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상담자를 활용한 사이버불링 개입방안
초록
최근 사이버불링의 피해양상이 심각해짐에 따라 사이버불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 사이버불링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확산되고 있어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래상담은 청소년 문제 예방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성장과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사이버불링 개입에 대한 또래상담자의 효과도 기대되는 바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효과적인 사이버불링 개입을 위한 또래상담자의 역할과 사이버불링 대처전략을 면밀하게 살펴보았으며 그 결과로써 또래상담자의 역량 강화 및 사이버불링에 대한 다차원적인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본 연구는 또래상담자를 활용한 사이버불링 개입방안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Abstract
As the level of cyberbullying victimization becomes more intense, social concerns over such cyberbullying are rapidly increasing. Especially, as negative influences caused by cyberbullying between juveniles are spreading out, now effective measure against such cyberbullying is needed.
Since Peer counseling affects not only prevention for juvenile’s problems but also growth and advancement of youth positively, effects given by Peer counselor for intervention of cyberbullying is also expected.
This study is intended to provide basic data for cyberbullying intervention of peer counselor by observing roles of peer counselors to intervene cyberbullying and strategies for various cyberbullying. As the results of this study, the enhancement of peer counselors’ capabilities and multi-faced approaches against cyberbullying are emphasized.
Keywords:
cyberbullying, peer counseling, peer counselor, cyberbullying strategies키워드:
사이버불링, 또래상담자, 또래상담, 사이버불링 대처전략Ⅰ. 서 론
인터넷,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 기기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청소년의 복지를 위협하는 사이버불링은 신종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 기기의 발달과 보급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을 통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지만 자율조절능력이 부족한 일부 학생들에게는 스마트폰 과다사용과 관련된 부작용이 야기되었다.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 타인을 의도적으로 괴롭히고 소외시키는 등 부적절한 현상이 초래되면서 이러한 정보통신 기기를 통한 불링(Bullying, 약자를 괴롭힘), 즉 사이버불링이 최근 들어 심각한 청소년 문제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사이버불링은 모바일 폰, 인터넷 등의 정보통신 기술에 부합하여 급격히 생긴 새로운 괴롭힘의 형태로써(Elena et al., 2014) 전통적 불링보다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전통적 불링의 형태는 피해자가 괴롭힘을 당하는 공간을 떠나면 일시적으로 그 상황을 모면할 수 있지만 사이버불링은 피해자가 어디에 있든 하루 24시간 내내 괴롭힘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사이버불링 가해자는 피해자를 익명으로 괴롭히기 때문에 자신이 초래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보지 못하지만(Watts et al., 2017) 사이버불링 피해자는 피해사실에 대해 당혹감을 느끼고 학교를 결석하거나 우울증, 불면증 등을 앓기도 하며 자살생각 혹은 자살시도까지 하게 된다(Schenk & Fremouw, 2012). 또한 사이버불링 피해자는 자신들의 안전이 염려 되어 중요한 타인과의 관계를 바꾸거나 정리할 정도로 관계 분열을 경험할 수 있다(Spears et al., 2009; Watts et al., 2017). 이와 같이 사이버불링은 사이버공간이라는 특수성과 가해자의 익명성으로 인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괴롭힐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호소하는 정서적 고통이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Thompson과 Smith(2011)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불링 이슈(bullying issues)를 해결하고자 할 때 또래 멘토링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라고 제시하였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야 한다면 그 첫 번째 선택은 부모나 선생님이 아니라 친구라고 하였다(Slonje et al., 2008; Elena et al., 2014).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고민이 있을 때 남학생은 42.6%, 여학생은 46.3%가 부모나 교사보다는 친구와 일차적으로 고민 상담을 한다고 조사되었다(통계청, 2016).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청소년들이 학업이나 진로문제, 친구문제 등 고민이 생길 때 가장 먼저 의논하고 싶은 대상으로 또래를 선호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들이 또래관계에 직접 개입해서 다양한 고민들을 함께 나누며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공동체적인 또래문화 속에서 건전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거시적으로 접근하는 상담방식이 또래상담이다(이상희, 이지은, 노성덕, 2000). 또래상담은 학교라는 같은 환경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또래친구를 도와주며 어려움에 대한 공감대 형성, 사회적 지지 제공, 실제적 도움을 주며 개입할 수 있다(김미정, 김혜진, 홍예진, 2016). 또한 또래들의 대인관계에서 비롯되는 사소한 문제부터 약물 및 알콜남용, 자살 및 관계상실, 건강 및 스트레스 관련, 학교나 가정의 적응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의 해결에도 조력할 수 있고(구본용, 구혜영, 이명우, 1994) 학교폭력 예방분위기를 이끌며 교우관계를 개선하여 학교 및 지역사회 공감배려문화 형성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송인아·고재홍, 2001).
최근 메타분석에 의하면 사이버피해자는 자신의 피해 경험에 관하여 어른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주저하지만(McGuckin et al., 2013; Slonje et al., 2013) 비밀을 털어놓아야 한다면 또래에게 이야기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Slonje & Smith, 2008; Livingstone et al., 2011; Anna et al., 2015). 이처럼 또래를 선호하는 청소년의 심리는 또래상담자와 학생 간에 라포 형성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하게 되므로 사이버관련 청소년 문제를 또래상담자가 개입하는 것은 그 효과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또래상담자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이러한 역할 수행을 위한 또래상담자 활동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또래상담은 선행연구들을 통하여 청소년 문제 해결 및 청소년 문화의 성장과 발전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져 왔으나(Grant, 1987; 이상희 외, 2000; 최현주, 2003; 손혜진, 2016) 사이버불링 대처에 있어 또래상담자를 활용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사이버불링의 경우 청소년기의 가해 피해 경험이 대학에 가서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Watts et al., 2017)는 사이버불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고착화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문헌연구를 통해 또래상담자를 활용한 사이버불링 개입 방안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특히 사이버불링의 경우 국외에서 최근에 제시된 모형 및 대처전략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서 효과적인 사이버불링 개입방안에 대해 제안하고자 한다.
Ⅱ. 또래상담에 대한 이해
1. 또래상담자의 현황 및 정의
우리나라 또래상담은 1994년 시작되어 전국단위로 확대 운영되고 있으며 2011년에는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었다. 2012년부터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 따라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또래상담이 확대 운영되고 있으며 2014년은 104,650명, 2015년은 126,938명 그리고 2017년은 171,950명의 또래상담자가 양성되어 현재 전국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교육활동을 펼쳐오고 있다(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2017).
또래상담의 정의를 살펴보면 또래상담이란 청소년들이 일정한 교육을 받은 후 또래 친구들의 학교생활을 포함하여 생활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심리·행동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력하면서 서로 성장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하였다(주지선·조한익, 2014). 구본용 외(1994)는 “또래상담자는 또래상담을 수행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또래들”로 정의하며 또래상담은 어떤 장소에서든 같은 일을 하는 비슷한 또래에 의해서 수행되는 조력활동으로 보았다. Varenhorst(1984)는 “대인간 조력 활동을 수행하도록 학생들을 훈련시키고 지도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며 또래 상담자들을 찾아오거나 또는 의뢰된 비슷한 연령의 내담자에게 상담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May와 Rademacher(1980)은 또래상담을 “특별히 훈련받은 학생이 다른 동료 학생의 학업, 인성, 행동 등과 관련된 문제를 조력하는 것”으로 정의했으며 Lombardi와 Carek(1978)은 또래상담을 세 살 이내의 연령차이가 나는 또래 학생이 다른 학생의 학교 적응문제, 직업문제, 개인문제 등에 관하여 도와주는 것으로 보았다. 위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또래상담은 특별한 훈련을 받은 청소년들이 또래 친구들의 정서, 심리, 행동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조력하며 상호간에 변화 및 성장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2. 또래상담자의 활동 및 역할
또래상담은 학문적 이론에 근거를 두고 시작되었다기보다는 현장의 필요에 의해 출발하였으며(Varenhorst, 1984; 구본용 외, 1994; 이상희 외, 2004) 전문상담자의 부족, 또래집단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이점, 시간과 경제적 측면에서 그 보급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특히 또래상담은 치료적 상담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상담자의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았던 많은 청소년들에게 쉽게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Mitchell et al., 1980; 구본용 외, 1994).
일정한 과정을 통해서 양성된 또래상담자는 고민을 가진 친구를 돕는 역할과 또래집단 안에서 공감배려문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또래상담자는 청소년들의 정서적 지지자, 조력자, 문제 해결자, 학교 공감배려문화 촉진자, 그리고 지역사회 공감배려문화 촉진자로써의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2017).
또래상담자의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또래들의 위기관리와 전문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 제공, 학업 및 과업수행의 보조활동, 사회적 관계, 학업, 자기표현 등에서 문제가 있는 또래들을 도와주기 그리고 자기존중감을 고양시키는데 조력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구본영, 구혜영, 이명우, 1994). 또한 또래상담은 다른 학생들의 생각, 감정, 욕구 조절 등을 공유하여 의사소통을 증진시키고 친밀감을 형성시켜서 그들만의 특별한 관심사의 해결 및 문제를 대처하는데 있어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였다(송인아·고재홍, 2001). 이러한 또래상담활동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도와주고 공감하며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면서 진정한 우정과 리더십을 배우게 될 것이다. 또한 공감적 지지와 배려행동을 통해 진정한 상담가로서의 성장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양미진 외, 2013).
3. 또래상담 효과
선행연구에 의하면 또래상담자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또래 상담교육 경험을 통해 자발적 참여의 중요성 인식, 실제 친구관계 증진, 상담기법 습득을 통한 능력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주지선·조한익, 2014; 손혜진, 2016). 또래상담을 통하여 인간관계 및 교우관계가 개선되고(최현주, 2003) 학급응집력이 높아졌으며(채연희·이현림, 2003) 자아존중감 및 인간관계능력이 향상되었다(이현림·최현주, 2003).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능력과 사회적 효능감(변상해·김세봉, 2011), 대인관계 유능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손혜진, 2016). 또한 또래상담자가 속한 집단에서 10대 출석률이 높아지고 책임질 줄 아는 행동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약물복용을 피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학업에도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Grant, 1987; 이상희 외, 2000). 특히 진로상담에서 전문상담자보다 또래상담자를 더 신뢰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되었는데 이는 청소년들이 진로문제나 직업선택에 있어서 같은 시대와 가치관을 공유하는 또래들의 의견을 기성세대의 의견보다 더욱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송인아·고재홍, 2001). 위의 내용을 토대로 볼 때 또래상담은 또래상담자 개인의 성장과 발전뿐만 아니라 건전한 학급 분위기 조성에도 이바지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Varenhorst(1984)에 의하면 비록 또래상담의 역사는 짧지만 강력한 잠재력을 지닌 상담활동의 하나라고 예언한 바 있다. 따라서 또래상담자 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또래상담활동이 건전한 청소년 문화형성에 기여하는 바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Ⅲ. 사이버불링에 대한 이해
1. 사이버불링 정의 및 실태
정보통신 기술 발전의 오남용으로 사이버공간에서의 반사회적인 가해행동이 초래되었다. 인터넷상의 이러한 반사회적 행동의 한 유형이 바로 사이버불링이다(Chan & Wong, 2015). Tokunaga(2010)에 의하면 사이버불링은 테크놀로지 사용의 증가로부터 기인된 부정적인 결과로써 전자기기나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개인이나 그룹이 다른 사람에게 해를 가하려는 의도로 적대적이거나 공격적인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Barlett & Kristina, 2017). 이메일로 보내진 루머나 SNS에 게재된 루머, 악의 있는 메시지나 이메일, 당혹스러운 사진, 비디오, 웹사이트 혹은 위조 프로필 등이 사이버불링의 예라고 할 수 있다(The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2016; Chapin & Colemanohn, 2017).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개정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서 ‘사이버 따돌림’이라는 용어를 사이버불링 대신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인터넷,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하여 학생들이 특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속적, 반복적으로 심리적 공격을 가하거나 특정 학생과 관련된 개인정보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일체의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이창호 외(2014)는 악의적인 메시지나 이메일을 보내는 것으로부터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특정인에게 해로운 사진, 비디오와 거짓 프로파일과 루머를 확산하여 특정인을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 위해하는 제반 행위를 사이버불링으로 간주하였다.
사이버불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서도 청소년 문제로 심각한 이슈가 되고 있다. FBI 통일범죄 총계 보고서(The U.S. Uniform Crime Report)에 의하면 십대의 절반이 사이버불링 피해 경험이 있고(BJS, 2015; Chapin & Coleman, 2017) 고등학생(캐나다인과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Li(2007)의 연구에서는 대략 30%가 사이버불링 피해경험이 18%는 사이버불링에 가담한 경험이 있으며(Watts et al., 2017) 한국에서는 중·고등학생의 27.7%가 사이버불링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나타났다(이창호 외, 2014). 기존의 선행연구에 의하면 사이버불링 피해율이 대략 20%-40%로 보고되고 있다(Tokunaga, 2010; Kimberley & Bussey, 2016). 이렇게 사이버불링 피해경험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이 겪고 있는 사이버불링 피해양상 또한 확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좌절감(43%), 분노(40%), 학업부진(32%), 슬픔(27%) 그리고 별다른 심리적 문제를 못느낌(22%)순으로 나타났는데(Hinduja & Patchin, 2006; 전은숙, 2013)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사이버불링 피해경험이 청소년기의 건강한 심리발달 성장과정에 악영향을 미쳐서 그로 인한 피해양상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2. 사이버불링 특징 및 유형
전통적 불링이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되어 사이버불링이라는 새로운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전통적 불링과 사이버불링을 비교하면서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불링은 일반적으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모두에게 단기-장기적으로 심리사회적 적응(회복탄력성)과 특히 청소년 비행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신체적(차기), 언어적(욕하기), 비언어적 관계행동(사회적 소외)와 같은 부정적 행동을 반복해서 하는 것과 관계가 깊다(Guo et al., 2010; Olweus, 1978; Chan & Wong, 2015).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통적 불링은 자신을 적절하게 방어할 수 없는 나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의도성 있는 행동으로 정의된다(Olweus, 1999). 이러한 전통적 불링의 정의가 확장되어 사이버불링은 “한 개인이나 그룹에 의해 전기통신수단을 사용하여 자신을 쉽게 방어할 수 없는 피해자에 대하여 반복적 지속적으로 행해지는 공격적인 행위”로 정의된다(Smith et al., 2008).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사이버불링은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의 사용을 통해 발생하는 조직적인 힘의 남용이라고 할 수 있다(Elena et al., 2014).
위의 내용을 토대로 볼 때 자신을 적절하게 방어할 수 없는 사람을 공격하려는 의도성은 사이버불링과 전통적 불링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지만 Slonje와 Smith(2008)는 사이버불링과 전통적 불링이 여러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다르다고 제시하였다. 첫째, 전통적 불링의 피해자는 가해자와의 접촉통로를 피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할 수 있으나 사이버불링 피해자는 그들이 어디에 있더라도 메시지나 이메일을 계속 받게 된다. 둘째, 전통적 불링에서는 일반 관객이 있는 작은 그룹이 있는 반면 인터넷 상에서는 많은 또래집단 관객이 있다. 셋째, 전통적 불링이 신체적, 언어적 손상을 입는 것이라면 사이버불링은 문자나 시각적으로 나타나며 신체 대신에 사회적 이미지, 위엄, 명성 등에 손상을 입는 것이다. 넷째, 사이버불링은 “비가시성”과 “익명성”으로, 전통적 불링은 “가시성”으로 나타난다. 사이버불링은 불쾌한 문자 메시지 혹은 이메일이 간단하게 삭제될 수 있고 미래의 메시지도 차단될 수 있으며 신체적 상처는 남기지 않는다(Elena et al., 2014). 한편 Smith와 그의 동료들(2006)이 사이버불링과 전통적 불링을 비교하여 피해자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분석하였는데 사진/비디오 클립(video clip)과 전화 괴롭힘(call bullying)은 전통적 불링보다 높은 부정적 영향을 피해자에게 주었고 문자 메시지는 전통적 불링과 대략 비슷한 부정적 영향을, 이메일 불링은 전통적 불링보다 더 낮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Smith et al., 2006 & Elena et al., 2014).
이 외에도 여러 학자들이 제시한 사이버불링과 전통적 불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요약해보면 공통점은 고의적으로 해를 가하는 공격성(Krahé, 2001; Anderson & Bushman, 2002), 힘의 불균형 그리고 피해의 반복성이라 할 수 있고 전통적 불링과 사이버불링의 차이점은 통신기기를 이용하는 거라고 하였다(Campbell, 2005; Slonje & Smith, 2008; Smith et al., 2008; Spears et al., 2009; Dooley et al., 2009; Dorothy, 2010). 지금까지 사이버불링과 전통적 불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토대로 각각의 특징을 비교해보았다. 전통적 불링과 구별되는 사이버불링의 주요 특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사이버불링의 특징은 첫째, 익명성이다. 사이버불링은 전통적 불링과 중복하여 발생되는 경우가 많지만 익명성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 사이버불링의 가장 큰 특징이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면대면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가해자는 피해자의 괴로움 정도를 알 수 없고 죄책감도 저하된다(최숙영, 2014). 심지어 익명성으로 인해 가해자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괴롭힐 수 있고 가짜 신분을 만들어서 가해자가 잡히는 가능성을 감소시켜 준다. 또한 사이버불링은 전기통신기기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해자들은 계속 익명인 상태로 남아있게 되고 피해자 학대는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Wong-lo et al., 2011).
익명성과 관련하여 탈억제효과(disinhibition effect)가 있다. 탈억제효과로 불링/사이버불링의 행위가 설명될 수 있다(Willard, 2005; Mason, 2008). 사이버불링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사이버불링 결과에 대한 걱정을 덜하게 되고 사이버불링에 대한 억제가 되지 않는다(Willard, 2005). 익명성은 가해자에게 사회적 자아로 변형시키고 사적인 자아를 버리게 해서 책임감과 사회적 규범통제를 무시하게 하고 이렇게 변형된 자아는 공격성, 충동성, 무기력증을 온라인에서 초래할 수 있다(Mason, 2008; Watts et al., 2017).
사이버불링의 두 번째 특징은 방관성이다. 방관자는 전통적 불링보다 사이버불링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혀졌다. 십대의 88%가 소셜 미디어를 통하여 사이버불링 사건을 목격하는데 이러한 방관자의 행동에 따라 사이버불링 과정을 여러 방식으로 변경시킬 수 있고 영향력도 미칠 수 있다(Lenhart et al., 2011). 예를 들면, 방관자는 피해자를 지지하며 개입하거나 혹은 직접적으로(가해자에 맞서거나 피해자를 위로하면서) 혹은 간접적으로(사이버불링 피해 사건을 어른에게 알려줌으로써) (DeSmet et al., 2012) 피해자에게 끼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신분을 위협하거나 사이버불링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사이버불링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상대방의 물리적 모습이 보이지 않으므로 대상에 대한 인간적인 측면을 생각 안하게 되고 사이버불링의 방관자들은 전통적 불링의 방관자들보다 더 쉽게 가해자가 되는 경향이 있다. 채팅방에서 사이버불링이 발생했을 때 채팅방 참여자들이 사이버불링의 행위를 멈추게 하기 위해 얼마나 개입하는지 살펴보았으나 실제 사이버불링을 저지하기 위해 개입한 참여자들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Kowalski et al., 2012).
방관자가 사이버불링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방관자는 그들이 사이버불링을 목격했을 때 수동적이 되었다. 실제로 Lenhart와 그의 동료들(2011)의 연구에 의하면 소셜미디어로 사이버불링을 목격했던 91%는 어느 시점에서 그것을 무시했다고 나타났다. 방관자로써 사이버불링에 대한 관심의 부족이 반드시 불링을 용납하는 것은 아니지만 방관자의 개입 부족은 가해자의 행동에 대한 암묵적인 인정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Kimberley & Bussy, 2016). 그러나 사회적 지지수준이 높고 외로움 수준이 낮은 방관자는 사이버불링 사건에 더 잦은 개입을 한다고 보고되고 있다(Olenik-Shemesh et al., 2015; Kimberly & Bussy, 2016).
사이버불링 세 번째 특징은 반복성이다. 사이버불링이 고통스럽게 다가오는 것은 반복되기 때문이다. 특히 폭력이 온라인으로 옮겨 가게 될 경우 협박이나 괴롭힘이 오랜 기간 반복될 수 있다. 또한 여러 명이 포스팅을 계속하게 되므로 피해자는 끊임없이 휴대전화나 태블릿 PC, 노트북 등을 열어보기 때문에 사이버불링을 피할 수 없게 된다(Patchin & Hinduja, 2015).
인터넷 공간이라는 특성상 사이버블링은 가해자의 통제로부터 분리되어 다양한 형태로 반복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 공간에서 사진과 비디오를 게재하거나 SNS 및 블로그에 댓글을 달거나 메일을 보내는 등의 행위가 한차례라도 있게 되면 제3자에 의해 열람 및 전송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게재된 댓글내지 메일에 제3자가 접속하여 열람 또는 전송하면 가해자에 의해 이루어진 사이버블링은 일회성이지만 피해자에게는 반복적인 공격으로 나타나게 된다. 일반적인 집단 괴롭힘에서는 가해자 본인의 행위가 반복적이지만 사이버블링의 경우에는 가해자만이 아니라 제3자인 방관자도 행위의 반복성에 가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Grigg, 2010; 강경래, 2015). 또한 사이버불링에 관여한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사이버불링 피해자를 목표로 삼아 지속적으로 사진, 비디오, 슬라이드 쇼, 대화식 설문조사와 같은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다(Li, 2007; Brewer & Kerslake, 2015). 즉 일회성 사이버불링이더라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미디어로 피해자를 괴롭힐 수 있고 제3자에 의해 새로운 형태로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사이버불링 피해자의 정서적 고통은 지속적 반복적으로 가중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The U. 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2016)에서도 사이버불링은 1년 365일, 일주일 내내, 그리고 하루 종일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이버불링을 피할 “안전한 장소”가 없음을 경고하고 있다(Chapin & Coleman, 2017).
사이버불링의 유형에 대해서 살펴보면 우리나라 경찰청에서 분류하고 있는 사이버불링 피해유형은 떼까(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학생을 초대하여 단체로 욕설을 하거나 괴롭히는 행위), 방폭(단체 대화방으로 피해학생을 초대한 뒤 한꺼번에 나가버려 피해 학생만 남겨 놓는 행위), 카톡감옥(욕설등을 참지 못한 피해학생이 단체 대화방을 나가면 끊임없이 초대하여 괴롭히는 행위), WIFI 셔틀(스마트폰 핫스팟 기능을 이용하여 피해 학생의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빼앗아 금전적으로 피해주는 행위), 기프트콘 셔트(카카오톡, 이모티콘이나 현금 대신 쓸 수 있는 기프트콘을 강제로 선물하게 하여 갈취하는 행위)등으로 구분되어 있다(경찰청 공식 블로그, 2017).
국외 학자들의 사이버불링 유형 연구를 살펴보면 Li(2007)와 Willard(2005)는 사이버불링을 플레이밍(flaming), 사이버 괴롭힘(online harassment), 사이버 스토킹(cyber staking), 명예 훼손(denigration), 위장(masquerading), 사기(trickery), 폭로(outing), 따돌림(exclusion)등 모두 7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플레이밍(flaming)은 한 사람에게 혹은 온라인 단체그룹에 이메일이나 문자를 통하여 무례한 혹은 저속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사이버 괴롭힘(online harassment)은 모욕적인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는 것이고 사이버 스토킹(cyber staking)은 괴롭힘이 온라인으로 옮겨져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명예 훼손(denigration)은 어떤 사람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 거짓 메시지 혹은 마음을 상하게 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위장(masquerading)은 괴롭힘(harassment)과 명예 훼손(denigration)의 요소를 취하고 있는데 사이버불링 가해자가 다른 사람으로 가장하여 어떤 사람에 대한 위협적이거나 해로운 정보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거나 게시하는 것을 말한다. 사기(trickery)와 폭로(outing)는 사이버불링 가해자가 한 개인의 민감한 사적인 정보를 갖고 놀리거나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그 정보를 게시 및 전송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제(exclusion)는 어떤 사람을 온라인 그룹에서 의도적으로 배제시켜서 자동적으로 따돌림 받는 사람으로 낙인찍는 것이다(Watts et al., 2017).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이버불링의 유형이 다양하게 구분되어 있지만 어떤 대상에 대한 괴롭힘의 행위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의도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라고 볼 수 있다.
3. 사이버불링 모형 및 사이버불링 대처전략
BGCM(The barlett and Gentile cyberbullying Model)은 사이버불링에 대한 심리적 과정을 설명하는 학습기반 심리학 모형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사이버불링 예측에 관한 심리학적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 제안된 새로운 이론이다(Barlett, 2017).
BGCM(Barlett & Gentile, 2012)모형에서는 사이버불링 행위를 학습과정으로 보고 있으며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을 공격할 때 공격자들은 다음 과정을 배우게 된다고 하였다 - 첫째, 공격자는 피해자에게 익명으로 인식이 된다. 둘째, 사이버불링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신체적 크기의 차이는 무관하다. 셋째, 온라인 공격은 피해자에게 어떠한 신체적 흔적(멍, 상처)을 남기지 않는다. 넷째, 공격자가 피해자를 신체적으로 괴롭힌 효과를 볼 필요가 없다. 다섯째, 온라인 공격자는 부모나 관계자에 의해 신원파악이 어려워 처벌받지 않는 동안 더 쉽게 피해를 주게 된다. -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이버 공격행동이 지속적으로 학습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이버 공격에 대한 몇 번의 경험이 궁극적으로 자동화되어 미래에도 사이버불링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Barlett, 2017). 결국 지속적인 사이버불링 경험으로 인해 사이버불링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가 형성되고 자동화되어 사이버불링 행위를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Barlett & Chamberlin, 2017).
중요한 점은 익명성이 인식되면 더 많은 해로움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Sticca & Perren, 2013). 익명의 사이버불링이 전통적 불링보다 피해자를 더 괴롭힐 수 있도록 인식이 되며 지각된 익명성은 지속적인 사이버불링의 가해행동으로 예측이 된다. 또한 BI-MOB(the belief in the irrelevance of muscularity during online bullying)은 사이버불링 가해행동과 태도를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온라인에서 괴롭히는 행위가 건장한 체격과는 무관하다는 믿음이 사이버불링 태도의 중요한 예측요인으로 볼 수 있다(Barlett, 2017). 결국 익명성과 BI-MOB가 적극적인 사이버불링 태도와 그 이후의 사이버불링 행동을 예측한다(Barlett, 2012)고 볼 수 있으며 BGCM 모형은 위 <그림 1> 과 같다.
사이버불링을 지지하는 태도는 사이버불링 가해와 관련이 있으며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의도를 예측하고 미래에 누가 사이버불링을 할 지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사이버불링 가해요인에 대한 예측능력은 사이버불링 빈도를 줄이기 위한 개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Kowalski et al., 2014; barlett, 2017).
BGCM에 이어 사이버불링 대처에 자주 사용되는 거래모형(Transactional Model)과 접근-회피모형(approach-avoidance model) 그리고 사이버불링 대처 전략과 그 효과성에 대해서 지금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대처 전략은 일반적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개인의 행동, 정서 그리고 인지반응으로 정의되고 있고(Lazarus & Folkman, 1984) 대처는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특성을 상쇄시킴으로써 문제를 제거하고 수정해주며 개인이 자신의 감정 반응을 조절하도록 도와주는 것을 의미한다(Pearlin & Schooler, 1978). 사이버불링에 자주 사용되는 대처 이론으로는 거래모형(Lazarus & Folkman, 1984)과 접근-회피모형(Roth & Cohen, 1986)이 있다. 이러한 두 이론을 기반으로 대처 전략은 문제-중심/정서-중심(Lazarus & Folkman, 1984) 혹은 접근/회피(Roth & Cohen, 1986)축으로 분류된다(Machackova et al., 2013). 문제중심 대처(Problem-focused coping)는 문제를 해결하여 미래에 그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하는 것으로 사이버불링 가해자와 맞서거나 다른 성인이나 또래들에게 사이버불링 문제에 개입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Parris et al., 2012; Juliana & Amanda, 2015). 정서중심 대처(Emotion-focused coping)는 사이버피해자의 정서적 결과를 다루는 것이고 회피중심 대처(Avoidant-focused coping)는 사이버피해자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신적, 신체적으로 시도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Jacobs et al., 2014; Juliana & Amanda, 2015). 이와 같이 대처 전략이 문제-중심/정서-중심(Lazarus & Folkman, 1984) 혹은 접근/회피(Roth & Cohen, 1986)축으로 분류되어 있는데(Machackova et al,, 2013) 이러한 양분의 범주가 실제 대처전략을 설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Parris et al., 2011). 그 첫 번째 이유로, 문제의 대처 전략에 대한 추가 연구에서 보고된 바에 의하면 문제중심과 정서중심 둘 다(혹은 접근과 회피 둘 다)로 고려될 수 있다는 점이다(Riebel et al., 2009; Tenenbaum et al., 2011; Parris et al., 2011). 예를 들면 회피전략은 어떤 연구에서는 문제중심으로 다른 연구에서는 정서중심으로 혹은 혼합되어(Šléglová & Černá, 2011; Tokunaga, 2010) 설명되고 있다. 두 번째 이유로, 사이버불링 피해자들이 다양한 목적을 위해서 여러 대처전략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이버불링에 대한 대처는 꽤 복잡해서 기존에 확립된 대처모형으로는 이해가 잘 안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Parris et al., 2011).
사이버불링 대처 전략에 대한 Machackova와 그의 동료들(2013)의 연구에서도 사이버불링 피해자는 다양한 목적을 위해 여러 가지 대처 전략을 사용하면서 특정한 사이버불링 상황에 맞게 맞춤화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문제중심과 정서중심을 대처전략으로 동시에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대책(접근 혹은 회피 또는 정서 혹은 문제 중심으로 분류될 수 없는)도 전략의 범주로 나타낼 수 있다고 하였다. Parris와 그의 동료들(2011)도 학생들과 함께 한 질적 연구에서 사이버불링에 대처하기 위한 시도로써 접근이나 회피로 분류되는 것과는 반대로 무대책을 포함하였다. 예를 들면 연구 응답자들이 온라인상의 공격적인 행동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전략이며 주목해야 할 하나의 구체적인 범주라고 제시하였다.
Perren과 그의 동료들(2012)은 사이버불링 대처전략을 기술적 대처, 보복, 가해자 직면, 지지 추구, 그리고 회피/무시전략 등 5개로 분류하였다. 12-18세의 2,092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불링 피해자를 위한 대처전략과 그 효과성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사이버불링 피해를 막는데 도움이 되는 전략으로 컨택차단(소셜 네트워킹 프로필 삭제, 프로필 혹은 전화번호 변경), 사이트 회피, 지지 요청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solution)으로 그리고 보복, 직면, 온라인 조언은 약간의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Machackova et al., 2013).
Perren과 그의 동료들(2012)은 사이버불링 대처전략 마지막 범주에 인지적 요소와 행동 요소를 포함시켰다. 인지적 전략으로 재구조화가 주로 사용되는데 가해자를 비난 하거나 의도적인 회피 혹은 무시하는 방법 등으로 사이버불링에 대처하였다. 좀 더 적극적인 행동전략으로는 지지를 요청하고 다양한 기술적 솔루션을 시도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면 기술적 전략으로 공격자의 계정 차단, 피해사실을 웹사이트 관리자에게 알리기, 다른 사이버 스페이스의 특정 대처전략 등을 사용하였다(Machackova et al., 2013). 그러나 사이버불링 공격의 반복성, 확산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기술적 솔루션의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 비록 어떠한 채널이나 플랫폼(이메일 계정 혹은 SNS 프로필)을 차단하거나 삭제하더라도 다른 것들이 또 생성될 수 있고 자료가 한번 공개된 것은 많은(익명의) 관중들이 보고 다시 유포될 수 있기 때문이다(Heirman & Walrave, 2008; Kowalski et al., 2008; Nocentini et al., 2010). 즉 단 한가지의 기술적 전략이 특정 환경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다른 채널(email or mobile)에 의하여 사이버 공격으로 지속될 수도 있다. 따라서 사이버불링의 기술적 솔루션은 다른 전략들과 동반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Machackova et al., 2013).
사이버불링 대처전략으로 아동과 청소년이 인정한 via-web protection이 있다(Aricak et al., 2008; Smith et al., 2008). 이 기술적 솔루션은 온라인에서 컨택한 개인 차단시키기, 비밀번호나 사용자 이름 혹은 이메일 주소 변경하기, 그리고 온라인 계정에서 이름을 바꾼 채 익명의 문자 메시지를 읽지 않고 삭제하기 등으로 구성되어있다(Juvoven & Gross, 2008; Smith et al., 2008; Elena et al., 2014).
사이버불링의 또 다른 대처전략으로 또래 멘토링이 있다. 또래 맨토링은 나이가 더 많은 청소년이 나이가 어린 청소년에게 조언하고 상담하는 것으로 전통적인 학교폭력 문제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사이버불링에도 활용되고 있다(최숙영, 2014). 영국의 자선단체 Beatbullying은 2009년에 사이버멘토(Cyber mentors)라고 불리는 새로운 유형의 가상의 또래지지를 도입하였다(Elena et al., 2014). 이러한 사이버멘토는 5~17세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최숙영, 2014) 학생들이 사이버멘토로써 훈련을 받고 필요할 때 로그온하여 멘토를 하게 된다. 사이버멘토는 더 많은 지지를 요청하기 위해 멘티들을 시니어 사이버멘토에게 의뢰하고 필요하다면 상담사에게 의뢰할 수도 있다(Elena et al., 2014).
우리나라 사이버멘토는 사이버학교 폭력예방교육을 이수하고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이버불링에 대한 또래상담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이창호, 2014). 이러한 점을 토대로 볼 때 사이버멘토는 또래상담자의 ‘지지자’로서의 역할로 잘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사이버불링 대처전략이라 볼 수 있다.
Ⅳ. 또래상담자를 활용한 사이버불링 개입방안
교육부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에서는 올바른 스마트 기기 사용문화를 정착시키고 사이버 폭력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게임, 인터넷, 스마트폰 과의존 및 사이버 폭력 예방교육 대책’을 발표하였다. 주요 내용 중 학교폭력 예방선도학교(어깨동무학교)에서 학생이 주체가 된 또래활동을 통해 스마트 기기 과의존 및 사이버폭력 예방활동을 필수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교육부 보도자료, 2016.12.19.). 이러한 추세는 사이버 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함에 따라 또래활동을 통한 예방활동이 정책적으로 지지되고 있으며 예방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학교장면에서 또래상담을 활용한 개입전략을 장기간 연구한 결과, 또래집단의 강력한 힘은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태도와 학교에 대해 성숙한 견해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특히 학교폭력, 비행, 약물남용과 같은 문제들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Mckeon & Dinero, 1999; 이상희 외, 2000). 이와 같이 또래상담 개입 전략이 다양한 청소년 문제에 있어서 그 효과성이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래상담자를 활용한 사이버불링 개입 방안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또래상담자를 활용한 사이버불링 개입방안중 예방적 개입, 치료적 개입으로 구분하여 또래상담자들이 각 개입단계에서 갖추어야 할 필요한 능력과 기술에 대해 제시하고자 한다.
1. 예방적 개입
사이버불링의 심각성에 대해서 학생들이 자각하고 인식하는 것이 사이버불링 예방의 최우선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이수진, 정혜진, 한희정, 2017). 대부분의 사이버불링 피해자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그들의 친구(사이버불링 피해경험이 없는 친구)를 의지하는데 그 친구들이 사이버불링의 영향을 과소평가 하고 있다면 피해자는 그들로부터 적절한 지지를 받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Elena et al., 2014). 따라서 또래상담자들이 사이버불링의 심각성을 인식한 후 이를 또래내담자들에게 적절하게 알려주는 역할이 바로 예방적 개입단계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사이버불링은 사전지식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재미나 장난으로 사이버불링을 하는 경우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사이버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말과 행동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최숙영, 2014). 그런 점에서 또래상담자들이 사이버불링에 대한 관련지식을 갖춘 후 학생들에게 사이버불링 대처전략을 사전에 숙지시키는 것이 개입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사이버불링 대처전략과 관련하여 또래상담자가 학생들에게 사전에 알려줄 수 있는 지침내용을 정서적 그리고 행동적 차원으로 구분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정서적 차원을 살펴보면 Patchin과 Hinduja(2015)는 사이버불링을 경험하게 될 때 - 두렵다. 협박을 받고 있다. 사이버불링 때문에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 학교에서 특정한 사람이나 장소를 피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학습에 지장이 있고 친구관계도 나빠졌으며 기분이 상한다. 어떤 상황을 계속해서 생각하게 되고 결국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멈추게 하려고 노력했으나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우울하고 자살하고 싶다. - 이 7가지 감정 중에 한 가지라도 느끼게 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주변에 알려야 한다고 하였다. 이어서 행동적 차원으로는 ‘일기 쓰기, 정보 수집하기, 특히 전자 매체는 증거가 남기 때문에 관련 정보 수집하기, 보복하지 말기,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 웹사이트에 신고하기’등이 있다고 제시하였다. 또래상담자는 사이버불링 사전교육을 통해 이러한 지침내용을 학생들에게 상세히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이버불링 피해경험 직후 자각되는 정서적 반응 및 사이버불링 대처를 위한 행동적 지침에 대한 또래상담자의 사전 교육은 예방적 개입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이버불링을 경험하게 될 때 자각되는 정서를 즉시 인식하고 신속하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2차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이버불링 피해 경험을 공개화하고 심리적 어려움을 드러내면서 또래상담자와 내담자 그리고 학교 간 유기적 협력체제로 대처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잘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FBI 통일범죄 총계 보고서(The U.S. Uniform Crime Report)에 의하면 사이버불링 피해자 중에 10%정도만이 부모에게 사이버불링 피해사실을 알린다고 조사되었다(BJS, 2015; Chapin & Coleman, 2017). 이와 같이 사이버불링 피해경험을 어른에게 알리는 경우가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또래상담자가 사이버불링에 대한 적절한 대처 사항을 학생들과 사전 공유하며 안내하는 것은 예방적 차원에서 또래상담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자존감과 공감에 기반한 개입이 사이버불링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사회적 개입은 성공적으로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고 자존감은 사이버불링 가해와 피해 모두를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개입은 피해자들의 회복탄력성을 증진시키고 가해 행위를 줄여줄 가능성이 있다(Sapounaa & Wolke, 2013; Brewer & Kerslake, 2015). 또한 공감은 사이버불링 가해의 유의미한 예측요인으로 공감력 감소는 사이버불링 가해의 가능성을 증가시켜 준다. 즉 자존감과 공감에 기반한 개입방안이 사이버불링을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Brewer & Kerslake, 2015). 따라서 예방적 개입단계에서 또래상담자는 자존감과 공감능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활동 운영에 대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사이버불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사이버불링의 폭력성에 대한 자기 인식과 함께 이를 바탕으로 하는 도덕적 이해와 판단이 중요하다(이수진 외, 2017). 청소년의 경우 또래 친구들의 도덕성은 도덕적 행동에 더욱 강력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사이버불링과 관련하여 또래상담자의 도덕적 행동이 또래들의 모델링이 되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실제 여러 연구에 의하면 모델링이 사이버불링 발생 상황에서 즉각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Kimberly & Bussy, 2016). 그러나 어떤 청소년들은 자신의 행동에서 비롯된 피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윤리적으로 반사회적 행위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며 죄의식 없이 남을 비방하거나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으로 사이버불링을 한다(박은주, 2013). 따라서 또래상담자들이 또래들의 모델링으로 잘 기능할 수 있도록 또래상담자를 위한 특화된 다양한 윤리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 및 보급되어야 할 것이다.
2. 치료적 개입
사이버불링 피해자는 우울함이 내면화되어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며(Vollink et al., 2013) 사이버불링 피해자의 우울함과 분노 수치가 비피해자 보다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Schenk & Fremouw, 2012; Juliana & Amanda, 2015). 이에 대한 효과적인 개입을 위해 사이버불링 피해자의 우울함에 대해 다룰 수 있는 또래상담자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Kowalski와 그의 동료들(2014)이 한 메타분석연구에 의하면 사이버피해자는 우울함뿐만 아니라, 낮은 자존감, 분노, 외로움, 낮은 생활만족도와 약물과 알코올 중독, 품행문제, 낮은 친사회적행동, 스트레스, 자살 관념화 등의 경향이 나타났다(Barlett, 2017). 이처럼 사이버불링 피해자가 지각하는 정서적 고통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정서적 회복을 위한 또래상담자의 역할과 이에 부합되는 상담능력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또래상담 방법에 대한 등록비율을 살펴보면 ‘대면상담’이 71.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2017). 상담 기법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대면상담’의 효과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또래상담자들의 상담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이버불링’은 현실폭력과 연결되어 발생하며 피해, 가해 경험이 중첩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당사자들의 삶이 복잡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한희정·정혜진, 2014) 또래상담자의 효과적인 상담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이버불링 피해자가 호소하는 고통의 수위가 높을 경우 또래상담자로 하여금 부담과 함께 소진이라는 역기능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또래상담자는 전문 상담자가 아니므로 또래상담자의 역할과 활동범위에 대한 한계를 분명히 설정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상담자에게 연결해주는 역할(이상희 외, 2000)또한 치료적 개입단계에서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사이버불링의 빈도를 줄이기 위한 개입에 있어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사이버불링 가해요인에 대한 예측능력이다(Kowalski et al., 2014; barlett, 2017). 따라서 사이버불링 가해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탐색하는 것은 사이버불링 개입을 위한 적극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김은경, 2012). 사이버불링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이버불링의 직접원인으로는 재미나 장난으로, 사이버불링 가해의 다른 이유는 과거에 오프라인에서 피해를 당해 이를 보복하거나 자신을 놀리거나 화나게 해서 불링을 하는 경우, 불링을 당한 친구의 편에서 보복하기 위한 경우에 해당된다. 또한 사이버불링 간접원인으로 사이버공간의 환경적 특성, 학생들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 감정의 경험, 집단 동조 현상, 부모와 유대관계의 부족, 스마트폰 및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강경래, 2015). 이러한 사이버불링 관련 변인이나 원인들에 대한 치료적 개입으로써 상담기법뿐만 아니라 또래상담자에 대한 심리교육이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심리교육은 “감정(feeling)”을 강조하는 “정의교육(affective education)”과 상호 교환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것(Tindall, 1985)으로 감정, 정서, 그리고 대인관계에 대한 이해에 주된 강조를 두는 교육적인 경험을 포함하고 있다(구본용 외, 1994). 즉 사이버불링 가해 원인을 탐색하여 심리적 측면을 고려한 적절한 상담 기법의 활용이 또래 지지자로서의 효과적인 치료적 개입에서는 중요하다.
또래상담운영학교 모니터링 결과, 또래상담자들에게 하는 또래상담 교육에서 또래상담자의 세 가지 정신(Friendship, Counselorship, Leadership), 또래상담 기법, 또래상담자 윤리에 대한 교육은 잘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문상담이 필요한 친구들을 전문가에게 소개하기’는 상대적으로 활동이 적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2017). 이런 결과에 기초하여 사이버불링에 대한 치료적 개입단계에서는 또래상담자들의 ‘또래상담 기법’이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모색할 필요가 있다. 사이버공간에서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라는 다양한 대상이 공존하고 피해자의 정서적 고통의 정도가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치료적 개입단계에서는 필요하다면 ‘전문상담이 필요한 친구들을 전문가에게 소개하기’ 활동 또한 적극적으로 장려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사이버불링 대처전략 활용과 효과성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지지를 추구했던 피해자의 91%는 이 전략이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하였고(Machackova et al., 2013) 피해자의 56%는 사회적 지지추구가 사이버불링을 중단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보고하였다(Anna et al., 2015). 즉 사이버불링에 대한 치료적 개입에서 또래상담자의 효과적인 역할은‘지지자’로서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김미정 외(2015)에 의하면 이러한 지지자로서의 역할은 또래상담자가 제공하는 사회적 지지를 통하여 대인관계에 안전감을 갖게 하고 피해경험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켜준다고 하였다. 특히 사이버불링은 공격자와 피해자 사이에 힘의 불균형을 포함하고 있어서 피해자는 이러한 또래공격을 도움 없이는 쉽게 해결할 수 없다(Anna et al., 2015). 따라서 사이버불링의 경험을 공유하고 사회적 지지를 추구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기 때문에 사이버불링같은 반사회적인 행동을 끝낼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 된다(McGuckin et al., 2013; Machackova et al., 2013; Anna et al., 2015). 즉 또래상담자가 ‘지지자’로서의 역할을 피해자에게 수행하는 것은 사이버불링의 치료적 개입에서 실효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사이버불링의 예방적, 치료적 개입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사이버불링에 대한 이해와 접근방식의 유연성 확보이며 이를 위한 상담기술훈련과 심리교육의 활성화 그리고 지지자로서의 또래상담자 역량강화라고 볼 수 있다.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를 통하여 또래상담자의 역할과 함께 사이버불링 관련 모형 및 대처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사이버불링 개입방안에 대해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BGCM(The Barlett Gentile Cyberbullying Model)모형에서는 지각된 익명성과 BI-MOB(the belief in the irrelevance of muscularity during online bullying) 즉 온라인의 괴롭힘 행위가 건장한 체격과는 무관하다는 믿음이 사이버불링 태도와 그 이후 사이버불링 가해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익명성이 지각될수록 사이버불링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수 있다는 사이버불링 모형에 기초하여(Barlett, 2017) 익명성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전략이 필요하다. 익명성은 공격자로 하여금 더욱 심각한 공격행위를 유발시킬 수 있고 피해자는 이로 인한 정서적 피해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익명성으로 인해 파생되는 사이버불링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켜줄 다양한 기술적 대처전략의 개발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BGCM 모형 외에도 사이버불링 대처이론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는 거래모형(Lazarus & Folkman, 1984)과 접근-회피모형(Roth & Cohen, 1986)을 살펴보았다. Parris와 그의 동료들(2011)에 따르면 사이버불링 피해자들은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해 다양한 대처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관련 대처전략으로 접근이나 회피 외에도 무대책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이버불링 상황에 맞게 여러 대책들이 맞춤화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Machackova et al., 2013). 즉 사이버불링은 전자통신기기를 매개로 하기 때문에 기술적 대처전략이 필수요소가 되지만 다른 전략들과도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접근, 회피, 무대책등에 관련된 효과성 검증을 토대로 사이버불링 피해자들이 다양한 대처전략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사이버불링은 관련 특징에 대한 이해와 심각성 파악 그리고 내담자 성향에 맞는 전략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다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사이버불링 대처를 위해서 또래상담자의 역량강화와 함께 학교상담 차원의 사이버불링 전담 또래상담자 구성도 효과적인 개입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사이버멘토의 개념으로 사이버불링 개입을 위한 또래상담자 활용은 현재 사이버불링 예방 및 개입차원에서 가장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 남지연(2008)은 사이버 멘토링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7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 시간, 장소를 초월해서 관계를 형성하고 진행할 수 있다. 둘째, 글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셋째, 오프라인과 병행해야 효과가 극대화 된다. 넷째, 멘토와 멘티 사이의 친근하고 개인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서 심도 깊은 대화가 가능하다. 다섯째, 대화의 과정을 기록함으로써 멘티로 하여금 비슷한 상황이나 문제에 처했을 때 멘토가 과거에 했던 조언을 즉시 참조할 수 있다. 여섯째, 멘토에게는 멘티의 관심 추이를 기록, 보존함으로써 효율적 충고나 상담이 가능하다. 일곱째, 인터넷 이용이 용이한 시대적 분위기에 가장 알맞은 멘토링의 형태이다.
이와 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사이버 멘토링은 사이버불링 영역에서 확대되어 다양한 청소년 문제에 활용될 필요가 있으며 멘토링 프로그램의 우수성과 전문성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안전교육 실시 기준 등에 관한 고시(2016. 3. 15.)에 따르면 현재 7대 안전교육표준안에 따라 사이버중독 예방교육 실시에 대한 내용이 있다. 현재는 사이버중독 예방교육 중에 사이버불링에 대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데 또래상담자를 활용한 보다 구체적이고 특성화된 사이버불링 전문 예방교육의 보급과 운영이 필요하다. 사이버불링 초기경험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Watts et al., 2017) 예방교육의 장기적인 실천이 사이버불링을 대처하는데 있어 중요한 기반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사이버불링 개입단계에서 예방적 차원으로 사이버불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학생들에게 대처전략을 사전에 안내하는 것을 또래상담자의 중요한 역할로 제시하였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사이버불링 피해를 경험하게 될 때 또래상담자와 함께 한 사이버불링 사전 교육을 상기하며 적절한 대처방안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적 개입단계에서는 또래상담자의 역량이 필요한 단계이므로 관련 심리교육, 상담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상담의 효과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또래상담자와 또래상담자의 수퍼바이저간 24시간 모바일 상담서비스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 현재 스마트수첩이 활용되고 있지만 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한 모바일 상담 수퍼비전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이버불링은 학교나 부모의 제재를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통적 불링보다 더 선호될 수 있다(Hinduja & Patchin, 2013; Anna et al., 2015). 앞으로 사이버불링 피해와 빈도는 점점 더 증가될 것으로 보이고 가해유형도 더욱 복잡하게 진화될 수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사이버불링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효과적인 대처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모색이 중요하다.
본 연구는 최근 국외에서 소개된 사이버불링 모형 및 대처전략에 대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또래상담자를 활용한 사이버불링 개입 방안에 대해 제시하였다. 향후에는 한국 청소년 실정에 맞는 사이버불링 모형 및 대처전략에 대한 연구가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동안 또래상담자에 대한 연구는 청소년 문제의 예방적 차원에서 효과성 검증을 위주로 많이 이루어져왔다. 최근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인 점을 고려할 때 청소년 문제의 예방뿐만 아니라 개입을 위한 또래상담자의 상담기술 및 역량 강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체계적인 프로그램의 개발 및 보급이 시급한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사회의 변화에 따라 청소년 문화의 양상이 새롭게 전개되기 때문에 이를 잘 반영할 수 있는 또래상담자를 위한 양질의 교육과 훈련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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