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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um for youth culture - Vol. 42

[ Article ]
Forum for youth culture - Vol. 42, pp. 130-156
Abbreviation: Forum for Youth Culture
ISSN: 1975-2733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Apr 2015
Received 28 Feb 2015 Revised 19 Mar 2015 Accepted 23 Mar 2015
DOI: https://doi.org/10.17854/ffyc.2015.04.42.129

남녀 대학생 성 각본의 질적 분석 : 이중기준의 유지와 균열
추병식*
*백석대학교 청소년학과 교수

A Qualitative Analysis of College Students’ Sexual Script : Maintenance of and Cracks in the Double Standard
Choo, Byoungsik*
*Associate Professor at Baekseok University

초록

이 연구는 한국 남녀 대학생의 성 각본을 질적 분석하여 성 이중기준이 어떻게 유지 또는 균열되는지를 탐색하였다. 선행 연구들은 성 이중기준을 남자의 쾌락지향성과 여자의 관계지향성이 사회적으로 강제되는 과정으로 정의하며, 이런 이중기준은 성 각본에 있어 규범, 대인, 개인의 세 수준에서 균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집된 에세이를 통해 성 각본을 해석한 결과 다섯 개의 주제어를 도출하였는데, 우선 ‘성 이중기준의 만연’은 여성 억압의 미시기제가 지체되고 고착되어 남녀에게 이분법적으로 적용되는 한국의 현실을 설명한다. ‘불만족하고 무기력한 남자의 성’은 남성 우월체제의 자가당착적 대가로서, 쾌락 지향적 성에 대한 남자의 회의를 묘사하고, ‘쾌락과 폭력의 대상으로서의 여자의 성’은 여성 억압 기제에 대한 여자의 두려움과 좌절을 그려낸다. 남녀 각각의 소수 사례인 ‘관계 지향적이지만 모순적인 남자의 성’과 ‘적극적이지만 관계지향적인 여자의 성’은 비록 미약하기는 하지만 성 이중기준의 균열을 드러내어, 보다 양성평등적인 사회를 향한 조망을 가능케 한다.

Abstract

This study inquired how Korean college students' sexual double standards are maintained or cracked, through a qualitative analysis of their sexual scripts. Previous studies define the sexual double standard as a socially forced process of recreational sex for men and relational sex for women, and explains it could be cracked among sexual script levels of socio-cultural, interactional, and individual. Interpreting the collected sexual script essays yielded five key topics. 'Prevalence of sexual double standard' describes the dichotomous assignment for each gender, which shows the fixed micro mechanism of oppression against women in Korea. 'Dissatisfied and trapped sexuality for men' reveals the contradictory payback of male chauvinism as men doubt the recreational sex, while 'sexuality for women as an object of pleasure and violence' pictures women’s dread and frustration for the micro oppression against them. A few cases for each gender, however, summed up as 'relational but contradictory sexuality for men', and 'avid but relational sexuality for women', betray the crack, albeit weak, of double standards, and thus invigorate, although at an exploratory level, the prospects towards gender equality.


Keywords: college students, sexual script, sexual double standard, recreational sex, relational sex
키워드: 대학생, 성 각본, 성 이중기준, 쾌락 지향적 성, 관계 지향적 성

I. 서 론

한국에서 양성평등은 참으로 지난한 과제이다. 한 세대 만에 경제발전과 정치민주화를 쾌속 달성한 경이로운 성공 스토리 이후에도, 성 격차 지수(Gender Gap Index)는 여전히 세계 최하위 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13). 더구나 여성의 능력개발을 반영하는 성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는 세계 최상위 권을 유지하면서도 여성의 정치경제적 지위를 반영하는 성격차지수가 최하위권인 괴리는, 달리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는 단적으로, 20대까지의 여성의 교육적 성취수준이라는 거시지표가 20대 이후의 정치경제적 지위라는 거시지표에 연결되지 않는 현상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양성평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환경을 반영하는 성 제도개발 지수(Gender, Institutions, and Development Index)의 거시지표마저 세계 최상위 권을 유지하므로(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13), 한국 여성의 정치경제적 지위의 낙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미시적 탐색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여성의 정치경제적 지위가 낮아 여성 청소년에게 롤 모델이 부족한 현실이 악순환의 한 측면일 수 있는 당위를 차치하고 나면, 미시적 탐색의 한 축은, 법적 제도적 환경에 포착되지 않는 여성 억압의 미묘한 유리벽이 20대 이후의 경력 추구 과정에서 작동하는 데에 있을 터이다. 이 연구는 그러나, 미시적 탐색의 또 다른 축, 즉 20대 이전의 청소년 시절부터 강고하게 그 뿌리를 내리고 있는 여성 억압의 미시 기제에 주목하려 한다. 보다 어린 시절부터 내면화된 미시 기제가 훨씬 근본적이며 지속적인 효과를 만들어, 성인이 된 이후 경력 추구 과정에서 작동하는 유리벽과도 깊이 관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20대 이전 청소년 시절에 형성되는 여성 억압의 미시 기제는 아무래도, 성에 관한 태도와 행동에 있어서의 남성 우월적 이중기준이 그 중심에 자리할 듯하다. 중등교육은 물론 고등교육에 이르기까지 학업성취도나 학력수준에 있어 여성이 남성을 오히려 능가할 정도인 것이 사실이므로(김경근·연보라·장희원, 2014; 김준엽·김정은, 2013), 직업적 열망을 둘러싼 미시 기제가 여성 청소년의 내면을 억압한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남성 못지않은 여성의 직업적 열망은 따라서, 20대 이후의 경력 추구 과정에서, 취업과 승진에 있어서의 차별, 결혼과 출산에 따른 선택 등을 거치며 약화되고 좌절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청소년 시절의 양성 불평등 미시 기제는 성 태도와 행동에 관한 이중기준으로부터 발원하며, 이로 인해 여성 청소년의 정체성, 세계관, 남성 우월 체제에 대응하는 의사소통 기술 등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추론할 수 있다. 실제로, 관련되는 많은 선행 연구들은(김경호, 2005; 오숙희·강희순·김윤회, 2010; 유문숙·박지원·유미애, 2012; 추병식, 2014) 한국의 청소년이 성 이중기준에 침윤되어 있으며 양성 평등을 향한 십대 시절의 이성 관계 훈련이 서구와는 달리 생략되고 지체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즉 이성에 눈 뜨는 십대 초반에는 남녀 간의 차이와 괴리가 생물적 심리적으로 어느 정도 필연적이겠지만, 십대를 통하여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양성 평등의 규범을 내면화해야 하는데, 한국의 경우 남성 우월적 이중기준이 고스란히 대학 시절까지 전이됨으로써 양성 불평등의 의미체계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작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발달과업이란 해당시기에 지체되면 평생토록 그 부작용이 지속되기 때문에, 한국의 십대가 양성 평등을 향한 이성 관계를 충분히 내면화하지 못한 결과, 20대 이후 직장이나 가정에서 다양한 여성 억압의 미시 기제에 취약하게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Weis(1998)Gagnon·Simon(1973)이 제시한 각본(script)의 개념을 성에 관한 의미 체계를 설명하는 모델로 정립하였다. 그에 의하면 성 각본(sexual script)이란 성사회화 과정을 통해 내면화된 의미 체계로서 성행동에 대한 지침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첫날밤 각본, 데이트 각본, 원 나잇 각본 등과 같이 개인은 성적인 상황에서 상대방의 어떤 행동을 기대하고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해, 내면화된 의미 체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 각본은, 사회문화적 각본, 대인적 각본, 개인적 각본으로 구성되는데, 사회문화적 각본은 개인이 인지한 성에 관한 사회적 규범을 반영하며, 대인적 각본은 파트너와의 소통 과정을 반영하고, 개인적 각본은 성에 부여하는 개인적 의미를 반영한다. 결국 청소년기에 형성되어 작동하는 성 이중기준의 미시 기제는 그들의 성 각본에 담겨지게 되며, 그 성 각본은 남성 우월적 이중기준이라는 사회적 규범과 관련되고, 그들의 성에 관한 의사소통 과정과 성에 부여하는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 연구는 남녀 대학생의 성 각본을 질적 분석함으로써 그들이 얼마나 성 이중기준의 의미체계를 내면화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바대로 선행연구들에 의하면 한국의 청소년은 이중기준에 경도된 성 각본을 형성하여 대학 시절에도 이러한 여성 억압의 미시 기제를 상당히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성 각본이란 시대의 변화와 맞물려 사회문화적 수준에서 역동적일 뿐 아니라, 시대의 규범과 상관없이도 대인적 수준과 개인적 수준에서 변화가 추동될 수도 있다(Laumann·Gagnon, 1995; Connell, 2002). 즉 양성 불평등의 규범이 매우 강고하게 지속되는 사회 현실에서도, 보다 전향적인 파트너와의 만남과 소통을 통하여, 또는 개인적인 욕망과 의미 추구를 통하여, 성 각본의 세 수준은 끊임없이 서로 균열하고 충돌할 수 있는 것이다. 2010년대 한국의 현실은 탈근대적 개인의 자유가 구가되고 여성과 성소수자의 성적 주체성이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하면서도, 여전히 오래된 남성 우월의 미시 기제가 사회 전반을 장악하여 서두에서 논의한 것처럼 경제 발전과 정치 민주화에 걸맞지 않은 양성 불평등의 지형을 취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복잡성과 성인 시기에 진입하는 성숙의 개인적 요인, 게다가 고교 시절까지 다분히 억압되었던 이성과의 교제가 본격화되는 대인적 요인이 겹쳐서, 대학생의 성 각본은 양성 불평등의 유지와 균열 모두를 함축하고 있으리라 추론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성 각본을 질적 분석한 선행 연구들을 검토한 후, 수집된 에세이 자료를 통해 남녀 대학생에게 내면화된 성 이중기준에 관한 의미체계를 천착하고자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는 남녀 대학생의 성 각본을 사회문화적 수준, 대인적 수준, 개인적 수준으로 나누어 비교하여, 성 이중기준의 남녀의 차이는 물론, 남녀 각각 세 수준의 각본이 서로 어떤 균열과 충돌을 드러내는지, 그리하여 현재의 지배적인 여성 억압의 미시 기제가 어떻게 저항되고 변화될 수 있는지를 조망하려 한다.


II. 이론적 배경
1. 성 이중기준의 함의

성 이중기준(sexual double standard)이란, 남성과 여성의 성에 관한 허용에 있어 사회적으로 다른 기준이 적용됨을 뜻한다. 이중기준에서 남성의 적극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여성의 경우는 전통적으로 혼전 순결과 강하게 결부되는 수동성으로 성을 제한하고 낙인한다(Marks·Fraley, 2005). 서구의 경우, 적어도 지속적 커플 사이에서는 혼전 순결을 포함한 성 태도와 행동에 있어서 이중기준이 사라졌다고 믿는다. 그러나 일회적 관계에서는 여성이 당당하지 못하고 수동적이도록 억압하는 이중기준이 여전히 작동한다고 보고된다(Armstrong·England·Fogarty, 2012; Littleton·Tabernik·Canales·Backstrom, 2009). 또한, 성에 대해 미숙한 십대에게 있어서는 남자의 적극성과 여자의 수동성이라는 생물적 심리적 차이로 인해 이중기준은 상당한 정도로 보편적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한국의 경우는, 십대의 이중기준이 대학 시절까지 극복되지 못하고 전이됨으로써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고착되어, 여성 억압의 미시 기제로 광범위하게 작동한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Stark(2007)는 양성 평등을 향한 시대에 무너져가는 남성 특권을 지키기 위한 가부장적 시도를 강압적 통제라는 기제로 설명한다. 법적 제도적 공적 영역에서 양성 평등이 대세인 현실에서 강압적 통제는 물론 미시적 방편을 동원한다. 사적 공간에서의 빈번하고 사소한 간섭과 공격들로 이루어지는 강압적 통제는 궁극적으로 여성스러움의 젠더 수행을 바람직한 여성상으로 제시하고, 칭찬과 회유와 비난, 그리고 때로는 폭력을 사용하면서 여성 억압을 관철한다. 이런 강압적 통제는 20대 이후 직장에서의 차별과 성희롱, 그리고 부부간 폭력으로 나타나지만, 20대 이전의 성 이중기준과도 크게 관련된다. 예를 들어, 한국 대학생에게서 관찰되는 여전히 뚜렷한 성 역할 고정관념의 남녀 차이는(오숙희 등, 2010; 유문숙 등, 2012) 강압적 통제를 정당화하며,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는 한국 청소년의 성범죄 발생 비율(이수정, 2014) 역시 강압적 통제의 과정이며 결과에 다름 아니다.

추병식(2014)은 한국 대학생의 성 이중기준에 관한 질적 연구에서, 남녀 모두에게 내면화된 ‘여자다움’의 이데올로기나 남자에게 발견되는 공격적 ‘성취로서의 성’이 차별적 이중기준이 작동하는 방식이며, 여자에게서 발견되는 ‘혼란으로서의 성’은 이중기준에 대한 소극적이거나 좌절되는 대응이라고 설명하였다. 특히 성 태도나 성 행동과의 직접 관련을 넘어서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젠더 수행을 압박하는 ‘여자다움’의 이데올로기가 남자 뿐 아니라 여자에게서도 일관되게 관찰된다는 사실은, 강압적 통제라는 미시 기제가 얼마나 뿌리 깊이 자리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2. 성 각본의 질적 분석들

성 각본 연구는 90년대 이후 다양한 이슈들과 관련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첫 성관계, 젠더에 따른 스테레오 타입, 성에 있어서의 안전과 위험, 동성애, 뿐만 아니라 혼외 성관계, 이혼 등의 많은 성각본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주영준·염유식, 2011; Byers, 1996; Hynie·Lydon·Cote·Wiener, 1998; Santana·Raj·Decker·LaMarche·Silverman, 2006). 청소년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남녀 성의 차이와 그 변화 가능성을 추적하는 작업은 그 가장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이며, 여기서는 이와 관련된 연구들만 살펴본다.

Dworkin·O'Sullivan(2005)은 연인을 향한 성적 유혹(sexual initiation)에 있어 미국 남자 대학생의 실제 행동 패턴과 희망 행동 패턴의 괴리를 심층 인터뷰를 통한 성 각본 구성으로 질적 분석했다. 이들은 성각본이 사회문화적 규범, 규범에 대한 저항, 새로운 규범의 실행을 모두 포함한다는 점을 일깨우면서, 각본을 잘못 분석하면 실제 행동과 희망 행동의 차이를 간과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과반이 넘는 남자 대학생은 전통적인 남성 주도적 행동 패턴을 실행하지만, 역시 과반이 넘는 연구 참여자가 양성 평등한 성적 유혹을 원하며, 심지어 사분의 일 정도의 참여자는 여성 주도적 성적 유혹을 원한다. 남자들이 이렇게 남성 주도적 규범에서 이탈하려는 이유는, 남자도 성적 대상이 되고 싶고 유혹 작업이라는 노동을 분담하고 싶고 또는 근본적으로 양성 평등이라는 이데올로기 자체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연구는 설명한다. Dworkin과 O'Sullivan의 연구는 여성의 성도 공격적으로 그리고 남성의 성도 감성적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있다는 선행연구들(Connel, 2002; Kamen, 2003; Segal, 1995)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기여하였다. 무엇보다 이들의 연구는, 많은 남자들이 전통적 규범에서 벗어나 유혹이라는 소통 과정에서 대안적 의미를 추구하는 측면, 즉 성 각본에 있어 사회문화적 수준, 대인적 수준, 개인적 수준의 세 층위가 서로 경쟁, 타협, 상호작용하는 지점을 잘 드러내었다.

Masters 외 3명(2013)은 18세에서 25세 사이의 미국 남녀를 대상으로 그들의 최근 성행동을 심층 인터뷰하여, 세 종류의 성 각본을 발견하였다. 순응 형(conforming style), 예외추구 형(exception finding style), 개조 형(transforming style)으로 명명된 이들 각본은 각각, 사회문화적, 대인적, 개인적 수준의 세 층위가 어떻게 서로 달리 상호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먼저 순응 형 각본에서는 대인적 각본과 개인적 각본이 남성 주도적 규범 각본과 일치한다. 남자의 과반과 여자의 삼분의 일 정도가 여기에 속하는데, 예외추구 형이나 개조 형에 비해 이들은 성적 불만족이 가장 높고 특히 여자가 그러하다. 즉 이들 중 상당수는 남자의 경우 쾌락추구적인 자신의 성 행태에 회의를 느끼며 여자의 경우도 감성적이지 못한 남자 파트너에게 실망한다. 여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예외추구 형 각본에서는, 남녀 성행동 에 있어 주도성의 차이가 규범적 대세라는 현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이나 자신의 파트너는 예외적인 대인적 개인적 각본을 추구한다. 남자의 경우 순응 형의 남자들과 달리 쾌락 추구적 성에 관해 보다 신중함으로써, 또 여자의 경우 스스로를 자유분방하고 주도적인 성적 주체로 규정함으로써, 이들은 남성 주도적 규범 각본과 충돌하기 보다는 이를 회피한다. 남녀 모두 각각의 삼분의 일 정도가 속해있는 개조 형 각본에서는, 대인적 개인적 각본이 남성 주도적 규범 각본과 의도적으로 충돌하거나 또는 남성 주도적 규범 각본 자체를 아예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은 성에 있어 남녀평등이 확산되어야 한다고 확신하며, 파트너가 그런 확신을 인정하지 않으면 헤어지고 파트너 역시 평등을 확신하는 경우 자신들의 각본이 오히려 새로운 규범 각본이라고 믿는다. Masters 외의 연구 역시 세 층위의 각본이 치열하게 부딪히고 경쟁한다는 사실, 그리고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문화적 각본은 진보적 개인들의 행동에 의해 변화될 수 있다는 설명(Risman, 2009)을 상당히 입증하고 있다.

Krahe 외 2명(20071)이 독일 고등학생의 성 각본을 분석한 연구는 일반적 상황과 자신의 상황을 구분하여 비교한다는 점에서 조금 특이하다. 합의에 의한 성교가 또래들 일반에게 일어나는 상황과 자신에게 일어나는 상황을 각각 각본화 했을 때,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훨씬 긍정적인 묘사를 하였다. 저자들은 이를 해석하기를, 일반적 상황은 사회문화적 규범의 스테레오 타입을 더 많이 반영하며, 자신의 상황에 대한 각본이 연구 참여자 자신의 대인적 개인적 층위를 더 많이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에게 일어날 상황에 대하여는 긍정적 환상이 개재되며 이로 인해 성교와 관련되는 위험한 부정적 요소가 배제되는 경향이 있다는 해석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에 대한 각본이 일반적 상황에 대한 각본보다 실제 행동의 예측력이 높다는 사실이다(Krahe·Bieneck· Sheinberger-Olwig, 20072). 강간 각본의 스테레오 타입이 낯선 사람에 의한 폭행으로 정형화되어 있어서 실제 강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애인이나 친구에 의한 술이나 약물을 이용한 강간을, 강간이라고 예측하지 못하게 하고 강간의 범주에서 배제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의 연구는 사회문화적 각본보다 대인적 개인적 각본이 실제 행동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Littleton 외 3명(2009)이나 Armstrong 외 2명(2012)은 일회적 관계인 훅업 각본을 미국 여대생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이들 연구는 주로 혼전 순결에 관한 이중 기준이 사라진 자리에 일회적 관계에서의 이중 기준이 작동하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에, 각본의 세 층위를 나누어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사회문화적 규범과 개인적 각본의 괴리를 잘 드러내고 있다. Littleton 등의 경우, 훅업 이후 남자의 떠벌림과 그로 인한 자신에 대한 나쁜 평판이, 쾌락적 성을 실천했다는 내면적 후회와 맞물려, 이중 기준의 피해를 증폭시키는데, 이는 일회적 관계에 있어 규범 각본이 개인적 의미 각본을 상당히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Armstrong 등의 경우도, 훅업에 임하는 남자가 일회적 파트너일 뿐인 여자의 만족을 중요시하지 않고, 여자 자신도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면서도, 여자는 남자 파트너의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과정을 상술함으로써, 일회적 관계에서 남성 주도적 이중 기준이라는 규범 각본이 여자의 개인적 의미 각본은 물론 의사소통의 대인적 각본도 통제함을 드러낸다. 이들의 연구는 세 층위를 구분하여 설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중 기준이라는 불평등 기제에 관해 대인적 개인적 각본이 규범 각본에게 복속되는 일회적 관계의 특징을 잘 설명하고 있다.

Farrer 외 3명(2012)은 중국과 일본의 남녀 대학생을 대상으로 성 각본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세 층위를 구분하는 대신, 성행동의 범위(scope)와 비율(ratio)이라는 개념을 통해 두 나라를 비교한다. 중국의 경우, 개인의 성행동은 이중 기준이 퍼져있는 사회 전체라는 넓은 범위와 관련되기 때문에 개인적 선택의 비율이 낮다. 달리 말하면 규범 각본인 이중 기준이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개인적 선택, 특히 여성의 개인적 선택의 여지가 좁고, 따라서 사회문화적 각본에 대한 개인적 각본의 저항이 약하다. 반면에 일본의 경우, 범위는 좁고 비율이 큰데, 달리 말하면 개인의 성행동은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규범과 상관없이 대인적 상황 자체의 좁은 범위와만 관련되며, 따라서 그 상황에서의 개인적 자율성 또는 상황 자체를 선택할 수 있는 개인적 자율성이 크다. 요컨대 관계 지향적 성이라는 사회문화적 규범과 상관없이, 개인은 쾌락 추구적 성에 경도된 대인 상황을 선택하기도 편하고, 또 어떤 성적인 상황에서도 개인적 의미를 편안하게 드러낼 수 있다. 사회문화적 각본에 비해 대인적 또는 개인적 각본의 영향이 강한 것이다. 이 연구는 세 층위의 관계가 나라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이 관계의 차이는 결국 각본의 변화와 역동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공미혜(2003)는 성매매를 경험한 십대 중후반 여성 청소년의 성 각본을 분석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성폭력, 가출, 성매매 등 불우한 환경 속에서 결혼에 대한 환상 또는 좌절의 규범 각본을 진술한다. 즉 자신이 경험한 폭력적 성을 결혼에서의 성과 분리하여 장밋빛 미래에 집착하거나, 또는 현실의 아픔에 대한 비관이 결혼의 포기나 부정으로 연결된다. 대인적 각본은 남자친구와의 낭만적 관계의 성을 묘사하는데, 종종 이들은 남자친구의 폭력을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기도 하며, 인지하더라도 사랑이 전제되므로 정당화 된다. 성을 매수하는 아저씨는 더럽지만 남자친구와의 성은 그렇지 않다. 개인적 각본은, 청소년 초기부터 이중 기준의 규범에 의해 스스로의 성을 억압한 결과 성에 대해 혼란스럽고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폭력적 과정에 노출되기 때문에, 두려움, 수치심, 죄책감 등의 부정적 의미로 가득하다. 이 연구는 남성 우월적 이중 기준이라는 사회문화적 각본이 대인 각본을 왜곡하고 개인적 각본을 억압하는 현실을 설명하고 있다. 연구 참여자들이 극단적 피해자들이므로 규범 각본에 대한 회피를 넘어서는 저항과 도전은 포착되지 않는다.

박수선(2009)은 20대 중후반 남녀 대학생과 대졸자를 심층 면접하였다. 여성의 사회문화적 각본은 역시 성 이중기준으로 인한 억압, 혼란, 무지이고 남성의 경우도 친구, 군대, 직장을 통한 남성 우월주의이거나 포르노로부터 영향 받은 쾌락성 내지 공격성이다. 대인적 각본에서는, 여성도 파트너와의 소통으로 성적 주체성을 정립해가고 남성도 파트너와의 교감을 거쳐 획일적 남성 문화로부터 개별화되며 성찰과 성숙을 경험한다. 그러나 대인적 경험이 여성의 경우 성폭력 피해에 노출되거나 남성의 경우 이성 교제 없이 성매매 등에 경도되면, 긍정적 각본은 진행되지 않는다. 개인적 각본도 대인적 각본의 연장에서 개별화된 긍정적 의미를 추구하거나, 그렇지 않고 부정적 경험이 누적되면 여성의 정체성은 훼손되어 자포자기적인 경로에 들어서고 남성 역시 쾌락 지향적 행태를 유지한다. 박수선의 연구는 20대 초반을 지난 성인의 각본이므로 개인적 성숙의 가능성을 적절히 표현하고, 대인적 각본에 따라 개인적 의미가 달라질 수 있음을 잘 설명하고 있다. 박수선의 연구에서 긍정적 소통의 경험이 대인적 개인적 각본을 규범 각본과 균열시키는가 하는 문제는 남녀 간의 차이를 구분해야한다. 남성의 경우 성찰과 성숙은 획일적 쾌락 지향과의 균열이지만, 여성의 경우는 혼란과 무지 속에서 처음으로 성적 주체성을 정립해가는 과정일 뿐이다. 다시 말해 억압되어 형성되지 않았던 성적 주체성이 형성되는 것을 두고, 형성되기 이전과의 균열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살펴 본대로, 성 각본은 남녀의 차이는 물론, 규범 수준, 대인 수준, 개인 수준 상호간의 균열과 역동을 드러낸다. 선행 연구들은 대체적으로, 진보적이고 긍정적인 과정에서는 대인 각본과 개인 각본이 보다 중요하며 규범 각본의 변화를 촉발할 수 있지만, 부정적 과정에서는 이중기준의 규범에 대한 저항이 미약한 것으로 보고한다. 이제 우리의 관심인 한국 남녀 대학생의 성 이중기준이 어떻게 유지되는지, 또는 균열되는지 알아보자.


III. 연구 방법
1. 방법론

한국 남녀 대학생에게 내면화된 성 이중기준에 관한 의미체계를 그들의 성 각본을 통해 질적 분석하기 위하여, 현상학적 방법의 질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현상학적 연구는 모든 질적 연구의 바탕이 되는 방법으로서, 연구 문제를 구성하는 현상의 근본을 탐색하기 위하여 연구 참여자들의 체험의 의미, 구조, 본질에 집중한다. 연구 문제를 설명하는 기존의 이론들이 불충분하거나 만족스럽지 못할 때, 연구자는 기존의 설명들로 인한 모든 선입견을 ‘괄호 치기’하여 놓고 ‘판단 중지’에 이른 상태에서 오직 연구 참여자들의 체험을 통해 ‘본질 직관’을 시도한다(Strauss·Crobin, 1998). 현상학적 연구 방법은 연구자의 의도와 현실적 상황에 맞는 연구 참여자를 선정한 후 그들을 대상으로 더 이상 새로운 의미가 발견되지 않을 때까지 자료를 수집하는 포화(saturation)를 통해 연구 문제를 구성하는 현상에 대한 이론화를 지향한다. 그 후 분석 단계에서 자료에 산재된 개념들에게 동일한 중요성을 부여하는 ‘수평화 작업’, 개념들을 묶어 의미 있는 범주를 만드는 ‘조직적 진술’, 현상의 상상 가능한 다양한 모습들에 이들 범주를 적용시키고 핵심 범주를 추출하는 ‘상상적 변형’을 통해 현상의 본질에 도달한다. 이렇게 선택된 핵심 범주들은 현상을 설명하는 ‘구조적 진술’의 과정에서 관련되는 선행 연구들에 비추어 명제와 이론으로 정교화 된다.(유기웅·정종원·김영석·김한별, 2012; Creswell, 2012)

2. 자료 수집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한 대학교의 사회 계열 전공과목 수강 학생 108명과 교직 과목 수강 학생 29명을 대상으로 연구의 취지를 설명하고 에세이를 수집하였다. 에세이 자료의 내용이 성에 관한 은밀하고 진솔한 진술이어야 하기에 카페의 익명 게시판에 글을 올리도록 하였으며, 보다 진지하고 편안한 진술을 위해서는 연구자와의 친밀감이 필요하므로 연구자가 강의하는 강좌의 수강 학생들을 참여자로 택하였다. 한 학기동안 수강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보다 내밀한 추가 자료의 게시를 요청할 수 있었고, 이는 더 이상 새로운 중요 내용이 없는 자료의 포화 상황을 가능케 하였다. 익명성 강화를 위하여 게시판에 올라오는 에세이를 신속히 삭제함으로써 다른 학생에게로 자료가 개방되는 가능성을 최소화하였다. 에세이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서술로 구성되었다.

이성 교제 경험이 있습니까?
성 행동의 경험이 있습니까?
성에 관해 당신이 갖고 있는 신념이나 가치에 영향을 끼친 배경은 무엇입니까?
성 행동의 경험이 있다면, 유혹을 포함한 성 행동 과정을 상술해 주세요.
성 행동 전, 성 행동 동안, 성 행동 후의 생각과 느낌을 상술해 주세요.
가까운 시일 내에 당신에게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성 행동 과정을 상술해 주세요.

위의 질문지는, 이성 교제 경험과 의미 있는 성 행동 경험이 있는 참여자를 선택하기 위한 질문, 성에 대한 의미 체계의 배경을 형성하는 사회문화적 규범각본, 성 행동 과정의 소통 기술을 포함하는 대인적 각본, 성에 대해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느끼는 개인적 각본을 이끌어 내기 위한 질문, 그리고 마지막으로 참여자의 의미체계 안에서 작동하여 언제든지 실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각본을 이끌어 내기 위한 질문들로 이루어졌다. 성 각본에 숨겨진 이중기준의 실상과 균열을 분석하기 위한 질문이므로 이중기준에 관한 언급이나 암시는 배제하였다.

2014년 4월부터 6월 사이에, 남자 55명, 여자 82명인 137명의 대상자 가운데, 이성 교제 경험을 포함하여 진지하게 서술한 남자 29명, 여자 38명으로부터 에세이가 수집되었으며, 그중 상당수는 전술한 바와 같이 2회 이상 자료를 게시하였다. 남녀 모두 만 19세에서 22세 사이의 연령에 고르게 분포되었다. 자료 수집 대상자의 91%가 서울, 경기, 인천을 묶는 수도권 지역 출신인 점도 본 연구의 해석에 있어 참여자의 삶의 맥락과 관련한 일정한 준거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인구적 특성이나 이성 교제 경험의 조건은 참여자 선정의 적절성을 제공하며, 자료의 수집과 분석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보다 의미 있는 추가 자료를 확보한 과정은 자료의 포화라는 충분성에 이르게 하였다. 자료 수집의 윤리와 관련해서는 논문으로 출판될 예정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고지하였으며, 따라서 상당수의 대상자는 에세이를 게시하지 않은, 자발적이고 편안한 자료 수집 과정이었다. 아울러, 사회계열과 교육계열의 대학생 성 태도나 성 행동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연구 결과(김수진·문승태·강희순, 2011)와 개방적인 성행동이 이중기준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김상희·윤우철, 2012; 김영기, 2011)을 감안하면, 본 연구가 전체 대학생의 이중기준을 과장할 리는 없으며 오히려 그 반대의 가능성이 다소 있다.

3. 자료 분석

수집된 에세이의 모든 내용은 연구 참여자별로 분류하여 NVivo를 사용하여 코딩하였다. 코딩은 모든 자료를 반복하여 읽으면서 개념들의 수평화 작업과 범주 분류의 조직적 진술을 거쳤고, 상상적 변형을 통해 의미 있는 맥락들을 중심으로 핵심 범주를 추출하였다. 이들 핵심 범주가 곧 명제와 이론을 구성하는 주제어가 됨으로써, 선행 연구의 다양한 자료에 비추어 보다 정교한 이론화의 시도를 하게 된다. 코딩은 남녀 각각, 세 수준의 각본으로 나누어 처리되었고, 특히 상상적 변형의 과정은 참여자별로 세 수준의 각본을 비교하는 사례 내 분석(Ayres·Kavanaugh·Knafl, 2003)을 통하여 그 일관성과 모순의 의미를 해석하였다. 세 수준의 각본은 에세이 내에서 뚜렷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영향, 소통의 과정, 개인적 의미 부여의 측면이 혼재하여 에세이를 구성하므로, 코딩의 신중한 수정 작업들이 여러 차례 진행되었다. 아울러, 에세이 자료를 같은 분야 동료 연구자 두 명에게도 분석을 의뢰하여 분석의 신뢰성을 확보하려 노력하였고, 상이한 해석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토론으로 합의를 도출하였다.

4. 연구의 제한점

성에 관한 은밀한, 어쩌면 개인적 트라우마일 수 있는 경험에 관한 진술을 이끌어내야 하기에, 인터뷰를 회피하고 에세이를 택하였으며, 게시판을 통해 익명성을 확보하고, 한 학기 동안의 지속적 격려와 요청으로 자료의 포화를 성취했지만, 기본적으로 에세이라는 문서 자료만을 해석한 점은, 이 연구의 일정한 제한점이다. 추후 보다 다양한 문서 자료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질적 해석의 보완이 필요하다.


IV. 연구 결과

남녀 대학생의 성 각본을 사회문화적, 대인적, 개인적 수준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다섯 개의 주제가 도출되었다. 우선 ‘성 이중 기준의 만연’은 남녀 모두 성 이중기준이라는 강력한 의미체계의 영향 아래 있음을 뜻한다. 남자는 쾌락 지향적이며 여자는 관계 지향적으로 상반되게 특징 지워 진다는 점에서 이중기준이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었다. 주목할 만한 분석의 지점은, 이들 이중기준의 규범이 남녀 모두에게 회의되고 실망되는 경향이다. 이는 ‘불만족하고 무기력한 남자의 성’과 ‘쾌락과 폭력의 대상으로서의 여자의 성’으로 표현되는데, 여대생의 성 이중기준이 혼란과 좌절의 과정이며 따라서 사회문화적 현실에 대한 경계와 실망인 것이야 자연스럽지만, 남대생도 여성 억압의 규범에 동참하면서도 대인적이고 개인적인 수준에서는 불만족하고 회의한다는 사실은 매우 시사적이다. 또한 남녀 각각 소수의 사례들에서, 남성 우월의 이중기준으로부터 이탈하려는 각본들이 발견된다. ‘관계 지향적이지만 모순적인 남자의 성’과 ‘적극적이지만 관계지향적인 여자의 성’으로 요약되는 이들 이탈은 그러나, 세 수준의 각본에서 상호 모순적이며 대안적 의미 체계로까지 정립되지는 못해, 이중기준의 균열로 평가될 수는 있어도 진지한 저항과 변화라고 보기는 미진하다.

1. 성 이중기준의 만연

수집된 성 각본 에세이의 대부분은, 남녀를 불문하고 성 이중기준을 드러내고 있다. 이론적 배경에서 논의하였듯이, 남자의 주도적이고 적극적이며 쾌락지향적인 성과 여자의 소극적이며 관계지향적인 성이 이중기준의 바탕이라고 할 때, 남녀 참여자의 에세이들은 이러한 이원적 대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남대생 참여자 29명 가운데 19명의 에세이가 쾌락지향적인 각본을 세 수준에서 일관되게 묘사하였으며, 여대생 참여자 38명은 상당한 정도의 주도적인 대인, 개인 각본을 제시하는 4명을 포함하여 한명의 예외도 없이, 관계지향적인 각본을 진술하였다.

진짜 좋아서 만나는 것 보다 연애를 한다는데에 더 들떠서 만나게 되고....... 스킨십이 오가면서 아 이게 진짠가 하다가 좋아하는게 식어서 깨지고....... 서로 좋아서 만나서 남들 다 하는 달달한 연애를 하고 감동을 느끼며 연애를 하고 싶지만 이건 너무 비현실적이다. 결국 남자는 다 똑같다 하는 것처럼 나도 연애를 할 때는 스킨십에 미친다. (남자 142)

내가 남자라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남자들은 모이면 여자이야기를 하고 결국엔 누가 섹스를 했네 안했네 이것을 자랑시 여기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도 가끔 여자 친구에게 성적 욕망을 억제하지 못할 때도 많이 있다. (남자 135)

이런 진술들은 양성평등과 사랑이라는 관계보다는, 육체적 업적이나 성취로서 성을 다루는, 전형적인 이중기준의 묘사이다. 남자의 성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이나 친구들의 연애 이야기들을 통해 쾌락 지향적인 규범 각본이 형성되었음을 드러내는 위의 진술들은, 왜곡된 남성다움의 규범이 친구와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학습된다는 박수선(2009)의 분석이나, 역시 또래와 음란물로부터 과장되고 마초적인 성지식을 습득한다는 김경호(2005)의 설명과 상통한다. 또한 이들 진술에서 사회문화적 규범의 효과가 대인적 소통과 개인적 의미에도 별다른 갈등 없이 전이되는 것으로 나타나, 쾌락 지향적 성이 세 수준의 각본에서 일관되게 적용되는 측면을 그려내고 있다.

사랑하는 남자친구와의 아름다운 교제 안에서 정서적인 따스함을 느끼며 할 수 있는 성관계적인 부분들이 남자친구가 나를 사랑하는 것을 더욱 느낄 수 있기에 좋다. (여자 120)

과거의 깊은 이성교류 덕분에 상대방을 이해하고 믿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어 지금의 연애는 많이 싸우지 않고 서로 맞춰가며 연애중이다....... 지금은 그 사람이 주는 사랑에 고마워하며 의심하지 않고 그것을 즐기는 중이다. 표현을 하는 것에 관해서도 많이 능동적이며 스킨십을 하는 것이 여자의 손해라고만 생각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스킨십이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되어 마음이 편하다. (여자 132)

사실상 모든 여자 참여자들이 진술하는 위와 같은 각본은 주로 소통의 과정과 개인적 의미에 있어서의 관계 지향적 성을 묘사한다. 이들의 진술에서 긍정적 규범 각본은 거의 생략되어 있다. 이는 선행 질적 분석들(박수선, 2009; 추병식, 2014)이 설명하듯이, 여자의 성은 막연한 두려움과 무지에 기반 하는 수동적 사회문화적 조건으로 둘러싸여 있음을 반증한다. 이들은 남자 친구와의 조심스런 소통과 개인적인 성찰을 거치면서 사랑과 성의 일치라는 규범 각본을 형성해간다고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박수선(2009)이 설명하는 소통과 성찰로 인해 성적 주체성을 정립해 가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이 정립이 이중기준으로부터의 이탈은 전혀 아니다. 이들의 대인 개인 각본은 관계를 넘어서는 성적 주체성을 거의 묘사하지 않으며, 언급하였듯이 사랑과 성을 일치시키는 긍정적 규범 각본마저 생략되어 있기에 그러하다. 오히려, 이들의 대부분은 다음 절에서 논의하게 될 여자의 성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을 부정적 각본으로 충분히 토로한다. 아울러, 위에서 언급한 4명의 여자 참여자가 진술하는 관계 지향적이면서도 보다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대인, 개인 각본의 의미도, 추후의 절에서 상술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삼분의 이에 달하는 남자 참여자와 모든 여자 참여자의 에세이에서, 남자의 적극적 쾌락지향성과 여자의 소극적 관계지향성이라는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남으로써, 이들 대학생에게 전반적으로 성 이중기준이 만연해 있음이 잘 그려지고 있다.

2. 불만족하고 무기력한 남자의 성

남대생 참여자 29명 가운데 19명의 에세이가 세 수준의 각본에서 일관되게 쾌락지향성을 표현한다고 논의했는데, 또한 15명의 에세이는 대인 혹은 개인 각본에서 그런 쾌락지향성에 대한 회의 내지 불만족을 드러내었다. 규범 각본이 쾌락 지향적이면서 대인 혹은 개인 각본에서 회의하는 경우, 규범 각본은 생략되어 있고 대인 혹은 개인 각본에서 회의하는 경우, 세 수준 모두에서 쾌락지향성을 표현하고 동시에 대인 혹은 개인 각본에서 회의하는 측면도 묘사하는 경우 등이 혼재해 있지만, 절반이 넘는 남대생 참여자가 쾌락적 성에 대한 회의와 불만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술집이나 나이트에서 외적으로만 호감이 가는 여성에게 성욕을 이기지 못하고 연락처를 교환하여 성관계만 맺는 그런 일이 있다....... 그 당시의 성욕과 쾌락추구의 자세로 인해 만족은 하겠지만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어줄 여자 친구를 사귀기는 어렵다. (남자 156)

자신의 경험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뒤섞인 이와 같은 진술은 쾌락지향적인 성이 얼마나 만족스럽지 못하고 공허한지에 대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쾌락적 실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스스로를 향한 회의이다.

여자 친구가 생기더라도 몸에 배인 매너는 사라지지 않음으로 주위에 여자가 많다는 오해를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이성과의 관계는 부정적으로 악화되고 파국으로 치닫고 사랑에 상처받은 남자로서 사랑을 믿지 못하고 이 여자 저 여자 다가오는 여자들을 마다하지 않고 꼬셔서 한순간의 쾌락만을 탐하다가 제대로 된 사랑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 (남자 106)

이 사례는 조금 더 복잡하여 대인적 소통 과정에서 오해 또는 상처를 받고, 그런 아픔을 개인적인 쾌락 탐닉의 성향으로 해소하려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안타까움 내지 무기력을 토로하고 있다. 어떤 경우든 이들은, 남자의 쾌락지향성이 용인되는 사회문화적 규범을 내면화한 채, 소통의 과정이나 개인적 의미 추구에 있어 보다 신중하지 못하고 가벼운 쾌락에 경도되는 자신의 성적 실천을 회의하는, 무기력하고 자기모순에 빠진 모습을 보인다. 일찍이 Giddens(1994)는 남성 우월 체제는 남자들에게 행복보다는 강박을 제공한다고 설명하면서 점점 더 많은 남자들이 성에 있어 무기력을 느끼게 된다고 보고하였다. Masters 외 3명(2013)의 연구에서도 남성 주도적 규범 각본에 순응하는 남자들이 자신의 쾌락 추종적인 행태에 회의를 느껴, 대안적 규범을 추구하는 집단에 비해 성적 불만족이 훨씬 높다고 분석한다. Dworkin·O'Sullivan(2005) 역시 남성 주도적 행동을 실천하는 남자 대학생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훨씬 더 행동 패턴의 변화를 희망한다고 지적하면서, 중요한 하나의 이유는 남자도 성적 대상이 되기를 꿈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정리하면, 남성 우월 체제의 성 이중기준은 남자의 성적 불만족과 무기력이라는 자가당착의 대가를 일정하게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쾌락에의 탐닉 보다는 사랑을 받고자 하는 욕구, 즉 보다 안정적인 사랑과 성의 대상이기를 원하기 때문인 듯하다. 따라서 십대 시절의 성 이중기준이 상당히 지체되어 만연한 한국의 대학생에게 있어서, 이와 같은 자가당착의 불만족과 무기력이 두드러지는 것은 놀랍지 않은 발견이다.

3. 쾌락과 폭력의 대상으로서의 여자의 성

위의 논의에서, 38명 모든 여대생의 에세이가 관계 지향적 성을 표현하며 그런 묘사는 주로 대인적이고 개인적인 각본에 담겨져 있어 긍정적 규범 각본은 전체적으로 생략되어 있다고 하였는데, 긍정성이 생략된 규범 각본은 여자의 성에 관한 부정적 고정 관념으로 상당하게 채워져 있었다. 즉, 쾌락과 폭력의 대상으로서의 여자의 성을 사회문화적 현실로 규정하는 에세이가 21명이나 되었다. 이들 규범 각본은 대중 매체와 성교육, 또한 개인적인 경험의 영향으로 부정적이고 방어적으로 형성되었을 터이다. 게다가 규범에 대한 규정까지는 아니라도 쾌락과 폭력의 대상이 되는 대인적 개인적 각본까지 더하면, 38명 가운데 32명의 에세이가 남성이 주도하는 쾌락 지향적 성에 대한 좌절과 경계를 담고 있다.

나를 정말 사랑하는 줄 알았던 남자와 힘들게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몸으로 사랑을 나눈 후, 어느 순간부터 많이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그 순간이 나와 함께 잤던 그 때부터 아닐까 하는 생각에 후회를 한다....... 남자의 사소한 변화도 여자는 쉽게 알아차리기에 헤어지자하고 남자는 아쉬울 것 없다는 듯 헤어진다. 결국 남자는 여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여자는 그 어떠한 남자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고, 믿지 못한다. (여자 87)

Roosemalen(2000)이 북미의 십대 초중반 여자 청소년의 에세이를 분석하여 설명하고, 추병식(2014, 2005)이 한국의 대학생과 고등학생의 에세이를 통해 확인한, 여자로서의 사랑과 몸의 교환이라는 명제가 여기서도 다시 한 번 나타나고 있다. 남자는 여자의 몸을 공격적으로 성취하며 여자는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몸을 거래하고, 여자의 상처를 결과하게 되는 과정이다. 원래 갖고 있었던 사회문화적 영향과, 사랑과 몸을 교환하는 소통, 개인적 의미 부여가 뒤섞인 이와 같은 각본은 남자의 쾌락지향으로 인해 대상화되는 여자의 성을 전형적으로 묘사한다. 서구에서라면 십대의 이성 관계 훈련을 통하여 양성평등을 내면화하고 여대생의 경우 일회적 관계에서나 관찰되는 이와 같은 쾌락의 대상으로서의 성이 한국의 여대생에게는 상당히 일반적인 측면인 것이다.

.......그러다가 헤어지게 되고 두 남자를 차례로 잠깐 만났으며 두 번째 남자에게 원치 않는 관계를 당하게 되었다....... 또 길에서 성추행이나 바바리 맨도 많이 보게 되며 남자를 만나고 싶지 않아졌다. 현재 남자친구가 있으며 나의 과거를 보듬어주는 모습에 마음을 열게 되어 사귀게 되었다....... 지금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되고 성폭행당한 경험이 소문나서 결혼도 못하고 폐인이 되거나 자살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여자 168)

서구에서 성인 여성의 삼분의 일이 성폭력의 위협을 경험하였으며(Giddens·Duneier ·Appelbaum·Carr, 2014), 한국의 성범죄는 이를 능가하여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통계들(이수정, 2014, 김태명, 2011), 그리하여 성폭력은 일부가 아닌 모든 여성을 향한 위협 체제(Giddens 등, 2014)라는 갈파와 같이, 이 연구의 38명 여대생의 에세이 중에서도 위의 예문처럼 분명하게 성폭력의 상황을 언급한 사례만도 다섯 경우가 넘는다. 과거에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면서 잊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는 비교적 담담한 듯한 진술도 있고, 남자의 집요한 요구 이후 마지못한 동의에 의한 성관계로 묘사하는, 범죄임을 분명히 인식하지 못하는 모호한 진술도 있지만, 이들 모두는 남자의 폭력성에게 대상화되는 여자의 성을 표현한다.

에세이에서 드러난 여대생의 성은, 사랑과 성의 일치를 위한 사회문화적 환경은 상당히 생략되어 있는 반면에, 쾌락과 폭력을 경계해야 하는 현실은 매우 강하며, 그런 규범 규정은 상처받는 과정과 개인적 해석을 포함해서 80%가 넘는 여대생의 의미 체계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성폭력의 가능성이 모든 여성을 향한 위협 체제라는 점은 세계적으로 상당히 공통적이겠지만, 양성 평등적이지 못하고 보다 쾌락의 대상이 되는 여대생의 특징은 한국 특유의 성 이중기준 지체를 일정하게 반영하는 듯하다.

4. 관계 지향적이지만 모순적인 남자의 성

29명의 남대생 에세이 중 4명의 에세이가 관계지향적인 성을 묘사하였다. 1명의 에세이가 비교적 일관된 각본을 제시하였지만 다분히 피상적이었고, 나머지 3명의 에세이는 모순적 진술을 포함하여 혼란스러운 의미 체계를 드러내었다.

원나잇을 하지 않고 바람을 피우지 않으며 애인이 있거나 결혼을 한 상태에서는 한 사람과 관계를 갖는 것이 가장 좋다. 기본적으로 타인의 믿음을 배신하는 것을 싫어하고 자신의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편이라 성에 있어서도 대체로 그렇다....... '다른 여성과의 잠자리는 어떤 기분일까'하는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바람을 피울지도 모른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이 몸 속 기관도 다를 것이라는 호기심이 나를 유혹하기도 한다. 남자들은 매력적인 여성들과의 잠자리를 꿈꾼다고 하듯이 나 역시 가끔은 현재의 애인이 아닌 다른 이성과 관계를 갖는 상상을 해본다. (남자 84)

나에게 성이란 오랜 연애를 통해서 믿음이 생기고 신뢰가 생겨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술에 의해서 감정과 이성이 절제되지 않아서 일어나는 성적 충동은 있을 수 있다. 이것은 요즘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며 나에게도 충분이 일어날 수 있다. (남자 151)

이 두 경우 모두 남성의 쾌락지향적인 사회문화적 규범을 인정하면서 대인적 개인적 각본에서는 좀 더 신중하고 관계지향적인 성을 추구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는 Masters 외 3명(2013)이 분류하는 예외 추구 형에 속하지만 양성평등의 확고한 대안적 규범을 향한 개조 형은 전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대인적 개인적 각본에서마저 쾌락적 충동과 유혹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결국 이들의 규범 각본과 대인 개인 각본은 상호 모순되며, 대인 개인 각본 내에서도 이중적이고 혼란스러운 형편이어서, 성 이중기준 각본의 균열일지언정 여성 억압 체계에 대한 진지하고 현저한 저항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다분히 모순적이지만 그래도 관계적 성을 향하는 이 균열은, 박수선(2009)이 설명하는 성찰과 성숙으로 인한 획일적 쾌락지향과의 균열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5. 적극적이지만 관계지향적인 여자의 성

여대생 참여자 38명 모두가 관계 지향적 성을 실행하며 압도적 다수인 32명의 각본이 남성 주도의 쾌락 지향적 성에 대한 좌절과 경계를 표현한다고 논의하였는데, 앞에서 밝혔듯이 여대생 참여자 4명의 에세이는 예외적으로, 상당히 주도적인 대인적 개인적 각본을 제시하고 있었다.

3명의 남자와 이성교제를 했지만 2명의 남자와 잠자리를 갖고 2명의 남자들과 3년씩 긴 연애를 했다 그래서 잠자리에 횟수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첫 경험은 어려웠고 무서웠고 호기심이었다면 두 번째는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한번이 어렵고 두 번은 쉬워서 이성과의 관계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 한다 이미 경험한 사람은 술 먹고 하는 원나잇이 쉽게 갈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도 그런 것을 많이 보기도 했고 나 역시 설레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이성과 관계를 기대하기도 한다. (여자 172)

예문의 후반부에서 일회적 관계에 대한 열린 마음과 기대를 진술하기 때문에 관계 지향적 성에서 이탈하는 대인적 개인적 각본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주변에서 그런 것을 많이 보기도 했다는 표현 역시 매체나 친구들의 영향으로 인해 여자도 쾌락지향적일 수 있는 사회문화적 규범 각본의 일단을 내면화한 것으로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전반부의 진술은 긴 연애의 과정에서 이루어진 조심스런 성 관계를 묘사하고 있고, 성 관계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금도 생각하며, 마지막 맥락에서는 일회적 상황에서 조차 내면적 교류를 중시하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모습들은 남자의 쾌락 지향적 진술에서 표현되는 육체적 업적이나 성취로서의 성과는 매우 다르며, 오히려 전형적인 여자의 관계 지향적 진술이나 바로 위의 절에서 다룬 모순적이지만 관계 지향적인 남자의 진술과 유사하게, 어떻게든 사랑과 성을 일치시키려는 바탕 위에 있다. 따라서 이 예문이 성 이중기준에 순응하는 일반적 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기는 하지만, 여성도 남성만큼 공격적으로 쾌락추구 적이라는 의미에서의 양성 평등을 지향하는 Masters 외 3명(2013)이 논의하는 개조 형과는 거리가 멀다.

20살 때는 일 년 정도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그 남자친구와 첫 경험도 하고 많은 추억도 쌓았습니다. 남자친구가 있었을 때 서로 간섭 하는 것을 싫어하여 나이트나 클럽을 가도 가서 재밌게 놀고 와라 하는 식이였습니다....... 헤어짐이 찾아왔지만 저는 후회 없이 사랑했기 때문에 후회하거나 미련을 두지 않고 그 사람을 잊었습니다. 또한 어딜 가든지 저는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라서 먼저 다가간 뒤에 그 사람이 아니라하면 그냥 저도 마인드 컨트롤을 합니다....... 사람은 1년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봄여름가을겨울 그 남자의 성향이 어떨지 모르기 때문에 일 년은 꼭 만나봐야 합니다. 그리고 성관계는 2달 정도 뒤에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남친과 같이 있고 싶고 자고 싶을지라도 너무 빠른 시간에 하면 남자가 질릴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여야 합니다! .......남자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자는 그 상황에서만 좋아하지 헤어지면 이 여자가 얼마나 잘 해 젓고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몸을 주더라도 항상 남자가 몸을 요구하는 것은 그 여자를 그것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사랑하면 할 수 있지만 자주 하는 것은 안 좋고 서로에대해서도 별로 남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자 167)

이 예문은 수집된 여대생의 에세이 중에서 가장 양성 평등에 가깝다고 할 만하다. 연애 중에도 서로 간섭하지 않고 헤어진 후 미련 없이 잊고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먼저 다가가고 그 사람이 아니라하면 담담하게 돌아서는 모습은 충분히 양성 평등적이다. 그러나 성적인 상황에서 먼저 유혹하고 적극적으로 주도하는가에 대한 진술은 상당히 생략되어 있거나, 진술 가운데에는 아무리 자고 싶어도 남자가 질릴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야 한다거나, 모든 것을 바쳐 잘해주어도 남자는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사랑하면 할 수는 있지만 자주 해서는 안 좋다는 표현 등은, 남자의 공격적이고 쾌락적인 성에 대해 여자는 수동적이어야 하며 상처 받기 쉬우며 따라서 내면적 사랑이 훨씬 중요하다는 함의를 갖고 있다. 결국 이 예문 역시 성을 남자만큼 적극적으로 성취의 대상으로 다루지 않기 때문에 Masters 외 3명(2013)의 개조 형에 속하지 않는다. 나머지 두 사례도 인용한 예문들과 비슷하거나 강도가 약하여, 이들의 각본은 규범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성 이중기준을 대체로 또는 전적으로 용인하는 한편, 대인적 소통이나 개인적인 의미 부여에 있어서 남성이 주도하는 여성 억압 체제에서 이탈하며 일반적 여자들의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다 주도적이고 적극적이고자 하는 각본이라고 정리하면 적절하다.

적극적이지만 관계지향적인 여자의 성이라고 명명한 이 유형은 Masters 외 3명(2013)이 분류한 예외추구 형에도 어쩌면 미치지 못한다. Masters 외 3명의 예외추구 형에서 여자는 성 이중기준의 규범 각본은 인정하지만 대인 개인 각본에서는 자신을 확고한 쾌락추구적인 성적 주체로 규정하는 데에 비해, 이 유형의 대인 개인 각본은 여전히 사랑과 성을 일치시키는 관계 지향적 성에 기반하고 있기에 그러하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 유형은 위에서 설명한 관계 지향적이지만 모순적인 남자의 성이라는 유형보다도 덜 양성 평등적이다. 관계 지향적이지만 모순적인 남자의 성이라는 유형이 이중기준의 규범 위에서나마 여성적 관계지향성을 전유하는 대인 개인 각본을 드러내는 데에 비하면 이 유형의 여자는 이중기준을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이고 대인 개인 각본에서도 남성적 쾌락지향성을 그다지 전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V. 요약 및 논의

수도권 남녀 대학생의 성 각본을 해석하여 성 이중기준에 관한 의미체계를 탐색한 이 연구에서, 다섯 개의 주제어가 도출되었다. 남자의 쾌락지향성과 여자의 관계지향성이라는 전반적 특징을 표현하는 ‘성 이중기준의 만연’, 남자의 과반에게서 발견되는 ‘불만족하고 무기력한 남자의 성’, 여자의 절대 다수에게서 발견되는 ‘쾌락과 폭력의 대상으로서의 여자의 성’, 그리고 남녀 각각 소수의 사례에서 발견되는 ‘관계 지향적이지만 모순적인 남자의 성’과 ‘적극적이지만 관계지향적인 여자의 성’이다.

‘성 이중기준의 만연’에서는 삼분의 이에 이르는 남자와 모든 여자가 쾌락 지향적 성과 관계 지향적 성의 이분법을 확인한다. 남자는 사랑이 아니라 성취나 업적으로 성을 다루며, 여자는 대인적 소통과 개인적 성찰을 거쳐 사랑과 성의 일치라는 규범을 형성해 간다. ‘불만족하고 무기력한 남자의 성’은 양성 평등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남성 우월의 이중기준에 내재한 자가당착의 대가이다. 남대생 과반의 에세이가 이런 무기력을 드러낸 것은 이중기준이 지체되어 만연한 한국의 현실을 입증하는 듯하다. ‘쾌락과 폭력의 대상으로서의 여자의 성’에도 여대생 참여자의 절대 다수가 속해, 한국의 여성 억압 체제가 얼마나 강고한지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성폭력의 위협 체제는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성인 시기에도 여전히 쾌락의 대상으로서의 성이 일반적인 것은 이중기준의 지체와 크게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소수 사례가 속하는 ‘관계 지향적이지만 모순적인 남자의 성’에서는 쾌락지향의 규범을 내면화한 채 대인 개인 수준에서 마저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각본을 진술하여 Masters 외 3명(2013)이 논의하는 개조 형에 이르지 못하고 예외추구 형의 모습에 그치고 있다. 역시 소수 사례인 ‘적극적이지만 관계지향적인 여자의 성’은 대인 개인 각본에서 상당히 적극적일 뿐, 쾌락지향성, 또는 관계를 넘어서는 성적 주체를 그다지 전유하지 않기 때문에 ‘관계 지향적이지만 모순적인 남자의 성’보다도 오히려 덜 양성 평등적이다. 이들은 대인 개인 각본의 적극성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세 수준 모두에서 관계지향성에 해당한다. 그래서 ‘성 이중기준의 만연’에 모든 여자의 사례가 포함된다고 분석했던 것이다.

이들 다섯 주제를 성 이중기준의 세 수준 각본 상호간의 균열이라는 관점에서 정리해보자. ‘성 이중기준의 만연’에 속하는 19명 남자나 ‘불만족하고 무기력한 남자의 성’에 속하는 15명 남자에게는 어떤 균열도 없다. 단지 15명 남자의 대인 개인 각본에서의 회의와 무기력이 있을 뿐이다. ‘성 이중기준의 만연’에 속하는 38명 여자에서 소수 사례인 4명을 제외한 모두와 ‘쾌락과 폭력의 대상으로서의 여자의 성’에 속하는 32명을 보면, 역시 어떤 균열도 없다. 이들은 모두 쾌락과 폭력에 대한 경계라는 규범 각본과 관계지향이라는 대인 개인 각본을 공유한다. 균열은 남녀 각각 4명씩인 소수 사례의 경우에만 해당한다. ‘관계 지향적이지만 모순적인 남자의 성’에서는 쾌락지향의 규범 각본과 관계지향의 대인 개인 각본이 균열하며, ‘적극적이지만 관계지향적인 여자의 성’에서는 관계지향에서 이탈하는 정도 또는 미약한 쾌락지향이라고 할 만한 대인 개인 각본과 관계지향의 규범 각본이 균열한다. 이 두 균열의 강도를 비교하면, 전술한 바와 같이 남자 소수의 균열은 Masters 외 3명(2013)의 예외추구 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만 여자 소수는 예외추구 형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그다지 양성 평등적이지 않다. 더구나 남자 소수의 균열조차 여성 억압 체계에 대한 진지한 저항이라고 하기에는 유약하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맥락적이고 심층적인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첫째, 연구 참여자 에세이의 질적 분석은 한국의 대학생에게 있어 성 이중기준이 전반적으로 만연하며 매우 강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측면을 드러낸다. 남녀 참여자 대부분이 적극적 쾌락지향과 소극적 관계지향이라는 이중기준에 동참하면서도 동시에 남녀 모두 과반이 넘는 사례가 이중기준에 대한 회의와 실망을 보이는 것은, 쾌락적 남성으로서는 자가당착의 대가이며 쾌락의 대상이 되는 여성에게는 고착된 억압 기제에 대한 좌절과 경계이다. 서구의 선행 연구들(Dworkin·O'Sullivan, 2005; Masters 등, 2013)에서 이중기준으로부터 벗어나 예외추구 형이나 개조 형에 속하는 비율이 남자는 40%, 여자는 60%에 이르는 데에 비하면, 이 연구의 결과는 고작 10% 남짓의 남녀 대학생이 이중기준의 균열을 진술할 뿐이다. 이는 십대 시절에 진행되어야할 이성 관계 훈련이 지체되어 남성우월의 미시 기제가 20대 이후에도 지속된다는 가설을 입증한다.

둘째, 서구의 연구에 비해 개조 형은 아예 없고 예외추구 형도 소수이며 여자의 균열은 예외추구 형에조차 충분히 미치지 못한다고 논의하였는데, 이 같은 남녀의 차이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서구의 경우 예외추구 형과 개조 형을 합한 비율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20% 정도 많으며, 한국의 통계 연구들도(오숙희 등, 2010; 유문숙 등, 2012) 한결 같이 여대생의 성역할 고정관념이 상대적으로 낮아 양성평등에 보다 가깝다고 설명하는데, 본 연구의 질적 분석은 이런 흐름과는 상이하다. 이는 강고한 이중기준의 환경 속에서 여자다움의 이데올로기에 둘러싸여 있는 한국의 여대생이 성과 직결된 각본에서 매우 소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인 듯하다. 서론에서 논의하였듯이 법제도와 능력 개발에 있어 양성평등이 강화되어 가는 현실 속에서 남자는 여성 억압 미시 기제의 자가당착적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필연적으로 양성평등을 수용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성태도의 허용성에서 남자보다 낮은 한국의 여대생은(김수진 등, 2011; 김진희·김경신, 2008; 하상희·이주연·정혜정, 2007) 성 각본에 있어서 섣불리 공격적일 수 있는 당위가 전혀 없다. 이런 차이가 성 이중기준의 균열에 있어서는 남자가 보다 양성평등적인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남자의 균열은 무기력으로 인한 어쩔 수없는 선택이며, 여자는 함부로 균열해서는 안 되는 경계와 조심 가운데 머물러 있는 것이다.

셋째, 성 이중기준의 유지와 균열의 미래를 조망한다면, 양성 평등을 향하는 시대에 공격적 쾌락지향을 회의하는 무기력한 남자가 과반이므로, 남자의 균열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균열하는 각본에서 대인 개인 각본이 규범 각본보다 예측력이 강하고(Krahe 등, 20072), 이중기준은 진보적 개인에 의해 변화된다는 설명들(Dworkin·O'Sullivan, 2005; Masters 등, 2013; Risman, 2009)에 따르면, 남자의 균열로 인해 한국의 성 이중기준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할 것이며, 그런 사회문화적 환경에서는 여자도 본격적으로 균열에 가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십대에 이루어야할 과업으로서 이성 관계 훈련의 중요성을 음미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선행 연구들(박수선, 2009; Dworkin·O'Sullivan, 2005; Masters 등, 2013)과 마찬가지로 이 연구도 대인 개인 각본을 통해 균열이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그런 균열은 남자의 불만족으로 인한 타협이든 여자의 성적 주체성을 향한 적극성이든 그 바탕은 양성평등을 향한 소통과 성찰의 과정에서 비롯된다. 즉 남녀 간의 건강한 소통과 사려 깊은 성찰이 누적될 때만이 철옹성 같은 여성 억압의 사회문화적 규범이 무너질 수 있음을 이 연구는 조명하고 있다. 따라서 성적 정체성이라는 발달 과업을 이루어야 할 십대 시절에, 양성평등과 성적 자기결정을 핵심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그런 환경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이성 관계 훈련이 진행되어야만 성 이중기준이라는 여성 억압의 미시기제가 내면화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한국은, 과도한 입시에의 몰입으로 인해 진지한 성교육이나 민주 시민으로서의 인성교육이 상당히 생략되고 있기에 여성 억압의 미시기제가 지체되고 고착되는 측면이 크다. 20대 이후에는 여성 억압의 유리벽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만 증대할 뿐, 지체되고 고착된 기제를 치유할 수 없다. 전향적 성교육과 이성 관계 훈련이란 여자도 남자의 쾌락지향성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다. 남자는 여자의 성적 결정권을 존중하는 훈련이며 여자는 자신의 성적 결정권을 행사하는 훈련이다. 여자가 쾌락지향이 될 것이 아니고, 다만 관계지향을 넘어서는 성적 주체를 확립해야 한다.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성적 주체, 폭력적이거나 원하지 않는 관계로 인해 훼손되지 않는 성적 주체가 되어야 하며, 그러고 보면 이는 남녀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양성평등의 관계에 다름 아니다. 성의 세 측면이 생식과 관계와 쾌락일진대, 관계를 넘어서는 성적 주체가 어떤 쾌락지향을 어떻게 전유하느냐는 어차피 개인적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양성 평등하고 여성 억압의 유리벽이 무너진 사회가 성적으로 더욱 개방된 사회는 전혀 아니다. 남녀 모두 성적 자기결정이 확립되고 성의 개인적 전유가 존중되는, 더욱 건강한 사회일 뿐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5학년도 백석대학교 대학연구비에 의하여 수행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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