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의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된 매개효과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이 어느 과정에서 조절효과를 지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연구Ⅲ’ 자료 중 중학생 총 3,281명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은 피해경험과 자살, 피해경험과 우울의 관계에서는 조절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은 우울과 자살생각의 과정에서 조절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피해경험이 우울을 매개하여 자살생각에 미치는 구조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이 높을 경우 우울이 자살생각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통해 본 연구의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moderated mediation effect of self-esteem on the Relations between school violence victimization, depression and suicidal ideation. For this, Korean Survey on the Rights of Youth and Children Ⅲ data from 3,281 middle school students was applied. The results are as follows. Firstly, there is no moderated mediation effect of self-esteem in Relations between school violence victimization and depression, school violence victimization and suicidal ideation. Secondly, self-esteem showed the results of moderated mediation effect on the relations between depression and suicidal ideation. This result means that high self-esteem moderated the mediation effect of depression relations between school violence victimization and suicidal ideation. therefore, higher self-esteem level decreases the influence of depression in Relations between school violence victimization and suicidal ideation. On the basis of the results above, the implications on present studies were discussed.
Keywords:
School Violence Victimization, Depression, Suicidal Ideation, Moderated mediation effect of Self-esteem키워드: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 자아존중감의 조절된 매개효과Ⅰ. 서 론
학교폭력은 가정폭력, 성폭력과 더불어 최근 우리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따라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다양한 노력과 방안이 개입되었으며,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드러나는 학교폭력의 발생빈도는 감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폭력 자체의 심각성은 남아있으면서 학교폭력이 눈에 띄지 않는 사이버세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3년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서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청소년폭력예방재단, 2014)결과 눈에 띄는 학교폭력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사이버폭력과 같이 잘 드러나지 않는 폭력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고통수준이 10점 만점 중 7점 이상이 80.4%, 5점 이하가 9.8%에 불과해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이 느끼는 고통 정도가 높은 수준에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 중 42.9%는 학교폭력의 고통으로 인해 자살을 생각해 보았으며, 자살생각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들 중 41.8%는 자살생각에 그치지 않고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선행연구에서도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자살과 매우 밀접한 상관을 지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어(김정란, 김혜신, 2014; 서화원, 조윤오, 2013; 아영아, 정원철, 2014; van Geel, Vedder, & Tanilon, 2014)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의 자살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있다. 청소년기의 자살생각이나 자살시도는 시간이 경과하여도 지속적으로 발생될 수 있으며(김소영, 홍세희, 2012; Heilbron, & Prinstein, 2010) 성인기의 정신건강과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노력뿐 아니라 피해 청소년들의 고통을 해소하고, 그들의 정신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개입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학교폭력 피해경험으로 인해 나타나는 자살의 문제를 예방하고 효과적인 대안을 찾기 위한 연구는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대체적으로 두 유형의 연구들이 존재하는데,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의 관계에서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어떻게 자살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진 매개변인에 관한 연구와 학교폭력피해 경험 이후 어떤 개입이 자살을 방지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가진 조절변인 연구이다. 우선, 매개변인 연구에서는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자살생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피해 청소년들의 심리적 손상과 정서적 문제를 동반하게 되면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개인의 우울, 위축 그리고 부모애착과 같은 정서적 문제를 통해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재엽, 장용언, 서정열, 박지민, 2014; 남석인, 남보영, 장은혜, 2014). 특히 우울은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중요한 매개변인이다.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우울은 직접효과보다는 간접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권세원, 이동은, 장은혜, 한기주, 2013), 학교폭력 피해경험, 부모애착, 우울 그리고 자살생각의 관계에서는 우울만이 완전매개하여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진의, 2014).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의 관계 연구의 두 번째 유형은 이 두 변인간의 관계에서 조절효과를 파악함으로써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를 완충할 수 있는 보호요인을 탐색하고자 하는 연구이다. 구체적으로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높더라도 자아존중감, 친구지지, 부모관계 등에 따라 자살생각에 미치는 효과는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정남, 남영옥, 2013; 김재엽, 류원정, 곽주연, 2015; 노윤채, 신정숙, 박희서, 2012). 이 연구들은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를 완충할 수 있는 조절변인을 모색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모든 청소년들이 자살생각을 지니는 것이 아님을 확인하였으며,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의 개입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위의 연구들은 각 유형의 연구들을 통합적으로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제한점이 있다. 보호요인은 개인이 위험요인에 노출되어 이를 조절하는 효과를 파악하는 것이다(한상철, 2016).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매개변인을 탐색한 연구는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자살생각에 이르는 과정을 제시할 뿐 이러한 과정에서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의 관계에서 조절변인을 탐색한 연구는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의 구조적 관계를 반영하지 못한 채,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이라는 두 변인의 관계에서만 조절효과를 파악하였다는데 한계를 지닌다. 즉,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이라는 구조관계에서 조절효과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조절효과를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조절변인으로 자아존중감을 선정하였다.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은 중요한 조절변인으로 소개되고 있다(김덕경, 2014). 자신의 긍정적 인식은 삶의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삶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여(엄태영, 박은하, 주은수, 2011; 유준상, 서우석, 2013) 보다 나은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자살생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김갑숙, 박치홍, 2015; McGee & William, 2000; Wild, Fisher & Lombard, 2004). 더불어 자아존중감은 우울을 감소시키는데 중요한 변인이다(김현순, 2014; 최미례 이인혜, 2003). 자아존중감이 낮은 청소년의 경우 부정적인 자기 인식과 왜곡으로 인해 우울감을 많이 느끼게 된다. 반대로 자아존중감이 높은 청소년들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뿐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우울감이 감소하게 된다.
청소년기는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아가는 탐색과정에서 자아정체감 확립이 중요한 시기로 이때 자신에 대한 긍정적 자존감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송경은, 이아라, 2015). 그리고 학교폭력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초기 청소년시기는 많은 발달적 변화를 경험하면서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여 죽음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는 현실적 인식이 부족한 시기이다(김정남, 남영옥, 2013). 따라서 초기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구조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이 조절된 매개효과를 지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홍종관(2012)은 학교폭력대책위원회의 심의건수는 중학교에서 높은 건수를 기록하였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는 중학생들의 학교폭력 사안이 경미한 수준을 넘어 심각하다는 근거이며 이러한 심각성은 자살생각이나 행동으로 직결될 위험이 높으므로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의 연구에서 초기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중학생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과 자살생각은 자아존중감에 의해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세 변인간의 관계에서 조절효과의 가능성을 가정해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우울, 그리고 우울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이 조절효과를 가정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은 어느 과정에서 조절된 매개효과를 지니는가?
Ⅱ. 선행연구 고찰
1.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
학교폭력 피해경험의 심각성은 다양한 문제를 유발한다는 점과 관련된다.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은 인터넷 중독 및 게임중독의 문제(김재엽, 송아영, 이지혜, 2008; 아영아, 정원철, 2012), 낮은 자아존중감과 자아정체감 그리고 위축, 공격성과 같은 정서적 문제(서윤, 2014), 신체발달의 문제(김현숙, 2013), 학교적응(김재엽, 장용언, 민지아, 2011) 등 다양한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와 더불어 자살의 충동을 보고하기도 한다.(김은영, 2014; 이지언, 정익중, 2013). 또래로부터의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청소년들은 자살생각 뿐 아니라 자살시도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Crepeau-Hobson, & Leech, 2016; van Geel, Vedder & Tanilon, 2014). 또한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하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청소년들의 자살생각이나 자살시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Geoffroy, et al., 2016)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의 자살생각이나 시도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임을 알 수 있다. 특히 학교폭력 피해경험으로 인한 자살의 관련성은 직접적인 관계보다는 부모관계, 위축, 공격성 등의 매개변인을 통해 자살에 영향을 미친다(강대영, 2014; 김재엽, 김준범, 장용언, 한기주, 2016, 김재엽 외, 2014; 남석인, 남보영, 장은혜, 2014). 그 중에서도 우울은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중요한 매개변인이다.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청소년들은 우울을 경험할 확률이 높다(Klomek, et al., 2008; Sweeting, et al., 2006). 그리고 높은 우울은 자살생각이나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우울을 매개로 자살생각과 관련된다. 김재엽과 이근영(2010)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를 확인하였으며,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자살생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우울을 매개하여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문대근, 이진주, 이종각, 김정민과 문수백(2013)은 청소년의 자살생각과 관련된 변인을 구조방정식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자살생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우울을 부분매개하여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국외의 연구에서도 세 변인의 관계를 밝히고 있다. Bauman, Toomey 그리고 Walker(2013)는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그리고 사이버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시도의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를 파악한 결과, 학교폭력과 사이버폭력 피해 모두 우울을 매개하여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Sampasa-Kanyinga, Roumeliotis 그리고 Xu(2014)의 연구에서도 사이버폭력 피해경험은 우울을 완전매개하여 자살생각, 자살계획,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고,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우울을 완전 매개하여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쳤으나 자살생각과 자살계획에는 우울이 부분 매개하여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국내·외의 선행연구를 종합하면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우울이라는 정서적 변인을 통해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학교폭력 피해경험으로 기인된 자살생각은 우울이라는 정서적 문제를 매개로 하여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2. 세 변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
학교폭력 피해경험으로 인해 나타나는 청소년의 부정적인 자아존중감은 일상생활의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키므로 이들의 자아존중감을 회복하도록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Olweus(1992)는 아동기에 학교폭력 피해로 인해 발생된 낮은 자아존중감은 향후 시간이 경과하더라도 낮은 자아존중감을 유지한다고 지적하면서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의 자아존중감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임을 제시하였다.
많은 연구에서도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의 자아존중감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다(도기봉, 오주 , 신정인, 2011). 특히 자아존중감은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의 자살생각이나 행동을 완충시키는데 중요하다. 구차순과 김동환(2013)은 또래괴롭힘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이 조절효과를 지닌다고 밝혔다. 또래로부터의 괴롭힘은 자살생각을 증가시키지만 높은 자아존중감은 자살생각을 낮추는 보호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외에도 김정남과 남영옥(2013)은 초기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행동의 관계에서 보호요인의 조절효과를 파악하였고, 자아존중감, 가족화목도, 친구관계 기술이라는 보호요인 중 자아존중감 만이 조절효과를 지닌다고 밝혔다. 또한 신영훈과 박선영(2016)은 청소년의 친구스트레스는 자살생각을 증가시키지만 자아존중감은 두 변인의 관계를 조절하는 효과를 지닌다고 밝혔다.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우울과도 높은 상관을 지니는데 이들 변인에서도 자아존중감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아니지만 청소년 대인관계 문제와 우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은 조절효과를 지닌다. 오미숙과 심우찬(2014)은 아동기의 스트레스와 우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를 분석한 결과, 학업, 대인, 환경적 스트레스 중 대인적 스트레스와 우울의 관계는 자아존중감의 수준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고 하였다. 이봉주, 손선옥과 김윤지(2015) 역시 학교생활스트레스와 우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를 파악한 결과, 학업, 교사, 또래관계 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효과는 자아존중감에 의해 달라짐을 나타냈다. 또한 최미례와 이인혜(2003)는 높은 자아존중감을 지닌 사람은 낮은 자아존중감을 지닌 사람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낮다고 제시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높은 자아존중감을 지닌 청소년들은 부정적인 또래관계일지라도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우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를 가정해 볼 수 있다.
우울과 자살생각의 관련에서도 자아존중감은 중요한 영향력을 지닌다. 박재연(2009)은 청소년 자살생각에 미치는 요인으로 우울과 자아존중감을 선정하여 매개효과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우울은 자아존중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낮은 자아존중감은 자살생각을 높게 만드는 것으로 보고하면서 우울을 높게 경험할수록 자신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자살생각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였다. 김교헌(2004)은 한국 청소년들의 우울과 자살에 대한 문헌적 고찰에서 우울증으로 나타나는 주요 문제 중 하나가 자긍심에 대한 부분임을 제시하였다. 특히 자긍심의 저하는 자기비난이나 무가치함에 있다고 보면서 우울은 자신에 대한 비관적 인식을 높게 형성하게 한다고 제시하였다. 그리고 자기인식의 실패나 고통스러운 자기인식은 곧 자살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고 하였다. 전한가람 외(2013)는 주요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낮은 자아존중감과 자살시도의 관련성을 파악하였으며, 낮은 자아존중감은 우울장애 환자의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또한 우울장애와 자살사고를 통제한 후에도 낮은 자아존중감은 자살시도를 예측하는 것으로 설명하면서 우울환자들의 자살예방을 위한 방안에서 자아존중감의 개입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선행연구를 종합해보면,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는 우울이라는 변인이 중요 매개변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는 자아존중감 수준에 따라 달리질 수 있을 뿐 아니라,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구조적 관계에서도 자아존중감에 의해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선행연구에 근거하여 연구모형을 제시하면 다음 <그림 1>과 같다.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가 어느 과정에서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조사한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연구Ⅲ’ 자료를 활용하였다. 본 조사는 2013년 5월부터 7월까지 조사하였고, 전국 초, 중, 고등학생 9,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중학생만을 선정하였으며 중학생 총 3,281명으로 남학생 1,710명(52.1%), 여학생 1,571명(47.9%) 이었다. 중학생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와 관련하여 중·고등학생에 비해 초등학생의 학교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나(교육부, 2013), 학교폭력으로 열리는 학교폭력대책위원회의 심의건수는 중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고, 중학교가 차지하는 학교폭력 심의건수는 전체 비율 중 60%이상으로 나타나 초등학생의 7배, 고등학생에 2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홍종관, 2012). 이는 중학생의 학교폭력 건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학교폭력 사건 자체가 심각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 청소년들에게는 더 큰 충격을 안겨줄 수 있다. 따라서 중학생들의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자살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 있어 본 연구에서는 중학생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2. 측정도구
본 연구에서 사용한 측정도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연구Ⅲ’에서 사용된 도구들이다. 이 도구들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들의 인권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기존의 도구들을 수정·보완하여 개발되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총 6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문항내용은 ‘심한 욕설이나 모욕을 당함’, ‘폭행이나 구타를 당함’, ‘따돌림을 당함’, ‘돈이나 물건을 빼앗김’, ‘협박을 당함’, ‘성적인 희롱(놀림)이나 추행을 당함’의 내용으로 구성되었으며 ‘한번도 없음’ 1점에서 ‘1주일에 3회이상’ 5점의 리커트 척도로 점수가 높으면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 계수는 .784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우울 척도는 총 3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이유 없이 외로운 적이 있다’, ‘이유 없이 불안한 적이 있다’, ‘이유 없이 슬프거나 우울한 적이 있다’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점수는 총 4점 리커트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 1점, ‘그렇지 않은 편이다’ 2점, ‘그런 편이다’ 3점, ‘매우 그렇다’ 4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이 높은 것을 의미하며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 계수는 .901로 나타났다.
자아존중감 척도는 총 4문항으로 ‘다른 사람처럼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자질(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 내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 ‘나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내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의 문항은 역코딩하여 긍정문항으로 변환하여 사용하였으며 4점 리커트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 1점, ‘그렇지 않은 편이다’ 2점, ‘그런 편이다’ 3점, ‘매우 그렇다’ 4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 계수는 .808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자살생각 척도는 1문항으로 구성되었고 문항내용은 ‘최근 1년간 죽고 싶다고 생각에 대한 여부’의 내용이다. 점수는 ‘생각해 본적이 없다’ 1점, ‘가끔 생각한다’ 2점, ‘자주 생각한다’ 3점으로 구성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살생각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통제변인으로는 성별, 부모학대, 교사학대, 스트레스, 학교적응의 변인을 통제하였다. 성별은 ‘여=0’, ‘남=1’로 더미 처리하였고, 부모학대와 교사학대는 ‘신체적 학대(처벌)’와 ‘모욕적인 말이나 욕설’의 내용으로 각 2문항씩으로 구성되었으며 4점 리커트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부모 및 교사학대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스트레스 척도는 6문항으로 ‘학업’, ‘가정불화’, ‘또래관계’, ‘경제적인 어려움’, ‘외모와 신체’, ‘미래에 대한 불안’의 내용이며, 학교적응은 6문항으로 ‘나는 학교에서 쉽게 친구를 사귈 수 있다’, ‘학교 친구들은 나를 존중하고 배려해 준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존중한다’, ‘ 선생님은 학생들을 공정하게 대한다’, ‘학교에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외롭다’, ‘나는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의 내용이었으며 부정문항은 긍정문항으로 역코딩하였다. 스트레스와 학교적응 척도는 4점 척도로 구성되었으며 점수가 높으면 스트레스는 높고 학교적응 또한 높은 것을 의미한다.
3. 분석절차
통계 프로그램 spss 18.0과, spss PROCESS를 사용하여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세단계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매개효과 검증, 조절효과 검증, 조절된 매개효과 검증 순으로 진행하였다.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Baron과 Kenny(1986)가 제시한 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boostrapping을 활용하였다. 그리고 독립변인과 종속변인, 독립변인과 매개변인 그리고 매개변인과 독립변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때 조절효과 분석은 다중공선성을 고려하여 평균중심화를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구조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때 조절된 매개효과 분석은 연구모형에 따라 각각을 분석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실시하였다.
Ⅲ 연구결과
1. 각 변인의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
주요 변인의 평균과 표준편차 및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 <표 1>과 같다.
먼저, 각 주요변인은 평균으로 계산되어 사용하였고, 주요변인에 대한 평균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왜도와 첨도를 확인한 결과, 독립변인을 제외한 매개변인, 조절변인, 종속변인 모두 왜도 3과 첨도 10을 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상관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자살생각과 우울에 정적상관을 그리고 자아존중감과는 부적상관으로 나타났다. 우울은 자아존중감과는 부적상관을, 자살생각과는 정적상관을 나타냈다. 그리고 자아존중감은 자살생각과 부적상관을 나타냈으며, 모든 변인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2. 매개효과 검증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를 파악한 결과는 다음 <표 2>와 같다.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우울과 자살생각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우울을 독립변인으로 선정하고 자살생각에 미치는 효과를 파악한 결과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우울 모두 자살생각과 관련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자살생각에 미치는 효과에 비해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우울을 동시에 투입한 모형에서의 자살생각에 미치는 효과는 β = .014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우울이 직접효과와 함께 매개효과를 지니는 것으로 가정해 볼 수 있다. 우울의 매개효과 유의성을 확인하기 위해 bootstrapping을 실시한 결과<표 3> 하한값과 상한값이 0을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우울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3.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 검증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구조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우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 그리고 우울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를 파악하였다. 분석결과 <표 4>, <표 5>,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우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은 조절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우울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4.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된 매개효과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우울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만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인 결과는 다음 <표 6>과 같다.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우울을 매개하여 자살생각에 미치는 효과는 자아존중감이 -1SD인 경우 .031, 자아존중감이 평균일 경우 .023, 자아존중감이 +1SD인 경우 .015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자아존중감이 낮을 경우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우울을 매개하여 자아존중감에 미치는 매개효과는 크지만, 자아존중감이 높을 경우 우울의 매개효과는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아존중감이 낮을 때 보다 높을 경우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우울을 매개하여 자살생각에 미치는 효과는 감소하게 된다. 즉,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그리고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은 조절된 매개효과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Ⅳ 결론 및 논의
본 연구의 목적은 중학생 시기의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파악하는 것이다. 세 변인의 관계 중 어느 경로에서 자아존중감이 조절효과를 지니는지 파악하기 위해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우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 우울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 모형을 설정하고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상호작용의 유의미성을 확인하였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된 매개효과는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 그리고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우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따돌림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이 조절효과를 지닌다고 보고한 연구(구차순, 김동환, 2013)와 피해경험과 자살행동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이 조절효과를 지닌다고 보고한 연구(김정남, 남영옥, 2013)와 다른 결과이다. 또한 또래관계 스트레스와 우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를 보인 오미숙과 심우찬(2014) 그리고 또래관계 스트레스와 우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를 파악한 이봉주 외(2015)의 연구와 다른 결과이다. 이러한 다른 결과의 원인으로 우선 연구대상의 특성이나 측정도구의 차이에서 기인된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중학생만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기존 연구는 초등학생, 고등학생 혹은 초중학생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기 때문에 발달적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였거나 연구결과들이 통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사용된 자살생각의 문항은 1문항으로 구성되어 측정도구의 차이로 인한 결과를 고려해볼 수 있다. 구차순과 김동환(2013)은 자살생각의 문항이 17개이었으며, 3개의 하위차원으로 구성된 도구를 사용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기 우울이나 자살과 관련된 중요한 변인을 통제변인으로 선정하였고, 기존의 연구들은 기본적인 인적사항들을 통제변인으로 선정하여 모형검증분석의 차이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연구 역시 통제변인을 선정하여 분석하였으나 대체적으로 성별, 연령, 경제수준 등 제한적으로 선정하였다. 구조방정식에서 통제변인의 중요성은 독립변인이 종속변인에 미치는 상대적인 설명력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된다(홍세희, 2012). 하지만 기존의 연구들은 자살생각이나 우울에 미치는 중요 변인을 통제하지 않았으나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기 우울이나 자살생각에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부모 및 교사의 학대, 스트레스, 학교생활 등을 통제변인으로 선정하여 다른 결과를 보였다고 판단된다.
둘째,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구조적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은 우울과 자살생각의 과정에서 조절효과를 지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우울증 환자들의 낮은 자아존중감이 자살시도와 높은 상관을 보인다고 주장한 전한가람 외(2013)의 연구와 자아존중감이 자살예방에 중요한 변인이라고 제시한 오승환(2009)의 연구와 비슷한 맥락이다.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우울을 매개하여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관계를 지니고 있으나 이때 높은 자아존중감은 매개변인인 우울이 높더라도 자살생각을 낮추는 가능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이 우울을 경험하게 되어도 자신의 자아존중감을 긍정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도움을 제공한다면 자살생각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즉,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의 개입방안에서 우울에 대한 효과적 대처방안으로 이들의 자아존중감 향상이나 긍정적 자아존중감 형성에 대한 개입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청소년들을 우울하게 하여 자신을 무능하게 지각하도록 하며,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일반학생들에 비해 낮은 자아존중감을 가지고 부정적 자아개념을 갖게 되어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화된다(안현의, 2007). 따라서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의 우울한 감정에 효과적으로 개입하기 위해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회복하도록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교폭력 피해경험 청소년의 우울을 다루는 상담과정에서 상담자는 우울을 개입하는 인지행동적 기법적용에 앞서 학교폭력 피해청소년에 대한 무조건적 긍정적 수용과 공감적 이해의 촉진적 관계를 형성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상담자와의 안전한 관계에서 체험되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가 개인이 가진 자아실현경향성을 깨닫게 하여 자신의 긍정적 자아존중감을 회복하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사와 학부모, 상담자는 자신의 부정적인 상처에 집중되어 있는 학교폭력 피해청소년의 시각을 자신의 장점, 학교폭력 피해경험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점, 외상을 성장적 경험으로 전환시키고자 노력하는 청소년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개인상담 뿐만 아니라 또래상담프로그램, 집단상담프로그램, 부모교육을 통해 주변의 지지적 자원을 활용한다면 개인의 자아존중감을 회복하고 자살생각을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본 연구 결과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자살생각, 학교폭력 피해경험과 우울의 관계에서는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를 파악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학교폭력 피해사건을 다루고자 할 때 외상사건이 된 학교폭력 피해경험을 충분히 다루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심리적디브리핑은 학교폭력과 같은 외상사건에 대한 반응을 정상화시키고, 개인이 겪게 된 정서와 사고의 표현을 증가시키는 단기개입이며 가장 일반적인 개입이다(최수미, 2015). 다만 디브리핑이 효과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상담자가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과의 신뢰로운 관계형성을 기초로 하여 부적절한 인지적 평가를 바로잡는 적극적 개입이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의 심리적 지원을 위한 집단 상담에서는 학교폭력 피해사건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을 충분히 다룰 필요가 있으며, 이와 관련된 우울과 무기력한 정서를 대처할 수 있도록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을 회복시키고 자신의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여 자살생각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의의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폭력 피해경험, 우울, 자살생각의 구조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파악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기존 연구는 피해 청소년들에 대한 자아존중감이 중요함을 제시하고 있었으나 어느 과정에서 자아존중감이 중요한지에 대한 제언을 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본 연구는 우울과 자살생각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의 역할이 중요함을 파악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둘째,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의 아픔과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충분히 애도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즉,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을 만나는 교사와 학부모, 상담자는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이들의 상처를 청소년시기에 보편적으로 겪을 수 있는 친구관계의 어려움이나 개인의 역량부족에서 비롯된 부정적 사건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이들이 느끼는 정서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들의 경험을 공감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을 위한 상담에서 이들이 느끼는 우울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정서에 대한 공감적 수용이 초기에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에서 이들의 자아존중감 향상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의 자살생각의 문제는 우울이라는 주요 매개변인으로 기인된다. 하지만 이들의 자아존중감은 우울의 매개효과를 감소시켜 자살생각을 낮추는 보호요인이 될 수 있다. 즉, 학교폭력이라는 외상 사건 이후 자신을 무기력하게 바라보고 있는 피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인지적 재구조화, 심리교육, 탈감각화 등을 통해 자신에 대한 긍정적 자아존중감을 회복하도록 개입한다면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의 자살생각을 예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회복된 자아개념이 일상생활에서 기능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교사와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또래들과의 사회적 지지형성과 같은 환경적 개입이 함께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용된 주요변인의 측정도구에서 한계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도구는 기존의 도구를 간략하게 축약한 도구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추후연구에서는 타당화된 척도를 활용하여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자살생각의 경우 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어 자살생각에 대한 의미를 충분히 담고 있지 않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둘째, 기존의 연구에서는 피해경험과 자살생각의 관계, 피해경험과 우울의 관계에서 자아존중감이 조절효과를 보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 이를 보다 재조명하기 위해 연구설계를 다양한 방안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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