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의 팬덤활동 참여와 학교생활적응: 휴대전화 의존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초록
본 연구는 2015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한국아동ㆍ청소년패널조사(KCYPS: 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에서 초등학교 1학년 패널의 6년차 자료를 추출하여 초등학교 6학년 1,044명의 팬덤활동과 학교적응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중심의 팬덤활동이 휴대전화 의존의 매개효과를 통해 초등학생들의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자 휴대전화 의존성을 예측변수인 팬덤활동과 결과변수인 학교적응 사이의 매개변수로 설정하는 분석 모델을 설정하였다. 다중변량 회귀분석의 결과는 6학년 학생들의 팬덤활동이 휴대전화 의존성에 의해 부분적으로 매개되어 학교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본 연구의 주요 발견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초등학생들의 팬덤활동은 다양한 학교적응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휴대전화 의존성을 유발할 수 있다. 둘째, 그러나 자아탄력성, 자아존중감, 학습습관과 같은 개인내적인 변수는 이러한 유해한 경향을 완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bstract
Utilizing the data from the 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 (KCYPS) of 2015 conducted by the Korea Institute for Youth Policy Research, our study analyze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fandom activities and school adjustment among 1,044 early adolescents (sixth graders) in the sample. Specifically, we set an analytic model in which their mobile phone dependency as a mediating variable between the predictor (the levels of fandom activities) and the outcome variable of school adjustment. The results from our multi-variate regression models suggest that fandom activities among the sixth grade students generally have a negative effect on their school adjustment, which is partially mediated by mobile phone dependency. The major policy implication of our study can be summarized as follow: It should be noted that the fandom activity of preadolescent youth may lead to mobile phone dependency, which can cause various school adjustment problems. However, individual factors- such as ego resilience, self esteem, study habit- can moderate the harmful tendency.
Keywords:
Early adolescents, fandom activity, mobile phone dependency, school adjustment, mediating effect키워드:
초기 청소년, 팬덤활동, 휴대전화 의존, 학교생활적응, 매개효과Ⅰ. 서 론
팬덤이란 ‘어떠한 대상에 열광적으로 추종한다.’라는 의미의 ‘fanatic’과 ‘한 사회의 부정적 기질이나 습성’을 뜻하는 ‘dom'의 복합어로, 일반적으로 특정 대상에 과도하게 몰두하는 행위 또는 상태를 뜻하는 의미로 해석된다(정재민, 2010). 우리나라에서는 대중매체, 특히 TV의 보급과 함께 청소년들이 젊은 연예인인 ‘아이돌’을 추종하는 팬덤문화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미디어의 발달로 팬덤문화는 그 범위를 더욱 넓혀 나가면서 ‘아이돌 팬덤문화’라는 한국 사회의 독특한 하위문화가 형성되었다(Williams · Ho, 2016).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미디어 환경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으며 팬덤문화 역시 변화하기 시작했다. 팬들은 더욱 쉽게 스타와 관련된 정보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팬들 사이의 소통 또한 더욱 활발해졌다(김현지, 박동숙, 2004). 인터넷의 발달로 팬덤활동은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일방적인 소통방식에서 벗어나 쌍방향적인 소통방식이 가능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에서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 팬덤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온라인 미디어 내에서의 상호작용만으로도 팬덤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의 발달은 팬들로 하여금 소셜미디어를 통하여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으며, 이로 인해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스타와의 상호작용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김수아, 2014).
이처럼 온라인 중심의 팬덤활동은 팬덤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켰고, 팬들은 컴퓨터나 휴대전화와 같은 미디어 매체를 통하여 보다 쉽게 온라인 팬덤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중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스마트폰이 보급됨에 따라 초등학생들 또한 휴대전화를 활용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등의 다양한 수단으로 팬덤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Ito 외 7명, 2009). 이와 같이 초등학생들이 새로운 팬덤활동 연령층으로 부상함에 따라 이로 인한 다양한 결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초등학생에게 학교는 가정이라는 공간을 벗어난 확대된 생활 영역으로 학교에서의 적응은 그들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에 본 연구는 학교라는 공간에 나타날 수 있는 결과에 주목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초등학교 6학년은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경계점인 전청소년기(preadolescence) 또는 초기 청소년기(early adolescents)에 위치한다(Corsaro, 2005). 이 시기는 초등학교의 다른 학년에서는 관찰할 수 없는 새로운 심리적 특징과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는 때이며(김초록, 강충열, 2014),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를 본격적으로 접하는 시점이기도 하다(김기태, 2017). 따라서 본 연구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팬덤활동의 변화와 스마트폰 보급의 확대로 새로운 팬덤활동 집단으로 떠오른 초등학생들의 팬덤문화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특히 초기 청소년기에 있는 초등학교 6학년들의 스마트폰을 활용한 팬덤활동이 그들의 학교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자 한다. 즉, 본 연구는 초등학생들의 팬덤활동이 휴대전화 의존의 매개효과를 통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팬덤활동과 학교생활적응
본 연구는 초기 청소년들의 팬덤활동이 미칠 수 있는 여러 영향들 중에서 학교라는 공간에 주목했다. 학교는 학생들의 올바른 행동 경향을 발달시키며, 지식을 습득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 장소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초등학교는 가정을 벗어나 새롭게 접하는 확대된 생활 영역으로 새로운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하고 발달하는 곳이다(박인순, 2008). 또한 초등학교에서의 학교 적응은 학교 적응은 사회화의 장으로, 인성과 사회 적응 등의 기초가 되고, 그 영향은 성인기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팬덤활동이 청소년들의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 보고되고 있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여가문화가 부족한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팬덤활동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창구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학교생활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임영식, 2002). 팬덤활동이 학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청소년의 팬덤활동 빈도는 학습시간 관리능력과 정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전수아, 한윤선, 2016). 또한, 아이돌 스타에 관한 대화는 또래 관계에서 공감대 형성에 도움을 주고(임영식, 2002), 아이돌 스타에 대한 정보를 먼저 확보하면 교우들로부터 관심과 인정을 받아 교우관계로부터 만족을 얻음으로써 자아탄력성이 증가할 수도 있다(안은미 외 4명, 2012). 뿐만 아니라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청소년이 팬덤활동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면서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화하기도 한다(정재민, 2010). 따라서 팬덤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기 때문에 팬덤문화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비판은 지양해야 된다(조안나, 2017).
반면에 팬덤활동에 적극적인 청소년들은 아이돌 스타에 대한 생각 때문에 학업에 집중하기 힘들며, 스타와 관련된 정보 수집을 위해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는 주장도 있다(정재민, 2010). 관련 선행연구들은 자아존중감이나 자아탄력성 같은 심리내적요인이 부정적이고 삶의 만족도가 낮은 청소년이 팬덤활동에 몰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팬덤활동 자체도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와 자아존중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학교생활적응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한다(나재은, 2017). 또한 청소년의 지나친 팬덤활동은 학교규칙 준수나 수업태도와 같은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에(조영임, 이숙, 2011), 결과적으로 학교생활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조안나 외 2명, 2016). 팬덤활동의 유형을 온·오프라인으로 구분하여 살펴본 결과, 오프라인 유형은 학습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온라인 유형은 학교규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된다(안은미 외 4명, 2012).
이처럼 학계는 팬덤활동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동시에 보고해 왔다. 본 연구는 최근 확장하고 있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팬덤활동에 주목하여 휴대전화 의존이라는 매개변수를 통하여 팬덤활동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2. 팬덤활동과 휴대전화 의존
본 연구가 온라인 팬덤활동에 주목하여 휴대전화 의존을 매개변수로 설정한 이유는 최근 스마트폰의 확산에 따른 매체 활용의 증가에 근거한다. 2000년대 이후 인터넷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면서 팬덤활동의 중심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손승혜, 2013). 온라인 팬덤활동은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의 매체 활용을 증가시킬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매체는 팬덤문화가 온라인상에서 유지되게 만드는 구조를 갖는다(서명석 , 양혜진, 2014). 이러한 다양한 매체 중에서도 청소년들에게 가장 접근성이 좋은 것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휴대전화이다. 휴대전화가 발달함에 따라 휴대전화는 손에 들고 다니는 인터넷이 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아이돌 팬들은 트위터나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다양한 사이트를 통해 아이돌의 방송이나 공연 영상을 보기도 하고, 라이브방송을 통해 아이돌과 쌍방향으로 소통하기도 한다. 팬들은 커뮤니티에서의 적극적인 활동 없이도 누구나 쉽게 관심 있는 스타나 대상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아이돌에 대한 2차 생산물도 검색, 다운로드 할 수 있고 스스로 2차 창작물을 만들어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김고운 외 2명, 2009).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는 청소년들에게 전화의 일반적인 기능 외에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이자 또래문화를 공유하는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기에(이혜선, 강차연, 2007) 자칫 과도한 사용으로 이어지기가 쉽다.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에 관한 연구들이 축적되어 왔는데 다수의 선행연구들이 ‘휴대전화 중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조일주, 2009). ‘휴대전화 중독’은 뚜렷한 목적 없이 휴대전화를 과도하게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의지와 통제력으로 조절하지 못해 현실 생활에서 불편함을 경험하고, 휴대전화를 의존적이고 강박적으로 사용하게 되며(이정숙, 명신영, 2007), 이러한 지나친 사용으로 인해 신체·심리·사회적으로 부적응을 경험하면서도 휴대전화 사용에 지나치게 집착하며(강박), 휴대전화를 점점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을 하거나(내성), 사용을 중단하였을 때 불안을 경험(금단)하는 상태 혹은 경향성으로 정의된다(이혜경, 2008). 이처럼‘휴대전화 중독’이 병리적인 성격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에 본 연구에서 분석된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에서 측정한 ‘휴대전화 의존’은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을 때 불안, 초조한 반응을 보이는 현상으로(장석진 외 2명, 2011), 그 행동의 정도가 중독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청소년은 중학생이 되기 전인 초등학교 4-6학년에 대부분 스마트폰을 처음 가지게 된다(김기태, 2017). 이 시기에 초기 청소년기로 분류되는 다양한 변화가 시작되며, 특히 본 연구의 대상인 초등학교 6학년은 최고 학년이라는 권력감을 느끼면서 아동기를 마무리 짓고, 사춘기에 접어들게 되는 때이다(김초록, 강충열, 2014). 또한 사춘기의 청소년들에게 아이돌 연예인은 단순한 동경의 대상 이상인 의미를 가지며, 정체감 형성에서의 준거 체계임과 동시에 현실의 도피처로 삼게 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보았을 때,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가지게 된 초기 청소년들이 아이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온라인 팬덤문화에 빠져들 기회가 많아지면서 휴대전화에 의존하는 현상이 다른 연령대의 청소년들에 비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
3. 휴대전화 의존과 학교생활적응
휴대전화 의존과 학교생활적응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축적되어 왔다. 먼저 가정에서 부모와의 관계보다는 학교생활에서 교사와 교우관계에 더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Hiester 외 2명, 2009). 청소년들은 휴대전화의 사용을 통해 교우관계에서 친밀감을 향상하고 소외감을 해소시키며 누군가로부터의 연락을 기다리게 되는 심리적 대기 상황을 조성하게 된다. 청소년기에 또래와의 애착은 학교생활적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학교적응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들도 강화시켜주기 때문에(김현주, 홍상황, 2015) 휴대전화 사용을 통해 긍정적인 또래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학교생활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지나치게 사용하고 이에 집착하게 되면 학업이나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송미령, 김성영, 2012). 자아성향인 자기통제감과 자존감은 휴대전화 의존도를 낮추는 예측변인이지만(김채환, 2015), 휴대전화 의존이 높은 학생들의 경우 자아존중감이 높더라도 휴대전화 의존이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측면을 크게 감소시키지 못하였다(이지언 외 3명, 2015). 또한 청소년의 휴대전화 의존도는 학교생활적응에 직접적인 부적 영향을 미쳤고, 또래애착과 자아인식을 매개로 학교생활적응에 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송병국 외 3명 2017). 구체적으로 청소년의 휴대전화 사용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은 누구와 연락을 하느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다. 친구와 연락을 많이 주고받을수록, 오락을 많이 할수록 학교생활적응의정도가 낮아졌고, 휴대전화로 가족과 연락을 많이 할 경우에는 오히려 학교생활적응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주었다(이은정 외 3명, 2012). 이는 높은 또래동조성이 휴대폰의 중독적인 사용을 심화시키는 변인이라는 의미인데, 또래들로부터 소외되지 않기 위해 또래들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음으로써 또래동조성을 강화시키는 과정에서 결국 수업시간에 문자메시지를 사용한다거나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기 때문으로 보인다(이연미 외 2명, 2009).
요약하자면, 휴대전화는 친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한 목적에는 도움이 되지만, 휴대전화 사용에 너무 집착하거나 의존하게 될 경우에는 오히려 심리적 불안감을 높이고 교우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학교생활에도 장애를 줄 수 있다. 학교적응을 사회적 부적응, 정서적 부적응, 학업적 부적응으로 세분화하여 보았을 때에도 휴대폰 의존도는 모든 영역에서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정숙, 명신영, 2007). 뿐만 아니라 지나친 휴대전화의 사용은 우울로 이어질 수 있으며, 휴대전화 의존도가 높은 청소년은 학습활동, 학교규칙, 교우관계, 교사관계 등 학교적응의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 상황에 봉착하게 될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김경호, 2015).
4. 학교생활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그 밖의 요인들
기존 연구들은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제시하고 있다. 선행연구에서 다루어졌던 주요 변수들은 학생의 성별, 연령, 학업성적, 학습동기,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등이 해당되는 개인내적인 특성과 부모의 양육태도, 학력, 가구소득, 가정구조 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 사회·환경적 특성으로 나눌 수 있다(김득준, 2016). 본 연구에서는 팬덤활동 참여와 학교생활적응 간의 관계에서 휴대전화 의존도가 가지는 매개효과를 보다 명확하게 검증하기 위해 선행연구에서 학교적응을 예측하는 변수로 논의된 주요 변수들을 통제변수로 다중회귀분석에 투입할 것이다.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내적인 변수로는 성별,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학습습관 등이 논의되었다. 먼저, 성별에 따라 학교생활적응에서 차이가 나타났지만(송순, 오선영, 2014),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학교생활을 더 잘 적응한다는 연구(민미희, 2015; 황은희, 강지숙, 2012)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학교생활적응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상반된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김희영 외 2명, 2016; 최지은, 신용주, 2003). 자아존중감은 청소년 삶의 질에 정적 영향을 미치며(김정연, 정현주, 2008) 학교생활적응에 주요한 변인으로 작용한다. 자아탄력성은 스트레스의 영향 하에서 이전의 자아통제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역동적인 능력을 의미하는데(Block· Block, 1980), 자아탄력성 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낮은 학생들에 비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윤주, 2004). 또한 학습습관은 학교생활적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이종하, 성준모, 2013) 학교생활적응 전반에 두루 영향을 주고 있어서 반드시 통제해야 한다(조영재, 한석근, 2015).
사회·환경적 변수 중 하나인 부모의 학력은 학교적응의 한 측면인 학습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었다(조영재, 한석근, 2015). 가구소득은 학교적응과 정적인 관계를 가지는 반면(정윤미, 장영애, 2009), 경제적 압박감은 학교적응과 학업성취의 저하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진이, 2009). 한편, 부모의 이혼 등으로 인한 가족구조의 변화는 학교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김종범, 2009). 구체적으로 한부모 가정의 학생 집단과 양부모 가정의 학생 집단을 통계적으로 비교한 결과, 두 집단 간의 학교생활적응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김소진, 2016). 또한, 부모의 학대는 심각한 부적응 문제를 초래하는 위험요소로 작용하며(배화옥, 2010), 학생들의 학교적응에 부정적 영향을 직접 미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서인균, 이연실, 2016).
본 연구는 위와 같은 선행연구에서 논의된 학교생활적응에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하여 개인내적인 변수로 성별,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학습습관을, 사회·환경적 변수로 부모의 학력, 가정구조, 가구소득, 부모의 학대를 다중회귀분석에서 통제할 것이다.
Ⅲ. 연구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2010년부터 시작한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 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의 세 개의 패널 집단 중(초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 그리고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1학년 패널의 6차 연도(2015년) 자료를 사용하였다.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자료 중 초등학교 1학년 패널의 6차 연도 자료가 선택된 이유는 가장 최근의 초기 청소년 집단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기 때문이다.
패널조사 1차 년도인 2010년에 층화다단계집락표집으로 선정된 초등학생 1학년 표본인 2,342명은 그로부터 5년 후인 2015년, 초등학생 6학년 2,067명의 표본으로 유지되어 원표본 유지율은 88.3%이다. 이들 중 본 연구의 주요 변인인 팬덤활동과 휴대전화 의존도를 측정하기 위해 선호하는 연예인이 있으며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1,044명이 최종 연구대상으로 선정되었다.
2. 변수의 측정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는 학교적응이라는 개념을 교사관계, 교우관계, 학습활동, 학교규칙이라는 4가지 하위영역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각 하위영역에 5문항을 배치하여 총 20문항으로 측정하고 있다. 각 문항은 4점 척도로 측정되었으며 20문항을 합산한 다음, 이를 100점으로 환산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학교생활적응을 잘하는 것을 의미하도록 코딩하였다. 학교생활적응의 신뢰도 Cronbach's α는 .907로 나타났다.
팬덤활동 참여도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에서 오프라인 팬덤활동 4문항, 온라인 팬덤활동 5문항으로 구성된 총 9문항을 사용하였다. 각 문항은 4점 척도(1=전혀 하지 않았다; 2=거의 하지 않았다; 3점=가끔 했다; 4점=자주 했다)로 측정되었고, 9문항을 합산한 다음, 이를 100점으로 환산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팬덤활동 참여도가 높은 것을 의미하도록 코딩하였다. 이들 9문항의 신뢰도 Cronbach's α는 .850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의존도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에서 청소년의 휴대전화 의존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구성한 7개의 문항을 이용하였다. <표 1> 에서와 같이 ‘점점 더 많은 시간을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보내게 된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나가지 않으면 불안하다’ 등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문항 역시 4점 척도로 측정하여 합산한 다음, 100점으로 환산하여 그 값이 높을수록 휴대전화 의존도 정도가 심한 것을 의미하도록 하였다. 휴대전화 의존도의 Cronbach's α는 .888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통제변수로 성별,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학습습관, 부모님의 학력, 가정구조, 가구소득, 부모님의 학대가 사용되었다. 성별과 부모님의 학력, 가정구조는 더미변수로 코딩하였다. 성별은 여학생=1, 남학생은=0으로, 부모님의 학력은 부의 최종학력과 모의 최종학력을 따로 하여 대졸이상=1, 고졸이하=0으로, 가정구조는 양친=1, 양친아님=0으로 변환하였다. 등간변수로 측정된 가구소득은 천만 원을 단위로 변환하였다. 그 외의 통제변수들인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학습습관, 부모의 학대는 모두 4점 척도 측정된 문항들의 합성측정치(지수)이다.
3. 분석방법 및 연구모형
이론적 배경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팬덤활동이 학교(부)적응에 미치는 영향이나 휴대전화의 과도한 이용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연구는 각각 개별적으로 축적되어 왔다. 또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팬덤활동이 인터넷ㆍ휴대폰 이용 증가와 연결될 개연성이 높다는 점도 지적되었지만, 이들 세 변수(팬덤활동, 휴대전화 의존, 학교적응)를 동시에 고려하여 팬덤활동이 휴대전화 의존으로 연결되는지, 그리고 이들 세 변수들 간의 어떤 역학관계에서 학교(부)적응이라는 상황이 초래되는지에 관한 엄밀하고 다각적인 분석은 찾아보기 어렵다.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생들의 팬덤활동이 휴대전화 의존의 매개효과를 통해 학교생활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연구가설 하에 진행된다. 우선 변수들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함으로써 팬덤활동과 휴대전화 의존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봄과 동시에 팬덤활동과 휴대전화 의존 간의 상관관계도 살펴볼 것이다. 다음 단계로 팬덤활동 참여도가 학교적응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효과와 팬덤활동 참여도가 휴대전화 의존도를 거쳐 학교적응에 간접적으로 미치는 효과, 그리고 이로부터 산출된 총효과를 비교해 보는 매개효과 검증방법(Baron · Kenny, 1986; Cohen, 1988; Fairchild 외 3인, 2009)을 실시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팬덤활동 참여도가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휴대전화 의존도가 매개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의 여부를 위계적 회귀분석을 활용한 세 변수 간의 경로분석에서 도출한 회귀계수(B)와 결정계수(R²)를 통해 확인할 것이다. 또한, 소벨테스트(Sobel-test)를 통해 매개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추가적으로 검증할 것이다.
Ⅳ. 연구결과
1. 표본의 특성
본 연구는 팬덤활동과 휴대전화 의존도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기 위해 선호하는 연예인이 있다고 응답한 1,122명의 초등학교 6학년생들 중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로 표본을 제한하여 최종적으로 1,044명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대상의 기술통계적 특성을 살펴보기에 앞서, 초등학생들의 팬덤활동의 양상이 기존의 연구에서 다루어졌던 중고등학생들의 그것과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다른지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를 위해 안은미 등(2012)이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의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한 본 연구의 분석 값과 비교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2>에 제시하였다.
먼저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총 2,351명 중 약 70%에 해당하는 1,662명이 선호하는 연예인이 있다고 보고된 반면,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한 본 연구에서는 2,067명의 54%인 1,122명이 선호하는 연예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팬덤활동의 참여 비율에서 중학교 1학년이 초등학교 6학년 보다 약 16%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남학생의 경우 21%라는 큰 차이를 드러냈다. 이를 통해, 비록 한 학년의 차이지만 초등학생과 중학생 간에는 팬덤활동 참여자의 비율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동일한 복수의 4점 척도 항목으로 조사된 팬덤활동 참여도 점수의 평균을 비교해 보았다. 전체 팬덤활동 참여도는 전반적으로 중학교 1학년이 초등학교 6학년 보다 다소 높으며, 성별 비교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팬덤활동이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구분하여 팬덤활동 참여도를 비교해 보면,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 온라인 팬덤활동에 보다 적극적임을 알 수 있었다.
요약하자면, 초등학생들은 중학생에 비해 팬덤활동에 참여하는 비율과 참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의 참여도가 높은 성별 차이나 온라인에서의 팬덤활동이 오프라인에서 보다 더 활발하다는 점은 중학생들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2. 상관관계 분석결과
앞에서 기술통계로 제시된 변수들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각 변수들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표 3>에서 첫 번째 세로 줄은 본 연구에서 종속변수로 설정된 ‘학교적응’과 각 예측변인들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데, 특히 주목할 결과는 ‘b=팬덤활동 참여도’(r=-.076, p<.05)와 ‘c=휴대전화 의존도’(r=-.341, p<.001)가 학교적응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부적인 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초등학생들의 팬덤활동이 활발할수록, 그리고 휴대전화에 대한 의존도가 클수록 학교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것임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결과이다.
다음으로 두 번째 세로 줄에서 팬덤활동 참여도와 휴대전화 의존도는 정적인 상관관계(r=.203, p<.001)가 나타남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결과는 팬덤활동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팬덤활동이 늘어나면 휴대전화 의존현상이 증가할 수 있다는 본 연구의 추론을 지지하는 것이다.
그 밖에도 성별,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학습습관, 부모님의 학력 등이 종속변수인 학교적응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이러한 변수들이 다중회귀분석에서 통제되어야 할 필요성을 확인해 주고 있다.
3. 위계적 회귀분석을 통한 매개효과의 검증
<표 4>는 독립변수와 종속변수만 투입된 단순회귀분석(모형 1)에서 시작하여 기술통계에서 제시된 모든 변수들이 투입된 다중회귀분석 결과(모형 4)까지 보여준다. 독립변수와 종속변수만이 투입된 ‘모형 1’로부터 매개변수(모형 2), 개인내적인 특성의 통제변수(모형 3), 사회·환경적 특성의 통제변수(모형 4)등의 추가적인 변수들을 순차적으로 투입하였다. 투입된 통제변수 중 내생성(endogeneity)이 의심되는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학습습관 등의 변수각각에 대한 단순회귀분석 및 다중회귀분석에서 더빈-왓슨테스트(Durbin-Watson test)를 실시한 결과, 최소 1.887에서 최고 1.979까지의 d값이 나왔기에 내생성 및 자기상관(autocorrelation)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모형 1은 팬덤활동 참여정도가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만을 살펴보는 단순회귀분석의 결과이다. 팬덤활동 참여정도는 종속변수에 부적 영향을 미치며 R²은 .005로 매우 낮은 수치를 보였다. 모형 2는 모형 1에서 매개변수인 휴대전화 의존도를 추가한 결과인데, R²값이 .108로 크게 상승하였다. 새로 추가한 휴대전화 의존도는 유의미한 부적 회귀계수를 보였지만, 팬덤활동 참여정도는 더 이상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종속변수에 미치지 못하게 되었다. 위계적 회귀분석을 통한 매개효과 검증에 따르면 매개변수가 개입(통제)되었을 때,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에게 유의한 관계를 미치지 못한다면 완전한 매개효과를, 그 영향이 줄어든다면 부분적인 매개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Baron & Kenny, 1986). 매개변수가 투입된 모형 2에서 팬덤활동 참여정도가 더 이상 종속변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므로 휴대전화 의존도가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간의 관계에서 매개효과를 가지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모형 1과 모형 2의 위계적 회귀분석에서 유추된 매개효과를 통계적인 방법으로 검증하기 위해 소벨테스트(Sobel-test)를 추가로 실시하였다. 소벨테스트의 결과인 Z값은 5.760(p<0.05)로 나타났으며, 이는 매개효과가 95%의 신뢰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그것이 완전한 매개효과인지 부분적인 매개효과인지는 다른 통제변수들이 투입되지 않은 모형 2에서는 파악하기 어렵다.
모형 3에서는 성별(여) 더미와 함께 개인적인 특성의 통제변수인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학습습관을 추가하였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전반적으로 학교생활적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학습습관과 같은 통제변수들은 모두 학교생활적응에 정적인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모형 2에서 휴대전화 의존도가 투입됨으로써 사라졌던 팬덤활동 참여정도의 부적 관계가 개인적인 변인들이 통제되면서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다. 또한 R²값이 .500으로 대폭 상승했다는 점은 기존의 변수보다 모형 3에서 새로 투입된 네 개의 변수에 의해 설명된 종속변수의 변량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형 4에서는 사회·환경적 특성을 통제하는 5개의 변수를 추가하였다. 이들 중, 모 학력(대졸이상) 더미와 부모님의 학대만 유의한 영향을 보이고 있다. 모 학력 더미(대졸이상)는 종속변수에 유의한 정적 관계를 보이며 부모님의 학대는 부적 관계를 나타내는 가운데, 팬덤활동 참여정도와 휴대전화 의존도는 여전히 유의한 부적 관계를 보였다. 모형 2에서 사라졌던 팬덤활동 참여정도의 유의한 영향이 통제변수를 투입한 모형 3, 4에서는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은 휴대전화 의존도가 팬덤활동 참여정도와 학교생활적응 사이에서 완전한 매개효과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통제변수들에 의해 제한을 받는 부분적인 매개효과를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팬덤활동 참여정도가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부적 영향이 휴대전화 의존도가 개입되면서 부분 매개효과를 발생시켜 그 부적 영향의 정도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모형 4에서의 R²값은 각 모형 중에서 가장 높은 .508로 나타났지만, 투입된 변수들의 수에 비해서 증가된 결정계수를 비교하면 모형 3이 상대적으로 가장 경제적이면서 설명력이 높음을 알 수 있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를 본격적으로 접하는 시기이자 초등학교의 다른 학년에서는 관찰할 수 없는 새로운 심리적 특징과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는 ‘초기 청소년인’ 6학년들의 팬덤활동에 주목하면서 그들의 팬덤활동 참여가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휴대전화 의존이라는 매개효과를 통해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초등학교 6학년들의 팬덤활동은 학교생활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기존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팬덤활동에 관한 연구들(안은미 외 3명, 2012; 조안나 외 2명, 2016)과 비교했을 때 일관성이 있는 결과이다. 본문에서 세밀한 분석결과는 생략되었지만, 학교생활적응을 하위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본 결과, 6학년들의 팬덤활동은 특히 학습활동과 교사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 팬덤활동이 학교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휴대전화 의존이라는 현상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덤활동은 대중매체 상품을 생산 및 소비하는 문화활동이자 일종의 오락활동이다. 이러한 오락활동은 휴대전화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다(이은정 외 3명, 2012).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팬덤활동은 휴대전화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휴대전화 의존은 학교생활적응에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송미령 · 김성영, 2012; 박인아, 2016; 장석진 외 2명, 2011). 즉, 팬덤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학교생활에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휴대전화 의존이라는 심리정서적인 현상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학교적응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이러한 추론은 본 연구에서 휴대전화 의존의 부분매개 효과로 경험적인 지지를 받았다.
셋째, 통제변수들 중에서 개인 내적인 변수가 다른 변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설명력을 갖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성별은 본 연구의 독립-매개-종속의 관계에 있어서 억제요인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같은 맥락이다(김이승현, 2001; 김현주 외 2명, 2000; 안은미 외 3명, 2012; 조영임, 이숙, 2011). 또한, 자아존중감, 자아탄력성, 학습습관 등 개인내적인 변수 모두 종속변수인 학교생활적응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결과는 초등학생들의 팬덤활동이 학교생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개인 내적인 변수들에 대한 충분한 개입이 이루어진다면 상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가장 중요한 기여는 기존의 팬덤활동에 관한 선행 연구들이 중고등학생들에 초점을 두고 있는 반면에 초기 청소년기에 접어든 초등학생들의 팬덤활동이 학교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대표성이 있는 표본으로 조사하였다는 점이다. 넓은 의미의 청소년기 중에서도 특히 초등학교 5, 6학년부터 시작되는 초기 청소년기에는 그들의 팬덤활동에 대해 부모와 교사의 더욱 깊은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나재은, 2017). 구체적으로 이 연구에서 나타난 팬덤활동과 휴대전화 의존, 학교생활적응 간의 관계를 참고하여 적절한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기준과 사전교육을 충분히 진행하고, 이를 잘 따랐을 때는 콘서트 관람 및 팬 미팅 참가 기회 제공 등의 오프라인 팬덤활동에 대한 지원을 보상으로 제공하여 초등학생들의 팬덤활동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지도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또 다른 기여는 온라인에 기반을 둔 초등학생들의 팬덤활동이 휴대전화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학교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는 점이다. 최근 스타들의 개인 페이지 및 소셜미디어를 통한 온라인 팬덤활동이 활발해지고 있고 팬덤활동의 저연령화와 초등학생들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에 대한 학문적 접근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연구는 이에 주목하여 연구를 진행한 결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팬덤활동의 확장이 휴대전화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따라서 교육 일선에서는 초등학생들의 팬덤활동과 휴대전화 의존과의 상관성에 주목하면서 이것이 학교부적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에 주의해야 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학문적 기여를 요약하자면 초등학생이라는 새로운 팬덤활동 집단에 주목하고, 온라인 중심의 팬덤활동에서 휴대전화 의존이라는 매개변수에 주목함으로써 ‘활동집단’과 ‘활동형태’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기존 팬덤활동 연구를 더욱 확장하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연구결과와 더불어 본 연구의 한계점과 후속연구의 과제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온라인 팬덤활동에 주목할 필요성을 제시하였지만 이차자료가 제공하는 변수만으로 최근 스타들의 개인 홈페이지를 통한 소통이나, 유튜브와 같은 비디오 플랫폼에서 무대 영상 감상 등 온라인 팬덤활동의 다양한 양상을 모두 담아낼 수는 없었다. 향후에는 이와 같은 최근의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팬덤활동이 고려된 보다 심화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둘째, 본 연구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의 초등학교 1학년의 6년차 자료를 횡단적으로 활용하였으나 후속연구에서는 패널자료의 특색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초등학생의 팬덤활동을 종단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제안하는 바이다.
References
- 김경호, (2015), 고등학생의 휴대전화 의존이 우울과 학교부적응을 매개로 수면시간에 미치는 영향, 학교사회복지, 32, p87-114. [https://doi.org/10.20993/ssw.32.4 ]
- 김기태, (2017),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과 이용 실태 연구, 인문사회과학연구, 56, p115-142. [https://doi.org/10.17939/hushss.2017..56.006]
- 김득준, (2016), 초등학생의 휴대폰 사용변화가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 초등교육연구, 29(4), p25-53.
- 김소진, (2016), 한부모 가정 아동·청소년의 학교생활적응에 관한 시계열적 연구 : 양부모 가정 아동·청소년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열린부모교육연구, 8(3), p101-120.
- 김수아, (2014), 소셜 웹 시대 팬덤문화의 변화,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31(1), p45-94.
- 김이승현, 박정애, (2001), 빠순이, 오빠부대, 문화운동가?, 여성과 사회, 13, p158-175.
- 김정연, 정현주, (2008), 청소년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사회복지리뷰, 13, p171-190.
- 김종범, (2009), 청소년의 학교생활부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학교부적응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임상사회사업연구, 6(2), p25-48.
- 김진이, (2009), 경제적 압박감이 빈곤아동의 학교생활과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 한국아동복지학, 28, p7-43.
- 김초록, 강충열, (2014), 초등학교 아동에게 ‘6학년이 된다는 것’의 의미, 초등교육학연구, 21(1), p51-69.
- 김채환, (2015), 청소년의 휴대전화 의존도가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 동서언론, 17, p59-96.
- 김현주, 임영식, 오세진, (2000), 청소년우상화 현상과 예측변인, 학교생활과의 관계, 가족과문화, 12(1), p31-52.
- 김현주, 홍상황, (2015), 부모의 양육태도와 학교생활 적응의 관계에서 또래애착과 자아존중감의 매개효과, 한국초등교육, 26(1), p413-429. [https://doi.org/10.20972/kjee.26.1.201503.413]
- 김현지, 박동숙, (2004), 온라인 팬덤: 접근성의 강화에 따른 팬들의 새로운 즐기기 방식, 미디어, 젠더 & 문화, 2, p41-69.
- 김희영, 곽수란, 양미경, (2016), 성별에 따른 아동기 사회적 관계가 자아개념 및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 한국교육연구, 34(1), p69-91.
- 나재은, (2017), 초기청소년의 팬덤활동이 삶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7(8), p396-405. [https://doi.org/10.5392/JKCA.2017.17.08.396]
- 민미희, (2015), 성별에 따라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긍정적 양육방식과 자아탄력성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 한국보육지원학회지, 11(5), p73-89. [https://doi.org/10.14698/jkcce.2015.11.073]
- 박인순, (2008), 초등학생의 학교생활 적응에 관한 연구, 원광대학교 상담심리전공 상담심리교육전공 석사학위 청구논문.
- 박인아, (2016), 청소년의 정서문제 및 휴대전화의존과 학교생활적응과의 관계 연구 - 선택이론의 관점에서 -, 한국융합학회논문지, 7(5), p263-268. [https://doi.org/10.15207/JKCS.2016.7.5.263]
- 배화옥, (2010), 아동의 학대경험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 탄력성의 매개, 아동과 권리, 14(2), p193-217.
- 서명석, 양혜진, (2014), 팬덤활동과 매체활동이 청소년일탈에 미치는 영향, 청소년학연구, 21(8), p79-101.
- 서인균, 이연실, (2016), 청소년기 학대경험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 스트레스의 매개효과, 학교사회복지, 34, p45-68.
- 송미령, 김성영, (2012), 중학생의 또래 애착, 자아탄력성, 휴대전화 의존과의 관계, 청소년 문화포럼, 32, p65-89.
- 손승혜, (2013),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의 초국가적 온라인 팬덤: 2PM 팬포럼 Wild2Day 회원 인터뷰의 근거이론적 분석, 미디어, 젠더&문화, 25, p73-111.
- 송병국, 최창욱, 조혜영, 오민아, (2017), 청소년의 휴대전화 의존도가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 청소년학연구, 24(7), p303-331. [https://doi.org/10.21509/KJYS.2017.06.24.7.303]
- 송순, 오선영, (2014), 청소년의 성별에 따른 자아존중감, 문제행동 및 모-자녀간의 의사소통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논문지, 8(1), p93-103.
- 안은미, 김소희, 전선율, 진성미, 정익중, (2012), 팬덤활동 참여가 청소년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 사회과학연구, 28(2), p421-446.
- 이연미, 이선정, 신효식, (2009), 청소년의 휴대폰 중독성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가족, 학교환경 변인, 한국가정과교육학회지, 21(3), p29-43.
- 이윤주, (2004), 초등학생의 자아탄력성과 부모갈등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 상급생을 중심으로, 상담학연구, 5(2), p435-449.
- 이은정, 이정애, 이화조, 정익중, (2012), 청소년의 휴대폰 활용유형이 학교부적응에 미치는 영향: 휴대폰 의존도의 매개효과 분석, 청소년복지연구, 14(4), p189-214.
- 이정숙, 명신영, (2007), 청소년의 휴대폰 사용실태 및 휴대폰 중독 정도에 따른 또래관계의 질, 학교생활 부적응에 대한 연구, 한국가정관리학회지, 25(4), p67-86.
- 이종하, 성준모, (2013),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학교적응의 종단적 관계에 관한 탐색적 고찰, 제 3회 한국아동·청소년패널 학술대회자료집, p34-51.
- 이지언, 정익중, 장유다, 주영하, (2015), 청소년의 휴대전화 의존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 자아존중감의 조절효과와 성별 차이를 중심으로, 청소년복지연구, 17(3), p1-25.
- 이혜선, 강차연, (2007), 중학생의 휴대폰 과다사용과 애착 및 행동문제와의 관계, 학생생활연구, 20, p79-95.
- 임영식, (2002), 대중 스타에 대한 청소년의 우상화 현상과 심리사회적 적응, 청소년학연구, 9(3), p57-78.
- 장석진, 송소원, 조민아, (2011), 중학생의 휴대전화 의존도, 부모양육태도, 또래애착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 청소년학연구, 18(12), p431-451.
- 전수아, 한윤선, (2016), 청소년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팬덤 활동이 청소년의 학습시간 관리능력에 미치는 영향 - 다층성장모형의 적용, 한국아동복지학, 56, p101-132.
- 정윤미, 장영애, (2009), 초등학교 아동의 학교생활 적응에 대한 가정관련 변인의 영향력 분석, 한국지역사회생활과학학회지, 20(1), p91-102.
- 정재민, (2010), 청소년 팬덤 현상에 대한 근거 이론적 접근, 한국청소년연구, 21(3), p91-119.
- 조영임, 이숙, (2011), 중학생의 정서지능, 연예인 우상화가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 한국지역사회생활과학학회지, 22(4), p535-547.
- 조영재, 한석근, (2015), 부모·학생배경과 학교적응 관계 분석, 교육문제연구, 21(2), p117-144.
- 조안나, 이은경, 장미경, (2016), 중학생의 팬덤활동과 학교생활적응의 관계에서 공동체의식의 매개 효과, 인문학논총, 40, p201-226.
- 조안나, (2017), 청소년의 팬덤활동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 기본심리욕구와 공동체의식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명지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 박사학위 논문.
- 최지은, 신용주, (2003),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자녀 관계, 또래 관계, 교사와의 관계가 학교생활 적응에 미치는 영향, 대한가정학회지, 41(2), p199-210.
- 황은희, 강지숙, (2012), 초기 청소년의 성별에 따른 스트레스와 자아존중감 및 학교생활적응, 스트레스연구, 20(3), p149-157.
- Baron, R., & Kenny, D., (1986), The moderator-mediator variable distinction in social psychological research: Conceptual, strategic, and statistical consideration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51, p1173-1182. [https://doi.org/10.1037/0022-3514.51.6.1173]
- Block, J. H., & Block, J., (1980), The role of ego-control and ego resiliency in the organization of behavior, In W.A. Colloness (Eds.), Minesota Symposia and Child Psychology, 13, p39-101, Hillsdale, NJ, Erlbaum.
- Cohen, J., (1988), Statistical Power Analysis for the Behavioral Sciences, Hillsdale, NJ, Erlbaum. [https://doi.org/10.4324/9780203771587]
- Corsaro, W. A., (2005), The Sociology of Childhood, 2nd ed., Thousand Oaks, CA, Pine Forge Press.
- Fairchild, A. J., D. P. MacKinnon, M. P. Taborga, and A. B. Taylor, (2009), “R2 effect-size measures for mediation analysis”, Behavior Research Methods, 41, p486-498. [https://doi.org/10.3758/brm.41.2.486]
- Hiester, M., Nordstrom, A., & Swenson, L. M., (2009), Stability and change in parental arrachment and adjustment outcomes during the first semester transition to college life, Journal of College Student Development, 50(5), p521-537. [https://doi.org/10.1353/csd.0.0089]
- Ito, M., H Horst, M. Bittanti, D. Boyd, B. Herr-Stephenson, P. G. Lange, C. J. Pascoe, & L. Robinson, (2009), Living and Learning with New Media: Summary of Findings from the Digital Youth Project, MIT Press, 2009.
- Williams, J. P, & Ho, S., (2016), Sasaengpaen or K-pop Fan? Singapore Youths, Authentic Identities, and Asian Media Fandom, Deviant Behavior, 37(1), p81-94. [https://doi.org/10.1080/01639625.2014.983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