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이행 실태 분석
초록
이 연구의 목적은 스포츠를 매개로 한 남북 청소년 교류·협력 이행 실태를 분석하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남북 간에 성사된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사례 43건을 분석하였다. 이 외에도 남북 체육계 지도자 간의 교류, 25세 이상의 성인이 주축이 된 스포츠 교류가 있었으나 청소년 중심의 스포츠 교류로 보기 어려워 제외하였다. 또한, 노동계, 종교계, 대학생 학생회 등이 중국을 비롯한 제3국에서 비공식적으로 남북 스포츠 교류를 진행한 실적이 있었으나, 본 논문에서의 분석 대상은 정부의 공식적 허가를 득한 후 성사된 국내외 스포츠 사례로 한정하였다. 통일부가 발간한 ‘통일백서’와 한국스포츠과학원에서 발간한 ‘체육백서’를 분석한 결과 스포츠를 매개로 성사된 남북 청소년 교류·협력은 국내외 종합경기 참가 및 정기교환 경기를 통한 교류가 가장 많았다. 교류 종목으로는 축구, 종합경기, 태권도가 가장 많았고, 교류가 성사된 지역은 남한, 북한(평양), 중국 순이었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의 남북협력기금 전체 사업비 집행 액 중 인적 왕래와 사회문화 분야 협력 지원을 위해 집행한 사업비는 0.89%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스포츠 대회 명칭에 ‘청소년’또는 ‘유소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참가자의 연령 또한 24세 이하인 교류 사례는 10건으로 나타났다. 정책대안으로는 청소년 스포츠 교류를 정치·군사적 문제와 분리 추진, 남북 지역을 상호 방문하는 친선 경기나 정기교환 경기 확대, 엘리트 선수 중심에서 생활체육차원의 교류로 전환, 중국 동북3성을 활용한 교류 추진, 남북협력기금 사업계획 수립 단계부터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 사업 명시 등을 제언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the current status of the South-North Korea youth exchange and cooperation via sports. To this end, 43 cases of the South-North Korea youth exchange and cooperation made from 2000 till 2017 were analyzed. There were several events of the sports exchange for people over 25 years, which led by sports leaders or players of South and North Korea; however, those events were excluded in the analysis due to the scope of this study. In addition, there were also unofficial South-North Korea sports exchanges conducted in third nations such as China and led by labor organizations, religious organizations, students’ associations and so on, but since the scope of this study is limited to sports events obtained the official consent of the government, they were excluded as well. The analysis of the ‘Unification White Book’, published by the Ministry of Unification, and the ‘Sports White Paper’, published by the Korea Sports Science Institute showed that the most common type of the South-North Korea Youth Sports Exchange and Cooperation was the exchange via participation in all-around competitions or regulation exchange sports games in Korea or abroad. Soccer was the most frequent form of the South-North Korea youth sports exchange, followed by all-around competition and then, Taekwondo, and as for a region, South Korea was the place in which the most no. of the South-North Korea youth sports exchange was held, followed by North Korea (Pyeongyang) and then, China. From 2000 to 2017, the total cost spent for supporting the social/cultural cooperation and visitation between South and North Korea was very small, only 0.89% of the South-North Korea Cooperation Fund. There were 10 cases in which a word ‘youth’ was used in the name of the event and the age of the participants was 24 years old or under. This study suggests to separate the youth sports exchange from the political and military issues between South and North Korea, promote friendly match games in which participants can visit each other’s nation, change from the elite-oriented sports exchange to the sports-for-all oriented sports exchange, promote the youth sports exchanges by using three northeast provinces of China, and include the South-North Korea Youth Sports Exchange and Cooperation in the South-North Korea Cooperation Fund even at its planning stage.
Keywords:
Youth, Exchange·Cooperation, Sports키워드:
청소년, 교류·협력, 스포츠Ⅰ. 서 론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은 정부의 대북정책과 북한의 태도에 따라 부침을 반복하면서 성장하였다. 가시적으로 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우리사회가 1990년 교류·협력에 관한 법령을 발표함으로써 발전의 계기를 맞게 되었다. 우리사회는 1990년 8월 1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이 법의 테두리 내에서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1998년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시행령」,「남북경제협력 사업처리에 관한 규정」 등을 제정하였다. 특히, 1991년 말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함에 따라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조영주, 2013: 588 참조). 북한 역시 2002년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개성공업지구법」,「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금강산관광지구법」을 제정하였고, 2003년부터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2008년까지 총 10개의 하위 규정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2005년「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북남경제협력법」을 제정하여 남북 간 교류·협력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였다(조영주, 2013: 589).
이처럼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음에도 1990년부터 2000년 초반까지 진행된 남북 청소년 교류는 기존연구들(길은배, 1999; 함병수, 길은배, 이종원, 최원기, 2000; 길은배, 이종원, 최원기, 2001)을 통해 이미 확인된 바와 같이 그 실적이 매우 미약하였다. 남북 스포츠 교류·협력 주체로서의 청소년은 한국전쟁의 경험이 있는 성인 세대보다 부정적 대북관이 상대적으로 적게 형성되어 있어 지속적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남북 주민 간의 동질성 증진 과정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 참여했던 청소년은 교류 과정에서 형성한 가치관, 생활문화 등을 토대로 향후 남북 통합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남북 대치 상황이 모든 사회적 분위기를 결정하였던 1990년대 이전뿐만 아니라, 남북 교류가 급격히 활성화되기 시작한 1998년 이후를 보아도 순수한 차원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남북 청소년 교류가 많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스포츠를 매개로 한 남북 청소년 교류 역시 국제대회에서 남북이 경기력을 중심으로 만난 경험은 종종 있으나, 순수한 교류 목적으로 스포츠 경기를 가진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몇몇 연구자는 학술, 종교, 문화·예술, 스포츠 등을 매개로 한 남북 청소년 교류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민간부문이 중심이 되는 교류, 사회통합차원의 점진적 교류,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단일팀 구성 등을 통한 교류를 제안하였다(길은배, 2010; 조현철, 2007).
남북 스포츠 교류에 관한 체육학분야의 선행연구도 위에서 언급한 남북 청소년 교류와 유사한 결과를 보인다. 강철구(2008)는 그동안의 남북 스포츠 교류가 간헐적으로 추진된 점을 지적하면서, 남북 스포츠 교류를 통한 민족화합과 협력증진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스포츠 교류 활성화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김미숙(2004)은 북한의 이념이 스포츠 교류에 있어서 구조적 한계로 작용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가 남북 스포츠 교류과정에서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였다. 김용경(2013)은 북한의 대외 소통과 동아시아 평화구축을 위해서는 동아시아게임 같은 지역스포츠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최대석(2007)은 남북 간의 체육문화 교류가 미흡하였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스포츠를 통한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기 위한 국내적 조건과 과제를 제안하였다. 이수석(2007)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남북 체육문화 교류가 간헐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설명하면서, 향후 정부보다 민간주도로 체육 교류를 진행하는 것 더 타당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선행 연구를 종합해 볼 때,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미약했던 대표적 이유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 첫째는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차지하는 의미가 중요하게 인식되지 못했고, 두 번째는 그 의미마저 남북 간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해석되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1998년 이후 김대중 정부에서는 다양한 영역의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었고, 특히 2002년에는 북한의 대외정책 기조가 대폭 수정되면서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하였지만 스포츠를 매개로 하는 남북 청소년 교류는 여전히 여타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하였다(길은배, 이종원, 최원기, 2002: 23-24 참조). 통일은 남북이 함께 하는 노력의 과정으로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참여가 필수적이라 하겠다. 또한,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은 민간부문의 자율성에 기반하여 추진하되 북한의 현실과 참여 가능성을 고려한 교류·협력 과제 발굴이 필요하다 하겠다.
평화통일이라는 「헌법」상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고 있듯이 다방면에서의 남북 교류·협력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더욱이 스포츠를 매개로 하는 청소년 교류·협력은 국제적 제재 국면이라는 현 정세에서도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제재와 압박을 앞세운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달리 교류·협력을 중시한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하려 노력하고 있다.(조한범, 김규륜, 김석진, 안희창, 김재한, 2017: 75). 물론 국내외의 대북제재가 엄중한 상황에서 한동안 중단되었던 남북 교류·협력을 예전의 수준으로 빠른 시간 내에 복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 내에서 재개할 수 있는 사업부터 점진적으로 확대 추진하면서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기반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임강택, 홍제환, 2017: 17 참조). 최근 북한도 ‘체육강국 건설’을 국가 목표로 강조하면서 체육분야를 체제 결속과 외교적 고립으로부터 탈피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명분만 마련된다면 북한도 우리사회의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제안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임강택, 홍제환, 2017: 32). 이명박, 박근혜 정부 동안 경색되었던 남북관계가 문재인 정부 들어 개선의 움직임이 있고 북한 내부도 스포츠 교류를 정치·외교적으로 활용하려고 함에 따라 스포츠를 매개로 하는 청소년 교류 환경이 과거보다 좋아 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은 남북이 하나의 생활공동체를 형성해 가면서 장기적으로 국가적 통일을 이루겠다는 목표 하에 추진되는 과정적 성격을 갖는다. 통독 이전의 동서독은 청소년 교류를 대화와 협력의 통로로 활용했던 경험이 있으며, 세계사적으로도 스포츠를 매개로 한 교류가 정치・이념적 대립을 극복하고 국가 간의 협력과 평화를 촉진한 다수의 사례가 있다. 긴장과 갈등의 남북관계에서도 청소년 스포츠 교류를 통해 남과 북이 대화의 물꼬를 튼 사례가 있으며, 남북관계가 대립과 마찰로 경색되어 있을 때에도 청소년 스포츠분야는 남북 사이에 교류가 가능했던 소재였다. 그러므로 청소년과 스포츠라고 하는 소재는 현재의 남북관계를 고려하더라도 적정의 대상과 추진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의 목적은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남북 간에 성사된 스포츠를 매개로 한 청소년 교류·협력 이행 실태를 분석하고 활성화를 위한 과제를 제언하는 것에 있다. 그동안 남북 체육계 지도자 간의 교류, 25세 이상의 성인이 주축이 된 스포츠 교류가 다수 있었으나 「청소년기본법」에서는 청소년을 9-24세로 정의함에 따라 위의 교류 사례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노동계, 종교계, 대학생 학생회 등이 중국을 비롯한 제3국에서 비공식적으로 남북 스포츠 교류를 진행한 사례가 있었으나, 본 논문의 분석 대상은 정부의 공식적 허가를 득한 후 성사된 국내외 스포츠 사례로 한정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 남북 교류·협력관련 법·제도
남북 교류·협력이라는 명제는 남북 간의 정치·군사적 환경을 고려할 때 관련 법·제도가 매우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다. 즉, 남북 청소년 교류·협력의 활성화를 위한 기본철학은 제도·규범화의 틀 속에서 추진될 때, 안정성과 지속성을 담보할 있다는 논리적 구성을 갖는다.
1990년에 제정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제9조 1항에 따르면 “남한의 주민이 북한을 방문하거나 북한의 주민이 남한을 방문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통일부장관의 방문 승인을 받아야 하며, 통일부장관이 발급한 증명서를 소지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여 남북 교류의 성격이 정부가 정한 공식적 틀 내에서 추진되어야 함을 정하고 있다. 또한, 동법 제9조의 2(남북한 주민 접촉) 1항은 “남한의 주민이 북한의 주민과 회합·통신, 그 밖의 방법으로 접촉하려면 통일부장관에게 미리 신고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접촉한 후에 신고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동 법에 근거할 때 남북 교류의 개념 속에는 상대방 지역을 방문하는 ‘왕래’와 남한과 북한주민 사이의 정보나 메시지의 교환과정을 의미하는 ‘접촉’의 두 가지 개념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왕래’는 남북한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물론, 제3국을 경유하여 남북을 방문하는 경우도 포함한다(통일부, 2001b: 25). 통일부장관은 방문 승인을 받은 사람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방문 승인을 받은 경우, 남북에 머무를 수 있는 방문 기간 위반이나 방문 결과보고서 미제출의 경우, 남북 교류·협력을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남북 방문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제9조 7항). ‘접촉’은 남북한 주민이 서로 정보나 메시지를 주고 받는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북한 주민을 직접 대면하여 의사를 교환하거나 중개인(제3자)과 FAX, 우편, 인터넷, 전화 등의 통신수단을 이용한 의사교환도 모두 접촉에 해당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통일부, 2001b: 25).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교류의 개념에 비추어 볼 때, 외연의 측면에서는 남북 청소년 교류가 매우 넓은 영역에서 추진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내연의 측면에서는, 예를 들어 “남북 주민 사이의 정보나 메시지 교환과정”이라는 표현에서 어느 정도의 정보나 메시지 교환이 법·제도적으로 가능한 ‘접촉’인가와 관련한 문제가 나타난다. 이것은 현행의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민간단체, 또는 개인이 남북 청소년 교류를 통일부에 신청할 경우 ‘접촉’ 의 내용과 수준에 따라 승인 여부가 결정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길은배, 2010).
위의 <표 1>과 같이 박근혜 정부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남북 접촉신고 및 수리 현황이 급증하였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9조의 2(남북한 주민 접촉) 제3항은 “통일부장관은 접촉에 관한 신고를 받은 때에는 남북 교류·협력을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거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신고의 수리(受理)를 거부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여 북한 주민 접촉신고와 수리 여부는 ‘접촉’의 내용, 방법, 수준에 대한 관계 공무원의 해석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임을 알 수 있다.
동 법은 남한과 북한과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법률임에도 북한 주민에 대한 접촉신고와 신고수리가 다르게 발생하는 이유는 「국가보안법」에 기인한다. 「국가보안법」 제1조는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이처럼 두 법률은 상호 그 입법 취지와 규제 대상이 다르다. 북한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자 대남적화 노선을 고수하면서 우리의 자유민주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단체라는 성격도 함께 있음이 엄연한 사실이다(길은배, 2010).「헌법」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남북 교류·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과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하기 위한 법적 장치로서의「국가보안법」 모두가 필요하다 하겠다. 그러나 북한 주민 접촉신고와 신고수리 여부가 역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따라 적극적 또는 소극적 해석으로 그 결과를 달리하는 현상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은 남북한 방문에 대한 심사(제11조) 규정 등 많은 조항에서 시행령에 위임 규정을 두고 있다. 방문 가능 여부에 대한 구체적 사항은 ‘출입심사공무원’의 유권 해석에 따라 승인, 불허가 결정되는 구조로 방북 승인에 대한 사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담당공무원은 소극적 해석을 내릴 여지가 있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조항 등은 법규상에 보다 구체화된 기준을 적시해야 한다. 예로 북한주민 접촉도 회합이나 정보통신 수단을 이용하여 접촉할 경우 두 개념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북한 주민 접촉을 단순 접촉, 통신에 의한 접촉으로 대별하고, 후자를 다시 우편통신교류, 전신·전화교류, 인터넷을 활용한 교류 등으로 나누어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길은배, 2010). 현재의 청소년은 인터넷 사용을 일상화하였으며, 남북 교류의 주요 수단으로도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 수단을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접촉’의 방법을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신청 내용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안은 남북 청소년 교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 스포츠를 매개로 한 남북 청소년 교류의 순기능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제재와 대화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를 이끌어 내고 민간차원의 교류 등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틀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이다(김영재, 2018 참조).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여러 차례 미사일을 발사하였으며, 이러한 도발은 남북 간 교류·협력 재개를 검토하는 정부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도 정부는 2017년 5월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은 정치와 무관하게 추진한다는 기조 하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신청한 대북 접촉 신청을 승인하였다(통일부, 2018). 인도적 지원 사업의 대북 접촉 승인은 2016년 1월 이후 처음이지만, 그동안 스포츠분야에서의 남북 간 상호 교류는 여러 차례 있어왔다. Ⅳ장의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내용 분석’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겠지만, 문재인 정부 이후 남북 간에 성사된 스포츠를 매개로 한 대표적 청소년 교류는 강릉에서 개최된 ‘2017 국제 아이스하키연맹 세계여자 선수권대회 디비전 Ⅱ 그룹 A 대회’를 꼽을 수 있다. 이 경기에는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이 참가하였고, 북한팀을 응원하기 위하여 남북공동응원단이 구성되기도 하였다. 또한 ‘2018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B조 예선 경기에는 우리 여자축구대표팀이 방북하여 출전하였다. 이때 김일성 경기장에서는 2013년 9월 세계역도 대회 이후 두 번째로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연주되기도 하였다(통일부, 2018 참조). 이러한 현상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 모두가 스포츠를 매개로 한 교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역사적으로 스포츠는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악용되거나, 국가 간의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순기능적 도구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전자의 예로 1980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제22회 올림픽에는 1979년에 소비에트연방(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군사적 문제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 64개국이 출전을 거부하였다. 이후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제23회 올림픽에서도 소련이 미국 내에 만연한 반소련 정서, 선수단에 대한 신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보이콧하자 사회주의 국가 14개국이 소련의 보이콧에 동조하여 불참하기도 하였다. 후자의 예로는 1971년 탁구를 통해 미국과 중국이 수교 한 사례이다(이근세, 1989; 류준상, 1999; 정기웅, 2008).
남북관계사에서도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긴장 상태의 남북관계를 완화시킨 사례가 있다. 1991년 남북은 세계탁구선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단일팀을 구성하여 참가하였고 이러한 화해 분위기 속에서 1991년 12월 남북은 ‘남북기본합의서’3)를 체결하였다. 또한, 남북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국제스포츠 대회에 총 9차례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으로 입장하였으며, 남·여 청소년 친선 축구경기 등과 같은 교류를 통해 남북 간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에 기여하기도 하였다. 특히, 남북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었던 2014년 9월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 대표팀이 참가하였고, 폐막식에 북한의 실세 3인방인 황병서, 김양건, 최룡해가 참가한 후, 우리의 국가안보실장, 통일부장관 등과 고위급회담을 가져 일시적으로나마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효과를 거두기도 하였다(이우태, 2017).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도구화하고 긍정적 외교적 관계 수립에 활용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스포츠를 매개로 한 남북 간 교류 환경이 변화하는 것도 사실이다.
스포츠를 매개로 한 남북 청소년 교류가 진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남북 교류의 파트너인 김정은의 스포츠 정책에 대한 태도 변화에서도 발견된다. 첫째, 북한은 2013년부터 체육분야에 있어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였다. 2013년 9월 김정은은 북한 내 체육경기 대회에서 발생한 부정행위에 대하여 지적하며, 부정행위로 적발되는 팀은 6개월 간 출전정지를 부과할 것이라 강조하고, 2013년 10월 모든 부정행위에 대하여 징계를 내렸다(허정필, 2018). 김정은의 태도 변화는 북한의 엘리트 스포츠 시스템을 정비하여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둠과 동시에 이러한 성과를 대내적 홍보를 통한 통치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의 체육행정이 투명해짐에 따라 북한팀의 국제대회 출전을 비롯한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보다 더 빈번해 질것이라는 기대감은 크다 하겠다. 둘째,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북한의 생활체육 공간이 과거보다 개선 및 확충되고 있다. 김정은은 인민의 어버이로서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평양 일거리운동센터 준공, 류경원 인민 야외 빙상장 및 롤러 스케이트장 준공, 양강도 체육촌 운영과 월미도 체육관 등을 개선 및 증축하여 북한 주민의 생활체육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로동신문. 2019.6). 향후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엘리트 선수 중심에서 생활체육차원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생활체육 환경 구비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셋째, 최근 김정은은 스포츠를 활용하여 대외적 관계를 개선하고 정상 국가의 지도자로써 인정받기를 원한다는 점이다(허정필, 2018). 2013년 북한은 아시안컵 역도선수권대회 개최를 통해 주변 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였다. 이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하자 처음으로 태극기가 북한 내에서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도록 조치하였다. 그리고 2018년에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에 앞서 북한의 예술단 파견과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한 남북실무접촉회의 시도가 스포츠를 활용한 김정은의 리더십 강화 수단 사례이다.
비록 김정은 리더십 강화의 한 방편으로 평양에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연주되었을지라도 우리사회 교류·협력의 주요 파트너인 북한의 스포츠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스포츠를 매개로 한 남북 청소년 교류 환경에 순기능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Ⅲ. 연구내용과 연구방법
1. 연구내용 및 연구문제
본 연구는 스포츠를 매개로 한 남북 청소년의 교류·협력 이행 실태를 분석하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질적 분석 방법인 기술적 분석과 내용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기술적 분석은 2000년부터 2017년까지의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 빈도, 교류 유형, 교류 종목, 교류 개최 지역, 교류 지원을 위한 남북협력기금 집행 현황을 분석하는데 사용하였다. 내용적 분석은 동 기간 내에 성사된 스포츠 교류 실태 중 청소년기 연령을 포함하는 선수단 경기와 대회 명칭에 청소년, 유소년을 표기한 경기 실태를 선별하여 분석하는 것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 수행을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 빈도, 교류 스포츠 유형, 교류 종목, 교류 지역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2. 남북 간의 교류·협력 지원을 위한 남북협력기금의 집행 실태는 어떠한가?
연구문제 3. 스포츠를 매개로 한 남북 청소년 교류의 내용은 무엇인가?
2. 분석대상
본 연구는 연구대상을 선정하기 위하여 1차적으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남북 간에 성사된 스포츠 교류·협력 실태 75건을 조사·분석하였다. 이 외에도 노동계, 종교계, 대학생 학생회 등이 중국을 비롯한 제3국에서 남북 간에 스포츠를 교류한 실적이 있으나 본 논문의 분석 대상은 정부의 공식적 허가를 득한 후 성사된 국내외 스포츠 사례로 한정하였다. 2단계에서는 75건의 실적 중 남북 체육계 지도자 간의 교류나 25세 이상의 성인이 주축이 된 스포츠 경기 등을 제외한 43건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43건 중 24세 이하의 순수 청소년만으로 선수단을 구성하여 교류한 사례는 10건에 불과하나, 엘리트 선수 중심의 스포츠 경기는 주로 24세 이하의 경기력이 우수한 청소년을 포함하여 팀을 구성한 후 국내외 대회에 참가하는 특성을 갖기에 이러한 성격을 갖는 33건의 사례도 연구 대상에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그리고 스포츠 교류 지역은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고 외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경기에 남북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였거나, 남북이 각각 참가하여 경기를 치루며 대회기간 동안 인적 접촉이 이루어진 사례도 포함하였다.
3. 자료수집 및 분석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이행 실태 분석을 위하여 통일부에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발간한 ‘통일백서’를 조사·분석하였다. 다음으로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에서 발간한 ‘체육백서’를 통일백서 조사 기간과 동일하게 분석하였다. 분석 기간은 2000년부터 2017년이나 2종의 자료수집 기간이 2001년부터 2018년까지인 이유는 통일백서, 체육백서 모두 전년도의 실태를 종합 정리하여 해당 연도에 발간하는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자료 보충을 위해 통일부에서 매월 발간하는 ‘월간 북한동향’전호를 조사하여 남측 스포츠 대표단의 방북에 따른 북한의 동향도 참조하였다.
먼저, 기술적 분석은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빈도를 살펴보았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각각 표방한 대북정책의 기조에 대한 북한의 태도와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천안함 폭침사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및 핵문제 등과 같은 도발적 이슈가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빈도 분석을 통하여 살펴보았다. 스포츠 교류·협력 유형 분석은 종합경기, 친선경기, 정기교환경기, 장애인대회, 단일종목 경기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이처럼 스포츠 경기를 유형별로 분석한 이유는 어떤 유형의 스포츠 경기가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에 유용한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종목 분석은 그동안 남북 간에 성사된 스포츠 종목에 대한 분석으로 앞의 목적과 같은 이유이다. 개최 지역 분석은 한반도를 비롯한 외국 모두를 포함하였다. 특히, 어떤 종목이 남북 간에 상호 방문하여 개최되었으며, 중국 등 제3국에서 개최된 종목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두었다. 남북협력기금 집행 현황은 1990년 제정된 「남북협력기금법」에 근거하여 조성된 기금이 남북 간 교류·협력 사업에 얼마만큼 지원되었는가를 알아보기 위하여 분석하였다.
내용적 분석은 연구대상 기간 동안 성사된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의 연도, 사업명, 개최지, 참가자 현황 등을 살펴보는데 활용되었다. 또한, 대회 명칭에 청소년 또는 유소년을 표기한 경기의 연도별 빈도와 교류 내용을 살펴보는 것에도 사용하였다.
Ⅳ.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이행 실태 분석 결과
1. 기술적 분석 결과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의 이행 실태는 <표 2>와 같다. 남북 간 교류·협력 정책을 총괄하는 통일부가 발간한 ‘통일백서’와 대한민국의 스포츠관련 연구·사업을 정책적으로 견인하는 한국스포츠과학원에서 발간한 ‘체육백서’를 2001년부터 최근 발간 자료인 2018년도까지 분석한 결과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건수는 43건으로 나타났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의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이행 실태는 연도별로 증감을 보이고 있으나 꾸준하게 교류가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전 참여정부의 화해·협력으로 대표되는 대북 포용정책을 수정하여 강경정책으로 선회하고(고유환, 2012), 박근혜 정부는 ‘비핵화-신뢰프로세스-동북아 평화협력’이라는 선순환적 대북 정책(김형빈, 김두남, 2016)을 표방하였음에도 북한의 군사도발과 핵문제가 뜨거운 국내외적 이슈로 등장함에 따라 2001년, 2010년, 2012년, 2015년도에는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이 감소하거나 정체되었다.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은 남북 간의 군사·외교적 관계에 따라 부침이 반복되는 특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유형에 따른 분석은 국내외 종합경기 교류, 친선경기 교류, 정기교환경기 교류, 장애인대회 교류, 국가 간 단일종목 대표팀 경기 교류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그 현황은 <표 3>과 같다.
국내외 종합경기대회 교류는 올림픽, 아시안 하·동계대회, 유니버시아드대회 등과 같이 한 대회 내에서 여러 종목이 경쟁하는 경기로 주로 국내외 대회에서 남북 선수단 및 응원단이 교류한 유형이다. 친선경기 교류는 삼성 통일탁구대회, 정주영체육관 개관식 및 통일농구대회, 국제 청소년 친선축구대회 등과 같이 민간단체를 비롯한 비국가대표 선수단이 비경쟁적 스포츠 정신을 기치로 교류한 유형이다. 정기교환경기 교류는 남북 유소년 스포츠단 및 태권도 시범단과 같이 남북 체육단체가 정기적으로 상호 방문하여 경기하거나 시범을 보이기로 한 스포츠 교류 유형이다. 장애인대회 교류는 2014년도에 있었던 제2회 인천 아시아 패러게임이다. 국가 간 단일종목 대표팀 경기 교류는 축구, 유도 등과 같이 남북의 관련 종목 국가대표가 국내외 대회에 참가하여 경기력을 중심으로 경쟁한 교류 유형이다. 위에서 언급한 교류 유형 중 가장 많이 성사된 것은 ‘국가 간 단일종목 대표팀 경기 교류’로 총 16건이며, ‘정기교환경기 교류’ 11건, ‘국내외 종합경기 교류’ 10건 순이다.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이 진정한 의미의 교류·협력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남북의 국가대표급 선수가 국내외 대회에 참가하여 간헐적으로 교류하는 유형보다 남북을 상호 방문하는 친선경기나 정기교환경기가 더욱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동안 남북 간에 정치·군사적 충돌과 긴장이 있었음에도 ‘정기교환경기 교류’가 11건 정도로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종목에 따른 분석은 <표 4>와 같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스포츠를 매개로 한 청소년 교류·협력은 총 8개 종목을 중심으로 추진되었다. 단 ‘종합경기’라는 스포츠 유형은 한 대회 내에서 여러 종목이 경쟁하는 특성을 가지나, 여기서는 하나의 종목으로 정리하였다.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이 이루어진 종목은 축구가 2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종합경기 11건, 태권도 5건 순으로 나타났다. 축구가 가장 많이 개최된 이유는 이 종목이 국가나 민족을 초월하여 가장 보편화되어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태권도가 5건으로 많은 것은 남북 모두가 태권도를 국기로 인정하고 있으며, 특히 남북 태권도협회 간에 상호 방문하여 정기적 시범을 갖기로 협의한 결과이기도 하다. 반면 탁구, 농구, 유도, 역도, 아이스하키 등의 종목은 축구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대중화가 덜 되어 있고, 엘리트 선수 중심의 양성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이 보다 확대되기 위해서는 엘리트 선수 중심에서 생활체육차원의 교류로 점진적 전환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싼 주변 국가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재의 군사·외교적 환경을 고려할 때,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생활체육 수준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나 친선경기나 정기교환경기 교류 종목의 확대를 통하여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다.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개최 지역에 따른 분석은 <표 5>와 같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스포츠를 매개로 한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개최 지역은 총 8개 지역이다. 남한은 서울, 강진, 연천, 대전, 순천, 대구 등 남한 전 지역에 분포되어 있고, 중국도 3개 지역이 포함되어 있으나 지역을 국가 단위로 수렴하여 총 8개 지역으로 정리하였다.
이 중에서 카타르, 브라질, 그리스, 일본, 시드니 지역에서 성사된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는 주로 국제대회에서 엘리트 선수를 비롯한 관련 체육연맹의 지원단이 참가한 유형이다. 경기에 참가한 본래적 목적이 남북 간의 인적 교류보다 경기 실적을 전제로 한 참가라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반면, 남한, 북한, 중국에서 개최된 스포츠 경기는 남북 간 선수단의 친선 교류가 포함되어 있는 경기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북한 지역에서 이루어진 경기는 모두 평양에 국한되어 있으나 남한은 서울을 비롯한 전 지역에 고루 분포되어 있다. 이것은 북한의 경우 평양 외의 지역은 스포츠 경기를 위한 경기장 시설이 부족하고 평양이 남한 선수단의 접근성이 타 지역보다 용이하기 때문일 것이다. 향후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남한과 인접한 개성, 원산, 금상산 등의 지역에서 이루어지도록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중국은 남북이 서로 상대 지역을 방문하여 교류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때 선택되는 제3의 교류 지역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중국은 남북 모두 접근성이 용이하다. 특히 중국의 동북3성 지역은 북한과 인접하여 있고, 이념적으로도 북·중이 동반자적 관계를 맺고 있음에 따라 북한이 비교적 부담을 적게 갖고 교류에 참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중국은 현재와 같이 북의 핵문제를 둘러싼 군사·외교적 대립이 장기화될 때,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를 위한 최적의 지역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17년 12월 기준 남북협력기금4) 수입은 1조 1,967억 원이다. 정부는 2017년에 총 1조 9,708억 원의 지출 계획을 세웠고, 이 중 사업비는 9,588억 원 규모이나 실제로 집행한 금액은 7.1%인 684억 원이다(통일부, 2018: 233-234). 2000년부터 2017년까지의 남북협력기금 집행 현황은 <표 6>과 같다.
남북협력기금의 연도별 집행 실적을 살펴보면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라 집행 실적이 크게 변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의 남북협력기금 사용액은 134,800억 원이고, 이 중 남북 인적 왕래 지원에 사용한 금액이 406억 원, 사회문화 분야 협력 지원 사업비로 집행한 실적이 566억 원이다. 8년간의 남북협력기금 전체 사업비 집행 예산 대비 인적 왕래 및 사회문화 분야 협력 지원 사업비 집행 비율은 0.89%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지원을 위해 사용한 기금 지원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08년 남북교류·협력체계 개선을 위한 지원 사업 514백만 원, FIFA 청소년 월드컵 대회에 참가하는 북한 대표팀 사전 방한 지원 7백만 원, 아시아 레슬링 선수권 대회 북한 대표팀 방한 사업에 13백만 원을 지원하였다. 2010년에는 DMZ 남북청소년교류센터 스페이스 프로그램 연구 지원과 DMZ 남북청소년교류센터 적정성 검토 연구 용역 지원 사업에 각각 71백만 원과 81백만 원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2012년 남북청소년교류센터 건립 지원에 14,818백만 원, 2017년 북한 태권도 시범단 방남 사업에 74백만 원의 기금을 지원하였다. 이와 같이 남북 청소년 교류·협력 지원을 위해 사용한 기금은 매우 적은 규모이다.
기금의 조성 목적은 남북 경제 협력과 교류 사업 진흥을 위해서다, 그렇다면 기금의 사업 계획 수립단계부터 청소년분야의 교류·협력을 포함하고 사업비를 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동 사업의 성사는 남북관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나, 정부가 청소년분야의 교류·협력에 관심과 의지를 갖고 있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남북경제협력기반조성’을 위한 경원선 철도 남측 구간 복원 등의 기간사업도 중요하지만, 기간사업 후에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인적 왕래 사업도 중요함을 고려하여 이들 사업을 병행하여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2. 연구내용 분석 결과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성사된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실태는 <표 7>과 같다. 이처럼 교류·협력 건수가 적은 것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부터 박근혜 정부가 대통령의 탄핵으로 물러난 2017년 3월까지 남북관계가 군사적 충돌과 긴장국면 대치를 반복함으로써 남북 간의 교류·협력 환경이 경색되었던 결과로 해석된다. <표 7>에서 제시한 교류·협력 외에도 종교계를 비롯한 대학생 학생회 차원의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있었으나, 본 논문에서는 정부의 공개 자료만을 정리하여 분석하였다.
위에서 제시한 교류·협력 실태 중 보다 의미가 있거나 교류·협력 환경이 이전과 비교하여 경색된 이유를 중심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2002년에는 남북 간에 다양한 종목의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이루어졌다. 우선 제7차 남북장관급회담(2002. 8.12-14)에서 남북 태권도 시범단 교환 사업이 합의됨에 따라 남한 태권도 시범단 50명이 평양을 방문하여 공연하였다. 이어서 북측 태권도 시범단 41명도 10월 23일부터 26일가지 서울에서 공연하였다. 한편 ‘제14회 부산 하계아시아경기 대회’에 북측이 대규모의 선수단 및 응원단을 구성하여 참가함으로써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와 협력이 실질적으로 증진되는데 기여하였다(통일부, 2003: 184-185). 북측의 응원단 복장과 응원 시스템에 많은 남측 청소년과 주민들이 환영하고 환호함으로써 남북 간 교류·협력에 국민적 관심이 증대되는 효과를 보였다.
2007년에는 북한 청소년 축구팀이 남한을 방문하여 제주, 수원, 강진 등에서 한 달간 전지훈련을 하는 등 축구분야의 교류가 활발하였다. 15∼17세의 북한 청소년 축구팀 23명이 3월 20일부터 4월 20일까지 서울, 제주, 수원, 순천, 광양 등에서 8월에 열리는 ‘2007 FIFA 청소년(U-17) 월드컵 대회’에 대비하는 전지훈련을 가졌다. 그동안 북한 축구팀이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한 달간 장기체류하며 전지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북한의 15세 이하 청소년팀 34명이 2007년 6월 1일부터 14일까지 남한을 방문하였고, 이어서 청소년팀 22명이 10월 13일부터 25일까지 전남 강진 등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남한의 중등연맹 등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남한의 12세 이하 유소년팀 26명도 2007년 6월 23일부터 7월 3일까지, 이어서 22명은 11월 3일부터 14일까지 평양을 방문하여 북한 유소년팀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이러한 축구팀 상호교환 방문은 남한의 남북체육교류협회와 북한의 4.25 체육단이 합의한 ‘남북 유소년축구팀 상호교환 경기’협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통일부, 2008: 190).
2008년도 청소년 스포츠 교류는 전년도에 비해 축소되었으나, 북한 선수단이 남한을 방문한 사례가 많았던 것이 특징이다. 북한 유도선수단 17명이 ‘2008 아시아 유도선수권 대회’ 참가를 위해 4월 24일부터 28일까지 제주도를 방문하였다. 그리고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남북 경기’가 6월 22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개최되었다. 그러나 당초 평양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남북 경기’ 및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남북 경기’는 3월 26일과 9월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어 우리 대표팀이 북한을 방문하는 기회를 갖지는 못하였다. 남북 유소년축구선수단의 상호교환 경기차원에서 남한 유소년축구선수단 30명이 2008년 6월 14일부터 6월 26일까지 평양을 방문하여 네 차례, 10월 8일부터 18일까지 50명의 선수단이 방북하여 세 차례의 친선경기를 가진 것은 나름의 큰 성과로 평가된다(통일부, 2009: 111-112).
한편, 2013-2014년도의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는 주로 남북에서 개최되는 국제체육대회에 남북의 대표단이 참가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2013년 7월 20일부터 28일까지 서울과 화성에서 개최된 ‘2013 아시아 축구선수권 대회’에 북한 선수단 26명이 참가하였고, 9월 12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된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 대회’에 우리 선수단 41명이 참가하였다(통일부, 2014). 특히 이 대회에는 남북 분단 이후 최초로 평양에서 공식적으로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연주된 체육 행사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그리고 2014년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인천에서 개최된 ‘2014 인천아시아경기 대회’에 북한 선수단은 14개 종목에 273명이 참가하였다. 또한,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 ‘2014 인천장애인 아시아 경기 대회’에 4개 종목 33명의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였고, 11월에는 연천에서 개최된 ‘국제 유소년축구 대회’에 북한 유소년축구단 32명이 참가하였다(통일부, 2015: 91). 특히, 북한 유소년축구단은 11월 7일부터 9일까지 개최된 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하여 11월 2일부터 11일까지 통일부 소속의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서 체류함으로써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확대되는 새로운 전기를 제공하였다(신아일보, 2014.11.03.). 이후 박근혜 정부는 2016년도에 ‘한반도 신뢰프로세스’5)를 바탕으로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한 다방면의 민간 교류·협력을 꾸준히 추진하였으나, 북한이 2016년 1월과 9월에 4-5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감행함에 따라 남북 간 교류·협력이 다시 침체되었다(이상숙, 2018). 리우올림픽 등 국제체육행사에 남북이 각각 참가하면서 소극적 인적 접촉이 있었다.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민간차원의 교류를 유연하게 검토한다는 정책을 표명하였다. 이러한 남북 교류·협력 정책 기조 하에 정부는 민간단체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며 다각적인 남북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2018 통일백서: 54). 먼저 4월 2일부터 8일까지 강릉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대회’로 개최된 ‘2017 국제 아이스하키연명 세계여자선수권 대회 디비전Ⅱ 그룹 A’ 경기에 북한 선수단 30명이 참가하였다. 또한 우리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처음으로 4월 3일부터 11일까지 북한을 방문하여 경기하였다. 이 경기에 우리 선수단 41명과 방북 취재단 10명 등 총 51명이 참가하였다(2018 통일백서: 74).
한편, 12월 19일부터 22일까지 중국 쿤밍에서 우리 민간단체인 ‘남북체육교류협회’가 주최한 ‘제3회 아리스포츠컵 국제 유소년축구대회’에 한국 2개팀, 북한 2개팀, 중국 2개팀이 참가하여 경기를 가졌다. 여기에는 강원도 유소년축구선수단 50명과 경기 관람 등의 목적으로 120명이 참가하였고, 북한도 체육단 30명, 여명축구단 30명 등 총 60명이 참가하여 남한 선수단과 교류하였다(2018 통일백서: 75).
그동안 남북은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치·군사적 이념과 분리하여 추진한다는 노선을 자주 천명하였으나, 그간의 이행 실태를 살펴보면 북한의 군사 도발과 핵문제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한·미·북간의 군사·외교적 갈등 등이 남북 간의 화해·협력 과정에 주요한 변수로 작용하였다. 다행스러운 것은 남북 지역에서 국제체육행사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각 종 경기에 남북 청소년 스포츠 선수단이 꾸준히 참가하여 간헐적으로 교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남북 체육협회 간의 협의를 통하여 정기적으로 교류하기로 한 남북 유소년스포츠팀과 남북 태권도 시범단의 정기적 상호 방문 교류는 향후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 모델로 확대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위의 내용은 스포츠를 매개로 남북 청소년 교류·협력이 성사되었을 때, 참가 선수 중에 24세 이하의 청소년이 포함된 사례를 살펴본 것이다. 반면 아래의 <표 8>에서 제시한 내용은 참가 선수가 15세 이하이거나 15-17세의 청소년만으로 구성된 교류 사례이다. 특히 스포츠 대회 명칭에 ‘청소년’또는 ‘유소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참가자의 연령 또한 24세 이하라는 점에서 미래지향적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먼저, 대회 명칭에 ‘청소년’을 표기한 사례는 2007년도 전남 강진에서 개최된 ‘제2회 국제 청소년친선축구대회’이다. 동 대회에는 한국, 북한, 프랑스 등 7개 국가 청소년선수단이 참가하여 축구 경기와 함께 인적 교류가 이루어졌다. 북한은 선수단 22명을 파견하였다. 그리고 대회 명칭에 ‘유소년’을 표기한 사례는 2007년 4건, 2008년 2건, 2009년 1건, 2014년 1건, 2017년 1건 등 총 9건이다. 이처럼 축구 경기를 매개로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배경에는 남한의 남북체육교류협회와 북한의 4.25 체육단이 합의한‘남북 유소년축구팀 상호교환경기’협의에서 비롯되었다(통일부, 2008: 190). 양 단체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1회씩 남북 왕래 형식으로 교환경기를 개최함으로써 민간차원의 청소년 축구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또한, 남북체육교류협회는 중국 곤명에서 전지훈련 중인 우리 유소년축구선수단과 북한 유소년축구선수단의 친선경기를 개최(2009.7.17.~8.4)하기도 하였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진행해 온 ‘남북 유소년축구팀 상호교환경기’는 이후에도 계속 추진하기로 남북이 협의하였으나, 2009년 이후 상호교환 경기는 성사되지 못하였다.
청소년은 남북 교류의 대상자적 측면에서 성인에 비하여 정치적 이념이 약하게 형성되어 있고, 스포츠는 교류의 매개적 측면에서도 타 영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비정치적 성격을 갖고 있음에 따라 이상적 남북 교류의 대상과 소재가 될 수 있다. 통독 이전의 동서독 교류 사례를 보더라도 스포츠, 학술, 여행 등의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교류를 진행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길은배 외 2명, 2002: 44-60). 교류는 아무리 적합한 대상과 소재를 갖고 진행되더라도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교류를 통하여 나타날 수 있는 파급효과가 미흡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스포츠를 매개로 하는 남북 청소년 교류가 지속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Ⅴ.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의 목적은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스포츠를 매개로 성사된 남북 청소년 교류·협력 사례를 기술적·내용적으로 분석하여 교류·협력의 빈도, 스포츠 유형, 종목, 교류 지역, 인적 교류와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 지원을 위한 남북협력기금 사용 실태 등을 고찰하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남북 간에 성사된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사례 43건을 분석하였다. 이 외에도 남북 체육계 지도자 간의 교류, 25세 이상의 성인이 주축이 된 스포츠 교류가 있었으나 청소년 중심의 스포츠 교류로 보기 어려워 제외하였다. 또한, 본 논문의 분석 대상은 정부의 공식적 허가를 득한 후 성사된 국내외 스포츠로 한정하였다.
동 기간 동안 우리사회는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현재의 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대북정책의 변화를 경험하였다. 북한은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2대의 정권 변화와 함께 대남 정책이 있어왔다. 위에서 지적하였듯이 남북 교류에 있어서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비롯한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와의 군사·외교적 환경이 매우 중요한 영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남북 교류 주체로서의 청소년, 그리고 교류 소재로서의 스포츠는 위에서 언급한 동서독 사례와 남북 간에 형성된 군사·정치적 환경을 고려하더라고 가장 비정치적이며 민간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적정의 교류 방법임에도 정치·군사적 환경에 종속되는 구조적 한계를 갖는 아쉬움이 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 북한이 스포츠분야의 성과를 대내적 홍보 수단과 대외적 외교관계 정립의 한 방편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움직임은 남북 교류·협력 환경에 있어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북한의 스포츠 정책에 대한 태도 변화는 우리사회가 스포츠를 매개로 한 남북 청소년 교류·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매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북한은 체육행정의 투명성 강조를 기치로 체육계의 정화에 관심을 보임에 따라 국제체육대회 참가가 증가함으로써 우리 선수단과의 교류가 과거보다 더 빈번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자국의 생활체육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그동안 남북 간에 추진된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엘리트 선수 중심에서 생활체육으로 전환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기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성사된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 사례를 살펴보면 국제대회 수준의 종합경기나 단일종목 경기에서 남북이 만난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그간의 스포츠 교류가 엘리트 선수 중심의 교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가 성사된 지역을 살펴보면 남한은 서울을 비롯하여 대전, 순천, 강진, 연천 등 전국에 고루 분포되어 있으나, 북한은 평양에 국한하여 교류가 진행되었다는 점은 북한의 여타 지역이 스포츠 교류에 적합한 경기장 시설 등이 열악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 유형에 따른 분석은 국내외 종합경기 교류, 친선경기 교류, 정기교환경기 교류, 장애인대회 교류, 국가 간 단일종목 대표팀 경기 교류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가장 많이 성사된 유형은 ‘국가 간 단일종목 대표팀 경기 교류’로 총 16건이며, ‘정기교환경기 교류’ 11건, ‘국내외 종합경기 교류’ 10건 순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국가 간 단일종목 대표팀 경기를 통한 남북 청소년 교류가 가장 많았다는 것은 처음부터 교류를 전제로 한 만남이 아니라, 국제대회에 참가한 남북 국가대표 선수단이 대회 기간 동안 우발적으로 교류 기회를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교류가 축적되고 남북 간에 지속적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스포츠를 매개로 한 청소년 교류 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스포츠 교류의 주체, 종목 등이 남북 교류 당국자가 만나 협의하는 단계부터 계획된다면 교류의 성과나 의미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동 기간 동안 11건으로 나타난 ‘정기교환경기 교류’가 그러한 측면에서 의미하는 바 크다 하겠다. 8년간의 남북 청소년 교류 사례 중 남한의 남북체육교류협회와 북한의 4.25 체육단이 합의하여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상호 방문하여 교환경기를 갖은 ‘남북 유소년축구팀 상호교환경기’가 지속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 사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비롯한 핵 문제 처리로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황 속에서도 성사되었다는 측면에서 향후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의 한 모델로 평가된다.
이상의 연구 결과에 기초하여 몇 가지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북 간의 교류·협력은 정치·군사적 환경과 분리하여 추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는 남북 간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치·군사적 환경과 분리하여 추진한다는 대북정책 기조를 표명함에 따라 교류 파트너인 북한 체육단체와의 접촉과 협의를 꾸준히 진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 가능하다면 스포츠 종목별과 엘리트 선수보다 생활체육차원의 협의를 진행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또한, 정치·군사적 충돌로 서로 상대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 남북 모두 접근성이 수월한 중국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북한과 인접하여 있고, 정치 이념적으로도 북·중이 동반자적 관계를 맺고 있어 북한이 비교적 부담을 줄이면서 남북 교류에 참가할 수 있는 제3의 지역이다.
둘째, 엘리트 선수 중심의 국가대표 선수단 교류에서 생활체육차원의 교류로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의 사례를 살펴보면 국가대표가 참가하는 단일종목이나 종합경기를 매개로 하는 남북 청소년 교류가 많았다. 이러한 실태는 남북 청소년 교류의 범위가 축구와 같은 특정 종목이나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과 같이 국제대회에 집중되는 한계를 보였다. 남북 청소년 교류가 엘리트 선수 중심의 교류를 탈피하여 생활체육분야로 확대될 때 스포츠 교류 종목이 다양화 될 수 있고, 이에 따른 청소년 교류의 빈도나 범위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상호 친선방문경기 종목을 축구 중심에서 농구, 야구, 배구 등으로 확대하고, 교류 종목과 교류 지역에 대한 선택권을 북측에 주는 형식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앞의 내용에서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협력이 이루어진 종목은 축구가 21건, 종합경기 11건, 태권도 5건 순이다. 북한에서는 축구보다 농구에 대한 열기와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2003년에 정주영체육관 개관식에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열린 것이 유일하다. 남북 모두 일부 고등학교를 비롯한 대학마다 농구팀을 운영하고 있어 북한 청소년이 선호하는 농구 종목을 중심으로 교류를 확대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동시에 태권도는 남북 모두가 국기로 인정한 스포츠로 청소년 교류의 소재로 최적의 조건을 갖는다 하겠다. 현재는 태권도 시범단 만의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태권도 겨루기 대회, 품새 대회, 시범단 공연 등과 같이 소재를 다양화하여 교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1991년 통일부에 조성된 남북협력기금 사업에 청소년 스포츠 교류 사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의 남북협력기금 중 남북 간 인적 왕래 지원과 사회문화 분야의 협력 지원 사업비로 사용한 비율은 0.89%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청소년 교류 지원 사례로는 남북청소년교류센터 건립 지원 및 북한 태권도 시범단 방남 사업 지원 등 소수에 불과하다. 차년도의 남북협력기금 지원 사업 계획 수립시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 사업을 발굴하여 포함하고 필요 경비를 확대하여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1991년 12월 남북 간에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는 1991년에 성사된 세계탁구선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여 참가하는 화해 분위기 속에서 체결되었다. 남북 교류 주체로서의 청소년, 매개로서의 스포츠 교류가 지속된다면 긴장 상태의 남북관계를 완화시키는 과정에서 하나의 순기능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논문을 작성함에 있어서 나타난 연구의 제한점은 남북 청소년 스포츠 교류 사례로 43건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체육계 인사의 자문을 받아 청소년기 선수가 포함되어 있는 대회만을 추출하였음에도 「청소년기본법」에 적시되어 있는 청소년 연령인 9-24세에 해당하는 선수가 각 대회마다 몇 명인지 밝히지 못한 점이다. 또한, 남북 청소년이 스포츠를 매개로 만나 경기 이외의 공간에서 어떠한 유형의 교류를 진행하였는지 밝히지 못한 점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한국체육대학교 연구지원금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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