은 경우,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칭찬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결과에 대한 만족보다는 그 내면에 있는 인정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공부를 잘한다는 것이 청소년의 행복을 의미한다고 연결시키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교사가 학생의 성적과 무관하게 학생을 대하면서 격려하고 지지해준다면, 학교생활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부분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인정은 개개인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게 되고 이는 적극적인 자아실현을 가능하게 한다(박수호, 이민정, 2013). 즉,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청소년이 자아실현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하고, 이는 청소년 자신의 행복과도 접목되는 부분이 있다. 이러한 사회적 인정은 청소년의 긍정적 자기효능감 형성에도 영향을 주고, 나아가 청소년이 스스로의 비전을 형성하고 달성함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청소년이 자신이 속한 사회 속에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가능성을 인정받도록 성인 및 사회는 도울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청소년이 긍정적인 자아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셋째, 청소년은 자유롭게 자신을 자기주도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을 때, 행복하다고 하였다. 강의식 수업이 아닌 토론이나 모둠 수업과 같은 참여형 수업을 할 때, 청소년은 자신의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하였다. 이는 교사의 권위주의 성향과 수직적 관계의 불편함 때문에, 그리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 잘 노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 등 이중 잣대로 양분화 되어가고 있는 학교생활이 답답하여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청소년은 자기 자신을 또래와 묶는 부분이 있지만, 그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길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성인들은 청소년을 성인이 정한 이중 잣대로 평가하기 보다는 청소년의 가능성과 개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자기주도성이 높은 청소년이 진로준비행동도 적극적으로 행하며(김서현, 정은숙, 명소연, 정익중, 2013), 이를 기반하여 자신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계한다. 따라서 청소년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청소년이 스스로 탐색하고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여 청소년이 자기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생활할 수 있는 힘을 성인 및 사회는 키워줄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청소년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느끼는 행복감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친구, 선생님, 수업, 교실 밖으로 구분하여 청소년이 언제 행복감을 어떻게 느끼는지 살펴보았다. 이러한 다양한 측면에서의 접근은 청소년의 생각을 살펴보고 다각도에서 그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청소년과의 원활한 소통도 가능하게 한다.

둘째, 기존 연구와 달리 본 연구는 참여자 주도형 연구이다. 본 연구에서 연구방법으로 포토보이스를 활용하여 참여자가 직접 사진을 촬영하고 그 사진을 가지고 이야기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참여자 주도형 연구는 연구 참여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게 하며, 나아가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메시지 수합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연구자는 다각도에서 연구의 시사점을 모색해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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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enier, E., (1984), Subjective well-being, Psychological bulletin, 95, p542-575.

<그림 1>

<그림 1>
친구들과 함께“친구들과 난타 공연하는 사진 이예요. 관심 있는 친구들이 모여 음률과 박자를 만들고 연습하는 시간이 요즘은 제일 행복한 시간 이예요. 너무 빠져 있다고 부모님과 선생님이 걱정하시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요.”(참여자 B)

<그림 2>

<그림 2>
수다삼매경“친구들과 함께 할 때가 가장 재밌어요. 수업이 끝나고도 우리끼리 모여 수다 떠는 모습 이예요. 연예인 이야기도 하고, 남친 이야기도 하고, 선생님 흉도 보고, 친구들 흉도 봐요. 학교 끝나고 헤어진 후에도 톡방에서 만나 수다떨구요. 친구로 시작해서 친구로 끝나는 하루예요.”(참여자 A)

<그림 3>

<그림 3>
거울 앞에서 옹기종기“우리 반 여자아이들은 쉬는 시간마다 거울 앞으로 모여요. 걸그룹 댄스도 함께 추고 이것저것 발라보기도 하고, 거울 앞에만 가면 이뻐지고 생기가 넘치는 것 같아요...(중략)... 친구들과 웃고 떠들다 보면 쉬는 시간이 금방 지나가요.”(참여자 C)

<그림 4>

<그림 4>
함께 뛰고! 놀고!“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노는 게 너무 좋아요. 그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교실에서는 친구들과 조용하게 있어야 하는데 운동장에서 축구 할 때는 시끄럽게 소리 질러도 뭐라 그러지도 안잖아요. 쉬는 시간도 무조건 밖으로 나가요.”(참여자 D)

<그림 5>

<그림 5>
남자친구 챙겨주기“친구들이 찍었더라구요. 가정시간에 요리수업이 있었어요. 타코야끼를 만들어서 남자친구부터 챙겨주었답니다. 친구들이 놀리긴 했지만 그래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어요.”(참여자 A)

<그림 6>

<그림 6>
두근두근! 설렘!“여자친구랑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요. 뭐든 다 해주고 싶어요. 사귄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아직은 볼 때 마다 두근두근 거리구요. 요즘 저는 여자친구 때문에 학교가 너무 좋아요 .”(참여자 B)

<그림 7>

<그림 7>
칭찬은 우리를 춤추게 한다.“담임선생님 책상 이예요. 제가 그리 모범생은 아니 예요...(중략)... 하지만 우리 선생님은 하루에 한 번씩은 저를 꼭 칭찬해주세요.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제는 그 칭찬 듣고 싶어서 제가 일을 찾아서 하기도 해요.”(참여자 D)

<그림 8>

<그림 8>
선생님도 멋져요!“방과 후 선생님이 나가실 때 허락받고 찍었어요. 시험도 꼴찌인 우리 반이 체육대회에도 꼴찌를 했거든요. 우울해 있는 우리 반을 보며 그래도 너희가 최고로 멋지다고 말씀해 주셔서 가슴이 찡 했었어요.”(참여자 C)

<그림 9>

<그림 9>
따뜻한 마음“3월이 학교 나가기가 제일 싫었어요. 교실에선 내내 엎드려 있었어요. 쉬는 시간 마다 담임선생님이 오셨는데 그게 짜증나고 귀찮더라고요. 아파서 그런다고 했더니 그 뒤로 매일매일 쌍화탕을 주셨어요. 쌍화탕만 보면 선생님이 떠올라요.”(참여자 D)

<그림 10>

<그림 10>
네가 최고야!“담임선생님 카톡 배경화면은 우리 반 아이들 모습으로 매일매일 바뀌어요. 프로필은 네가 최고야! 이구요...(중략)...반톡에 선생님도 함께 들어와 계세요. 톡방에서 이야기 할 때 불편함도 없고 친구처럼 편해요.”(참여자 B)

<그림 11>

<그림 11>
함께 해주는 선생님“이건 토요스포츠 리그 할 때 선생님 사진 이예요. 우리 선생님은 매일 정장만 입고 오시는 분이세요. 스포츠 리그 때는 캐주얼하게 입고 오셔서 우리랑 함께 운동장에서 놀아주셨는데 그때 너무 좋았어요. 이런 시간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어요.”(참여자 C)

<그림 12>

<그림 12>
선물이 되는 시간“선생님과 ‘다다익선’이라는 체험동아리를 만들어서 매주 여러 가지 체험하러 다녔어요. 출석률이 좋은 아이는 선생님과 직접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고 선물 받았어요. 저는 해리포터를 받았는데 영화보다 재미있더라고요. 이제는 시리즈 다 모았어요.”(참여자 D)

<그림 13>

<그림 13>
시험부담 없는 수업“주요과목이 아닌 예체능 수업시간이 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요. 기다려지는 수업이구요. 마음이 편해서 그런지 아이들도 수업시간에 활발해져요. 졸고 있는 아이들은 한명도 없는 즐거운 시간 이예요.” (참여자 E)

<그림 14>

<그림 14>
체육시간“체육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운동장에 나가서 팀별 경기라도 하고나면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아요. 시험에 대한 부담도 없어요. 시험범위도 적고 외우라는 부분만 외우면 점수는 나와요.”(참여자 A)

<그림 15>

<그림 15>
모두가 선생님“역사시간에는 일주일에 한번 씩 우리들 중 한사람이 수업을 진행해요. 교과와 관련된 역사인물이나 사건 등을 조사해서 우리들에게 알려줍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업을 준비해오는 친구들 아이디어가 넘쳐나요. 가장 기다려지는 수업이에요.”(참여자 C)

<그림 16>

<그림 16>
모둠수업“주요과목시간엔 모둠이나 토론활동 수업을 거의 안 해요. 간혹 실험활동이나 역사토론 등을 할 때가 있는데 친구들이 굉장히 적극적 이예요. 숨소리만 나던 수업시간이 우리목소리로 웅성거리고 참여도도 훨씬 좋아요. 토론수업이 좀 더 많았으면 해요”(참여자 E)

<그림 17>

<그림 17>
100점 꼬리표“시험 성적표가 나오기 전 확인을 위해 점수 꼬리표를 나눠줘요...(중략)... 저는 100점 꼬리표를 받았을 때가 제일 좋아요.”(참여자 A)

<그림 18>

<그림 18>
높은 점수 시험지“시험 보는 날 곧바로 채점을 해요. 조마조마하게 채점하면서 시험지에 동그라미가 하나씩 늘어날 때 마다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참여자 C)

<그림 19>

<그림 19>
PM 3:15“3시 15분인데요~ 이시간이 6교시 끝나는 시간이에요. 물론 7교시까지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6교시 하는 날이 더 좋아요. 이 시간과 동시에 해방이잖아요. 이 3시 15분이라는 시간 자체가 주는 행복감이 장난 아니에요. 학교에서 6교시까지 갇혀 있다가 해방되는 느낌,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시간, 종례시간, 그 시간들이 가장 행복해요.”(참여자 B)

<그림 20>

<그림 20>
집에 가는 길“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예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구요. 학교라는 부담스런 공간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너무 좋고요. 집에 가서 편하게 쉴 수 있어서 좋아요. 굳이 표현하자면 학교 가는 길은 어둠, 집에 가는 길은 밝음 이예요. 등교시간엔 친구들도 별 말이 없지만 하교시간엔 친구들 웃음소리가 넘치고요!”(참여자 D)

<그림 21>

<그림 21>
수업만 아니면 돼요!“동아리에서 축제 준비하는 모습이에요. 너무 좋아서 찍었어요. 우리 반에선 매일 똑같은 아이들과 똑같은 선생님을 보다가 축제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친해지고 다 같이 일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별로 모르던 아이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아요. 그냥 학교생활에선 수업과 쉬는 시간의 반복인데 이건 아니라서 너무 좋아요.”(참여자 E)

<그림 22>

<그림 22>
학교생활 중 소소한 행복“저도 축제와 관련된 사진을 찍었어요. 반 친구들 간식을 사려고 임원들끼리 근처 슈퍼 가는 모습 이예요. 학교 앞에 마트가 없어서 자전거를 타고 갔어요. 과자를 많이 사고 바구니에 한 가득 싣고 오는 동안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업할 때는 떠들면 안되잖아요. 그런데 수업시간이 아니어서 함께 떠들고 웃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참여자 B)

<표 1>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NO ID 성별 연령 학년
1 A 16세 중 3
2 B 16세 중 3
3 C 16세 중 3
4 D 15세 중 2
5 E 15세 중 2

<표 2>

연구수행 과정

1단계
문헌연구(연구주제 도출 및 선행연구)
2단계
연구계획 및 연구 참여자 모집(연구 계획안 작성)
3단계
포토보이스 연구 실행
(오리엔테이션 및 주제 결정, 개인사진 의미공유)

1회 - 친구
2회 - 선생님
3회 - 교과
4회 - 비교과
5회 - 모든 이야기
4단계
포토보이스 연구 실행 6회(소감말하기 및 앨범 증정)
5단계
자료 분석 및 결과도출(소주제별 분석, 결론제시)

<표 3>

포토보이스 주제

NO 주제(참여자 선정) 소주제
1 친구들만 있으면 돼요! • 늘 함께 하는 우리
• 우리는 커플
2 선생님이 좋아요. • 따뜻한 말 한마디
• 우리와 같은 눈높이
3 수업 중 재미 찾기 • 시험부담 없는 수업
• 수업의 주인은 나!
• 참! 잘했어요.
4 교실 밖 이야기 • 학교 밖으로 나가는 시간
• 수업만 아니면 모두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