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청소년의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사업 참여에 관한 연구
초록
본 연구는 한국 다문화정책의 적극적인 구상 및 실천 방안으로서 공적개발원조에 대한 다문화청소년의 인식을 살펴보고 이들의 잠재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공적개발원조 사업 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부모 중 한 명이 외국 출신이며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청소년 194명을 조사 대상으로 하였다. 다문화청소년은 공적개발원조에 대한 중요성을 높게 인식하였으나, 공적개발원조 사업 참여에 대한 관심과 공적개발원조 관련 교육에 대한 참여경험 수준은 낮게 나타났다. 또한 자신의 공적개발원조 사업 참여 대한 관심은 낮았으나, 국제사회에서의 상호협력을 더욱 높이기 위하여 다문화청소년이 공적개발원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소 높게 인식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다문화청소년의 다문화적 특성을 강점으로 부각하여 활용할 수 있는 미래 공적개발원조 인력 양성을 위한 방안 제시 및 차세대 리더로서 다문화청소년의 미래생활설계에 도움이 될 것이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propose specific policies to expand and promote the possibility of multicultural adolescents to participate in the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program. The study examined multicultural adolescent’s perception about ODA, which to be used as fundamental guiding tool for fostering and leading potentials into high caliber multicultural adolescents as one of personnel at ODA in the future. Untrained multicultural adolescents cannot be put into the ODA activity immediately. But such tries as utilizing them is not only beneficial to individual but also from the perspective of a nation, it is beneficial, by enabling and widening door to multicultural family’s participation into society. Prepared trainee of ODA personnel will contribute by reducing social cost and saving time immensely. As a result, there is great possibility of new trend and new culture development spreading by multicultural adolescents, who have cultural-diversity as advantage. These trained multicultural adolescents will play a major role in enhancing competitiveness of Korea’s future.
Keywords: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multicultural policy, multicultural adolescent, global citizenship키워드:
공적개발원조, 다문화정책, 다문화청소년, 세계시민Ⅰ. 서 론
정부가 2006년 다문화정책을 처음 수립한 이후 지난 10년은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하도록 돕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이 국가 경쟁력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시기로 변모해야 한다는 논의가 심도 있게 이루어지고 있다. 급속히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다문화가족과 자녀 세대를 포함한 구성원들이 자신의 잠재성을 마음껏 발휘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합심하여 이루어 나가야 할 공동의 과제인 것이다.
행정자치부(2016)에 의하면, 2015년 11월 기준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은 1,711,013명으로 총 인구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의 11.5%인 197,550명이 만 0세부터 만 18세까지의 외국인주민 자녀4)이다. 특히, 외국인-한국인 부모인 경우가 183,181명으로 92.7%를 차지한다. 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어, 2016년 현재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은 99,186명이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에 74,024명, 중학교에 15,105명, 고등학교에 10,057명이 재학하고 있다(교육부, 2017). 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 수에 비하여 중학교, 초등학교로 학교급이 내려갈수록 학생 수의 증가폭이 크기 때문에 시간이 경과할수록 다문화청소년의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다문화청소년의 양적 증가는 다문화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으로 이어졌으며, 그 규모도 확대되어 왔다. 정부 부처와 여러 단체는 다문화가족 자녀의 생활상담 및 교육, 언어 교육, 다문화이해교육, 다문화대안학교 설립운동 등 많은 정책안을 입안하고 교육현장에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가족 자녀들의 학업중단율은 1.01%로 전체 청소년 0.83%보다 높은 수준이며, 경제활동이 가능한 만 15세 이상 24세 이하 5명 중 1명은 학업이나 취업, 직업훈련 등 어느 것도 하는 일 없는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상태이다(정책브리핑, 2016년 3월 9일자). 다문화청소년의 내부적 다양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이들을 일률적으로 취약계층으로 인식하다보니 의도하지 않는 낙인 효과를 초래하고 있다(김현철, 모상현, 오성배, 2015). 그로 인하여 다문화청소년 스스로 사회적 편견에 내면화되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다문화청소년이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리더로 잘 성장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부는 다문화가족 자녀 지원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이들을 위한 성장주기별 지원 정책을 강화하였으며, 부처 간 협력을 기반으로 다문화가족 자녀의 학교생활 적응, 이중 언어 역량 제고, 진로설계 등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시행 중이다. 특히, 여성가족부는 2016년부터 학령기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가족갈등, 정체성 혼란 등의 문제를 겪지 않도록 가족관계 개선, 정체성 형성, 리더십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민체육진흥공단, 창업진흥원, 한국기원, 한국 잡월드 등과 ‘다문화가족 자녀성장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였다(정책브리핑, 2016년 8월 8일자). 이처럼 다문화가족과 그 자녀들이 지닌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언어능력이 우리 사회의 무한한 잠재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 각계의 관심과 지원이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
한편, 한국은 2009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에 24번째로 가입함에 따라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서의 위상과 책무를 지니게 되었다. 해방 직후의 한국이 빈곤국가에서 놀라운 경제성장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큰 규모의 원조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원조는 빠른 전후 복구뿐 아니라 경제성장의 필요한 토대를 제공했다. 전 세계적으로 합의한 새천년개발목표(MDGs: Millennium Development Goals)가 최근 종결되고 2016년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가 새롭게 추진되면서, 한국은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공여국으로서의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수원국의 수요를 적극 반영함과 동시에 한국의 강점을 결합하여 양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생형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이하 ODA) 추진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국제협력개발위원회, 2014). 그러나 ODA 사업의 급격한 팽창에 비해 공여국으로서의 역사가 길지 않아 관련 전문인력의 확보는 계속 문제로 제기되는 실정이다(권율, 2011). 전문성과 현장경험 등 양질의 역량을 갖춘 ODA 전문인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인적 자원에 대한 체계적 시스템 구축 또한 미흡한 실정이다(황혜신, 2015). 이러한 측면에서 본 연구는 개발도상국과 한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형 ODA 추진을 위한 방안으로서 양적·질적으로 성장해 온 다문화가족의 인력활용이라는 이슈와 연계하여 그 실마리를 모색하고자 한다.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상생형 ODA 사업의 수원국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다문화가족을 ODA 인력으로 활용함으로써 수원국과 공여국 간의 연계 강화를 예상할 수 있다. 다문화가족은 수원국에 대한 지식과 의사소통 및 현지 문화적응 능력 등을 함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 가능성이 높으므로 미래 ODA 인재로의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생득적 환경에서 체화된 이중 언어와 이중문화 등 문화적 다양성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면 국제사회에서 가교역할을 담당할 뿐 아니라 한국의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유용한 자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다문화청소년들에게 삶의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할 진로설정의 동기를 제공할 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이들의 사회참여 확대 및 수원국에 대한 이해와 경험의 폭이 넓은 만큼 준비된 ODA 인력으로서 사회적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다문화가족과 관련된 정책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는 관점에서 한국 사회는 ODA 인력으로서 다문화청소년을 포함한 다문화가족의 활용에 관한 방안을 진지하고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다문화청소년에 대한 실효성 높은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다문화청소년의 취약점으로 인식되는 다문화적 특성을 오히려 이들의 강점으로 부각시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인 ODA 참여에 대하여 탐색해 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다문화청소년의 ODA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다문화청소년을 대상으로 ODA에 대한 정보 및 ODA 사업 참여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ODA를 포함한 포괄적 의미인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청소년의 인식을 살펴본 실태조사는 일부 이루어졌으나(김정숙 외, 2014 ; 권율, 이주영, 유애라, 2014), 다문화청소년 대상의 ODA 관련 연구는 전무하다. 10여 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 다문화정책의 적극적인 구상 및 실천의 방안으로서 본 연구는 ODA에 대한 다문화청소년의 인식을 살펴보고 이들의 잠재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ODA 사업 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하는 데 목적이 있다.
Ⅱ. 이론적 배경
1. 한국의 ODA 현황
1945년 UN이 ‘경제, 사회, 문화 및 인권과 관련된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협력 증진’을 천명하며,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보건기구, UN아동기금 등 전문적인 긴급구호 기구를 설립하면서부터 ODA가 시작되었다. 즉 ODA는 한 국가의 중앙 정부를 비롯한 지방 정부 등 공공기관이나 원조집행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복지 증진을 돕기 위해 개발도상국 정부 및 지역 또는 국제기구에 제공하는 원조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원조는 자금뿐만 아니라 기술협력도 포함된다(국제개발협력위원회, 2014). 과거 기술과 자본을 제공하던 단계를 넘어 이제는 공여국의 국가경영을 위한 효율성과 자립, 교육, 거버넌스 등이 중요해졌다.
한국의 ODA는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의 빈곤감소, 여성·아동·장애인의 인권 향상 및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 및 인도주의를 실현하고 개발도상국과의 경제 협력을 촉진하며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것(국제개발협력기본법 제3조)을 기본정신으로 한다. 이러한 ODA의 기본정신은 한국 ODA의 철학이자 근간으로서 ODA 정책과 집행과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의 토대가 된다.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고 있었던 1960년대부터 원조 공여국으로의 활동을 시작하였다. 1963년에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연수생 초청사업을 실시하면서 최초로 ODA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개발도상국에 필요한 물자와 자본을 지원함과 동시에 해외 전문가 파견을 통하여 한국의 개발경험을 전파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ODA를 실시하였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의 ODA를 체계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유·무상원조 전담기관 설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원조 실시 체제를 확립하였다. 1987년에 재무부가 300억 원 규모를 출연하여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을 창설하고, 기금의 운용을 한국수출입은행에 위탁하였으며, 1991년에는 무상협력 전담기관으로 외무부 산하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을 설치하는 등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였다(국제개발협력위원회, 2014). 한국 ODA의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는 2010년에는 「국제개발협력기본법」 및 동법 시 행령을 마련하고, 이에 근거하여 한국 ODA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게 되면서 ODA의 도약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최근 정부는 제2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16~2020)을 통하여 2017년 한국의 ODA 사업 총규모(요구액 기준)는 2조 7,286억원으로 2016년 확정 예산(2조 4,394억원) 대비 2,892억원 증가하였다. 이러한 ODA 양적 확대와 함께 ‘통합적인 ODA', ‘내실 있는 ODA’, ‘함께하는 ODA’라는 기본원칙 하에 ODA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국무조정실, 2015년 11월 10일자). 특히 ‘함께하는 ODA’에서는 범국민적 차원의 ODA 이해와 참여 기회를 확대를 의미한다.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한 그 동안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ODA는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 올리지 못했던 원인으로 지적된 국민적 공감대 부족, 전문인력 부족(김철희, 2011 ; 박복영 외, 2014) 등에 대한 개선의지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특히 한국은 ODA 전문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ODA 전문인력은 분야별 전문성·지역과 현장경험 및 개발원조에 관한 지식·의사소통(영어 및 현지어)과 프로젝트 사이클의 종합적인 관리 및 문화적응 능력 그리고 도덕성이 요구된다(장현식, 2008). 그렇기 때문에 ODA 전문인력 양성 및 확보는 ODA 사업의 내실화와 활성화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처럼 ODA 인력은 다양한 역량이 요구되는 만큼 오랜 시간에 걸쳐 전문가로 성장하는 특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은 ODA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체계적 육성 및 경력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권율, 2011). 그로 인하여 수원국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ODA 공여국으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수원국인 해당 국가별 정치·경제·사회·문화적 맥락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인력 양성 및 파견이 시급하다.
2. 다문화청소년과 ODA
다문화청소년은 두 가지 이상의 문화권 속에서 생활하며 성장한다. 그로 인하여 다문화청소년들은 가정과 사회에서 상이한 문화를 경험함에 따라 의사소통과 학업의 어려움, 사회적 편견과 문화적 갈등 등 여러 문제적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다문화청소년과 관련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대체로 한국어 능력 부족, 학습 부진, 집단 따돌림, 정체성 혼란 등으로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박미숙, 이미정, 2014 ; 유창준, 김건태, 임상호, 2012 ; 윤경식, 장일식, 2015 ; 이상호, 김대군, 박균열, 2015) 비다문화청소년에 비해 진로탐색 및 진로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오성배·서덕희, 2012). 다문화청소년에 대한 종단적 변화 추이(2011년~2015년)를 살펴보면, 학교생활적응요인 중에서는 교우관계 수준이 향상했고, 집단 괴롭힘에 의한 피해경험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학업에 대한 성취동기, 다문화수용성도 다소 증가하는 등 이러한 변화 양상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우울이나 사회적 위축의 수준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고, 자아존중감, 삶의 만족도 등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김현철, 모상현, 오성배, 2015). 다문화청소년과 비다문화청소년 간의 비교 연구를 살펴보면 학교생활에서 주목할 만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교육이나 직업 포부 수준 등은 괄목할 만한 차이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다문화청소년은 비다문화청소년에 비해 직업 포부 수준, 진로탐색 및 향후 진로 계획 등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이유경, 류재윤, 방흥복, 2012). 이러한 결과를 통해 다문화청소년에게 관련 정보를 알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고,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류방란 외, 2012).
한편, 다문화청소년의 진로장벽에 대한 인식은 비다문화청소년에 비해 높았다(이지민, 오인수, 2013). 이는 다문화청소년이 경험하는 취약한 환경요인들이 진로목표 및 동기부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진로장벽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수 있다(선혜연, 2015). 이처럼 진로장벽을 높게 인지하고 있는 다문화청소년에 대한 진로지도가 적절치 않을 경우 정체성 정립 및 미래생활설계에 결정적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므로(진의남, 김선혜, 2012), 이들을 위한 진로설계와 관련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문화가족 자녀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 수요를 파악한 결과, 진로상담과 진로교육에 대한 요구(53.7%)가 가장 많고, 직업기술훈련(42.0%), 일자리 소개(39.0%) 순으로 진로 및 직업관련 요구가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7세 이하의 연령층에서는 진로상담과 진로교육이, 18세 이상에서는 직업기술훈련이나 일자리 소개 등 보다 구체적인 취업지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정해숙 외, 2016). 이러한 경향은 그동안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 단계에 집중되었던 다문화가족 자녀 지원의 연령대를 확대하여 보다 그들에게 필요한 정책 마련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중・고등학교 학령기는 Super(1990)의 진로발달단계 중 성장기와 탐색기에 해당하는 시기로,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진로설계가 필요한 시기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다문화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참여를 통하여 긍정적 소속감, 공동체 의식, 성취감 등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이상호, 김대군, 박균열, 2015). 자신이 다른 사람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생각과 스스로 주어진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 성취감을 느끼는 성공 경험이 축적되어야만 가능하다. 다문화청소년들이 자신의 취약점으로 생각하는 다문화적 특성을 오히려 이들의 강점으로 부각시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문화가족 자녀 스스로 외국인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언어, 인종, 민족, 문화적으로 다양한 유산에 대해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부심을 느끼면서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문화가족의 자녀가 지닌 이중 언어 역량 및 다문화수용성을 강점으로 강화시킨다면 개인적 차원으로는 자기효능감 향상 및 진로발달 등을 이끌 수 있으며, 사회·국가적 차원으로는 한국 ODA 사업을 이끌어 갈 글로벌 인재로서 잠재력을 예견해 볼 수 있다.
다문화청소년 대상의 ODA 참여 관련한 연구는 전무하지만, 해외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이러한 활동 참여를 통하여 자기 자신에게 임파워먼트를 부여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활동 참여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낯선 세계에 거주하면서 지구촌의 아동과 주민들을 돌본다는 점에서 청소년들로 하여금 도전정신을 기를 수 있게 한다고 지적되고 있다(황기우, 2010). 정부와 민간기관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ODA 사업 등 국제개발협력 분야는 청년들을 위한 해외 일자리 사업 추진 측면에서 미래 한국의 성장 동력인 청소년에게 블루 오션이 될 수 있다(이태주, 2011). 특히 수원국과의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문화청소년을 ODA 인력으로 활용함은 수원국과 공여국 간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으며, 나아가 수원국에 대한 지원만이 아닌, 공여국인 한국의 성장을 도모하는 상생형의 ODA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의 청소년 대상 ODA 관련 사업은 정부부처 산하기관, 한국국제협력단과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Korea NGO Council for Overseas Cooperation) 및 국제개발 NGO 등에서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에 파견되는 해외자원봉사프로그램과 국제개발협력 관련 특강, 교류프로그램 등이 있다. 본 연구의 조사대상인 다문화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ODA 관련 사업 및 프로그램은 매우 찾기 어려울 실정이다5). 다만 청소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선발대상 및 선발 시 참가비용에 대한 배려를 일부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정부는 글로벌 인재로서 다문화가족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중요한 국정과제로 생각하고 다각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제5차 청소년정책기본계획이며 청소년의 다양한 역량 강화를 위하여 ‘글로벌·다문화 역량 강화’를 중점과제로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이주배경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한 청소년 친선대사 양성을 위해 국가 간 교류, 지자체 교류, 기관 및 단체 국제 교류 시 이주배경 청소년 인력을 활용하여 외부 인사 영접 및 통역 등의 역할 수행, 청소년 친선대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인력풀 관리 운영 모델을 개발실시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다문화가족 자녀 지원 종합대책(2016)’을 마련하여 다문화가족 자녀 성장에 대비한 성장주기별 자녀 지원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즉, 이들의 성장배경을 고려하여 잠재적 역량 개발 및 사회성 발달 지원을 목표로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한다. 이러한 정부의 관심과 노력이 다문화청소년의 성공적인 자립을 위해서는 ODA 인력 양성 등 실효성 높은 진로설계 지원과 벤치마킹 할 수 있는 분야별 멘토링 프로그램 등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Ⅲ.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다문화가족지원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다문화가족 중 국제결혼가정의 자녀인 다문화청소년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구체적으로 부모 중 한 명이 외국 출신으로 한정하며, 현재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족의 자녀를 조사하였다. 본 연구는 전국 소재 다문화청소년이 재학 중인 대안학교 및 다문화장학재단, 서울시 소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협조를 요청하여 오프라인과 온라인 조사방법을 복합적으로 이용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기간은 2015년 9월 1일부터 2015년 11월 7일까지 구조화된 자기기입식 설문지를 이용하였고, 총 194부를 최종 분석 자료로 채택하였다.
다문화청소년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은 <표 1-1~1-3>과 같다. 성별에 있어서 남학생(49.5%)과 여학생(50.5%)은 비슷한 분포를 보였고, 평균 약 15세로 중학생은 약 63%, 고등학생은 약 37%였다. 해외방문 및 체류경험이 있는 경우는 약 75%이며, 방문이유로는 가족 및 친치 방문, 여행 및 문화체험, 봉사활동, 학업(어학연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방문기간은 1주일 이내가 약 29%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16일 이상 30일 이내(28.3%), 6개월 이상 (17.3%), 11일 이상 15일 이내(14.2%) 순으로 응답하였다. 조사대상자의 다수가 한국에서 태어났다(80.9%), 부모의 출신국의 경우 아버지가 한국 출신이 가장 많았고(78.4%), 일본 출신(10.8%), 중국 출신(2.6%) 순이며, 어머니는 일본 출신이 가장 많았고(40.2%), 한국 출신(22.6%), 필리핀 출신(11.9%), 베트남 출신(9.8%), 중국 출신(7.7%) 순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교육수준에 있어서 아버지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39.9%)과 대학교 졸업(33.3%)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어머니의 경우는 대학교 졸업(48.4%)과 고등학교 졸업(39.7%)이 나타났다. 부모의 직업에 있어서 아버지의 경우 공장 및 건설노동자는 약 30%, 사무직이 약 28%, 자영업이 약 14%, 무직 및 기타는 약 12%, 서비스직 및 야간업소 관련 일은 약 7%, 전문직은 약 6%순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의 경우 전업주부가 약 44%이며, 사무직은 약 17%, 전문직은 약 13%, 서비스직 및 야간업소 관련 일은 약 12%, 자영업은 약 9%, 공장 및 건설 노동자는 약 5%로 나타났다. 다문화청소년의 약 86%가 부모 모두와 동거하며, 부모 중 어머니와 동거하는 경우는 약 4%, 아버지와 동거하는 경우는 약 2%이며, 부모를 제외한 가족원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도 약 9%로 나타났다.
2. 연구도구 및 분석방법
본 연구의 조사를 위한 문항 구성은 조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ODA에 관한 인식 측정을 위한 척도로 구성하였다. 다문화청소년의 ODA에 관한 인식을 측정하기 위하여 세부적으로 ODA에 대한 중요도, ODA에 대한 정보 수준 및 접근 매체, ODA 참여에 대한 관심 및 필요, ODA 관련 교육·훈련 참여 의사, 부모 출신국에 대한 ODA 활동 참여 의사, ODA 관련 직무 종사 의사 및 ODA 사업 관심분야를 조사하였다. 최종적으로 구성된 문항은 다문화가족 및 청소년, ODA 관련 연구 및 실무를 수행하고 있는 전문가 6인과 정책관계자 2인의 감수를 통하여 내용 타당도를 구하였다.
ODA에 관한 인식 측정도구 중 ODA 사업 관심분야를 제외한 변인별 각 문항은 4점 Likert 척도를 이용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ODA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SPSS 22.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조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측정된 문항에 대한 전반적인 빈도분석과 기술통계를 실시하였다. 또한 조사대상자의 성별×학교급, 성별×해외방문 및 체류경험 여부를 독립변수로 하여 ODA에 관한 인식을 종속변인으로 하는 이원분산분석(two way ANOVA)을 실시하였다.
Ⅳ. 연구결과
1. 다문화청소년의 ODA에 관한 인식
정부의 ODA 사업 실시에 대해 다문화청소년이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지를 알아본 결과는 <표 2>와 같다. 4점 만점에 2.33점(100점 환산 시 약 58점)으로, 다문화청소년은 저개발국가 및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한국의 ODA 사업 실시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의 다문화청소년들이 정부가 대외원조를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서 ODA 정책에 대한 홍보가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한국 청소년들은 정부가 ODA를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응답한 경우가 과반수이상(54.2%)으로 나타났다(권율, 이주영, 유애라, 2014). 한편, 한국의 ODA에 대한 정보는 TV(50.0%)를 통해 가장 많이 접하였고, 그 다음으로는 인터넷(25.0%)으로 응답하였다. 주로 매스미디어를 통한 한국의 ODA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있었다. 그 외 친구, 친척 등 주변 사람들(11.9%), 공공기관 홍보 책자 및 도서(4.8%), 시민단체-자선단체의 활동(4.8%), 신문(2.4%), 대중교통 및 옥외 광고(1.2%) 순으로 한국의 ODA 등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청소년의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국가에 대한 ODA의 중요도 및 기여도에 관한 인식 수준은 <표 3>과 같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국가를 위한 ODA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수준은 평균 4점 만점에 3.33점(100점 만점 환산 시 약 83점)으로, ODA에 대한 중요성을 대체로 높게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ODA가 개발도상국와 저개발국가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다고 인식하는 수준도 평균 4점 만점에 3.25점(100점 만점 환산 시 약 81점)으로, 한국의 ODA 사업이 수여국에게 효과적이라고 평가하는 인식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다문화청소년의 ODA 사업 참여에 대한 관심은 4점 만점에 평균 2.77점(100점 만점 환산 시 약 69점)이며, 다문화청소년이 ODA 사업에 직접 참여해야 하는 필요 수준에 대해서는 4점 만점에 3.21점(100점 만점 환산 시 약 80점)으로 나타났다. 즉, 다문화청소년 본인의 ODA 사업 참여에 대한 관심과 집단으로서의 다문화청소년이 ODA 사업 참여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상이한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ODA 사업 참여 대한 관심은 낮았으나, 국제사회에서 국가 간 상호협력을 더욱 높이기 위하여 다문화청소년이 ODA 사업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소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들 중 약 51%는 부모님 출신국 및 개발이 필요한 국가를 위하여 ODA 관련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표 4> 참조).
다문화청소년의 약 25%만이 ODA 분야의 교육에 대하여 참여한 경험이 있는 실정이다. 한편 ODA 관련 교육(훈련)에 대한 참여 의사는 4점 만점에 2.76점(100점 만점 환산 시 약 69점)이며, 향후 ODA 관련 직무 종사에 대한 의사는 4점 만점에 2.71점(100점 만점 환산 시 약 68점)으로 나타났다(<표 5> 참조). 이는 앞서 다문화청소년 스스로 ODA 참여에 대하여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던 결과와 일맥상통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ODA 관련 교육(훈련) 등 실제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형식적이고 단편적인 기회 및 정보 제공이 아닌 ODA 사업을 통한 개발도상국 지원성과에 대하여 청소년을 포함한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신뢰 수준을 높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2. 다문화청소년의 성별, 학교급, 해외방문 및 체류경험 여부에 따른 ODA에 관한 인식
다문화청소년의 성별×학교급, 성별×해외방문 및 체류경험 여부에 따른 ODA에 관한 인식 중 집단 간 차이를 보인 세부 영역을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는 <표 7>과 같다. 특히, 다문화청소년의 학교급에 따른 ODA에 대한 정보수준(F=8.99, p=.003)과 성별×해외방문 및 체류경험 여부에 따른 ODA의 기여도(F=4.03, p=.046) 영역에서 집단 간 차이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다문화청소년의 학교급에 따라 ODA에 대한 정보수준이 집단 간 차이를 보여 고등학생이 중학생에 비해 한국의 ODA에 대한 정보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ODA의 기여도는 성별과 해외방문 및 체류경험 여부 각각에 대해서 집단 간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성별×해외방문 및 체류경험 여부의 상호작용에 따라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즉, 해외방문 및 체류경험이 있을 경우에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ODA의 기여도를 높이 평가하였고, 해외방문 및 체류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ODA의 기여도를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청소년의 ODA 관심분야에 있어서는 성별×해외방문 및 체류경험 여부에 따라 전 분야에서 집단 간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 성별×학교급에 따라서는 사회, 환경, 교육 분야에서 집단 간 차이를 보였다. 사회 분야에 대한 관심은 성별(F=6.60, p=.011), 성별×학교급의 상호작용 효과(F=5.25, p=.023)에 따라 집단 간 차이가 나타났다. 즉, 전반적으로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사회분야의 ODA 사업에 관심이 높았으며, 중학생의 경우 남학생이 사회 분야의 ODA 사업에 관심이 높은 반면, 고등학생의 경우 여학생이 사회 분야의 ODA 사업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분야에 있어서는 성별×학교급의 상호작용 효과(F=4.39, p=.038)에 따라 집단 간 차이를 보여 중학생의 경우 남학생이 환경 분야의 ODA 사업에 관심이 높은 반면, 고등학생의 경우 여학생이 환경 분야의 ODA 사업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분야에 있어서는 학교급(F=9.81, p=.002)과 성별×학교급의 상호 작용 효과(F=5.68, p=.018)에 따라 집단 간 차이를 보였다. 즉, 고등학생이 중학생에 비해 교육 분야의 ODA 사업에 관심 수준이 높았다. 그리고 중학생의 경우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교육 분야의 ODA 사업에 관심이 높았고, 고등학생의 경우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교육 분야의 ODA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다. 예술 분야에 있어서는 학교급(F=5.27, p=.023)에 따라 집단 간 차이를 보여 고등학생이 중학생에 비해 예술 분야의 ODA 사업에 대한 관심 수준이 높았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글로벌 인재로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다문화청소년을 ODA 인력으로 양성하여 ODA 사업 참여 확대를 제안하기 위한 기초자료로서, 이들의 ODA에 관한 인식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본 연구를 위하여 부모 중 한 명이 외국 출신으로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청소년 194명을 조사 대상으로 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토대로 논의를 전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사대상자들은 ODA에 대한 중요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었으나, ODA에 대한 정보 수준은 낮게 나타났다. 또한 ODA와 관련된 정보 수준뿐 아니라 ODA 사업 참여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결과는 ODA와 관련된 정보에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ODA를 지지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박복영, 김형종, 박장호, 2015)와 일맥상통하다고 할 수 있다. 즉, 한국이 지속적으로 ODA를 통한 국제사회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다문화청소년을 포함한 차세대에게 ODA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ODA의 의미와 취지에 대한 공감대 확산 및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독려해야 할 것이다.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다문화청소년 지원기관 등을 활용하여 ODA에 대한 인식 제고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제안한다. 무엇보다 다문화가족 스스로 차별의 요인으로 느꼈던 생득적 환경이 장점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가족환경이 다문화라는 것은 미래 ODA 인력으로서의 절대적인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을 통하여 다문화가족이 사회적 약자가 아닌 오히려 글로벌 시대에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다문화청소년 스스로 이중 언어 및 다문화수용성이 자신의 소중한 역량임을 인식하는(정지윤, 문성호, 2011)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다문화청소년과 더불어 부모대상 관련 교육이 병행되는 방안도 효과적일 것이다. 미국의 아시아계 이민자 가정 청소년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부모의 지지가 높을수록 자녀는 구체적인 진로계획을 세우고 있으며(Ma, & Yeh, 2010), 진로결정 과정에서도 부모 의존도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Leong, 1991). 부모는 자녀의 사회적 지지의 원천이다. 부모는 자녀의 가치·흥미·기술의 개발에 영향을 주며, 진로결정에 대한 동기부여와 경력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Keller & Whiston, 2008). 이러한 부모대상의 교육적 효과는 부모 스스로 ODA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질 뿐 아니라 자녀의 진로 방향 설정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 다문화청소년의 ODA 관련 교육에 대한 참여경험은 미비하며, 향후 ODA 관련 교육·훈련에 대한 참여 및 관련 업무에 종사할 의사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다문화청소년의 경우 비다문화청소년에 비해 자신의 적성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 역시 모호한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장임숙, 김희재, 2013),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관련 기회 제공 및 경험이 중요할 것이다. 현재 다문화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ODA 관련 사업 및 프로그램은 미비한 상황이다. 또한 전체 청소년 대상 ODA 관련 사업 역시 ODA의 근간이 되는 국제개발협력의 정신과 취지와의 연계는 부족한 실정이다(김정숙 외, 2014). 현재 제공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청소년들이 미래 ODA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프로그램의 제공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는 공교육 현장에서 ODA 관련 교육이 필요함을 뒷받침해 준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눈높이에 맞는 ODA 관련 교육내용이 교과과정에 체계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중·고등학교 사회과 교과서를 살펴보면, 일부만이 ODA와 KOICA 등의 용어가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2018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2015개정 교과과정을 살펴보면, 국제사회의 공존과 지역 간 불평등 완화를 위한 노력의 한 예로 ODA가 제시되어 있다. 향후 공교육에서 ODA의 중요성, ODA 사업에 대한 청소년의 참여방법 등 관련 정보 제공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정규 수업시간 이외 방과 후 수업이나 특별활동을 통하여 심화된 내용을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다. 특히, 세계시민교육은 나로부터 시작하여 우리의 개념을 학교, 지역, 국가를 넘어 세계로 확장시키는 다중정체성의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Banks, 2008). 사회통합 및 상호공존을 위하여 평등과 공동의 가치를 배우는 교육적 접근으로서의 세계시민교육은 다문화청소년 스스로 지구촌 공동체의 주체적 변화를 유도하는 세계시민이라는 긍정적 인식을 심어줄 것이다. 세계시민교육은 다문화청소년들이 더 이상 편견의 대상이 아니며, 사회적 고정관념에 의해 비다문화청소년들과 구분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한국 사회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2016년부터 전면 시행된 자유학기제를 활용하여 ODA 관련 사업이나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청소년들의 참여기회 및 참여욕구를 높이는 전략적인 접근도 유용할 것이다. ODA 관련 교육 및 훈련이 자유학기제의 진로탐색활동 영역으로 자리매김하여 ODA 관련 직업체험과 봉사활동 등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을 것이다. 공교육 체계 내에서 진행되는 ODA 관련 프로그램은 다문화청소년의 ODA 정보 접근의 취약성과 진입장벽 해소에 기여할 것이다. 이를 통해 다문화청소년의 ODA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며,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ODA 사업 참여의 기회 제공에 촉매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성별과 학교급의 상호작용 효과에 따라 다문화청소년의 ODA 사업 분야에 대한 관심이 집단 간 차이를 보인 연구결과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다문화청소년 대상 ODA 관련 교육 및 훈련을 기획함에 있어 학교급뿐 아니라 해당 학교급별 학생의 성별에 따라서도 이들의 참여 및 학습에 대한 동기 유발이 달라질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즉, 이들의 ODA 관련 교육에 대한 참여 및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상별 세분화되고 차별화된 콘텐츠로 구성된 교육 안 확보가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다문화청소년의 ODA 참여 확대를 위해서는 관련 교육 제공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제도적 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다문화청소년이 차세대 ODA 인재로 양성될 수 있도록 사회, 국가적 차원의 특성화된 지원 전략이 요구된다. 다문화청소년 중 ODA 사업에 대한 참여의지가 있는 대상을 중심으로 인력 Pool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 구축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협력 및 국제교류 관련 프로그램 실시 시, 다문화청소년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장기적인 미래 혜안을 가지고 수원국에 대한 이해가 깊은 다문화청소년을 ODA 인력으로 양성함은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전문가 양성에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ODA 사업의 효과성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와 함께 다문화청소년들의 ODA 인력으로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인력 양성도 먼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다문화청소년이 어느 정도의 역량을 갖출 때까지 ODA 관련 사업 참여 기회 마련을 위해서는 우선선발 및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다문화청소년만을 특화하여 해당프로그램의 참여대상을 모집하는 것보다는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의 틀 안에서 다문화청소년을 수용하는 형태로 진행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여성가족부, KOICA 등이 주관하는 ODA 사업에 있어 다문화청소년이 참여 가능한 영역을 다양하게 발굴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문화청소년 스스로 동기유발 할 수 있는 기회제공 측면에서, 다문화청소년을 포함한 다문화가족의 ODA 참여 사례를 발굴하여 적극적인 홍보를 제안한다. 앞서 ODA 인력으로서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는 역할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다문화청소년으로서의 긍정적인 자아정체감 형성, 진로결정 및 미래생활설계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문화청소년을 현실적으로 바로 ODA 사업에 투입할 수 없지만, 이러한 제도적 토대가 마련될 때 다문화청소년들은 장래의 국제협력을 실천하는 주역으로서 그리고 강력한 지지자로서 성장하는 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끝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정리한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에 대한 제안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청소년의 ODA 사업 참여를 위한 이들의 인식에 대하여 탐색적인 조사가 이루어졌다면, 후속연구에서는 자기효능감, 주도성, 핵심역량 등 다양한 변인을 심도 깊게 분석해 봄으로써 다문화청소년의 ODA 인력으로서의 긍정적 가치를 발전·강화하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비다문화청소년과의 비교연구를 통하여 다문화청소년들만의 고유한 특성 및 ODA 인력 양성을 위한 전략 등을 제시함으로서 정책의 실효성과 적절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한국의 ODA 인력 부족에 대한 해결방안과 다문화청소년 포함한 다문화가족 관련 정책의 새로운 도전을 제시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나아가 본 연구에서 제기한 다문화청소년 대상의 ODA 사업 참여와 관련된 방안들이 이들의 진로설계 및 사회 참여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연계될 수 있는 다각적인 연구도 계속 축적되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여성가족부(2015)에 제출한 ‘다문화가족의 국제개발협력 참여 확대 방안 연구’ 보고서 중 일부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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