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회귀교차지연 모형을 적용한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관계
초록
본 연구는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인과관계를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 중 2, 3, 4, 6차년도 자료로 자기회귀교차지연 모형을 활용하여 살펴보았다. 5차 년도에는 우울을 측정하지 않아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 첫째, 자기회귀효과를 통해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이 시간이 경과하여도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둘째, 중학생의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은 서로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양방향적 상호인과관계를 나타냈다. 즉,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이 우울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하며, 동시에 우울이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을 높이는 변인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정도가 높은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및 예방 프로그램, 상담현장에서 개입 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causal relationship between mobile phone dependence and depression in adolescents using the autoregressive cross-lagged model for the 2nd, 3rd, 4th, and 6th year data from the Korean child and adolescent panel survey. Depression was not measured in the 5th year, thus it was excluded from the study. First, the results of this study showed that depression and dependence on mobile phone of adolescents maintained stability over time through autoregressive effect. Second, depression and dependence on mobile phone of middle school students showed two-way mutual causal relationship which showed a significant effect on each other. In other words, it confirms that the dependency on mobile phone of adolescents is the cause of increased depression, and at the same time, depression increases an adolescent's dependence on mobile phones. Based on these results, this study discussed education and preventive programs for mobile phone dependent and depressed adolescents, and intervention at the counseling site.
Keywords:
Mobile phone dependence, depression, autoregressive cross-lagged model키워드:
휴대전화의존, 우울, 자기회귀교차지연 모형Ⅰ. 서론
오늘날 휴대전화의 발달은 생활의 편리함을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소통방식의 변화, 접근의 용이성 등과 같이 단순한 통신 수단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 수단으로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휴대전화의 발달은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더 큰 자극이 된다(Madell & Muncer, 2004). 이는 청소년들이 휴대전화에 쉽게 의존하게 될 수 있음을 예측해준다. 휴대전화 기능에 PC의 편리한 기능들까지 갖추게 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손안의 PC’라고 불리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이제 흔히 볼 수 있으며, 그 중 중독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 또한 증가하고 있다. 휴대전화가 편리함과 자기를 표현하는 매체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휴대전화 중독, 게임중독 등의 문제의 우려도 낳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조사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청소년 스마트폰 고위험군은 3.5%이며, 잠재적위험군은 27.1%로 나타났으며, 학령별로는 중학생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한국정보화진흥원, 2016). 이는 휴대전화에 의존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으며, 그 중 최대 취약층이 중학생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김소영(2016)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휴대전화의존은 청소년의 학업성취문제, 학교적응문제, 대인관계문제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청소년기에는 생물학적, 정서적 및 사회적 변화를 맞이하는 과도기이다. 이 시기에는 청소년들이 변화되고 있는 환경에 잘 적응하고, 시기에 맞는 발달과업을 잘 완수하여 성장하도록 준비하여야 한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 시기에는 다른 연령대보다 휴대전화 이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받게 된다(Yen et al., 2009).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매체 중 하나인 휴대전화는 청소년 시기에 겪는 학업스트레스 노출, 여가시간 부족, 놀이문화 및 휴식 수단 부족 등으로 부터 이를 해소해줄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필수 아이템으로 사용되어져 오고 있다(김신아, 한윤선, 2015). 휴대전화 이용은 청소년들의 욕구를 해소해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휴대전화 이용을 조절하지 못해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휴대전화의존 또는 휴대전화 중독의 위험에 노출된다(한주리, 허경호, 2004). 따라서 청소년들이 휴대전화에 의존하게 되는 현상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휴대전화를 과다 사용하여 중독에 이르게 되는 현상은 자기통제력과 같은 역할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휴대전화의존은 우울, 불안, 자아존중감 등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의 증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Morahan-Martin, 2005). 특히 우울은 휴대전화의존에 미치는 여러 심리적 요인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큰 영향력을 지닌다(김현순, 최영준, 2015), 휴대전화의존에 미치는 요인을 살펴본 연구에 의하면(강방글, 신혜정, 2014) 자아정체감은 휴대전화의존을 낮추는 보호요인으로 설명한 반면, 위험요인에서는 부모학대, 주의집중, 비행경험, 공격성 중 우울이 두 번째로 높은 영향력을 지닌다고 하였다. 나아가 우울경향이 높으면 휴대전화의존이 높을 뿐 아니라 이러한 휴대전화의존으로 학교생활에 대한 부정적 예후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김정민, 송수지, 2015; 김경호, 2016).
우울이 휴대전화의존을 높인다는 연구결과에 반해 휴대전화의존이 우울을 높인다는 연구들도 있다. 휴대전화에 과하게 의존하게 되는 청소년들은 자기조절능력이 떨어지고, 휴대전화를 하지 못할 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조일주, 2009). 특히 휴대전화의존은 당해 연도뿐 아니라 한 시점이 경과한 후의 우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박은혁, 이응택, 2015; 백승희, 정혜원, 2015) 휴대전화의존은 정서적 문제를 동반한다.
이처럼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관계를 살펴본 선행연구들은 두 가지 측면에서 진행되어왔다. 우울에 영향을 주는 변인으로 휴대전화의존이 원인변수라고 설계한 연구와 이에 반해 우울로 인해 휴대전화의존이 높아진다는 휴대전화의존을 결과변수로 설계한 연구이다. 이러한 상반된 연구들은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논의에 따라 몇몇 선행연구에서는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인과적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김소영, 2016; 백승희, 전현정, 정혜원, 2014; 전상민, 2014).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휴대전화의존과 정신건강 혹은 정서문제로 연구가 진행되어 우울이라는 특정변인과의 인과관계를 살펴보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김소영, 2016; 백승희, 전현정, 정혜원, 2014). 이러한 한계는 청소년기의 나타나는 정서문제는 다양할 뿐만 아니라 정서문제의 유형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도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기는 내재화 문제행동과 외현화 문제행동을 엄연히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각 문제행동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도 다르기 때문에 세분화 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연구(전상민, 2014)에서는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관련성을 살펴보았으나 우울변수가 삶의 만족을 역코딩하여 우울로 사용되면서 우울변인을 제대로 측정했다고 볼 수 없다.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인과적 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변수를 파악하고 향후 연구와 치료적 개입에 있어 의미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들은 두 변인의 인과적 관계를 규명하는데 한계를 지니고 있어 휴대전화의존과 단일변인인 우울의 상호 영향관계를 자기회귀교차지연모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 모형을 통해 휴대전화의존과 청소년 우울 간의 양방향적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살펴보고, 어떤 변인이 다른 변인에 더 영향을 주는 원인으로서 작용하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고,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간의 경과에 따라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은 자기회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가? 둘째, 시간의 경과에 따라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은 교차지연효과를 지니는가?
Ⅱ. 이론적 배경
1.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
휴대전화의존은 휴대전화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현상으로,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우울, 불안, 초조, 내성 등의 심리·정서적 문제와 두통, 수면 장애, 손목 통증 등의 신체적 및 일상생활 문제가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강박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구현영, 박현숙, 2010; 박은혁, 이응택, 2015). 전상민(2014)은 휴대전화의존을 휴대전화 과다사용과 사용태도를 기준으로 하는 휴대전화의 중독적사용을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박지영, 김귀애와 홍창희(2012)는 휴대전화의존을 휴대전화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한 일상생활 부적응, 휴대전화 사용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강박, 휴대전화를 점점 더 많이 사용해야 만족하는 내성, 휴대전화 사용을 중단하였을 때 불안을 경험하는 상태인 금단을 모두 충족시키는 개념으로 정의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휴대전화의존을 휴대전화 사용시간의 과도한 증가, 휴대전화 부재에 의한 불안,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집착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조작적 정의를 내리고자 한다.
생애발달단계 중 청소년기는 특히 휴대전화 의존에 취약한 시기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2016)의 ‘2016년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에서 전체 집단을 고위험군과 잠재적위험군을 통합한 과의존위험군과 일반군으로 분류하여 조사한 결과, 만 3~69세 스마트폰 이용자 중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은 17.8%(7,426천명)로 전년(16.2%) 대비 1.6% 상승하였다. 이 중 청소년(10~19세)과 성인(20~59세)을 비교하면,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고위험군이 3.5%(188천명)로 성인의 2.5%(753천명)보다 약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청소년의 잠재적위험군이 27.1%(1,461천명)로 성인의 13.6%(4,073천명)보다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과의존에 관한 조사결과이지만 휴대전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휴대전화의존 현상도 증가하는 동시에 가장 취약한 대상이 청소년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청소년기의 휴대전화의존은 청소년에게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먼저, 휴대전화의존은 청소년 대부분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교에서의 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김정민, 송수지, 2015; 이은정, 이정애, 이화조, 정익중, 2012; 장석진, 송소원, 조민아, 2011). 이에 더하여 휴대전화의존은 청소년의 정서적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대성과 김동욱(2015)은 스마트폰 중독이 청소년과 성인의 우울, 외로움, 분노, 불안 등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스마트폰 중독이 청소년과 성인의 정신건강에 유의미하게 부정적인 영향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박수빈(2012)은 스마트폰 중독이 학교생활적응 및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결과, 스마트폰 중독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특히 일상생활장애, 금단, 내성현상이 심할수록 우울증상이 심각해짐을 보고하고 있다.
2. 청소년 우울
우울은 슬픔, 에너지 저하, 죄책감, 자기가치감 감소 등의 특징을 가지며, 판단, 지각, 기억, 인지, 태도, 사고, 대인관계 등 광범위한 측면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마음상태다(Beck, 1967, 김동일 외, 2016, p. 214 재인용). 우울은 청소년기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임상적 우울을 진단받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 청소년도 일상생활에서 보편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기의 우울은 보편적이지만 사회·심리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 장·단기적으로 영향을 끼치므로 더욱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청소년기 우울의 특징에는 짜증스러운 기분, 즐거움의 결여, 에너지의 저하, 미래에 대한 절망감, 과거에 대한 죄책감과 낮은 자아존중감 등이 있다. 또한 수면장애, 식욕과 체중감소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불안, 행동장애,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 물질 관련 장애, 그리고 섭식장애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청소년의 우울은 가정생활과 학교생활에서의 부적응, 자살, 비행 등의 문제행동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후 성인기 우울로 지속될 수도 있다(이순희, 허만세, 2015).
청소년 시기의 우울은 위에서 설명한 일반적인 우울의 특징에 몇 가지 특징이 추가되거나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가면성 우울증(Masked depression)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별불안을 느끼고, 학교에 대한 공포증이 생기며, 과잉행동으로 나타나고, 학교성적이 떨어지며, 반사회적 행동, 가출, 무단결석, 알코올 남용, 인터넷 중독 등의 비행이 함께 나타난다. 이와 같이 청소년의 우울성향은 예측할 수 없는 충동적이고 파괴적인 행동표현으로 발현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청소년 우울증은 위장된 우울증이라고도 불리는데, 우울감을 호소하기 보다는 탈선, 가출, 규칙이나 법을 어기는 행위 등 행동으로 우울을 위장하기 때문이다(김동일 외, 2016).
이러한 일반적인 우울감 호소와 함께 가면성 우울의 양상을 보이는 청소년기 우울은 휴대전화의존이라는 문제행동을 나타내기도 한다. 김정민과 송수지(2015)의 연구에서는 청소년기 우울이 휴대전화의존을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해경(2009)은 10대 청소년이 20, 30대 성인보다 휴대전화의 중독적 사용을 더욱 심각하게 보이며, 청소년의 휴대전화 중독적 사용을 가장 잘 예측하는 변인이 우울이라고 하였다.
3.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관계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관계는 일방적인 관계보다는 양방향으로 연구되고 있다. 박지영 외(2012)는 청소년이 휴대전화에 중독되는 이유를 또래관계와 우울에 기인한 것으로 설명하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또래관계에서의 어려움으로 인해 우울을 경험한 청소년이 휴대폰을 중독적으로 사용하였다고 보고하고 있다. 청소년기는 관계지향성이 높아지는 시기인 만큼 우울의 위험도 크며 이에 따라 문제행동인 휴대전화의존도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외에도 청소년은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우울 수준이 높기 때문에 휴대전화의존이 다른 시기보다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이해정 외, 2007), 이해경(2009)은 청소년의 휴대전화 중독을 예측하는 변수로 우울, 자기존중, 스트레스 관리 등을 제안하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강방글과 신혜정(2014)은 한국아동‧청소년 패널 조사 3차 자료를 활용하여 휴대전화의존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에 대한 연구를 한 결과, 우울이 휴대전화의존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인 것을 밝혔다. 또한 김정민과 송수지(2015)가 우울과 휴대전화의존, 학업적응의 구조적 관계를 검증한 결과, 우울이 휴대전화의존과 학업적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휴대전화의존을 매개하여 학업적응에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부분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울이 휴대전화의존을 예측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선행연구의 결과를 종합해볼 때, 우울은 휴대전화의존에 대해 예측력이 높은 변수로 제시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문제행동 즉, 휴대전화의존으로 인해 청소년이 우울을 보인다는 연구들도 있다(고충숙, 2012; 김소영, 2016; 신은수, 2013; 전상민, 2014; 한상훈, 2008; 한선희, 이승희, 2010). 김경호(2016)는 대학생의 스마트폰 중독이 우울을 매개하여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는데, 이를 통해 스마트폰 중독 즉, 휴대전화의존이 우울을 예측함을 추측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강경미, 장정임과 김성봉(2014)은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이 우울을 매개하여 학교생활적응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하였는데, 이를 통해 휴대전화의존이 우울을 예측함을 추측할 수 있다. 또한 고충숙(2012)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휴대전화 중독적 사용의 하위요인인 내성, 의존, 집단, 강박 등이 정신건강 하위요인인 우울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휴대전화를 의존적으로 사용하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우울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한선희, 이승희 2010).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두 변인간의 상관관계가 있음은 이미 많은 연구들을 통해 입증되어 왔지만,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관계 방향이 상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휴대전화의존이 우울의 원인변수라는 결과와 결과변수라는 결과가 모두 보고되어 두 변수 간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다. 그러나 본 연구와 유사한 선행 연구로써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관계를 종단적으로 살펴본 연구들이 있다.
전상민(2014)은 두 개의 연구 모형을 제시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연구1로 휴대전화과다사용과 우울의 관계, 연구2로 휴대전화중독과 우울의 인과관계를 밝히고자 하였다. 그 결과, 휴대전화과다사용은 부분적으로 우울을 높이는 원인변수이며, 휴대전화 중독 또한 우울을 높이는 원인변수라고 결론을 지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선 휴대전화과다사용과 우울의 관계를 파악한 데이터는 2010년 이전의 데이터라는 점이다. 그리고 휴대전화중독과 우울의 관계를 파악한 연구에서는 1차 시점의 우울을 삶의 만족변인을 역코딩하여 우울이라고 정의하였고, 2차 시점의 우울은 우울변인을 사용하여 연구하였기 때문에 다른 결과를 보였던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으로 휴대전화의존이 원인변수라고 결론을 짓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한계에 따라 백승희, 전현정과 정혜원(2014)은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시기의 휴대전화의존과 정서문제의 관계를 확인하였다. 그 결과, 휴대전화의존과 정서문제의 관계는 상보적관계라고 제시하면서, 휴대전화의존이 높으면 정서문제가 증가하지만 정서문제가 높으면 휴대전화의존도 높다는 결론이었다. 김소영(2016) 또한 휴대전화의존과 정서문제의 관계를 확인하였고, 휴대전화의존이 높은 상/하위 그룹과 전체집단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전체집단에서는 휴대전화의존과 정서문제의 관계를 양방향이라는 결과를 제시하였지만 상/하위 25% 그룹의 경우는 휴대전화의존이 정서문제를 높이는 원인변수라고 제시하였다. 그러나 기존 선행연구들은 정서문제를 너무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정서문제는 다양할 뿐만 아니라 정서문제의 유형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 예로, 백승희 외(2014)는 정서문제를 공격성, 주의집중, 우울, 신체 등을 포괄하였고, 김소영(2016)은 정서문제를 우울과 공격성으로 정의하였다. 그러나 청소년기는 내재화 문제행동과 외현화 문제행동을 엄연히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각 문제행동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도 다르기 때문에 세분화 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선행연구에서는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관계에서 서로 양방향적 관계를 입증하였지만 청소년의 정서문제를 포괄적으로 보았다는 점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기의 휴대전화의존과 다양한 정서문제 중 내재화 문제행동에 포함되는 우울에 주목하였다. 한국정보화진흥원(2016)의 ‘2016년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다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영역에 성격(심리적) 문제가 40.4%로 가장 많았으며, 도움이 필요한 영역도 성격(심리적) 문제(33.9%)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여 스마트폰 과다사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휴대전화의존에서도 내재화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16년 청소년 건강행태온라인조사 통계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동안 2주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남학생은 20.9%, 여학생은 30.5%로 나타나 청소년의 우울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질병관리본부, 2016).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의 내재화 문제 중 우울을 단독 변수로 사용하여 휴대전화의존과의 인과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1. 연구모형
본 연구는 휴대전화 의존도와 우울 사이의 종단적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자기회귀교차지연 모형(Autoregressive Cross-Lagged Modeling: ACLM) 분석방법을 사용하고자 한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연구대상인 청소년과 휴대전화 의존도, 우울은 모두 변화하게 됨으로써 이들 간의 종단적 관계를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연구방법이 필요하다. 자기회귀교차지연모델은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연구방법이다(허균, 2012). 자기회귀교차지연모델은 변수 간에 양방향적 관계를 종단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사용하는 연구방법으로, 기존의 연구들이 휴대전화 의존과 우울의 관계에서 양방향적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일면적으로 분석하여 인과관계를 명확히 할 수 없었다는 제한점을 보완하여 다면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통해 이들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조춘범, 김동기, 2010). 홍세희, 박민선과 김원정(2007)에 의하면 자기회귀교차지연모델의 핵심은 t시점의 값이 이전 시점인 t-1시점의 값에 의해 설명되어지는 것이며, 변인 간의 자기회귀모형을 다변량으로 측정하여 상호지연효과를 추정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자기회귀교차지연모델을 사용하여 휴대전화의존도와 우울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그림 1>과 같이 연구모형을 설정하였다.
2. 연구대상
본 연구는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인과관계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 자료 중 중학생 자료를 활용하여 사용하였다. 중학생 패널은 1차 패널을 시작으로 6차년도 패널까지 조사되었고, 중학교 1학년 시점으로 현재 고등학생까지 조사된 자료이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PS) 자료 중 중학생 패널 2-4, 6차년도(2011년-2013년, 2015년)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2-4, 6차년도 자료를 선택한 이유는 1차년도, 5차년도에는 우울을 측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차년도 당시 2,351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작하였고, 2-4, 6차년도 모두에 결측치를 보이는 대상을 삭제하고 최종연구대상을 선정하여 2,280명이 분석에 포함되었다. 성별은 남학생 1,152명(50.5%), 여학생 1,128명(49.5%)이었다.
3. 측정도구
본 연구에서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 중 2차, 3차, 4차, 6차년도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휴대전화의존도를 측정하였다. 문항은 총 7문항으로 구성되었고, 문항내용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보내게 된다’, ‘휴대전화로 이것저것 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휴대전화가 없으면 고립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등이다. 4점 리커트 척도로 ‘매우 그렇다’ 1점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 4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역코딩하여 점수가 높으면 휴대전화의존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휴대전화의존은 단일문항으로 구성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문항꾸러미를 활용하여 2개의 측정변인으로 재구성하였다. 문항꾸러미방법은 임의할당방법을 이용하였다(배병렬, 2008). 그리고 본 연구의 휴대전화의존의 전체신뢰도(Cronbach’s alpha)는 2-4, 6차 시점별로 .879, .895, .884, .865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 중 2차, 3차, 4차, 6차년도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우울을 측정하였다. 우울은 총 10문항으로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 ‘모든 일에 관심과 흥미가 없다’, ‘장래가 희망적이지 않은 것 같다’ 등의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문항은 4점 리커트 척도로 ‘매우 그렇다’ 1점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 4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역코딩을 하여 점수가 높으면 우울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우울 역시 단일문항으로 구성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문항꾸러미를 활용하여 3개의 측정변수로 재구성하였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우울 전체의 신뢰도(Cronbach’s alpha)는 2-4, 6차 시점별로 .904, .906, .889, .880으로 확인되었다.
4. 자료분석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SPSS 20.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내적 일치도, 기술통계 및 상관분석을 하였으며, AMOS 20.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휴대전화의존도와 우울 간 자기회귀교차지연 모형을 검증하였다. 자기회귀교차지연모델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시간에 따른 측정동일성, 경로동일성, 오차공분산 동일성이 성립되어야 하며, 이 세 가지 동일성은 순차적(측정-경로-오차공분산)으로 검증하고, 앞선 가정이 충족되어야만 다음 가정을 검증할 수 있다(김주환, 김민규, 홍세희, 2009, 김소영, 2016, p.322 재인용). 이러한 제시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모형 비교를 통한 각 동일성 검증을 위해 8개의 경쟁모형을 설정하였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첫째, 아무런 제약을 가하지 않은 모형이다.
- 둘째, 휴대전화의존 잠재변인을 설명하는 측정변인을 제약한 모형이다.
- 셋째, 우울 잠재변인을 설명하는 측정변인에 대해 제약을 가한 모형이다.
- 넷째, 휴대전화의존 자기회귀계수에 동일하게 제약을 가한 모형이다.
- 다섯 번째, 우울 자기회귀계수에 동일하게 제약을 가한 모형이다.
- 여섯 번째, 휴대전화의존이 우울에 미치는 교차지연 회귀계수에 제약을 가한 모형이다.
- 일곱 번째, 우울이 휴대전화의존에 미치는 교차지연 회귀계수에 제약을 가한 모형이다.
- 여덟 번째, 휴대전화의전과 우울의 잠재변인에 대한 오차공분산 간의 제약을 가한 모형이다.
그리고 각 모형 간 비교는 모형들이 내포모델이기 때문에 χ2 차이검증을 실시하여 최종모형을 선정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χ2 값이 표본에 민감하기 때문에 다른 적합도 지수를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데 Cheung과 Rensvold(2002)는 표본크기로 문제로 나타나는 χ2 차이검증 대안으로 CFI 차이를 살펴볼 것을 제시하였다. Cheung과 Rensvold(2002)는 CFI 차이가 .01을 넘지 않으면 동일성이 확보된 것으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χ2 차이검증과 CFI 차이를 함께 살펴보았다. 그리고 모형의 적합도는 TLI와 RMSEA까지 확인하였다. TLI와 CFI는 .90 이상일 때, RMSEA는 .05보다 작으면 좋은 적합도로 해석된다(홍세희, 2000)
Ⅳ. 연구결과
1. 주요 변인의 기술통계
주요변인들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확인하기 위해 기술통계를 분석하였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휴대전화의존 2차의 평균(표준편차)은 2.308(.750), 휴대전화의존 3차의 평균(표준편차)은 2.408(.727), 휴대전화의존 4차의 평균(표준편차)은 2.376(.677), 휴대전화의존 6차의 평균(표준편차)은 2.315(.640)로 확인되었다. 우울 2차의 평균(표준편차)은 1.930(.615), 우울 3차의 평균(표준편차)은 1.982(.625), 우울 4차의 평균(표준편차)은 1.882(.558), 우울 6차의 평균(표준편차)은 1.875(.547)로 나타났다. 그리고 각 변인의 왜도와 첨도를 확인한 결과, 정규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주요 변인의 상관관계
주요 변인의 상관관계는 표 2에 제시하였다. 휴대전화의존 2차는 휴대전화의존 3차, 4차, 6차와 정적인 상관을 나타냈다. 우울 2차는 우울 3차, 4차, 6차와 정적인 상관을 나타냈다. 모든 변인간의 상관은 정적상관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3.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자기회귀교차지연 분석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인과관계를 검증하기 위해 자기회귀교차지연모형을 분석하고자 한다. 자기회귀교차지연 모형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동일성이 가정되어야 한다. 우선, 측정동일성으로 시간 별 측정한 개념이 동일한지를 검증해야 한다. 그리고 경로동일성으로 시간 별 잠재변인의 회귀계수가 동일한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차공분산 동일성으로 잠재변인의 오차공분산이 동일한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렇게 세 가지의 동일성 검증을 실시해야 하며, 이때 동일성 검증은 한 번에 가능한 것이 아닌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 순서는 측정동일성, 경로동일성, 오차공분산 동일성 순이다. 그리고 각 동일성이 만족이 되어야 다음 동일성을 검증할 수 있다(김주환 외, 2009).
본 연구에서는 분석방법에서 제시한 8개의 모형을 순차적으로 비교하여 어떤 모형이 더 적합한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는 다음 표3과 같다. 우선, 기저모형과 휴대전화의존 측정동일성 모형의 χ2 차이는 1.341로 자유도 3의 임계값 7.81보다 작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하지만 χ2은 표본에 민감하기 때문에 다른 적합도 지수를 같이 고려해야하며, Cheung과 Rensvold(2002)는 표본크기 문제로 나타나는 χ2 차이검증 대안으로 CFI 차이를 살펴볼 것을 제시하였다. Cheung과 Rensvold(2002)는 CFI 차이가 .01을 넘지 않으면 동일성이 확보된 것으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기준으로 보면 기저모형과 휴대전화의존 측정동일성 모형의 χ2의 차이와 CFI값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측정동일성을 확보하였다. 휴대전화의존의 측정동일성이 확보되어 우울의 측정동일성과 비교하였다. 그 결과는 χ2 차이가 22.239로 나타나 자유도의 임계값 7일 때 14.067보다 큰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CFI 값의 차이가 .001로 나타나 우울의 측정동일성도 확보되었다.
우울의 측정동일성 모형과 휴대전화의존의 자기회귀동일성 모형의 비교에서는 χ2 차이는 6.496으로 자유도 2의 임계값 5.99보다 크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그러나 CFI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 두 모형간의 동일성이 확보되었다. 휴대전화의존의 자기회귀동일성 모형과 우울의 자기회귀동일성 모형의 비교에서는 χ2 11.22로 자유도 2의 임계값 5.99보다 큰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CFI값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동일성이 확보되었다. 그리고 우울의 자기회귀동일성 모형과 휴대전화의존의 교차지연모형과의 비교에서는 χ2 1.256으로 자유도 2의 임계값보다 작아 유의미하지 않았으며, CFI 차이 또한 없는 것으로 나타나 동일성 검증이 확보되었다. 휴대전화의존의 교차지연모형과 우울의 교차지연모형의 χ2 차이역시 자유도 2의 임계값보다 작았으며, CFI차이 또한 없어 동일성이 확보되었다. 마지막으로 우울의 교차지연모형과 오차공분산 동일성모형의 χ2 차이는 자유도 2의 임계값보다 작았으며, CFI 차이 역시 없었다. 즉, 오차공분산 동일성이 확보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최종모형으로 오차공분산이 동일한 모형을 최종모형으로 선정하였다. 최종모형으로 오차공분산 동일성모형을 선정하였고, 그에 따른 경로계수를 확인한 결과는 다음 표 4와 같다. 휴대전화의존의 자기회귀계수(t+1)는 모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우울 또한 자기회귀계수(t+1)가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휴대전화의존이 우울에 미치는 교차지연효과 역시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휴대전화의존이 높으면 다음시점(t+1)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우울은 휴대전화의존에 미치는 교차지연효과도 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울이 높으면 다음 시점(t+1) 휴대전화의존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울은 휴대전화의존을 높이기도 하지만 휴대전화의존 또한 우울을 높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인과적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기회귀교차지연 모형을 종단자료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 자료 중 2, 3, 4, 6차(중2~고1, 고3) 데이터에 적용하여 휴대전화의존과 우울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의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회귀효과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은 시간이 경과하여도 자기회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이전 시점의 휴대전화의존은 이후 시점의 휴대전화의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휴대전화의존도가 높은 청소년들은 지속적으로 휴대전화의존이 높다는 선행연구결과(홍예지, 이순형, 2016)를 지지하는 것이다. 홍예지, 이순형, 이수현과 조혜림(2015) 그리고 김도연과 양혜정(2014)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청소년기의 휴대전화의존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초기 휴대전화의존이 낮은 경우에도 시간 경과에 따라 증가한다고 하였다. 즉, 초기시기에 휴대전화의존이 높은 청소년들은 계속해서 휴대전화의존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청소년기의 휴대전화의존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지속성을 지닌 현상임에 주목하고 개입할 필요가 있다. 이에 최근 휴대전화 보유연령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초기 청소년기의 예방교육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더불어 이미 휴대전화의존이 높은 청소년들이 성인기까지 지속시키지 않도록 사후적 관점에서도 끊임없는 개입설계와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청소년기의 우울 또한 시간이 경과하면서 자기회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전 시점의 우울은 이후 시점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이주영와 오경자(2011)의 연구와 같은 맥락이며, 아동·청소년의 내면화 문제에 대한 자귀회귀효과 분석을 통해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시기 내내 내면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난 결과(이봉주, 민원홍, 2015)와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초기 우울이 낮은 청소년들은 낮은 우울을 유지하지만 초기 우울이 높은 청소년들은 계속해서 높은 우울을 유지한다는 연구결과(김세원, 2010; 임향, 최승원, 2016)와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는 우울이 자연적으로 치료되기보다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청소년들의 우울을 감소시키기 위해 상담이나 교육 등이 반드시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우울의 지속성은 자살과도 높은 관련성을 지니기 때문에 초기에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실태와 상담이 개입된 후 사후관리를 철저히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교차지연효과를 분석한 결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양방향적 인과관계가 성립되었다. 즉, 이전 시점의 휴대전화의존이 다음 시점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며, 이전 시점의 우울 또한 다음시점에 휴대전화의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휴대전화의존은 정신건강과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지닌다고 보고한 백승희 외(2014)연구와 휴대전화의존과 정서문제의 관련성을 확인한 김소영(2016)의 연구결과와 비슷한 맥락이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정서적인 부분을 포괄적 다루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관계를 파악하였다는데 차이점을 지닌다. 청소년기의 휴대전화의존도가 높으면 우울수준을 높이지만 반대로 휴대전화의존이 높으면 우울이 높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상담이나 임상장면에서는 청소년들의 우울과 관련해서 휴대전화의존으로 기인된 것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우울을 경험하고 있는 청소년의 경우 현재 휴대전화사용은 어떠한지 휴대전화로 인해 기인된 것은 아닌지를 충분하게 탐색해봐야 할 것이다.
반면, 휴대전화의존의 원인으로 우울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청소년기의 휴대전화 혹은 스마트폰 중독 프로그램에서는 우울과 관련된 내용을 충분히 다룰 필요가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2016)의 ‘2016년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교육에 대한 경험은 24.8%로 10명 중 약 3명도 안 되는 비율이며, 이 중에서도 49.1%가 예방 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청소년의 휴대전화의존도를 감소시키기 위한 예방교육의 재정비와 일부 대상의 청소년이 아닌 전국적으로 모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이 시급하다는 의미이다. 몇몇 스마트폰 중독 예방 프로그램들은 자기통제 및 조절 그리고 충동 등의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진행하고 있으나(정서림, 유형근, 남순임, 2014; 임창우, 정구철, 2016) 휴대전화의존이 우울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정서를 다룰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될 필요가 있다. 홍선희, 유형근과 남순임(2015)은 기존의 스마트폰 중독 예방프로그램들이 스마트폰 중독의 원인으로 정서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못한 한계를 지적하면서 인지적 그리고 행동적 개입과 함께 정서적 개입을 포함한 집단상담을 실시하였다. 이처럼 휴대전화의존이나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자기통제력 향상과 함께 정서를 충분히 다룰 수 있는 교육이나 상담 등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의의 및 시사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휴대전화의존이나 우울은 시간 변화에 따라 지속된다는 점이다. 이 결과는 앞서 제시하였듯이 지속적인 관리와 사후관리가 중요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청소년기 휴대전화의존이나 우울이 높은 청소년들에게 일시적인 개입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입되어야 함을 나타낸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휴대전화의존이나 우울과 관련해서 장기적 관점에서의 치료 모델 등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휴대전화의존이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우울이 휴대전화의존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혼란에서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이 서로 상호인과적인 관계임을 밝혔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 결과는 휴대전화의존과 우울의 관계를 상호적으로 연구한 기존의 연구결과들이 옳은 방향으로 설계되었음을 지지해주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 나아가 이 결과가 주는 함의는 교육과 상담 그리고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교육적인 측면으로 볼 때, 휴대전화의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서에 대한 이해가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인지 및 행동 수정과 함께 정서적 측면까지 함께 교육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그리고 상담 및 임상적인 관점으로는 휴대전화의존이 우울에서 기인되고, 문제현상으로 우울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의존도가 높은 청소년들의 정서적 문제를 탐색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휴대전화의존의 원인이 우울로 기인된 것은 아닌지를 탐색함으로써 휴대전화의존을 치료하는데 더 효과적일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의의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한계점과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5차년도에 우울을 측정하지 않아 2-4, 6차년도를 연구대상으로 함으로써 5차년도의 자기회귀효과나 교차지연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데에 제한점이 있다. 둘째, 본 연구는 휴대전화 사용의 부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휴대전화의존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지 못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휴대전화의존을 감소시킬 수 있는 긍정적 요인도 함께 탐색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순기능과 역기능의 변화를 비교분석 할 필요가 있다. 셋째, 휴대전화 의존과 관련하여 성별, 연령, 휴대전화사용유형 등을 고려하여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성별, 연령에 따른 인과적 관계를 담지 못하였다. 따라서 추후연구에서는 성별, 연령 등에 따른 인과적 관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탐색할 것을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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