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Center for Korean Youth Culture
[ Article ]
Forum for youth culture - Vol. 0, No. 71, pp.121-150
ISSN: 1975-2733 (Print) 2713-797X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Jul 2022
Received 31 May 2022 Revised 20 Jun 2022 Accepted 24 Jun 2022
DOI: https://doi.org/10.17854/ffyc.2022.07.71.121

시설 청소년들의 문화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

홍혜교1)
1)밝은마음 아동청소년 상담센터 소장
A Phenomenological Study on the Culture of Institutionalized Adolescent
Hong, Hyekyo1)
1)Director of Bright Mind Children and Youth Counseling Center

초록

본 연구에서는 현상학적 방법을 사용하여,‘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이 공유하거나 생산해가는 문화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그들의 생활세계를 이해하려고 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5명의 시설 청소년들, 2명의 시설 관계자들과 심층면담을 수행하였고, 수집한 자료는 van Manen(1998)의 해석학적 현상학의 방법적 절차를 따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설 청소년들은 원가정과 부모에 대한 왜곡된 신념과 기대를 가지고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왜곡된 가족 신화를 깨뜨리고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둘째, 시설 청소년들은 자신들을 위한 보호와 통제의 경계에서 혼란스러워하지만, 과도기를 거치면서 시설이 자신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울타리라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셋째, 다양한 개성을 지닌 청소년들은 공동체 생활을 통해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며, 건강한 의사소통 방식을 배우며 성장한다. 넷째, 시설 청소년들은 자신이 시설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질까 봐 전전긍긍하면서도 시설에서 살고 있는 자신의 소속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후원 행사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확인한 ‘성장통’과 ‘울타리와 공간’이라는 시설 청소년 문화의 의미와 함께 자아 정체감 형성과 같은 청소년기 발달 과업 수행, 안전한 경계 설정, 권리와 책임 교육 등을 통해 시설 청소년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실천적 방안을 제언하였다.

Abstract

In this study, using the phenomenological method, we tried to understand their living world by revealing the culture shared or produced by teenagers living in residential care center as it is. To this end, the researcher conducted in-depth interviews with five facility adolescents and two facility officials, and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according to the methodological procedure of the analytical phenomenology of van Manen (1998).

The research results are as follows. First, the youth in the facility had distorted beliefs and expectations for the original family and parents. Over time, they break distorted family myths and accept themselves as they are. Second, facility adolescents are confused at the boundary of protection and control for themselves. As they go through the transition period, they realize that the facility is a fence that keeps them safe. Third, adolescents with diverse personalities experience various experiences through community life, learn healthy communication methods, and grow. Fourth, youth at the facility are in contrast to attend sponsorship events that clearly reveal their affiliation living in the facility, even though they are worried that they will be known that they are living in the facility. Finally, in this study, the meaning of the facility youth culture of ‘growth pain’ and ‘boundary and space’ was confirmed. In addition, practical measures were suggested for facility adolescents to grow into healthy adults through performing adolescent development tasks such as forming ego identity, setting safe boundaries, and education on rights and responsibilities.

Keywords:

residential care center, institutionalized adolescent, culture, youth culture

키워드:

아동양육시설, 시설 청소년, 문화, 청소년 문화

Ⅰ. 서 론

인간은 태어나면서, 아니 엄밀히 따지자면 태내기부터 자신이 속한 원가정에서 부모와 형제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빈곤이나 실직, 학대, 부모의 이혼, 질병 및 사망, 교정시설 입소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친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양육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아동은 사회적 차원의 보호를 받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긴급복지 지원이나 단기조치를 위했음에도 아동이 가정 내에서 보호받을 수 없고, 가정외보호가 더 안전하다고 판단될 경우에 위탁가정, 그룹홈(공동생활가정), 아동양육시설에서 아동을 보호하고 있다(보건복지부, 2018). 보건복지부의 통계를 살펴보면, 2020년 한 해 동안 5,053명의 보호대상아동이 발생하였다. 이들 중 귀가 및 연고자에게 인도된 933명을 제외한 4,120명이 보호조치 되었으며, 보호대상아동들의 1,085명(26.3%)이 양육시설에서 보호되었다(보건복지부, 2020a). 아동양육시설이란 보호대상아동을 입소시켜 보호, 양육 및 취업훈련, 자립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을 의미하며,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아동양육시설은 241개소이고, 10,585명의 요보호 아동이 아동양육시설에서 보호되고 있다(보건복지부, 2020b).

최근 부모가 생존해 있음에도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 가출 등의 가족해체로 인한 시설입소가 증가되면서 아동은 시설생활 이전부터 원가족과의 관계에서 긍정적이지 못한 관계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시설입소 이후에도 대리양육자의 잦은 교체와 집단보호로 인해 사회적 관계형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시설 아동들이 원가족과의 단절로 인해 아동기에 겪게 되는 다양한 어려움과 적응상의 문제는 아동기뿐만 아니라 성인기에까지 영향을 미쳐 심리사회적 적응에도 위험으로 작용하게 된다(Leathers, 2002). 특히 시설 청소년들은 시설이라는 공동생활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동시에 청소년기의 발달적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청소년기는 생활 경험이 부족하고, 인격 형성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어떠한 환경과 경험을 접하느냐에 따라 미래 모습이 다르게 결정될 수 있다(Sternberg, 2005). 따라서 국가와 사회의 장래를 좌우할 청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바르게 선도, 육성하는 것은 사회의 중요한 책임이다(권이종, 김용구, 2006).

이에 본 연구에서는 원가정에서 분리되어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이 아동기에서 벗어나 청소년기가 되면서 경험하는 그들의 문화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아동양육시설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일반가정에서 생활하는 또래의 청소년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생활스타일과 규칙, 문화가 존재한다. 더욱이 2020년부터 현재까지는 코로나19로 인한 정부 차원의 방역지침으로 인해 공동생활을 하는 시설 청소년들의 외부 활동 및 외출 금지 등 규제가 심해지기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시설 청소년들이 어떠한 생활 경험을 하는지에 주목하여, 시설 청소년들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한다. 이러한 접근은 시설 청소년들의 건강한 자아정체감 형성 및 진로탐색 등 청소년기 발달과업 수행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며, 시설 생활 적응에 필요한 방안을 제시하는데도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Ⅱ. 선행연구 고찰

요보호 아동을 위한 보호 서비스 중 시설보호란 부모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 역할을 수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경우, 일정한 시설에서 일시적으로 또는 장기적으로 집단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김경희, 강현아, 안소영, 2009). 아동복지법 제2조에서 규정한 아동에 관한 정의를 바탕으로 ‘시설 아동’은 보호를 필요로 하여 아동양육시설에 입소한 18세 미만의 자라 할 수 있으며, ‘시설 청소년’은 위와 같은 조건을 가지고 아동양육시설에 입소해 생활하는 중·고생을 의미한다(이화명, 김영미, 2015).

그동안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청소년의 욕구는 무엇이며, 이들에게 실제적으로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사회학, 사회복지학, 간호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수행되었다. 지금까지 보고된 시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시설 청소년의 적응 및 행동문제, 시설 청소년과 일반 가정 청소년과의 비교, 시설 청소년과 그룹홈(공동생활가정)에서 성장하는 청소년의 비교, 시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상담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 시설 청소년의 보호 종료 이후 사회적응 등에 초점을 둔 연구들이 있다. 최근에는 시설 전원경험, 중도퇴소, 학업성취 우수와 같이 시설 청소년들의 다양한 개별적 경험을 주제로 한 질적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김서현, 양은별, 정익중, 2017; 정익중, 김서현, 양은별, 2015; 정혜옥, 손병덕, 2018; 홍나미, 박현정, 정익중, 2018).

선행연구들을 통해 확인된 시설 청소년의 특징을 살펴보면, 시설 청소년들은 시설 입소 전 원가정에서 정서 및 행동문제를 일으키는 위험 요소인 가정폭력, 학대 및 방임, 빈곤 등에 노출되었을 확률이 높으며, 이러한 경험은 청소년기의 내현화 문제 및 외현화 문제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Grogan-Kaylor & Otis, 2003; Moylan, Herrenkohl, Sousa, Tajima, Herrenkohl, Russo, 2010; Ryan & Testa, 2005; Tarren-Sweeney, 2008; Zingraff, Leiter, Myers, Johnsen, 1993). 또한 이들은 원가족으로부터 분리되거나 해체되는 경험으로 우울, 불안 등의 심리적 고통을 겪으며, 분리 트라우마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고, 애착형성 문제, 외로움 등을 느낀다(노혜련, 장정순, 1998; 정선욱, 2002). 시설환경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양육시설 청소년은 의타심, 이기심 등과 같은 시설병(hospitalism)적인 성격을 형성하게 되어 원만한 대인관계 형성이나 다양한 사회 적응력 등이 결여되기 쉽고, 학습부진, 따돌림,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행동 등을 보이며, 열등감, 위축, 그리고 소외감 등의 특성을 보인다고 보고되었다(권기남, 유안진, 민하영, 2002; 석주영, 안옥희, 박인전, 2003; 이상준, 2008; 정선욱, 2002; 최은경, 오수성, 2006; 현은민, 박혜영, 2005; Wager & Kleman, 1986)

공동생활과 낙인이 동반되는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김정화, 정익중, 2015; 정원철, 이화명, 2014). 양육시설 내 부적응은 학교의 부적응으로도 이어졌으며, 이는 성장과정에서 행동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김수정, 김영미, 이화명, 2013; 정선욱, 2002). 반면, 아동양육시설 청소년들은 부정적인 정서만을 경험하고 있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즉, 시설보호를 통해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결핍된 점을 시설 내의 다른 청소년들과의 접촉이나 교육을 통해 보완하고, 시설의 규칙을 통해 충동성을 억제하여 자신을 통제할 수 있으며, 학업성적이 좋고, 긍정적인 정서를 지닌 청소년들이 있다(권기남, 유안진, 민하영, 2002; 표갑수, 2010). 이해리와 조한익(2005)은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개인적 위험 요소들이 청소년 개개인들에게 동일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시설의 양육환경을 긍정적으로 지각하고 있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더 높은 심리사회적 적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유안진, 민하영, 권기남, 2001). 또한 청소년들이 시설의 양육환경을 긍정적으로 지각할수록 심리사회적 문제와 행동문제를 더 적게 보이고, 심리사회적 적응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정선욱, 2002). 다시 말해, 동일한 위험요소에 노출되었다 하더라도 청소년 개인이 이 위험요소를 어떻게 지각하고, 해석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이에 대한 정서적, 행동적 대응양식이 매우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환경이 아동의 성장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설아동은 그들의 가정적 기능을 대행해주는 시설환경이 일반 가정과 같은 중요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김정화, 정익중, 2015; 박경옥, 이경님, 1997; 안은미, 조수민, 정익중, 2017). 따라서 시설청소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청소년기의 발달적 특성과 더불어, 시설청소년들의 특성과 ‘아동양육시설’이라는 양육환경의 특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문화란 기본적으로는 우리들의 삶의 전체를 집약한 것으로서, 삶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통찰력이나 의식·태도 등을 의미한다.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문화의 정의를 보면 ‘문화란 곧 특정한 사회의 성원들이 생활하는 데 있어서 제반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사회구성원 간에 공유하고 있는 학습에 의해 사회적으로 전승된 사물과 지식, 언어와 가치관, 규범 등을 일컫는다.’라고 정의되고 있다(권이종, 김용구, 2006).

청소년 문화란 청소년이라는 세대 또는 발달과정에서의 특정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문화라고 정의된다(조혜영, 2016). 한국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어 온 청소년 문화의 정의를 따르자면 청소년 문화는 청소년 세대가 공유하는 생활양식 및 사고방식이다. 여기서 청소년 세대는 연령집단이나 생애단계를 의미하며,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의미이다. 그리고 특정 사건에 대해 동일하게 반응하여 동일한 정체성이 체화된 집단으로 ‘공통된 의미지평(common horizon of meaning)’을 공유하고 있다(박재흥, 2002; 오찬호, 2009). 청소년 문화는 그 자체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즉, 청소년 문화는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유일한 사고와 이념·감정·장래포부·이상 등을 나타내는 수단으로서, 그들로 하여금 청소년 문화를 통하여 자기들만의 독자적인 생활과 세계를 체험하게 하고, 그때 자기가 누구인가를 발견하고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게 하며, 그들 내부에 내재해 있는 사상·감정·잠재능력 등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또 그것들을 스스로 창조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권이종, 김용구, 2006).

청소년의 개념과 문화의 개념이 각각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으므로 청소년문화 연구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지에 대해서는 명쾌한 가이드라인을 얻기 힘들다. 청소년기에 대한 개념 정의는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학적 정의가 분화되어 있으며, 국가별, 시대별, 적용 목적별로 다양하게 사용되어왔다. 문화에 대한 개념 역시 시대별로 변천하여 왔으며, 학문 분야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정의되어왔다. 광의의 문화개념은 특정한 사회집단이 드러내는 모든 행위·생활양상, 생산해내는 온갖 종류의 물질과 도구들, 지식체계, 신념과 가치관 등 특정한 인간집단이 살아가면서 드러내는 적응체계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조혜영, 2016). 이러한 개념 정의를 따르자면 청소년문화 연구는 광범위하게 청소년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문화적 현상, 청소년의 심리, 문제, 복지영역, 정책 영역 등을 거의 모든 분야를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다(최윤진, 1998). 보다 협의의 의미로는 청소년 생활세계의 이해, 청소년들이 공유하거나 생산해가는 문화현상이나 문화적 산물에 관한 연구라고 할 것이다. 청소년들이 비슷한 생애주기 단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같은 사회 경험을 가진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 성별, 지역차 등은 청소년 집단 내의 분화를 이끌고 있다. 결국 청소년 문화를 이해하고자 할 때 청소년들의 공유된 시대 경험과 의식을 파악하는 것과 함께 청소년이라는 범주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하위 범주, 개별적인 주체의 행위 양상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조혜영, 2016).

이런 점에서 볼 때, 시설 청소년들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설 청소년들의 양육시설에서의 경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설 청소년의 시설 경험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이화명과 김영미(2015)는 아동양육시설 청소년기 입소자를 대상으로 시설생활 경험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를 통해 청소년기 입소자들은 입소 후 시설에서 생활하면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인다고 보고하였다. 정선욱(2006a, 2006b)은 비혈연형제관계, 보육사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시설보호 아동청소년의 삶을 그려냈다. 후속연구를 통해 정선욱(2009)은 시설보호 청소년이 삶의 터전으로서 시설 생활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경험하고 이해하는지 연구하였고, 청소년은 시설 생활에서 ‘시설은 삶의 일부’, ‘소통부재=일방통행’, ‘오붓한 가족생활을 그림’, ‘공동체라는 이름 속에 묻혀 지냄’, ‘성장을 자극하는 환경 부재’, ‘아이들끼리 더 가까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사회복지적 관점에서 다루었던 시설 청소년의 시설 생활 경험을 ‘청소년 문화’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즉 ‘아동양육시설’이라는 공동생활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청소년기의 발달적 변화를 경험하는 시설 청소년들이 공유하거나 생산해가는 문화현상을 통해 그들의 생활세계를 이해하려고 한다. 시설 청소년들이 양육시설에서 자신들의 독자적인 세계를 체험하면서 형성되고, 공유하는 그들만의 청소년 문화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현상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시설 청소년들의 문화에 대해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연구 질문을 구성하였다.

연구문제 1. 시설 청소년들의 문화는 어떠한가?


Ⅲ. 연구방법

1. 연구 참여자

본 연구에서는 시설 청소년의 문화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시설에서의 자신의 경험을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드러낼 수 있는 연구 참여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를 양육시설에서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경험한 중·고등학생들로 한정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지역에 있는 아동양육시설 ㉡ 1)의 시설 관계자들과 시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직접 연구의 목적과 면담 계획에 대해 설명한 후, 연구에 참여하기로 최종 동의한 청소년들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시설 청소년은 총 5명(여자 1명, 남자 4명)이었고, 연령은 14∼19세로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추후 시설 청소년들과의 면담 내용을 중립적인 관점에서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생활지도원 경력이 있는 시설의 기관장과 현재 시설의 중·고등학생과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자립지원전담요원을 대상으로 추가 면담을 시행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 시설 청소년 (2021년 기준)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 시설 관계자 (2022년 기준)

2. 자료수집 및 분석

1) 자료수집

본 연구의 자료수집은 2021년 8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연구 참여자와의 개별면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실제 면담과정에서는 비구조화된 개방형 질문으로 시작하여, 연구 참여자의 생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진행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연구자는 본 연구의 목적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추가 질문을 하였다. 면담은 연구자가 직접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였고, 빠짐없이 기록하기 위해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하였고, 인터뷰 과정에서 연구자의 느낌이나 생각을 연구 노트에 기록하였으며, 이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면담은 시설의 사무실에서 실시하였으며, 개인의 특성에 따라 3∼5회 정도로 1회당 약 50~60분 동안 진행되었고, 모든 면담과정은 연구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을 한 후 녹취록으로 작성되었다. 추가적으로 연구 참여자의 비언어적인 표현과 반응 등을 기록한 현장 기록노트와 연구과정에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생각, 느낌, 연구의 방향 등에 대한 내용을 작성한 연구 일지를 통해 부가적인 자료를 수집하였다. 또한, 전사한 녹음자료는 여러 번 반복하여 듣고 읽으면서 그때마다 떠오르는 느낌과 생각을 함께 기록해 두었으며, 연구자의 경험과 판단을 멈추고, 연구 참여자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보고자 노력하였다. 이 밖에도 시설 청소년들의 일상생활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시설의 기관장과 자립전담요원을 대상으로 추가 면담을 시행하였다. 이를 진행한 이유는 연구 참여자들과의 면담 내용과 관련하여 하나의 관점에 매몰되지 않고, 현상에 대한 깊이 있게 이해하고, 중립적인 관점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한편, 자료수집을 포함한 연구의 모든 과정에서 윤리적 고려를 하였다. 면담을 시작하기 전, 연구 참여자 전원에게 연구의 목적, 방법, 절차 등의 내용을 알렸으며, 면담 내용은 녹음하되 모든 내용은 연구 이외의 다른 용도로는 절대로 사용되지 않을 것과 연구 종료와 동시에 파기됨을 약속하였다. 또한 면담 과정에서 획득한 연구 참여자의 개인 신상은 외부로 노출되지 않게 주의하고, 자료를 익명화하여 활용할 것을 서약하였다.

2)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시설 청소년들의 여가 생활을 분석하고 해석하기 위해 van Manen(1998)의 해석학적 현상학의 방법적 절차를 따랐다. van Manen(1998)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체험의 세계를 강조하며, 체험이 현상학 연구의 시작점이자 종결점으로 체험을 통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는 연구를 함에 있어 살아있는 체험의 본질에 집중해야 하며, 그 경험 그대로를 탐구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연구자의 지속적인 반성적 성찰을 거쳐 현상학적 글쓰기로 체험의 의미를 드러내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면담을 통해 얻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반성을 통한 주제 분석을 시도하였다. 첫째, 연구자는 전사한 면담내용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한 의미가 시작하고 끝나는 부분을 의미단위로 파악하였고, 본 연구에서는 112개의 의미단위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둘째, 파악한 의미단위를 잘 표현할 수 있는 핵심어(key words)를 붙인 후, 공통되는 핵심어들을 모아 범주화하여 핵심주제를 도출하고, 제목을 붙이는 작업을 실시하였다. 연구자는 이 과정에서 주제들이 자료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연구자의 왜곡이나 편견으로 참여자의 체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현상학적 환원과 해석학적 순환을 반복하였다. 이 과정에서 시설 청소년들 문화에 대한 본질적인 주제를 4개의 상위범주와 12개의 하위범주로 도출하였다. 셋째, 연구자는 앞서 분석된 자료를 통해 참여자들의 일상 언어에 집중하여 참여자들의 경험의 예를 제시하며 글쓰기 과정을 거쳤다. 연구자는 반성적으로 사고하며 고쳐 쓰기를 반복하였고, 이 과정에서 드러난 발견과 연구자의 통찰을 정리하였다. 넷째, 글쓰기가 완성 된 후 본 연구의 기술과 해석에 대한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을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는 참여자들에게 완성된 연구 자료를 보여주고 참여자들의 세계를 제대로 드러냈는지 평가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연구 윤리에 따라 참여자의 이야기 중 제외하거나 수정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확인하고 반영하였다.


Ⅳ. 연구결과

1. 가족 신화4)

1) 뿌리 찾기: 나를 뿌리를 찾아서

연구 참여자들은 청소년기가 되면 자신이 언제, 무슨 이유로 시설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원가정과 부모님에 대한 정보가 없는 아동들은 엄마, 아빠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기 원하고, 때로는 부모님을 찾으려고 한다.

제가 (시설에) 온 날짜는 저희 동에 있는 선생님5)들이 알려주셨어요.
제가 언제 왔는지. 전에 물어본 적이 있어요. 제가 언제 왔는지, 궁금해가지고.
(연구 참여자 B, 1)
중학교 1학년 때 엄마, 아빠에 대해서 궁금해졌어요.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냥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고 선생님한테 말했어요.
선생님이 나중에 만날 거라고. 가족관계 있잖아요. 가족관계 증명하는 거...
그거 종이에 써져 있어서 엄마, 아빠 이름을 알게 됐어요.
(연구 참여자 D, 1)

시설의 아동들이 청소년기가 되면서‘나’와 ‘나의 가족’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시설 청소년들은 대체로 부모의 유기, 방임, 학대로 인해 유·아동기에 시설에 입소하였기 때문에 시설의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입소 이유와 부모님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다. 그동안 묻어두었던 부모님과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충격이나 상처를 받을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D도 자기 입소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묻고, 부모님과 연락이 닿았다고 이렇게 하는 것도 있었고.
B 같은 경우에도 자기가 (시설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이런 거를 물어봤던 걸로 알고 있어요. ○○이도 자기가 어떻게 들어오게 됐는지 이런 거를 물어봤어요.
그래서 아동 카드에 있는 거를 얘기해주고 그랬어요.
(연구 참여자 ㉯, 2)

그동안 원가족과의 접촉 경험이 전혀 없었던 연구 참여자 D는 최근에 선생님과 경찰서에 가서 부모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즉,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연구 참여자 D를 키우기로 했던 아빠가 교도소에 수감되었고, 엄마는 그 사실을 모른 채 재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계시다는 조금은 불편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연구 참여자 D는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엄마와 연락하며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엄마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으면서 또 다시 버림받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2) 원가정에 대한 왜곡된 기억

초등학교 고학년 때 시설에 입소한 연구 참여자 C는 자신의 입소 과정에 대해 비교적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연구 참여자 C는 한 달에도 1~2번씩은 아버지의 매질을 피해 도망 다녔고, 아동학대 신고를 통해 보호시설을 거쳐 본 시설에 입소하였다. 하지만 C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점점 풀렸다고 이야기한다.

예전에 아빠한테 막 맞고, 할머니네를 걸어가는데... 집에 도착해서 문을 두드렸는데 할머니가 안 계셔서 마트에 갔어요.
거기 앉아 계시는 분이 제 얼굴과 몸에 막 멍들어 있어서 그거 신고하시고... (중략)
이제 여기(시설) 오고 나서 가끔씩 통화하면 아빠가 그때는 아빠 나이가 어려서 그랬다고 하시면서 얘기하셔서 점점 풀렸어요.
(연구 참여자, C 5)

37년 동안 양육시설에서 근무한 연구 참여자 ㉮는 원가정과 분리되어 시설에 입소한 아이들의 왜곡된 기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모의 방임과 학대로 인해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서 기본적인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아이들은 시설에 입소하여 걱정 없이 하루 세끼를 먹을 수 있고, 깨끗한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해한다. 하지만 이내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면 원가정과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싹트고, 점차 시설이 행복했던 나와 부모님 사이를 갈라놓았다고 왜곡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너희가(시설) 날 잡아왔어. 너희가 나를 잡아왔잖아. 내가 원하지 않았잖아.”라고 왜곡되게 생각하는 거예요.
원가족과 부모는 아이들한테 너무 너무 소중해요. 그래서 끊임없이 엄마 아버지를 찾아요.
왜곡된 생각이지만 아이들은 “내가 집에 가면 우리 엄마 아빠가 다 해줄 텐데... (시설에서) 날 붙잡고 있어.”라고 생각하죠.
(연구 참여자 ㉮, 1)
3) 희망 고문: 짧은 만남, 오랜 기다림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의 시설 아동들은 부모의 방임과 학대로 시설에 입소했기 때문에 부모와 제대로 인사를 하거나 자신의 옷이나 짐을 챙기지 못한 채 급박한 상황에서 원가정에서 분리된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부모와의 연락과 만남은 아이들에게 더 애틋하게 여겨지고, 부모님의 방문은 시설 청소년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만남의 시간은 짧고, 어색하기만 하다.

아빠가 오시면 오래 같이 못 있어요.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요, 이게.
저는 아빠가 바빠서 오셔도 한 30분도 못 있고 그냥 가시니까.
(연구 참여자, C 4)
원가정하고 만났을 때, 보통 뭐 밥을 먹고 하는데, 별로 말을 안 하는 부분이 많고. 엄마도 사실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니까.
이게 정기적으로 오시면 좋은데 정기적으로가 아니라 1년에 두 번, 1년에 한 번 이렇게 오시니까요.
(연구 참여자 ㉯, 1)

연구 참여자 B의 엄마는 다른 부모님에 비해서는 정기적으로 방문하시는 편으로 연구 참여자 B는 엄마가 오시면 너무 좋지만, 엄마를 만나고 난 후에는 항상 며칠 동안은 서운하기도 하고, 마음이 안 좋다고 이야기한다.

4) 가족 신화 깨뜨리기 : ‘지금-여기’에서의 나 인식하기

시설에 입소한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나도 언젠가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부모들이 아이와 연락하거나, 만날 때마다 내가 너를 곧 집으로 데려올 것이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유·아동기에 시설에 입소한 아이들에게 “○○이가 중학생이 되면 집에 데려갈 거야.”라고 구체적인 기한을 정하고,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 시간을 벌기도 한다. 하지만, 몇 년의 시간이 지나 시설아동이 청소년이 되어도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가끔 부모님 보고 싶거나 그럴 때 생각하거든요. 부모님 보고 싶거나 조금 힘들 때 그냥 내가 여기에 없었으면, 여기 말고 집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약간 이런 식으로...
근데 그냥 어땠을까 하고 끝! 약간 뭐라고 그래야 되지? 이게 만약에 상상을 해도 어차피 될 가능성이 없으니까 희박하니까 안 하는 것 같아요. ... (중략)
근데 처음에 아빠가 “중학교 2학년 되면 너를 데리고 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해서 그때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3학년이고 2학년이 지났는데 안 데려가시잖아요. 계속 이렇게 “데리고 간다, 데리고 간다.” 말만 하고 진짜 직접적으로 데려간 적이 없으니까, 기대를 안 하는 거죠.
(연구 참여자 A, 4)

시설 청소년들은 자신의 욕구와 상관없이 원가정에서 분리되어 갑작스럽게 시설에 입소하면서 원가정과 부모에 대해 왜곡된 지각을 한다. 부모가 보내주기로 한 선물을 몇 달째 보내주지 않고, 시설에 방문하기로 한 당일에 연락 없이 오지 않아도 ‘나를 곧 집에 데려갈 것’이라는 약속은 꼭 지킬 것이라고 믿고 기다리던 청소년들은 조금씩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부모님이 아이에게 “좀 있으면 데려갈 거야.”라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행동은 하지는 않아요.
아이는 한 달, 두 달 뒤에 집에 갈 수 있나 생각을 하는데, 한 달이 돼도, 두 달이 돼도, 부모님은 절차를 밟지 않아요.
아이가 다시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면, “데려갈 거야” 이렇게 말을 하고, 또 절차를 안 받죠. 계속 희망 고문을 하시는...
(연구 참여자 ㉯, 1)

연구 참여자㉯에 의하면 시설 청소년들은 집에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처음에는 실망이 커서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힘들어한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청소년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원가정과 부모에 대한 지각은 가족 신화의 허구였음을 깨닫고, 학대와 방임 등으로 인해 시설에 오게 된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2. 시설은 나의 안전기지

1) 보호 vs 통제

시설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은 시설을 ‘집’이라고 생각하며 시설에서 비로소 보호받는 느낌을 경험한다. 그러나 시설 입소 전, 원가정에서 오랜 시간 방임되어 유아기부터 기본생활습관 등 기본적인 교육이 제공되지 않았고, TV 시청과 컴퓨터 및 핸드폰 게임 등에 무제한으로 노출되었던 시설 청소년들에게 시설의 규칙들은 때때로 심한 구속이나 통제로 느껴진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인 연구 참여자 E는 12명의 청소년들과 2~3명의 선생님들이 함께 생활하는 자신의 동에서 현관 신발을 정리하는 규칙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였다.

신발 같은 거 신발장에 넣지 않으면 페널티를 받아요.
저는 신발 정리를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맨날 신고 나오는데, 굳이 신발을 하나씩 집어넣으면서 힘들게 고생할 필요가 없어요.
(연구 참여자 E, 1)

연구 참여자 A는 시설의 규칙이 만들어지는 것은 창문을 통해 가출을 시도한 사람으로 인해 창문에 자물쇠가 달리는 것처럼 ‘통제’보다는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여기는 집이라고 그러잖아요. (시설은) 약간 제가 보호받을 수 있는 데라고 생각을 하는데, 다른 애들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여기는 너무 틀에 박혀 있다고 하고.
근데 그 틀이 많은 이유가 다 애들 때문에 그렇게 틀이 만들어진 거거든요.
근데 이게 혜택을 주면 그거를 악용해서 쓰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선생님들이 학교 끝나고 버스를 놓치면 데려다 주겠다고 했는데 그거를 일부러 악용해서 일부러 버스를 놓친 다음에 밖에서 놀다가 들어오는 것 때문에 페널티가 만들어졌어요.
(연구 참여자 A, 3)

연구 참여자 B는 휴대폰 사용, 통금 시간 등이 엄마가 살고 있는 ‘집’이 ‘시설’보다 훨씬 자유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은 아직 시설에서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런 제한 없이 게임을 밤을 새서 할 수 있는 자유보다, 따뜻한 밥과 적당한 규칙이 있는 시설에서 연구 참여자 B는 보호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여기(시설)는 만약 지금 외출하는 시간이 3~4시간 정도거든요. 근데 이제 집으로 가면 이제 무한적이에요. 여기(시설)에서는 그렇게 하면 페널티 받아요.
만약 집에 있었다면 집에서 게임만 하고 오로지 그렇게 했을 거 같아요. 별로 좋지 않아요.
집에 가면 엄마가 회사 다니고 그러니까 좀 저녁 늦게 오시고, 그동안 동생하고 저하고 이제 밥을 알아서 차려서 먹어야 되는데, 그것도 저희가 아직 익숙하지도 않고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연구 참여자 B, 1)
2) 내 친구의 집 vs 나의 집

시설 아동들은 청소년기가 되면서 학교, 학원 등에서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 외출 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더 넓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시설 청소년들이 속한 세계가 확장되면서 청소년들은 친구들을 통해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하게 된다. 친구들끼리 지하철을 타고 쇼핑을 가거나 아파트에 사는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아이들끼리 라면을 끓여먹기도 한다. 친한 친구들끼리 친구네 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오는 파자마 파티에 초대받기도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다 허락받는 파자마 파티에 시설 청소년은 참석할 수 없다.

여자애들은 파자마 파티를 하고 싶어 해요. 저희는 외박이 기본적으로 안 되잖아요. 근데 친구들은 되잖아요. 그러면 이제 “나는 파자마 파티도 못하는구나.”하고 부모의 탓보다는 지금 당장 여기(시설)에서 막았고,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봐요.
(연구 참여자 ㉯, 1)

청소년 신분에 할 수 없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하교 후에 친구들끼리 잠깐 만나서 노는 일도 시설 청소년들은 시설의 규칙으로 인해 제한을 받는다. 이럴 때마다 청소년들은 일반 가정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는 친구들이 부럽고, 자신도 빨리 답답한 시설의 규칙에서 벗어나 원가정으로 돌아가고만 싶다.

좀 밖에서 노는 거가. 다른 애들보다 제한적이라서 코로나 아닐 때도 애들은 뭐 “만날래?”하면 바로 만나는데, 저희는 쌤들한테 얘기를 해줘야되고, 그 얘기를 한 다음에 나갈 수 있으니까.
애들은 집이 가깝잖아요. 집이 막 아파트 근처에서 오고 그러니까. 이렇게 어두워지기 전까지만 들어가면 상관이 없는데, 저희는 막 이렇게 가깝지가 않고 단체생활이니까 약간 그런 것들을 다 고려해야 돼서...
(연구 참여자 A, 1)
외출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굳이 이렇게 여기(시설)에 있으면서 애들이랑 4시간만 놀고 그렇게 들어와야 되나 그런 생각이 들면 가끔씩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구 참여자 C, 5)
3) 코로나 탓 vs 시설 탓

주말이면 시설 밖으로 나가서 PC방, 노래방 등의 여가활동을 즐기던 아이들의 일상은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하였다. 공동체 생활을 하는 시설의 특성상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코로나 전에는 너무나 당연했던 외부활동들이 모두 제한되었다.

코로나 전에는 주말이면 PC방도 가고, 노래방도 가고...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거의 핸드폰... 핸드폰으로는 유튜브나 아니면 그냥 게임을 하는 것 같아요. 밖에서 노는 거는 앞마당에서 배드민턴을 치거나 킥보드도 타고.
코로나 영향이 많이 있죠. 코로나 때문에 여기를 잘 못나가기 때문에...
규칙을 따라야 하니까.
코로나 전에는 일주일에 1번, 4시간 정도는 외출이 가능했어요.
(연구 참여자 E, 1)

시설 청소년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일반 가정의 친구들과 자신의 차이를 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방역 조치가 조금씩 완화되면서 일반 가정의 친구들은 외출, 여행 등 외부 활동이 비교적 자유로워졌지만, 시설 청소년들은 학원도 갈 수 없는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이어가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외출 금지는 답답함에서 분노로 바뀌고, 연구 참여자 B를 비롯한 시설 청소년들의 ‘화’는 시설과 시설 선생님들을 향한다.

코로나 때문에 외출이 싹 다 막혀서 적응이 안 되니까. ○○, □□, △△ 셋이서 퇴소할 거라고 하고.
걔네 셋은 코로나 때문에 나가지도 못하고, 늦게 놀지를 못하게 하니까 화난다고 이제 손잡고 나갔다가 왔어요.
가출하려고 삼거리까지 나갔다가 무서워서 들어왔대요.
(연구 참여자 C, 5)
뭔가 좀 이게 코로나가 확 터지면서 답답하고...
어디 밖에 외출이나 그런 걸 다 금지됐을 때 진짜 집에서 뭐 할지도 전혀 모르고 그냥 답답했어요.
거의 그 규칙을 정한 선생님이나 아니면 알려주시는 그 선생님 때문에 되게 뭐라고 해야 할까? 화가 났어요.
(연구 참여자 B, 5)

3. 더불어 살아가기

1)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세계

다양한 개성과 욕구를 가진 청소년들이 시설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각 동마다 영향력을 가진 아이들이 등장한다.

저 또래 애가 있는데요. ○○가 다른 애들보다 약간 좀 위에 있어요. 근데 자기가 위에 있는 걸 알고 막 얕보고 막대하고 그래요.
애들은 ○○가 시키는 건 다하고.
만약에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갖다 달라든지 자기 방에서 담요를 갖다 달라든지.
그리고 ○○가 하는 건 다 따라하면 안 된다는 것처럼 해요.
○○한테 간식도 주고 쌤들 말보다 ○○ 말을 더 잘 듣고 그런 식으로 해요.
(연구 참여자 A, 1)

시설에서 생활하다보면 아이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하나의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대부분 다수결로 정해지는 이 과정은 사실 그렇게 투명하게 진행되지는 않는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각 동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의 눈치를 보면서 그 아이가 원하는 대로 투표를 한다. 어떤 아이의 경우에는 투표를 할 때 간식을 이용하여 ‘꼬시기도’하고, 폭력으로 압박을 주기도 한다. 다수결의 투표는 권력자에 의해 조정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될수록 권력자의 힘은 더 강력해진다.

손 드는 걸로 다수결을 해요. (투표할 때) 동생들을 꼬실 때도 있고, 음식 사준 다고 그러면 따라 나오고. 약속했으면 다 사줘요. □□이는 먹을 걸로 안 꼬드기거든요. 힘으로 하죠.
(연구 참여자 C, 1)

앞서 연구 참여자 A가 언급한 것처럼 각 동에는 선생님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진 아이들 있고, 이들은 때때로 아이들을 선동해서 선생님에게 대항한다. 시설 내 권력자인 청소년과의 파워 게임에서 패배한 선생님은 시설을 떠나기도 한다. 권력자는 선생님도 ‘내 맘대로 쫓아낼 수 있는’ 권력을 갖게 된다.

대표적인 게 ○○이나 □□ 같은 경우는 친구들을 선동하고 심지어는 선생님들을 따돌리기도 해요.
□□ 같은 경우는 선생님이 마음에 안 들면 뭘 해야 되는 시간에 애들하고 같이 “야, 나가버려.” 이렇게 하면서 농구하러 가버린다거나 그냥 나가버리는 거예요.
또 저녁 시간에 애들을 선동해서 “이거 우리가 공부를 왜 해야 해?”라고 하면 아이들이 “맞아. 이걸 왜 해야 돼요?”라고 하면서 □□가 원하는 방향으로 맞추고.
(연구 참여자 ㉯, 1)
2) 다른 아이에게서 보이는 나의 상처

시설 청소년들은 시설에 오기 전에 머무는 아동일시보호센터에서 만나서 서로를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은 일시보호센터를 거쳐 시설에서 함께 살며 동고동락 (同苦同樂)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친구처럼, 형제처럼 의지하며 성장할 것 같지만 의외로 서로에게 무심한 경우가 많다. 가정의 부모, 시설의 많은 선생님들과 아이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해서인지 아이들은 같이 생활하던 아이가 급성 질환으로 입원을 하거나 퇴소했을 때도 그 아이의 안부나 행방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는다.

처음에 저는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옆에서 같이 밥을 먹고, 같이 놀고, 보는 애들끼리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어떻게 옆에 애가 이렇게 아픈데 안 돌보고 얘기도 안 할 수가 있지 그랬는데...
지금 보니까 그냥 당연한 것 같아요. 난 여기 살 사람이 아니야.
너희들이랑 달라 이런 맥락으로.
(연구 참여자 ㉮, 3)

서로에게 무관심한 듯 보이는 시설 청소년들은 사실 서로의 상처와 고통, 아픔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채기도 한다. 연구 참여자 C는 아빠가 시설에 방문하기로 한 약속을 여러 번 지키지 않은 △△이의 슬픔을 보았다. 연구 참여자 C는 △△이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떠올리게 되었다. △△이의 아빠와 비슷하게 바쁘다는 핑계로 방문 약속을 자주 어겼던 자신의 아빠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시설 청소년들은 외면하고 싶었던 자신의 상처를 다른 아이들을 통해 마주하며 나와 타인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저는 △△이도 저번에 아빠가 온다고 그래서 엄청 신나 있었는데.
애가 하이 텐션이었는데, 다음 날 완전 다운이 돼있었어요.
△△이 아빠가 그렇게 갑자기 못 오신 게 엄청 많아요.
그게 저도 가끔씩 아빠가 너무 바빠서,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오고 그래서.
(연구 참여자 C, 3)
3) 함께 성장하기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음악을 듣거나 유튜브를 보는 시간을 즐기는 연구 참여자 B는 시설의 공동체 활동으로 인해 거의 처음으로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공동체 생활로 인해 우연히 농구를 직접 해보게 된 연구 참여자 B는 농구에 관심이 생겨 최근 농구학원에 등록하였다.

제가 운동 같은 걸 좀 싫어해요. 거의 이번에 처음 운동할 수 있는 게 농구거든요.
근데 집에서 형들이 농구하는 것을 보고 제가 공을 형들한테 넘겼어요.
골은 못 넣었는데, 그냥 옆에서 심판이나 막 그런 거 봐줬거든요.
저희들끼리 놀다 보니까 그냥 뭐 공 갖다 주고 그랬어요.
(연구 참여자 B, 1)

공동체의 규칙이나 외부 활동의 장소를 정할 때,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아이들의 원하는 장소를 정하려고 한다. 이러한 소통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를 건강하게 표현하고, 존중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선생님들이 가기 편한 데랑 저희가 가고 싶은데 해갖고 몇 개를 정해서 가격이랑 다 맞춰보고 괜찮은 데로 정해요.
그냥 애들이 가고 싶은 데를 처음에 한 명씩 물어보고, 거기서 또 안 되는 거는 빼고 하면서 정해요.
(연구 참여자 C, 2)

4. 시설 생활의 그림자

1) 낙인6)에 대한 두려움

중학생이 된 시설 청소년들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타인의 시선에 매우 민감해진다. 아이들은 자신이 시설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들킬까봐 학교에서 밥을 먹거나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일상적인 생활도 하지 못하고, 자꾸만 안으로 움츠러든다.

초등학교 때는 괜찮은데, 중학교에 들어가면 애들이 밥도 못 먹고 오잖아요.
자기가 보육원에서 사는 거 애들이 알까 봐. 대중교통도 못 타요.
누가 대중교통을 타면 불특정 다수가 얘가 보육원에 있다는 걸 어떻게 알겠어요?
근데 못 타요. 진짜 중학교 여자애들은 대부분 그런 것 같아요.
대부분 학교에서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애들이 나를 보육원 아이라고 분명히 알 수도 있어.” 막 이런 상상을 해요.
(연구 참여자 ㉮, 1)

연구 참여자 C는 시설 근처로 단체 외출을 나갈 때면 긴장하게 된다. ○○마트나 다□□에서 학교 친구들을 만나서 당황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동네 마트나 잡화점에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12명의 아이들이 단체로 이동하는 것은 매우 눈에 매우 띄는 일이었다. 친구들이 보기엔 C가 가족이나 친구도 아닌 공통점이 전혀 없는 여러 명의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낯설었고, C는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단체생활을 하고 있다가 막 나가면 가끔씩 동네 안에서 돌아다니면서 친구들을 만날 때가 있어서.
그때는 약간 피해 다녀요. 친구를 피한다든지 아니면 여기 애들이랑 선생님들을 피한다든지. 그냥 교회에서 왔다 그러긴 하는데... 선생님들이 그러라고 했어요.
원래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아... 그런데 약간 그런 식으로 하죠.
옆에 한, 두 명씩 붙여 논 다음에 옆에. 얘네는 아는 동생인데, 얘기하고 있는데, 쟤네가 그거 듣고 부른다고. 다 같이 나가는 건 좀... (불편하다).
(연구 참여자 C, 1)

‘빨간 차’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승합차는 시설에서 아이들의 등하교를 돕기도 하고, 단체로 이동할 때 주로 사용하는 차량이었다. 차량의 외부에는 보육원과 관련된 어떤 상호나 문구도 없었는데, 언젠가부터 아이들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빨간 차에 타는 것을 불편해했다. 학원이나 교회 등의 공통점이 없이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함께 빨간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 자체가 매우 ‘튀는’행동이라 여겨진 것이다.

눈에 띄니까. 예전에 빨간색은 색깔이 너무 튀어요.
덩치도 크고 그게 창문이 안 보이는 것도 아니라서 창문을 보고 있으면 계속 사람들이랑 눈 마주쳤거든요.
(연구 참여자 A, 2)

아이들의 욕구를 반영하여‘빨간 차’는 아이들을 학교 보다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려주거나, 인적이 드문 학교 뒤편 공터에서 기다렸다. 새 승합차는 일반적인 학원 차량인 노란색으로 바뀌었는데, 아이들은 노란 차량에 ‘○○ 학원’과 같은 상호를 적어서 주변의 의심을 피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2) 받는 것에 익숙한 아이들

시설 청소년들은 시설에서 생활하면서 후원을 받는 것에 매우 익숙하다.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명절 등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피자, 치킨, 햄버거, 과일 등의 후원을 받는 것은 매우 익숙한 일이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안경점, 학원, 음식점 등을 이용할 때 ‘시설에 사는 아이들’이라는 이유로 할인을 받거나 무료로 도움을 받는 것도 자주 경험하는 일이다. 연구 참여자 ㉮는 아이들이 도움을 받는 일에 익숙해져서 무기력해지는 것에 대해 염려한다.

우리끼리는 5월 5일, 12월 25일 즈음해서 항상 엄청나게 뭘 받는단 말이에요.
애들은 그냥 당연히 뭔가를 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다...
근데 그 부분에 대해서 염려스러운 거는 익숙해지는 거예요.
“뭘 줄 거야, 그러니까 난 이렇게 안 해도 돼.”
이게 결국은 “일 안 해도 돼!”로 가는 거예요.
(연구 참여자 ㉮, 3).

시설 청소년들은 자신이 시설에 살고 있다는 것을 들킬까봐 염려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했던 것과 매우 대조적으로 ○○○시설을 위한 ‘후원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한다. 아무런 상호도 적혀있지 않은 빨간 차나 노란 차와 달리 후원 행사에는 시설의 명칭이 적혀있고, 그곳에 간다는 것은 시설의 소속이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일이지만 아이들은 별다른 거부 없이 행사에 참석한다.

후원 받은 거니까 그냥 가는 거죠.
후원 받으면 좋은 거를 먹으러 가서 애들이 뭘 안 가겠다고 할 수가 없어요.
(연구 참여자 A, 5)
우리 애들이 학교에서 밥도 못 먹잖아요. 자기 보육원 아이인 거 알까 봐.
근데 어느 단체에서 “밥 먹으러 오세요.”하면 크고 작고 할 것 없이요, 뭐 거기 못가면 너무 섭섭하고 막 화가 나고 그럴 정도로.
거기 서비스하는 사람들 다 있고, 다른 손님들도 있어도 안 간다는 애가 한 명도 없어요.
(연구 참여자 ㉮, 3)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에서는 시설 청소년들의 일상생활에 관심을 두고, 시설 청소년들이 공유하는 생활양식 및 사고방식인 시설 청소년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 시설 청소년들의 문화는 가족 신화, 시설은 나의 안전기지, 더불어 살아가기, 시설생활의 그림자로 구분할 수 있었으며,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설 청소년들은 가족 신화, 즉 원가정과 부모에 대한 왜곡된 신념과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청소년들은 시설 때문에 자신들이 부모와 헤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시설에 대한 반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들은 청소년기가 되면서 ‘나’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신이 언제, 무슨 이유로 시설에 오게 되었는지 탐색하였다. 자신들을 곧 원가정으로 데려갈 것이라는 부모의 말을 믿고 기다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책임감 없는 부모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부모의 유기, 학대와 방임으로 시설에 오게 되었다는 사실과 마주하며 원가정에 대한 왜곡된 기억과 잘못된 가족 신화를 깨뜨리고 시설에서 생활하는 지금-여기의 나를 ‘있는 그대로’받아들이게 된다.

둘째, 시설 청소년들은 시설을 집, 안전기지로 생각하지만 자신들을 위한 ‘보호’와 ‘통제’의 경계에서 혼란스러워한다. 영·유아기에 안전한 제한과 경계의 개념을 습득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유아기에 확립되는 발달과업 중 하나인 식사, 수면, 배설, 청결, 의복의 착탈 등 기본적 생활습관에 대한 교육도 답답하게 느낀다. 보호자의 제한 없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시설의 규칙은 자신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닌 통제하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시설 청소년들은 중학교, 학원 등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며 경험의 세계가 넓어진다. 청소년들은 시설의 단체 생활에 비해 자유로운 일반 가정 친구들의 평범한 생활을 부러워하며 시설에 대한 반감이 생기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규제도 안전을 위한 규제나 정부의 지침이라기보다 ‘시설 때문에’또는‘선생님 때문에’ 못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시설에 대한 불만이 커지기도 한다. 이러한 과도기를 거치면서 시설 청소년들은 시설의 규칙이 자신들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철벽이 아니라 안전하게 지켜주는 울타리라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셋째, 다양한 개성을 지닌 청소년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공동체 안에서는 권력자가 생겨난다. 권력자는 또래 아이들에게 심부름을 시키고, 여론을 선동하며 시설 내에서 선생님보다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시설 청소년들은 서로에게 무관심한 듯 보이지만, 다른 아이들을 통해 자신의 과거 경험과 상처와 마주하기도 한다. 또한, 시설 청소년들은 함께 사는 공동체 생활을 통해 평소에는 시도하지 않았을 경험을 하고, 건강한 의사소통 방식을 배우며 성장한다.

넷째, 시설 청소년들은 청소년기가 되면서 타인의 시선에 매우 민감해진다. 자신이 시설, 즉 보육원에 사는 것이 알려질까 봐 두려워 학교에서 밥을 먹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며 위축된다. 편의점, 마트, 잡화점, 공원 등에서 여가를 즐기면서도 시설 아이들과 함께 있다가 자신이 ‘보육원에 사는 아이’라는 것이 밝혀질까 봐 두려워 시설 아이들과 생활 지도원을 모르는 척하기도 한다. 한편, 시설 청소년들이 후원(後援), 즉 타인에게 도움을 받는 일에 매우 익숙하다. 시설 청소년들은 자신이 시설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질까 봐 전전긍긍하면서도 시설에서 살고 있는 자신의 소속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후원 행사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본 연구에서 확인한 시설 청소년 문화의 의미와 함께 시설 청소년을 위한 실천적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설 청소년 문화는 ‘성장통’의 의미가 있다. 시설 청소년들은 청소년기의 발달과업 중 하나인 자아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나’와 ‘나의 가족’에 대해 탐색한다. 시설 청소년들은 일반 청소년들에 비해 자신과 부모님 등 원가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왜곡된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출생, 부모, 시설입소 이유 등의 사실이 미성년자인 청소년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버거운 내용일 수도 있고, 부모를 비롯한 원가족과의 접촉이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아이들을 곧 집에 데려갈 것이라는 부모님의 무책임한 약속은 청소년들이 상급 학교의 진학이나 취업을 하는데 있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혼란함을 가중시킨다. 또한, 청소년기 특징 중 하나인 상상적 청중7)은 사회적 낙인에 대한 두려움과 연결되어 시설 청소년들을 더욱 위축되게 하며, 이들이 건강한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시설 청소년들은 부모에 대한 그리움, 일반 가정 친구들에 대한 부러움, 시설에 대한 반감, 낙인에 대한 두려움 등 성장통을 겪으면서 시설에서 살고 있는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게 된다. 청소년들이 왜곡된 가족 허상을 인정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시설에서 뿌리를 내리며, 자신의 미래를 꽃피울 준비를 하게 된다.

따라서 시설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전문 상담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이 시설에 입소하게 된 이유와 상황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을 인지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와 함께 부모교육을 병행하여 부모로서 책임감을 갖고, 자녀와 신뢰로운 소통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할 것이다.

둘째, 시설 청소년 문화는 ‘울타리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생애 초기에 좋은 엄마와 아빠를 경험하며 규칙과 규범들을 시험하고, 이런 과정을 거쳐 규칙과 규범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신뢰한다(Davis & Wallbridge, 1981). 이에 비해 시설 청소년들은 영·유아기에 적절한 훈육 경험의 부족으로 인해 건강한 경계 설정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자신의 욕구가 제한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크고, 반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사람을 무조건‘좋은 사람’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즉, 밤을 새워 게임하는 것을 묵인하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고, 기본생활습관을 알려주는 선생님은 나쁜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건강한 경계에 대한 인식은 건강한 관계로 연결되는 중요한 개념이다.

한편, 시설 청소년들은 시설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 등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최근 아동학대 교육이 강화되면서 시설 내에서 아이들 간 다툼이 있거나 선생님과의 갈등이 있을 때에 아이들 스스로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이처럼 시설 청소년들이 필요한 경우 주변에 도움을 청하고,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는 모습은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과 함께 그러한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의‘책임’도 다 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시설 청소년들에게는 청소년들이 자율적으로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적절한 관리자로서 시설이라는 울타리가 견고하게 버텨주는 것이 필요하다.

시설 청소년들이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스스로를 지키며,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려면 청소년들의 생활연령에 비례한 일반적인 교육보다는 보다 개인적 특성에 맞춘 구체적인 개별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시설 청소년들의 결핍을 채워주는 것에 집중하여 상대적으로 덜 다루어졌던 시설 청소년들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주목하여, 시설 청소년들이 성숙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통해 시설 청소년들은 스스로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배우고, 대인관계를 확장하여 독립된 사회구성원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청소년기를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1년도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의 청소년문화포럼 연구비지원 논문공모에서 연구비를 지원 받아 수행 된 연구임.

Notes

1) 아동양육시설 ㉡은 유사 소숙사형으로 운영됨. 즉, 일반가정집과 유사한 공간에서 가정의 규모와 유사한 일정한 수의 아동이 함께 생활하는 형태는 소숙사와 같지만 취사와 여가생활 등은 공동식당, 공동의 장소를 이용하는 형태임.
2) 본 시설에 입소한 연령을 기재함.
3) 연구 참여자 E는 2021년 12월까지 면담하였으며, 2022년 2월말 보호 종료됨.
4) 가족 신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서 형성된 가족에 대한 혹은 가족구성원에 대한 왜곡된 신념과 기대를 의미한다(김춘경 외, 2016).
5) 연구 참여자들이 시설의 생활 지도원과 시설 관계자를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있어 본 연구에서도 ‘선생님’으로 호칭을 통일하여 사용하고자 한다.
6) 사회적 낙인(public stigma)은 자신이 타인에 의해서 부정적으로 판단 받았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다(Vogel, Wade & Haake, 2007).
7) 상상적 청중(imaginary audience)은 청소년기 과장된 자의식으로 인해 자신이 타인의 집중적인 관심과 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믿는 청소년기 자아중심성의 형태이다(권이종, 김용구, 2006).

References

  • 권기남, 유안진, 민하영 (2002). 시설보호 아동이 지각한 보육사의 사회적 지지와 내적 통제 성향 및 학교 적응. 대한가정학회지, 40(5), 109-118.
  • 권이종, 김용구 (2006). 청소년이해론. 파주: 교육과학사.
  • 김경희, 강현아, 안소영 (2009). 시설아동의 현황 및 쟁점에 관한 연구. 아동학회지, 30(6), 405-416.
  • 김서현, 양은별, 정익중 (2017). 편견을 희망으로 바꾸는 달리기- 학업성취 우수 시설보호아동에 관한 질적 사례연구. 한국사회복지학, 69(4), 177-202.
  • 김수정, 김영미, 이화명 (2013). 아동양육시설 보호청소년의 사회적 지지가 학교적응 및 스티그마에 미치는 영향. 청소년학연구, 20(10), 27-52.
  • 김정화, 정익중 (2015). 피는 물보다 진한가?. 한국아동복지학, 49, 25-55.
  • 김춘경, 이수연, 이윤주, 정종진, 최웅용 (2016). 상담학 사전. 서울: 학지사.
  • 노혜련, 장정순 (1998). 육아시설아동의 심리사회적 문제에 관한 연구. 한국사회복지학, 34, 45-67.
  • 박경옥, 이경님 (1997). 시설아동과 일반아동의 정서적, 인지적 조망수용능력에 관한 비교 연구. 한국생활과학회지, 6(1), 1-14.
  • 박재흥 (2002). 세대 개념에 관한 사회학적 고찰. 한국사회학회, 2002 추계 특별 심포지움, 29-42.
  • 석주영, 안옥희, 박인전 (2003). 시설보호아동과 일반아동의 정서지능과 자아존중감의 특성 및 상호관계. 가정과 삶의 질연구, 21(6), 15-26.
  • 안은미, 조수민, 정익중 (2016). 가정외보호 청소년의 서비스 만족도와 친사회적 및 반사회적 행동 간의 관계: 자기효능감과 낙인감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학교사회복지, 39, 119-148.
  • 오찬호 (2009). 공포에 대한 동년배 세대의 상이한 반응: 2008년 촛불시위에서 20대를 이해하는 몇 가지 가설. 한국청소년연구, 20(2), 357-381.
  • 유안진, 민하영, 권기남 (2001). 시설 아동의 자아정체감과 심리, 사회적 적용: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대한가정학회지, 39(3), 135-149.
  • 이상준 (2008). 시설청소년의 심리사회적 적응과 양육환경- 일반청소년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 청소년학연구, 15(3), 49-69.
  • 이해리, 조한익 (2005). 한국 청소년 탄력성 척도의 개발. 한국청소년연구, 16(2), 161-206.
  • 이화명, 김영미 (2015). 아동양육시설 청소년기 입소자의 시설생활 경험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 청소년학연구, 22(1), 419-447.
  • 정선욱 (2002). 시설보호 청소년의 원가족 관계 경험이 심리사회적 적응에 미치는 영향. 한국아동복지학, 14, 145-168.
  • 정선욱 (2006a). 시설보호 아동의 시설 생활 경험 연구: 비혈연 형제관계를 중심으로. 아동과 권리, 10(2), 151-183.
  • 정선욱 (2006b). 시설보호 아동의 보육사 관계 경험 연구. 한국아동복지학, 21, 115-145.
  • 정선욱 (2009). 시설보호 청소년이 경험하는 시설 생활의 의미. 한국청소년연구, 20(3), 193-219.
  • 정원철, 이화명 (2014). 아동양육시설 청소년의 시설 적응 영향 요인, 청소년학연구, 21(3), 243-365.
  • 정익중, 김서현, 양은별 (2015). 공부를 잘하는 시설보호아동의 생활경험, 한국아동복지학, 50, 55-84.
  • 정혜옥, 손병덕 (2018). 아동양육시설 중도퇴소 청소년의 자립 경험에 관한 질적 사례연구. 청소년학연구, 25(5), 291-315.
  • 조혜영 (2016). 청소년문화 연구 동향 분석과 발전과제. 청소년문화포럼, 47, 109-142.
  • 최윤진 (1998). 청소년문화 연구의 동향과 과제, 청소년학연구, 5(2), 63-80.
  • 최은경, 오수성 (2006). 보육시설 청소년의 애착유형에 따른 행동문제 =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를 중심으로. 한국심리학회지, 임상, 25(1), 129-145.
  • 표갑수 (2010). 아동청소년복지론. 파주: 나남.
  • 현은민, 박혜영 (2005). 시설보호아동ㆍ청소년의 자아탄력성과 사회적 적응에 관한 연구. 가정과삶의질연구, 23(1), 19-29.
  • 홍나미, 박현정, 정익중 (2018). 시설 전원경험이 있는 그룹홈청소년의 삶에 대한 내러티브탐구. 청소년복지연구, 20(4), 77-107.
  • 보건복지부 (2018). 2018 아동보호서비스 업무 매뉴얼. 세종: 보건복지부.
  • 보건복지부 (2020a).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
  • 보건복지부 (2020b). 통계명: 2020 아동복지시설 및 공동생활가정 현황.
  •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17&tblId=TX_117341138&vw_cd=MT_OTITLE&list_id=117_11734&scrId=&seqNo=&lang_mode=ko&obj_var_id=&itm_id=&conn_path=K2&path=%252Fcommon%252Fmeta_onedepth.jsp, (2021. 04. 23)
  • https://seoulcenter.org:44438/pages/page_32.php?sn=1822, (2022.05. 01)
  • Davis, M., & Wallbridge, D. (1981). Boundary and space: An introduction to the work of D.W. Winnicott. London, Eng: H. Karnac.
  • Leathers, S. J. (2002). Foster children’s behavioral disturbance and detachment from caregivers and community institutions. Children and Youth Services Review, 24, 239 – 268. [https://doi.org/10.1016/S0190-7409(02)00175-5]
  • Grogan-Kaylor, A., & Otis, M. D. (2003). The effect of childhood maltreatment on adult criminality: A tobit regression analysis. Child Maltreatment, 8(2), 129-137. [https://doi.org/10.1177/1077559502250810]
  • Moylan, C. A., Herrenkohl, T. I., Sousa, C., Tajima, E. A., Herrenkohl, R. C., Russo, M. J. (2010). The effects of child abuse and exposure to domestic violence on adolescent internalizing and externalizing behavior problems. Journal of Family Violence, 25, 53–63. [https://doi.org/10.1007/s10896-009-9269-9]
  • Ryan, J. P. , & Testa, M. F. (2005). Child maltreatment and juvenile delinquency: Investigating the role of placement and placement instability. Children and Youth Services Review, 27, 227-249. [https://doi.org/10.1016/j.childyouth.2004.05.007]
  • Tarren-Sweeney, M. (2008). Retrospective and concurrent predictors of the mental health of children in care. Children & Youth Services Review, 30, 1-25. [https://doi.org/10.1016/j.childyouth.2007.05.014]
  • Sternberg, K. J., Lamb, M. E., Guterman, E., Abbott, C. B., & Dawud-Noursi, S. (2005). Adolescents' perceptions of attachments to their mothers and fathers in families with histories of domestic violence: A longitudinal perspective. Chils Abuse & Neglect, 29, 853-869. [https://doi.org/10.1016/j.chiabu.2004.07.009]
  • van Manen, M. (1998). Researching lived experience: Human science for an action sensitive pedagogy (2nd ed). New York: Brunner-Rouledge.
  • Vogel, D. L., Wade, N. G., & Hackler, A. H. (2007). Perceived public stigma and the willingness to seek counseling: The mediating roles of self-stigma and attitudes toward counseling. Journal of Counseling Psychology, 54(1), 40–50. [https://doi.org/10.1037/0022-0167.54.1.40]
  • Warger, C. L., & Kleman, D. (1986). Developing positive self-concepts in institutionalized children with severe behavior disorders. Child Welfare, 2, 165-171.
  • Zingraff, M. T., Leiter, J., Myers, K. A., & Johnsen, M. C. (1993). Child maltreatment and youthful problem behavior. Criminology, 31, 173–202. [https://doi.org/10.1111/j.1745-9125.1993.tb01127.x]

<표 1>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 시설 청소년 (2021년 기준)

성별 나이 학년 시설 입소 이유 시설 입소 연령2) 거주 환경
A 15 중 2 부모의 이혼 방임 및 학대 9세 초 3 ~ 고 1
11명의 아동과 생활
B 15 중 1 부모의 이혼 방임 8세 초 6 ~ 고 3
12명의 아동과 생활
C 14 중 1 방임 및 학대 11세 초 1 ~ 중 1
12명의 아동과 생활
D 15 중 2 유기 8세 초 6 ~ 고 3
12명의 아동과 생활
E 19 고 33) 방임 5세 초 6 ~ 고 3
12명의 아동과 생활

<표 2>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 시설 관계자 (2022년 기준)

성별 나이 경력 업무 기타
59 37년 기관장 생활지도원 경력 26년
생활복지사 경력 11년
40 12년 자립지원전담요원 생활지도원 경력 4년
복지관 사회복지사 경력 4년
자립지원전담요원 경력 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