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청소년의 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 멘토링 지속기간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시설청소년의 상태불안 및 멘토링 기간이 진로탐색행동에 미치는 영향과 그 관계에 대해서 분석하고,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에 있어 멘토링 기간에 따른 조절효과를 분석하는 것이다. 서울지역에 소재한 아동복지법상의 자립지원시설, 아동 치료보호시설, 아동 직업훈련시설에 입소한 청소년 1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2016년 4월 4일부터 약 2주에 걸쳐 시행되었다. 시설청소년들은 시설의 퇴소 및 자립준비로 인해 상태불안을 경험하고 이는 진로탐색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멘토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4.7%에 불과하고, 멘토링 기간이 유의미한 조절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본 연구의 결과는 시설청소년이 현재 받고 있는 진로탐색 및 체험, 자립 정착금의 지원 이외에도 불안을 다루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또한 시설에 사회복지사, 상담지도원, 자립전담요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청소년이 이들을 멘토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현재 시행되는 정책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이러한 문제점에 기초한 정책제안을 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s of this study are that identifying the effect of state anxiety and duration of the mentoring relationship to career exploration for youths in residential care and also finding the moderating effect of mentoring between state anxiety and career exploration. Surveyed data from youths in support center for independent living, protective and treatment facilities, and vocational training center(n=164), were used to analyze the relationships. Data had been collected for 2 weeks in April, 2016. Because they have to leave facilities and make an independent living, it could raise the level of state anxiety for youths in residential care, and it negatively affected their career exploration. However, the mentoring duration had neither a significant direct, nor a moderating effect on career exploration. This non-significant relationships may be due to the low percentage(24.7%) of having a mentor. The results of this study suggest that the program dealing with state anxiety is needed for youths in residential care in addition to the present career exploration programs and financial support for independent living. Although there was a social worker, or a counsellor in facilities, low percentage of them answered that they were having a mentor, and this fact showed the problem of the present policy. Based on this problem, we made some suggestions.
Keywords:
State anxiety, career exploration, mentoring duration, youth in residential care키워드:
상태불안, 진로탐색행동, 멘토링 지속기간, 시설청소년Ⅰ. 서 론
오늘날 직업은 개인의 자아성취, 인간관계, 사회경제적 지위, 가치관과 태도, 정신 및 신체적 건강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특히 14세 이상의 청소년기는 진로발달 및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로, 직업선택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고 준비하는데 있어 진일보한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자신의 흥미, 적성의 탐색을 통해 공개적인 자아형성을 한다(Gottfredson, 1996). 또한 직업과 관련된 더 많은 지식과 이해를 위해, 집중적으로 정보를 탐색하며, 이를 통해 어떤 한 종류의 직업선택에 초점을 맞추고, 특정한 직업선택으로 구체화 시킨다(Ginzberg, 1988).
그러나 진로선택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일관되게 진행되지 않고, 진로탐색을 통해 새롭게 획득한 지식이 자신과 직업세계에 대한 기존 이해와 상충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위협으로 지각되면 높은 수준의 상태불안3)을 유발할 수 있다(Jordaan, 1963; Spielberger, 1972). 불안과 진로탐색 간의 관계를 살펴본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였다(김경태, 2003; 문선아, 2000; 이현주, 2008a, 2008b, 2009; 천석준·이기학, 2008; Blustein & Phillips, 1988; Vignoli, 2015; Vignoli, Croity-Benlz, Chapeland, Fillps & Garcia, 2005). 이는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대학 졸업 이후 실제 진로를 선택하는 사회적인 상황과 맞물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설청소년은 퇴소로 인한 급격한 환경변화와 제한적인 자립준비 환경으로 인해(최은숙·이태연. 2015), 상태불안을 경험하며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불안하게 바라보게 되므로(홍봉선·남미애, 2014) 대학생 시기보다 빠른 시기에 진로탐색이 되어야 한다. 시설청소년들은 일반 청소년에 비해 원 가족의 경제·정서적 지원과 교육 기회가 적어 직업역할 습득, 직업탐색, 실현가능성에 대한 판단에 있어, 자신의 역량으로 진로준비 및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시설보호의 한계로 인한 개별화의 어려움, 높은 의존성, 대안영역 탐색 시간의 부족, 시설관계자들의 잦은 이직으로 인한 지속적인 보호와 양육을 받기 힘든 점 등의 환경적인 문제들로 인해 직업 선택 및 진로탐색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홍봉선·남미애, 2014; 강현아·신혜령·박은미, 2009; 서정아, 2007; 신혜령, 2001). 또한 제한된 사후관리를 받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2014).
국내 선행연구에 따르면 시설퇴소 청소년들의 경우 퇴소 이후 주거마련의 어려움, 구직, 사회적응, 경제적인 어려움, 외로움 등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병철, 2013; 서정아, 2007). 특히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퇴소한 시설청소년의 고용형태는(정익중·장혜림·이정애·강지연, 2015), 비정규직이 40.5%, 서비스직이 28.9%, 단순노동직이 37.2%로 2000년대 초반 강철희(2002)가 발견한 고용형태로부터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또한 시설청소년들의 경우, 취업상황에 만족하지 않는 경우가 연구대상의 반 이상(55.8%)으로(강철희, 2002), 이들은 진로탐색과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만족할 만한 진로선택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진로에 대한 불안감 또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불안이 진로탐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대한 기존 연구의 결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서로 다른 관점을 지닌 이론들 또한 불안의 효과를 예측함에 있어 차이가 있다. 불안의 인지적 측면을 강조하는 이론(임규혁·임웅, 2007)은 불안의 부정적 효과를 강조하고, 조절초점이론(천석준·이기학, 2008)에서는 불안의 부정적 효과와 긍정적 효과가 동시에 존재가능하다고 본다. 기존연구의 구체적인 결과들은 진로탐색에 있어 불안이 긍정적인 영향(천석준·이기학, 2008; Blustein & Phillips, 1988)과 부정적인 영향(이현주, 2008a; 임규혁·임웅, 2007; Blustein, Ellis & Devenis, 1989; Maher, 1996; Spielberger, 1972)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동시에 존재하고, 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문선아, 2000)도 존재한다. 적정수준까지의 불안은 진로에 대한 탐색과 준비를 촉진시키지만, 과도한 불안은 오히려 진로탐색과 진로준비에 방해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특정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동기와 관련된 이론들(가치거리이론4), 목표설정이론5))을 살펴보면 특정자극수준(예를 들어 특정 가치 또는 목표수준)이 특정 지점에 이를 때까지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지만 이 지점을 넘어서는 과도한 자극이 되면 행동을 실천할 동기를 감소시키는 곡선적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이론과 경험적 결과들은 진로탐색이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 특히 양육자의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시설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태불안과 진로탐색의 관계에 대한 집중적 탐구를 요구한다. 이현주(2009) 또한 상태불안을 개인의 진로탐색행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단정 짓기보다는 불안이 진로탐색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더 깊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불안이 진로탐색에 직선적으로 부정적, 또는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불안 수준을 기점으로 관계의 방향이 바뀌는 곡선적 관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불안과 진로탐색 간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불안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멘토링이 언급되고 있다. Munson과 McMillen(2008)은 불확실성으로 인한 청소년기의 스트레스와 제한된 가족의 지원과 부족한 자원으로 인해 자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설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실제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멘토의 존재는 청소년이 건강한 적응력을 갖도록 한다(Tierney, Grossman & Resch, 1995). 멘토링의 기능은 시설청소년의 독립성, 일에 대한 태도, 자기이해, 직업지식, 자립의지 및 진로탐색행동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며(조민좌, 2010; 최은숙·이태연, 2015), 진로결정 과정과 진로성취, 진로 동기에 중요한 요인인 직업적 자기효능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송현심, 2010; 이은교, 2016). 그러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멘토와 멘티 간의 관계가 지속되지 않고 일찍 종결될 경우 실망감, 거절, 자신이 지지받지 못함을 느끼는 것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시설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링 지속기간에 따른 임상적인 특징을 살펴본 결과 1년 이상 멘토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시설청소년과 그렇지 않은 시설청소년에게서 우울증, 스트레스 및 삶의 만족도에서 차이가 나타났으며, 멘토와의 관계 지속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자신에 대한 가치, 학업적 경쟁력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Grossman & Rhodes, 2002).
시설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와의 관계가 불안과 상호작용하여 진로탐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본 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다만 알코올 장애 청소년의 불안과 모성애적 지지의 상호작용 효과(Gorka, Shankman, Olino, Seeley, Kosty & Lewinsohn, 2014) 또는 암환자의 불안과 사회적 지지의 긍정적 상호작용 효과(전영희·이기효·김원중, 2010)에 대한 연구가 있을 뿐이다. 이를 기초로 시설청소년의 불안이 진로탐색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시설청소년이 멘토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 고찰을 통해 본 연구는 시설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우선 불안과 진로탐색 간의 관계가 직선적인지, 혹은 곡선적인 관계인지를 살펴보고, 상태불안이 진로탐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불안수준과 진로탐색행동과의 관계에 대한 일관되지 못한 기존연구결과는 이 둘의 관계에 관여하는 요인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멘토링 지속기간의 조절효과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시설청소년들의 진로탐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 간 관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멘토링 지속기간의 영향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II. 이론적 배경과 선행연구 고찰
1. 불안과 진로탐색행동
Flum과 Blustein(2000)은 개인적으로 획득하게 되는 자신에 관한 정보와 자신에게 적합한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들과 관련된 인지적 투입과 피드백, 그리고 정의적 투입과 피드백의 두 가지 과정으로 진로탐색과정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새롭게 획득한 지식이 자신과 직업세계에 대한 기존 이해와 상충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상황을 위협으로 지각하면 높은 수준의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Jordaan, 1963). 이러한 불안을 상태불안(Spielberger, 1972)이라고 한다. 이는 특정 상황을 개인이 위협으로 지각할 경우에 생기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그 강도가 주관적으로 변화하고, 특정 상황을 위협적인 상황으로 지각할수록 높은 상태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Blustein외 2명(1989)은 불안이 심할수록 폐쇄적이 되는 경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진로탐색행동을 제한적으로 하게 된다고 보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 충분한 진로탐색을 거치지 않고 진로를 일찍 선택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직업탐색이 유용하지 않다고 믿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진로탐색을 적게 한다고 보고하였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상태불안 수준을 상·중·하로 나누어 진로탐색행동의 차이를 살펴 본 이현주(2009)의 연구에서도 상태불안이 높은 수준의 집단이 낮은 집단에 비해 진로탐색행동에 소극적인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불안의 인지적인 측면인 걱정이 작동기억6)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효과적인 인지과정을 방해하게 되는데(임규혁·임웅, 2007), 이로 인해 문제해결과 인지적 통제의 붕괴 또는 혼란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직면한 문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게 되고, 진로탐색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Maher, 1996).
하지만 이와는 달리 오히려 불안이 높아질수록 진로탐색과 긍정적인 관계를 보이는 연구결과들도 있다(천석준·이기학, 2008; Blustein & Phillips, 1988; Vignoli, Croty-Belz, Chapeland, Fillipis & Garcia, 2005). 천석준과 이기학은(2008) 불안과 진로탐색 간의 관계를 조절초점이론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이 이론에 의하면 개인은 동기적 성향이 서로 다른 두 개의 조절체계-즉 예방초점과 향상초점으로 이루어진다. 향상초점의 동기적 성향은 이상적으로 바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획득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예방초점의 동기적 성향을 가진 사람은 원치 않는 결과를 막으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목표달성을 저해하는 요인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 두 개의 조절체계는 동기뿐만 아니라 관련되는 정서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목표달성을 못할 경우 향상초점은 정서적으로 낙담하지만, 예방초점은 불안한 정서를 지각하게 된다(Shah, Higgins & Friedman, 1998). 예방초점의 경우,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하게 되면 불안을 경험하지 않고, 동기 수준이 낮아지게 된다. 그러나 진로탐색으로 인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이해와 충돌이 일어남으로 인해 상태불안을 겪게 되면, 이러한 상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고, 자신의 기준과 부합된 진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히려 진로탐색행동에 대한 참여를 향상시킨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연구 결과와는 달리 일부 선행연구에서는 불안과 진로탐색 간 유의미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문선아, 2000; Greenhaus & Sklarew, 1981). 이와 같이 불안과 진로탐색 간의 관계를 연구한 선행연구의 결과들(문선아, 2000; 임규혁·임웅, 2007; 천석준·이기학, 2008; Blustein, Ellis & Devenis, 1989; Greenhaus & Sklarew, 1981; Maher, 1996; Shah외 2명, 1998)이 서로 불일치한다는 것은 두 요인 간의 관계가 특정 불안 수준을 기점으로 곡선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두 요인 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Vignoli, 2015), 두 요인간의 관계를 더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2. 멘토와의 관계 지속기간의 효과
청소년 멘토링은 지도자인 멘토와 참여자로서 도움을 받는 멘티 간의 개인적인 관계로 특징지을 수 있으며, 이는 보살핌을 제공하는 멘토가 멘티의 능숙도와 아동, 혹은 청소년의 특징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우정, 격려, 지도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MENTOR, 2003). 이러한 멘토링은 오랜 기간 동안 실천되어 왔으며, 가족의 안정성이 약화되고 가족환경의 변화가 심한 현대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인기를 얻으며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Masten, Best와 Garmezy(1990)의 연구에 의하면,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적응력을 보여주는 청소년과 그렇지 못한 청소년을 구분 짓는 특징은 최소한 한명 이상의 지지적이며 신뢰할 만한 어른의 존재 여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Tierney외 2명(1995)의 연구에서는 청소년 멘토링으로 인해 청소년의 역량 향상과 현저한 문제 행동의 감소효과가 나타났다.
청소년 멘토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성별, 연령, 멘토와 멘티 간의 성별 차, 멘티의 연령 등이 있다(박혜원·장원섭, 2010; 유진희, 2013; 이미정·박미숙, 2012). 특히 Grossman과 Rhodes(2002)는 멘토링이 단기적으로 시행됨으로 인해 멘토과 멘티간의 충돌, 실망, 거절감, 자신이 지지받지 못하고 있음을 느끼는 것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하였다. 그들의 연구에서 멘토와 멘티와의 관계 지속기간이 3개월 미만일 경우 자신에 대한 가치, 학업적 경쟁력에 유의미한 부적 상관관계가 있음이 나타났다. Lee(1995) 또한 가정이 불우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멘토링 프로그램이 자아개념 형성 및 자신의 미래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화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7개월 이상 멘토와의 지속적인 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또 다른 선행 연구에서는 1년 이상 멘토링 관계가 유지 될 경우, 우울증상 및 스트레스가 유의미하게 낮음을 보고하였다(Grossman & Rhodes, 2002; Munson & McMillen, 2009). 따라서 시설청소년의 진로탐색행동에 있어, 멘토링의 지속기간으로 인해 어떠한 차이가 발생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멘토링과 불안,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
Munson과 McMillen(2009)은 미국 미주리주(Missouri)의 청소년 보호 시설에서 퇴소를 하는 시설청소년들을 대상으로 17세에서 19세에 걸친 종단적인 조사 자료를 통해, 친족 이외의 자연발생적인 멘토링 관계가 심리사회적인 요인(우울, 스트레스, 생활 만족도)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18.5세에 해당하는 시설 퇴소 청소년이 멘토링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 스트레스 지각수준이 유의미하게 낮았으며, 삶의 만족도는 유의미하게 높았다. 또한 18.5세의 멘토가 있는 남자 청소년의 경우, 우울 수준이 유의미하게 낮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시설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링이 불안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살펴본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나, 사회적 지지효과를 살펴본 연구를 참고하여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Gorka외 5명(2014)은 16세에서 30세까지의 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불안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 간의 관계에서 모성애적 지지의 조절효과를 연구하였다. 이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불안장애로 인한 알코올 사용의 위험성이 모성애적 지지가 높은 경우 감소되지만, 모성애적 지지가 낮은 경우에는 불안장애가 알코올 사용 장애를 증가시켰다. 또한 연령에 의해 이러한 조절효과가 달라졌다.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20세의 경우에 모성애적 지지의 조절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영희·이기효·김원중(2010)은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불안, 스트레스, 재발 우려와 삶의 질의 관계에서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가족의 지지가 높은 경우 불안, 스트레스, 재발우려와 상호작용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삶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반면 가족의 지지가 낮은 경우에는 불안, 스트레스, 재발우려와 상호작용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삶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들로 미루어 볼 때, 멘토링은 불안과 상호작용하여 진로탐색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멘토와 멘티의 오랜 관계지속이 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만 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에 곡선적인 관계 가능성을 고려하여 멘토링 지속기간의 조절효과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시설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링 기간에 따른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지만, 사회적 지지를 멘토링의 기능과 유사한 것으로 가정하여 사회적 지지 효과를 살펴본 연구들의 결과를 참고하면 멘토와의 관계유지는 긍정적 효과를 가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빈곤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기효능감과 진로결정수준의 관계에서 사회적 지지의 조절효과를 살펴본 엄태영·김교연·한복남 (2009)의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지지의 하위변인인 친구의 지지 수준에 따라 진로결정 수준이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국내 선행연구에 의하면 사회적 지지는 시설청소년의 진로탐색과 경제적 자립, 생활 자립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장윤정, 2013; 조민좌, 2010). 또한 사회적 지지는 직업 목표 및 직업목표 인식과 정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시설청소년의 자립 준비도 및 자립 의지를 높인다(손혜옥·최외선·이미옥, 2008; 최은숙·이태연, 2015). 이외에도 사회적 지지는 진로결정과정과 진로성취, 선택한 학문에서의 성공, 진로동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인 직업적 자기효능감에 유의미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송현심, 2010; 이은교, 2016).
이에 본 연구에서는 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를 직선적 관계로 전제하지 않고 두 요인 간의 관계 양상을 밝혀 보고자 한다. 이를 기초로 상태불안의 수준에 따라 진로탐색행동이 차이를 보일 것인지 탐구한다. 나아가, 두 변인 간의 관계에서 멘토링 기간이 조절효과를 갖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4. 통제변수와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
진로탐색행동과 관련하여 특히 성차를 다룬 연구들이 많지만 연구결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일부 연구에서는 진로탐색행동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김정수·이성원, 2004; 박현주·김봉환, 2006; 이현주, 2008b). 성별차이보다는 상태불안수준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여, 성별차이 없이 상태불안 수준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에 비해 진로탐색행동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이현주, 2008a). 반면 어떤 연구들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더 진로탐색행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이재창·박미진·김수리 2005; 이재창·박미진·김진희, 2007).
연령에 따른 진로탐색행동의 차이도 발견되었다(김정수·이성원, 2004). 다양한 진로발달 특성들이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령증가에 따라 진로정보 탐색행동은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였다(황매향·김봉환·최인재·허은영, 2010). 이에 본 연구에서는 진로탐색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별 및 연령을 통제변수로 설정하였다.
III. 연구방법
1. 자료수집 및 연구대상자의 특성
본 연구는 서울에 소재한 아동 자립지원시설, 아동 보호치료시설, 아동 직업훈련시설들에게 조사협조를 요청한 후 이를 수락한 5개 시설7)을 임의로 선정하여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부모의 적절한 진로지도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으며, 특정한 시설에 새로 거주하게 되는 변화를 경험하거나 기존시설에서 퇴소함으로써 일반 청소년에 비해 이른 나이에 자립이 요구됨으로 인해 상태불안이 예상되는 시설청소년을 대상으로 불안과 멘토링의 효과검증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5개 시설에 거주하는 전 연령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대상은 위의 시설에 거주하는 중·고등학생 연령대와 대학생 연령대에 해당하는 남녀 청소년 164명이었다. 자료수집을 위해 2016년 4월 4일부터 약 2주에 걸쳐 설문조사 하였다. 기존 척도의 적용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시설청소년 3명을 대상으로 3월 27일부터 31일까지 사전조사를 실시하였다. 사전조사를 통한 설문 내용의 수정을 거친 설문지 총 192부를 각 시설에 방문하여 배포하였으며, 비밀보장 상태에서 연구대상자가 직접 설문지에 응답하였다. 최종적으로 178부가 회수되었으나 이 중에서 설문의 모든 문항에 응답하지 않았거나 불성실하게 응답한 14부를 제외한 총 164명(응답률 85%)의 자료가 분석에 사용 되었다. 설문조사내용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하여 보완적으로 사례면접조사를 하였다. 설문조사 시행 후 2명의 18세 남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의 의미와 관계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사례면접은 2016년 5월 27일에 진행되었으며, 한 사례당 면접시간은 40분이 소요되었다. 면접대상자에게서 자료제공 동의서를 받고 면접내용을 녹음한 이후 녹취록을 만들어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조사 대상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이들 중 남학생이 총 116명으로 전체 조사 대상자의 70.7 %를 차지하였고, 여학생은 총 48명으로 전체 조사 대상자의 29.3%를 차지하였다. 조사대상자의 연령대는 세는 나이로 13세에서 26세로, 그 중에서 17~19세에 해당하는 학생의 비율이 전체의 총 62.8%를 차지하였다. 시설청소년의 학력은 현재 재학 중인 학생이 전체의 45.7%, 학업 중단 학생이 29.9%, 졸업한 학생이 24.4%를 차지하였다. 이 중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대상이 31.1%로 가장 많았으며, 중학교를 다니다 학업을 중단한 학생이 18.3%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소속 기관은 아동보호치료시설에 속한 시설청소년이 63.4%로 가장 많았으며, 직업훈련시설 26.2%, 자립지원시설 10.4% 순으로 나타났다.
2. 측정도구
시설청소년의 상태불안을 측정하기 위하여 Spielberger, Gorsuch와 Lushene(1970)이 개발하고 김정택(1978)이 번안한 상태-특성 불안검사(STAI)를 사용하였다. 원 척도는 특성불안8)과 상태불안의 2개 하위 요인으로 구성되었으며, 각각 20문항씩으로 측정한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로 Likert 방식의 4점 척도이다. 본 연구에서는 개인이 특정한 상황을 위협적으로 지각할수록 불안을 경험하는 상태불안과 관련된 20문항만을 사용하였다. 예를 들어 “나는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나는 앞으로 불행이 있을까봐 걱정하고 있다.” “나는 긴장이 되어 있다.” 또는 “나는 편안함을 느낀다.”와 같은 문항을 포함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불안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20개 문항의 요인분석 결과, 낮은 상태불안(요인적재값= 6.946)과 높은 상태불안(요인적재값= 3.474) 등으로 구성되며 적재값의 누적 퍼센트는 57.879이었다. 평균은 2.35 표준편차는 .51이었으며, 왜도는 -.025, 첨도는 .185이었다. 중장기 청소년 쉼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유현애·홍혜영(2013)의 연구에서는 Cronbach’s α값이 .95로 나타났으며, 본 연구에서의 Cronbach’s α 값은 .89로 신뢰할 만한 수준이다.
본 연구에서는 최동선(2003)이 개발한 대학생용 진로탐색행동 척도(Career Search Behavior Scale: CSB)를 시설청소년의 특성에 맞게 수정·보완하여 사용하였다. 이 측정도구는 직업에 대한 탐색(work-related exploration)과 자신에 대한 탐색(self-exploration)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직업에 대한 탐색은 16문항, 자신에 대한 탐색은 12문항이다. 5점 Likert척도(1=거의 하지 않을 것이다, 5=매우 많이 할 것이다.)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다양한 매체와 방법을 통해 진로탐색행동을 수행했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최동선(2003)이 사용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두 개의 하위차원을 통합하여 사용한다. 각 차원의 문항으로는 “관심 있는 직업분야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해당 분야의 취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적이 있다.” “나의 적성, 흥미, 성격 등을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심리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와 같은 것들이 있다. 원 척도의 내적 일관성 신뢰도는 .93으로 나타났으며, 직업에 대한 탐색요인의 신뢰도는 .91, 자신에 대한 탐색요인의 신뢰도는 .85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대상자와 동일한 조건의 시설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전조사를 실시하였으며, 부적절하다고 판단된 3문항과 내용이 중복된다고 판단된 4문항을 삭제하여 기존 28문항에서 21문항으로 축소하였다. 기존 척도 문항 중 “학과 교수님을 찾아가 관심을 두고 있는 직업이나 직장에 관하여 상의할 것이다.”와 같이 시설청소년에게 부적합하다고 판단된 3문항을 삭제하였다. 현재의 진로탐색활동을 측정하기 위하여 “~할 예정이다”와 같은 미래형 서술을 현재 상태를 측정하도록 현재형 서술로 바꾸었다. 또한 “워크숍, 고용동향.”과 같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를 삭제하거나 “취업에 대한 정보”와 같이 쉬운 단어로 수정하였다. 요인분석 결과 직업탐색 11문항과 자신에 대한 탐색 10문항의 2요인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각 요인적재값은 10.031과 1.854이었으며 누적 퍼센트는 56.536이었다. 평균은 2.66, 표준편차는 .09이며, 왜도는 -.059, 첨도는 -.595이었다. 본 연구에서의 전체 문항 신뢰도는 .95로 나타났으며 각 하위요인의 문항 신뢰도는 직업탐색은 .93, 자신에 대한 탐색은 .92이었다.
시설청소년이 자신의 장점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우정, 격려, 지도, 보살핌을 제공한다9)고 지각한 멘토의 존재여부를 살펴보기 위하여 위의 정의를 제공하고 “나는 현재 멘토가 있다.”라는 질문에 “예/아니오”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또한 설문 당시 멘토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멘토링 기간을 파악하기 위하여 1번 문항에 “예”로 답한 응답자에 한해, “나는 현재 이 멘토와 ( )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만났거나 연락을 하고 있다.”로 숫자를 기입하도록 하였으며, 멘토와 지속적으로 만나지 않거나 연락하지 않는 경우에는 “0”으로 기입하도록 하였다. 없다고 응답한 경우에도 0개월로 처리하였다. 이후 분석에서는 멘토가 없는 경우는 0점, 멘토가 1달 미만이라도 있는 경우부터 3개월 미만을 1점, 3개월 이상부터 6개월 이하를 2점, 7개월 이상 12개월 이하를 3점, 13개월 이상을 4점으로 서열변수화10) 하였다.
참가자들의 진로탐색행동에 성별 및 연령이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를 참고하여(박가열·임은미·강혜영, 2010; 이현주, 2008a), 두 변인을 통제변인으로 설정하였다. 성별의 경우 여자는 0, 남자는 1로 가변수화하고, 연령은 세는 나이로 “( )세”를 괄호 안에 숫자로 기입하도록 하였다.
Ⅳ. 분석결과
1. 주요변인의 기술 통계치와 정규성 검사
분석에 앞서 연구대상이 속한 시설에 따라 주요 변수의 평균값의 차이가 있는지 검증하였다. 검증결과, 3개 시설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3개 유형의 시설청소년들의 자료를 통합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주요 변인의 정규성을 검토하기 위하여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하여 왜도와 첨도를 확인하였다.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멘토링 기간은 모두 왜도가 3.0보다 작은 값을 지니며, 첨도 또한 기준치 7보다 작아 정규성을 가정할 수 있다(김보영·이지혜·이수정·김혜자·이상민, 2015; Curran, West & Finch, 1996).
시설청소년의 상태불안의 평균은 2.35(표준편차 .51)로 나타나 중간 값인 2.50보다 약간 낮았다. 시설청소년의 진로탐색행동의 평균은 2.66(표준편차 .89)로 나타났다. 이는 중간 값인 3보다 낮아서 시설청소년들은 진로탐색에 적극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시설청소년이 지각하고 있는 멘토링 기간은 평균값이 .59(표준편차 1.23)이었다. 이는 1보다 작아서 평균값이 3개월에 미치지 못함을 의미한다.
2. 성별에 따른 상태불안, 진로탐색행동, 멘토링 기간에서의 차이
성별에 따른 상태불안, 진로탐색행동과 멘토링 기간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t-test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2>와 같다.
남자 청소년이 여자청소년에 비해 상태불안 수준도 낮고, 진로탐색도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멘토링 기간의 평균비교에서 남녀차이가 없었다. 18세를 기준으로 집단 구분한 연령에 따른 멘토링 기간의 유의미한 차이도 없었다. 학력에 따라 자립의지에 차이를 보인다는 국내 선행연구의 결과에 따라(황미정, 2009), 재학여부와 진로탐색행동 간의 차이를 살펴보았지만, 주요변인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3.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곡선적 관계여부 검증
인지과정을 중심으로 불안의 결과를 예측하는 이론에서는 불안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다(임규혁·임웅, 2007). 그러나 조절초점이론(Higgins, 1997)에 의하면, 목표행동에의 동기화가 불안이라는 정서적인 측면과 작용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예방초점의 성향을 가진 사람은 불안이 야기될 경우, 자신에게 원치 않는 결과가 일어날 것을 예방하기 위해 오히려 더 목표행동을 열심히 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기존연구에 의하면 진로탐색행동과 관련하여 불안으로 인해 진로탐색행동을 적게 하거나(이현주, 2008a; Blustein외 2명, 1989; Maher, 1996), 철회(Saks & Ashforthe, 2000), 또는 조기종결(Hardin, Varghese, Tran & Carlson, 2006)시키기도 한다. 반면 불안이 진로탐색행동을 향상(천석준·이기학, 2008; Blustein & Phillips, 1988; Reed, Bruch & Hasse, 2004; Vignoli와 5명, 2005)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상태불안의 수준에 따라 진로탐색행동과의 관계가 상반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곡선적 관계여부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곡선회귀분석 및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상태불안을 독립변인으로 설정하고, 진로탐색행동을 종속변인으로 설정하여 곡선추정을 실시한 결과는 아래 <표 3>과 같다.
선형모형인 경우 설명력은 총 7.1%로 상태불안은 유의미하게 진로탐색행동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b=.464, F=12.362, p<.01). 또한 곡선모형인 2차모형의 경우 총 설명력이 7.2%로 나타났다. 2차모형의 경우, 설명력이 증가하기는 하지만 설명력의 차이가 미미하였다. 선형모형과 곡선모형이 모두 유의미한 관계이므로 추가적으로 위계적 회귀분석을 통하여 곡선변수의 추가적 영향력만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결과는 아래 표 4와 같다. 1단계에서 상태불안 점수를 독립변인으로 투입하였으며, 2단계에서 독립변인인 상태불안 점수를 제곱한 값을 독립변인으로 추가 투입하여 진로탐색행동점수와의 관계를 위계적으로 살펴보았다. 이 때 2단계에서의 R²값이 유의미하게 변할 경우, 곡선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Agathangelou, Charalambos & Koutselini, 2016). 곡선검증을 위해 1단계의 상태불안 점수와 제곱한 상태불안의 값을 투입한 2단계 간의 R²의 변화가 유의미 하지 않았다(∆R²=.001, ∆F=.118, p=.731). 즉, 상태불안은 진로탐색행동과 곡선적 관계를 형성하기 보다는 선형적으로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검증되었다. 이후에는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를 부(-)적 선형관계임을 전제로 상관관계 분석과 회귀분석을 진행하고자 한다.
4. 상태불안과 멘토링 지속기간이 진로탐색행동에 미치는 영향
독립변인인 상태불안과 종속변인인 진로탐색행동, 조절변인인 멘토링 기간과의 관계가 각각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표 5>).
성별은 진로탐색행동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갖지 않으며, 연령은 진로탐색행동을 증가시키는 정적 상관(r=.158, p<.5)관계를 갖는다. 상태불안은 진로탐색행동을 감소시키는 부적 상관(r=-.266, p<.01)을 보인다. 그러나 멘토링 기간은 상태불안이나 진로탐색행동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상관계수들은 모두 .3이하로 다중공선성의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문영주, 2010).
상태불안과 멘토링 기간11)이 진로탐색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을 검증하기 위하여, 각 단계별로 독립변인을 투입하는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때 다중공선성 문제를 감소시키기 위하여 평균중심화 하였다. VIF 계수는 가장 엄격한 기준인 3 보다 모두 낮기(<표 6>) 때문에 다중공선성의 문제는 없었다(Montgomery & Peck, 1992).
우선 1단계에서는 통제 변인 중 성별이 진로탐색행동에 유의한 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이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적극적으로 진로탐색행동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령의 경우 진로탐색행동과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성별의 경우 총 7.0%의 설명력을 갖는다. 2단계에서는 상태불안이 높아질수록 진로탐색행동을 적게 하며, 총설명력은 15.0%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단계에 추가로 투입된 멘토링 기간은 진로탐색활동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보이지 않았다. 상관관계와 회귀분석의 결과를 볼 때,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의 관계에서 멘토링 기간이 조절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양한 형태의 관계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독립변인인 상태불안과 멘토링 기간 간의 상호작용항의 조절효과를 보기 위하여 조절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이수광, 2007). 그러나 4단계에서 상호작용항이나 R²값의 변화량이 유의하지 않아 조절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는 위의 표 6과 같다. 종합적으로 분석해볼 때, 성별은 여자이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진로탐색행동을 더 많이 하며, 상태불안이 높을수록 진로탐색행동을 적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멘토링 기간은 진로탐색행동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아동양육시설에 거주하는 청소년이 갖는 보육사의 의미와 아동복지시설에 거주하는 시설청소년의 멘토와는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기 때문에 아동복지시설에 거주하는 청소년을 대상(남자, 2명, 18세)으로 추가적인 면접을 시행하여 멘토의 영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특히 시설에는 멘토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설청소년들이 멘토가 없다고 응답하였기 때문에 멘토가 없다고 설문에 응답하였던 남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면접하였다. 멘토가 없다고 응답한 이유는 시설에 상담사 및 선생님이 있기는 하지만 공동생활을 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지도를 받지 못하며, 개별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고, 시설에 입소한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설문당시 멘토로 지각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설문조사 이후 멘토로부터 실제적으로 큰 도움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멘토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경우 진로탐색에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자신들이 어리고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진로탐색과 관련된 문제를 겪을 수 있지만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는데 있어, 경험과 지식이 많은 선생님과 같은 멘토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또한 멘토와 관계를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멘토가 알게 되고, 필요한 정보의 획득 및 격려, 지지를 받기 때문에 자신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데 있어 멘토와 지속적인 관계유지를 한다는 것은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응답하였다. 즉, 시설청소년이 시설의 여건상 한 방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개별적 욕구가 수용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청소년기의 발달과업인 자기탐색 및 정체감 발달과 진로탐색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멘토와의 관계유지는 시설청소년의 진로탐색에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시설청소년을 대상으로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가 곡선적 관계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독립변인인 상태불안과 종속변인인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에서 멘토링 기간에 따른 조절효과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시설청소년의 상태불안은 중간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진로탐색행동 역시 중간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멘토가 있다는 비율도 매우 낮아서 24.7%에 불과하며, 이중에서 멘토와의 관계 지속기간이 6개월 이하인 사람이 56.8%로 대부분이 짧은 기간 동안 멘토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형태를 검증한 결과, 이 두 변수의 관계는 직선적 관계이며, 상태불안이 높을수록 진로탐색행동을 하지 않는, 부(-)적 방향의 직선적 관계임을 발견하였다. 이후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에 멘토링 기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위계적 회귀분석을 통해 검증한 결과, 유의미한 조절효과를 발견할 수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부(-)적 결과는 불안이 높아질수록 진로탐색행동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이현주(2009)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Flum과 Blustein(2000)이 지적한대로 시설청소년들이 상황의 변화를 위협으로 인지하면 불안을 유발하게 되고 피드백이 형성된다. 불안수준이 높은 사람의 경우 정보를 왜곡하거나 잘못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자신의 능력, 적성, 가치와 맞지 않는 부적절한 진로탐색과 진로결정을 하고, 진로탐색이나 진로결정을 하는 것을 두려워할 수 있다(Sarason, 1972). 또한 불안수준이 높은 사람의 경우 과거 직업탐색에서 경험한 불만족으로 인하여 앞으로의 직업탐색이 유용하지 않다고 믿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가적인 직업탐색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Jordaan, 1963). 즉 직업 탐색이 유용하지 않다는 부적 피드백을 받게 되면 진로탐색을 점점 덜 하게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이러한 결과는 시설청소년의 특성 및 시설의 환경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최선화 (2007)는 일반여성 청소년 및 시설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로장벽과 진로결정수준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시설여성 청소년이 일반여성 청소년에 비해 진로장벽을 더 높게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각된 높은 수준의 진로장벽은 진로결정에 유의미하게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청소년의 경우 원 가족의 지지가 결핍되어 있으며, 시설관계자들에게서 지속적인 보호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홍봉선·남미애, 2014). 이러한 사회적 지지의 부족과 환경적 어려움은 진로결정 자기효능감, 즉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진로목표 결정, 미래 계획의 수립 및 행동,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획득을 한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트릴 수 있으며(박지은, 2006; 송현심, 2010; 오은영, 2013; 이은교, 2010), 그 영향으로 인해 진로탐색행동을 덜 하게 된다.
반면 멘토링 기간이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를 조절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멘토링 기간은 상태불안이 진로탐색행동에 미치는 유의미한 부(-)적 영향력을 조절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와의 관계유지가 진로탐색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나, 일부 연구(조민좌, 2010)의 결과와는 달리 본 연구의 결과는 현 보육사와의 생활기간이 길수록 진로탐색행동을 많이 한다는 기존 연구결과를 지지하지 않았다. 이는 본 연구의 대상이 단기간 시설에 거주하는 청소년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차이일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사례 면접을 통해 본 연구의 대상자는 멘토와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자신의 욕구에 대해 멘토가 잘 알게 되어, 도움을 제공받았다고 응답하였다. 본 연구는 멘토링 기간에만 초점을 맞추었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멘토와의 상호작용의 유형과 질에 대한 정보가 추가된다면 멘토의 구체적인 효과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결과와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부모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시설청소년이 자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진로탐색행동에서 상태불안이 중요한 요인임을 검증하였다. 둘째, 본 연구는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모형을 검증한 결과, 두 변인 간의 관계가 부(-)적 선형관계임을 밝혀냈다. 기존연구의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일관되지 않은 결과들에 대한 설명으로 제기된 곡선적 관계는 유의미하지 않음을 밝혔으며, 기존 연구 결과들이 보이는 상태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에서 발견된 비일관성 문제는 다른 요인에서 찾아보아야 함을 밝혀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가 지닌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시설의 종류에 따른 시설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점은 제한점이다. 본 연구는 시설에 거주하면서, 장기간 부모의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시설유형에 따른 대상자의 주요변수에서 특성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시설의 종류에 따라 입소하는 청소년의 특징이 다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연구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제한된 사례수로 인해 시설유형에 따른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분석을 하지 못했지만, 추후 연구에서는 입소한 시설유형에 따른 시설청소년의 차별적 특징에 따른 차이가 있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일반집단과 비교하기에는 제한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시설청소년들만을 대상으로 하여 상태불안과 진로탐색 간의 관계를 밝혔기 때문에, 일반 청소년 집단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밝힐 수 없었다. 후속연구에서 일반 청소년과 시설청소년을 대상으로 불안과 진로탐색행동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그 차이에 기초한 시설청소년들의 지원방안이 도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처럼 시설청소년들이 멘토와 관계를 맺는 비율이 낮다는 점은 이후 지원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사례면접에서도 밝혀졌듯이 시설청소년들의 욕구와 특성에 맞춰 사회적 지지를 제공할 멘토가 있다면 이들 시설청소년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멘토링과 진로탐색행동 간의 관계 및 영향력을 살펴봄에 있어 시설청소년의 멘토링 기간만을 제한적으로 고려하였다. 멘토와의 상호작용 빈도 및 자신이 지각하고 있는 멘토로부터 받은 도움의 정도가 진로탐색 및 준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시설청소년들의 면접내용을 고려하면 멘토링 기간 이외에도 상호작용 빈도 및 도움의 정도와 같은 측면도 측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설청소년들이 최소 4개월 정도 지난 후에야 선생님이 멘토로 지각되었다는 면접내용을 참고한다면 시설청소년과 멘토와의 상호작용의 빈도, 멘토의 도움정도를 고려하여 장기간에 걸친 멘토와의 관계형성을 통한 긍정적 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넷째, 본 연구에서 멘토가 있다고 응답한 시설청소년이 전체 응답자의 24.7% 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국가에서 시설청소년들을 위해 사회복지사, 상담지도원, 자립전담요원을 배치하고 진로탐색 및 진로체험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시설청소년의 자립을 돕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멘토가 있다고 인지하고 있는 청소년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현재 시행중인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실제로 시설청소년들과의 면접 내용 중 진로와 관련하여 시설에 있는 선생님, 상담사, 사회복지사, 자립전담요원을 개별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고, 시설을 옮기거나 나가게 될 경우 연락이 끊기며 지속적인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정책 시행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국가에서는 시설청소년들이 개별적인 진로관련 지도 및 지속적인 격려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시설 외의 멘토와 시설청소년을 매칭하여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위한 모니터링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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